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개요 |
한겨울을 지나 추위가 가실 즈음부터 불가항력적인 질병의 위력이 온 세상을 올가미에 가두어 놓고 있다. 한껏 아름다워야 할 봄이 불안함과 옥죄임으로 다가왔지만, 반면 위기를 통해 자신을 성찰할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에 겸손한 마음으로 모두가 겪고 있을 답답함에 대한 위안과 치유를 작업을 통해 생각한다. 이번 전시는 두 가지 맥락으로 구성되었다. 첫째는 지난 20년 넘게 일관되어 천착했던 <생의화음>이라는 주제이다. 지난 작업과의 차이점은 한 화면에 재현적 공간과 무의식적 공간을 병피함으로써 삶에 관해 깊이 있는 사유에 다가서고자 했다는 점이다. 금방이라도 푸득거리며 그릇 밖으로 툭 튀어 나갈 것만 같았던 청화백자 속 물고기는 자신의 공간을 벗어나 새로은 생태계인 그림 속을 유영한다. 화병에 꽂힌 꽃과 화병은 현실의 재현이지만 화병에 그려졌을 물고기는 재현적 이미지의 범주를 벗어난다. 화병 위의 이미지였을 물고기는 <생의화음>이라는 또 하나의 그림틀을 통해 궁극적 해방감을 탐미한다. 두 번째 맥락은 <박스시티>라는 주제이다. 화면 안에서 빛은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명확하지 않다. 시간이 증발해버린 어스름한 공간, 누구인지 모를 사람들은 상자 안에서 태양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박스시티>는 보는 이에 따라 달동네일 수도, 신도시일 수도 있다. 얼핏 종이 박스로 보이는 이 집합적 개체는 초현실적 공간을 생성시키는 동시에 삶의 현실도 이야기 한다. 화면 안 촛불이나 꽃의 이미지는 진솔한 삶이 아름다움이 어디에 있는가를 환기하고, 언젠가는 꺼질 촛불처럼 한계적 인간의 삶도 위로하는 동시에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도 전한다. 그림 속 접시, 화병, 항아리와 같은 일상 사물은 재현적 공간과 초현실적 공간, 그리고 규범적 공간과 자율적 공간 사이에 위치한다. 나의 그림은 중용의 자세를 토대로 하는데 나아기 '여과된 중용'을 나름의 형식으로 구현하고 싶다. 나는 질문한다. '여과된 중용'이란 과연 무엇일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여과된 중용'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내적 형식을 구축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나는 균형 감각을 시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통해 삶이 소박한 정서로 연결되어 하모니를 이루는 미덕에 다다르고 싶다. 위기의 시기인 지금. 위안을 주는 그림으로 편안하게, 그리고 감성적으로 교류함으로써 모두에게 다가서고 싶다. ■ 성 순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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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약 력 |
성 순 희 Sung, Soon Hee
개인전
단체전
수상
前 서울예술고등학교 교사
現 한국미술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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