대체 무슨일이죠?

김지훈展 / KIMJIHOON / 金志薰 / painting 

2019_0807 ▶︎ 2019_0813

김지훈_대체무슨일이죠_장지에 먹_170×240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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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홈페이지_www.fragilekim.com


초대일시 / 2019_0807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동덕아트갤러리

DONGDUK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68

Tel. +82.(0)2.732.6458

www.gallerydongduk.com



취급주의의 시대 - 김지훈 개인전 The Time of FRAGILE – Kim Jihoon Solo Exhibition ● 작가 김지훈은 취급주의Fragile라는 키워드로 현대의 인간, 사회, 관계에 대해 깊이 탐구하고 집중함으로써 관계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감정 및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우리는 여행을 위해 짐을 부치거나 우편으로 보내는 물건 중 내용물이 깨지기 쉽거나 취급 시 주의가 필요한 경우 유리잔 모양에 번개 무늬가 있는 취급주의 픽토그램 또는 취급주의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프레질(FRAGILE)이 적혀 있는 스티커 등을 붙인다. 김지훈의 작업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단어 취급주의에서 시작하여 요즘 시대 인간에 대한 그리고 관계에 대한, 그 안에서 우리가 스스로를 또는 타인을 취급 시 주의해야 하는 것들에 집중하여 현대의 취급주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보여준다. 작품에 등장하는 후라질맨의 후라질은 영어 프레질과 우리말 비속어 우라질의 합성어로 여기에 히어로물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과 같이 맨을 붙여 만든 작가만의 캐릭터로 지금 시대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는 존재이다. 후라질맨은 슈퍼맨, 베트맨, 아이언맨과 같은 영웅과는 달리 사회에서 스스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도움의 손길이 간절히 필요한 연약한 존재로 작가는 특히 소외, 고립, 상처 등의 감정을 후라질맨을 통해 드러낸다.


김지훈_대체무슨일이죠_장지에 먹_72.7×91cm_2019


김지훈_대체무슨일이죠_장지에 먹_170×240cm_2019

김지훈_대체무슨일이죠_장지에 먹_170×240cm_2019


작품은 현실을 담고 있지만 실재하지 않는 공간이기도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관계를 표현한 공간이기도 한다.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그의 작업은 초기에는 한자나 한글, 영어 등의 텍스트를 사용하여 직접적인 관계 속 취급주의 받아야 하는 인간을 표현하였다. 구체적인 사건이나 그것에서 비롯된 형상은 전혀 없이 상징적인 글자만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이었다. 근래에는 자신 스스로를 아니면 타인과의 관계에서 취급주의 해야 하는 모습을 시각화하여 후라질맨을 도시 공간 속 안전 관련 사인물을 상징하는 줄무늬 패턴과 연결해 그리는 작업으로 하고 있다. 줄무늬가 가득한 배경과 방호복을 입고 칼라콘(*도로에 있는 공사중임을 표시하는 붉은색 또는 그 위에 라인을 표시한 색깔 콘)을 쓰고 있는 후라질맨은 다소 개념적으로 보인다. 또한 강렬한 색은 관념적인 해석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지만 작가는 현대 사회에서의 인간이 처한 상황에 집중하여 자유로운 상상을 자극할 수 있도록 세부적 묘사는 없애고 색이 강조된 줄무늬 배경과 후라질맨으로만 보여주고 있다. 진지함과 익살이 함께 존재하는 그의 작품 속 후라질맨은 개성 가득한 튀는 존재이지만 나약하기도 한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사진과 퍼포먼스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김지훈_대체무슨일이죠_장지에 먹_170×240cm_2019

김지훈_등대_장지에 먹_240×170cm_2019

김지훈_날 따라 해봐요_장지에 먹_116.7×91cm_2019


이번 개인전에서는 묵墨 만을 사용하여 새롭게 선보이는 「후라질맨」 시리즈 신작을 선보인다. 후라질맨이 우리 사회의 사건사고 현장에 들어가 있는 「대체 무슨 일이죠」 연작을 처음으로 소개한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 현장이나 비행기, 자동차 사고 등과 같은 인간의 부주의나 실수로 일어난 사건 현장에 방호복을 입고 머리에는 칼라콘을 쓰고 등장하는 후라질맨은 기존의 사고현장 이미지에 후라질맨이 마치 거기에 있는 것처럼 묘사하여, 그곳에 있지만 본인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검은숲」은 나뭇잎이 모두 떨어진 초겨울 새벽녘 안개가 자욱한 숲을 표현한 작품으로 애잔하고 스산한 새벽 숲의 슬프고 희미한 모습, 검은 나뭇가지의 떨림 등을 수묵 작업으로 표현하였다. 검게 드러나 있는 대형 숲을 통해 거대한 자연 앞에서 인간이란 한없이 작은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이층 목조건축물 앞에 방호복의 상의를 벗고 두 팔을 하늘로 올린 조금은 밝아진 후라질맨이 등장하는 「굿모닝」은 색을 사용하지 않고 묵을 사용하여 조금 절제된 화면을 만들고 있다.


김지훈_숨바꼭질_장지에 먹_170×480cm_2019

김지훈_정중동_장지에 먹_240×510cm_2019

김지훈_검은숲_장지에 먹_60.6×72.7cm_2019


사회가 고도화되고 선진화 되어갈수록 개인주의는 더욱 팽배하며 인간미 보다는 건조하고 이해타산적 관계가 맺어지고 있다. 이런 시기 작가는 작품을 통해 현대사회의 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림 속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방호복 속에 숨어 상처받은 깨진 유리잔 같은 후라질맨은 우리의 모습이다. 이를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직면한 문제들을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게 한다. 세상에서 가장 깨지기 쉬운 존재는 사람이라고 한다. 가깝거나 멀거나 공적이거나 사적인 관계에서 조금은 더 세심하게 마음을 살피라고 작가는 후라질맨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취급주의가 필요한 시대이다. 작가 김지훈의 탁월한 표현력과 개성 넘치는 창의성이 돋보이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사회 속 우리의 모습을 스스로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 ■ 권아름



Vol.20190807e | 김지훈展 / KIMJIHOON / 金志薰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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