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enda Douglas, 'Mai Putitja Ngaparri (Bushtucka)'. 27x18cm, pigment print, 2013.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호주의 붉은 심장부 '노던 테리토리'지역의 사진 30여점이 한국 땅을 밟는다.

진정한 '아웃백'의 모습과 함께 그곳의 사람, 자연을 진솔하게 표현한 최초의 호주 원주민(Aborigine) 작가들의 국제 사진전 'True Outback'전을 통해서다.

5만 년 이상 된 풍부한 원주민 역사와 함께 험준한 자연 미가 가득한 노던 테리토리 지역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젊은 원주민 사진작가들은 호주의 광활한 자연의 중심부이자 그 곳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오지에서 살아가는 그들 삶을 세밀하고 진정성 있게 기록했다.

▲ Rhonda Dick, 'My Great-Grandmother’s country. My Grandfather’s mother’s Birthplace'. 20.5x20.7cm, pigment print, 2012.

 


 

자신들의 삶과 그 터전을 순수하게 기록하고, 꾸밈없는 자신들의 생각을 사진 위에 수필처럼 그려내는 행위 등을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진정한 아웃백의 이야기는 8월 27일부터 9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나우에서 펼쳐진다.


 

CNB=왕진오 기자

공존하는 풍경4

이진석展 / LEEJINSEOG / 李鎭碩 / painting

2014_0827 ▶ 2014_0902

 

 

이진석_무한도전-국토종단_캔버스에 유채_72.7×100cm_2014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30830d | 이진석展으로 갑니다.

이진석 블로그_blog.daum.net/hi20023

 

초대일시 / 2014_0827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루벤

GALLERY LUBEN

서울 종로구 인사동 186번지

Tel. +82.2.738.0321

 

"공존하는 풍경은 사실을 그린 그림이 아니며 가상의 현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상이한, 아니 서로 적대적이기까지 한 사회 속에서 살아 온 사람들이 어떻게 자리를 함께 할 수 있는지, 어떻게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어떻게 화해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지각적 제안입니다." 올해로 『공존하는풍경』전시가 4번째가 되었습니다. 매년 남북관계는 험악해져 가고 있습니다. 올해도 남한내의 대규모훈련에 반발하여 북한이 수차례 경고와 맞대응 훈련을 하다보니 이러다 우발적으로 라도 무슨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에 빠져들게 됩니다. 더군다나 일본의 군국주의가 부활을 하고 언제던지 명분만 생기면 전쟁에 뛰어들 만반의 준비를 마친상태입니다. 우리 한반도의 미래를 위한 현명한 선택은 북에 대한 압박과 적대정책이 아니고 화합와 평화적인 대화라는 것을 촉구하는 그림입니다. 많은 공감을 얻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뉴질랜드 오토바이여행단이 백두산에서 출발하여 휴전선을 지나 한라산까지 국토종단여행을 했습니다. 외국인으로는 첫 번째입니다. 티비방송 "무한도전" 팀이 남한사람으로는 처음으로 국토종단에 도전을 하는 신나는 모습을 표현해 보았습니다

 

 

이진석_전면자유왕래_캔버스에 유채_72.7×100cm_2014

 

 

남북한 전광판에 속보가 나오는 가상현실입니다. 독일통일을 이뤄냈던 동독총리의 여행자유화조치를 우리 한반도상황에서 벌어진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자유롭게 만나는 과정이 통일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힐링캠프-위안부할머니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 혼합재료_80.3×130.3cm_2013
 
 

진정 힐링이 필요한 위안부할머니들을 모시고 지난 세월의 아픔과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 해 보고 싶었습니다. 적어도 광복절이나 3.1절에는 어느 명사보다도 우선적으로 모셔야 하지 않을까요?

 

이진석_붕어빵-이산가족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80.3×130.3cm_2013
 
 

자식과 부모가 함께 출연하는 인기 티비프로그램에 철책으로 분단상황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60년전 이렇게 헤어졌어야할 수 많은 가족을 생각해봅니다. 지금이라도 이산가족상봉센터만은 운영되었으면 합니다.

 

이진석_착시-세계로 뻗어가는 대한민국_컬러 프린트_105.5×100cm_2013
 
 

같은 길이의 선이지만 서로 다른길이의 선으로 보인다는 착시현상을 우리 현실로 옮겨보았 습니다. 남쪽은 세계로 뻗어간다고 하지만 현실은 누가 더 나을 것도 없으며 남과북은 약소국일뿐입니다. 힘을 합하지 않고는 주변국가의 이용만 당할 뿐이라는 현실을 표현해 보았습니다. ■ 이진석

 

 

 

Vol.20140826d | 이진석展 / LEEJINSEOG / 李鎭碩 / painting

 

 

 

 


I like pizza 4 - Utopia 3

공기평展 / KONGKIPYUNG / 孔基枰 / painting

2014_0827 ▶ 2014_0902

 

공기평_I like pizza 4 - Utopia 3 – 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145.5cm_2014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40428a | 공기평展으로 갑니다.

 

공기평 블로그_blog.daum.net/bohemianart0326               blog.naver.com/kcong0326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1-1(관훈동 188번지) 제1전시장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이태리 전통 빵이었던 피자는 미국으로 이민간 이태리언들에 의해 상품으로 개발되어 인기를 얻게 되었고, 이후 미국 체인점 스타일로 변형 보급되어 현대인의 피할 수 없는 기호식품이 되었다. 이제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상징으로서 콜라, 햄버거와 더불어 전 세계 사람들이 손쉽게 사먹는 패스트푸드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였다. ● 한국도 미국의 강력한 영향권 내의 국가로서 주한미군 창설과 더불어 피자 역시 함께 유입되어 왔으며 88서울올림픽 전후로 더욱 서구화된 결과 중 하나로 피자체인점으로 급성장하게 되었다. 현재 나이 40대 밑으로는 모두 어리거나 젊은 시절에 피자를 맛들이게 되었으며 언제 어디서든 1판으로 간편하게 여럿이서 나눠먹을 수 있어 공동체적인 한국 성향에도 잘 어울리는 대표적인 간식거리가 되었다. ● 그럼, 공기평 작가에게 피자는 특별히 무엇인가? 50년대 후반 출생한 작가에게 피자는 조금 낯선 음식이다. 주된 입맛이 결정된 어린 시절에 접하지 못한 토마토소스에 모짜렐라 치즈가 가득 든 피자는 거의 40세에 이르러서야 처음 접한 음식이라 다소 생소하고 체질적으로 와 닿는 음식은 아니었을 것이다. ● 하지만 햄버거와 콜라의 달콤하고 중독적인 향료에 길들여지듯이 미국 체인점의 피자는 다가가기 쉽고 빠르며 맛 또한 매력적이다. 이태리 피자의 얇고 비교적 간단한 토핑에 비해서, 우리에게 보다 친숙한 스타일은 두툼한 빵 위에 소스, 치즈, 다른 토핑 모두가 푸짐해 8분의 1쪽씩 떼어 먹어도 제법 접시에 가득히 담아져 미국인의 양에 맞도록 탐욕스럽게 부풀려진 미국식 체인점 피자이다.

 

 

공기평_I like pizza 4 - Utopia 3 - 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145.5cm_2014
 
 

작가가 그려낸 피자는 바로 이 미국 스타일로, 절제미라고는 없이 끝없는 욕구를 자극하여 소비를 촉진시키는 바로 자본주의식 욕망의 맛이다. 그래서일까? 작품 내 피자의 기본 색감은 밝은 핑크로 미국을 또한 대표하는 아이스크림 상표가 채택한 색이 대부분이다. 피자의 세계는 굉장히 풍요로우며 그 안에서 치즈 속에서 질척대고 아니 스스로 그 안에 동화되어서 치즈같이 녹아 내리는 사람들은 밝게 채색되어 있고 행복스러움에 싸여있다. 잘 포장된 산업화된 도시에서 깔끔한 피자집에서 신나게 피자와 콜라를 먹으며 살아가는 착한 도시인들의 모습이다. ● 작가는 분명히 외친다. 'I like pizza.' 그리고 이 주제는 'Utopia'라고. 피자를 먹고 사랑하고 꿈꾸는 현대인들의 삶을 유토피아와 같은 밝다 못해 눈이 부시는 색채와 만화적인 도식화로 유쾌하게 그려냈다. 피자라는 낙원의 세계에는,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라고 대체로 알려졌지만 여기서는 그저 낙원의 열매로만 보이는 새빨간 사과, 풍성한 포도와 이것으로 빚어낸 포도주, 빵이 널려 있으며 알록달록한 집과 교회 같은 건물들이 보인다. 그 땅 위에서 사람들은 일하고 먹고 마시고 즐기고 쉰다. 윈드서핑 대신에 치즈서핑을 신나게 하는 사람들도 있고 빨간 낙원의 열매를 여유롭게 낚아내기도 한다. 피자 낙원의 뒤 배경은 모두 하늘색이고 피자 낙원은 부유하거나 부상 중으로 보인다. ● 자체가 낙원이나 결코 정착되지 못하고 모든 것이 치즈와 함께 녹아 내리고 있다. 작가가 말하듯이 현대 인간은 피자를 먹으며 유토피아를 꿈꾸거나 스스로 행복하다고 믿고 있지만 이는 자기기만일 뿐이다.

 

 

 

공기평_I like pizza 4 - Utopia 3 – 4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145.5cm_2014

 

 

이번 작품의 제목은 「I like pizza」로 다소 모순적이다. 「FunnyFunny」 시리즈 이후 작가가 강하게 표현하는 주제와 회화 방식은 현대인의 모순성에 근거한다. 「FunnyFunny」 시리즈는 경쾌한 색감과 동작성과 입체감을 살린 부조화된 형식, 단순화된 군상과 사물은 얼핏 보이기에는 그 자체로 즐거운 미학을 표방한다. 마치 이전 그가 줄곧 천착해 온 지리산 시리즈의 묵직한 주제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완벽한 가벼움과 유쾌함으로 포장된 것을 조금만 벗기면, 바로 그의 내면적 고민과 성찰을 반어적으로 보여준다. ● 「지리산」 연작의 사실적인 인물과 산의 묘사는 그 자체로 시대의 아픔과 문제의식을 분명하게 드러낸다면, 「FunnyFunny」 시리즈와 최근 「I like pizza」 시리즈에서는 표현방식의 극명한 변화와 함께 현대인의 가벼움과 행복을 거죽으로 시대와 삶을 풍자적으로 희극화시키며 더 처절한 통찰을 부조형식의 두께만큼 덮어놓고 있을 뿐이다. ● 「I like pizza-Utopia」에서 작가는 사실적이고 직설적인 방식보다 더 강력한 메타포로 반어적이고 모순적인 형태로 그의 변함없는 주제의식을 더욱 인상깊게 피력하고 있다.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갈등, 자본주의의 폐단, 그리고 환경파괴, 기아, 전쟁 등의 세계문제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과 고민은 그의 굴곡진 삶과 연결되어 끊임없이 작품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 유토피아를 그린 화려하고 밝고 경쾌한 그림들은 우리에게 처음에겐 미소를 선사하지만 조금 더 다가가 주시하면, 이렇게 살고 있는 우리에게 과연 현재 이 자리가 진정한 유토피아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 이명애

 

 

공기평_I like pizza 4 - Utopia 3 – 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9×72.7cm_2014
 

「I like pizza」 연작은 2009년 브레인팩토리의 개인전에서 두툼한 피자 빵 위의 도핑 대신에 인생을 담아 세계문제를 다루어 발표하면서 시작 되었다. 「I like pizza 1」연작이 발표 될 당시에는 커다란 평면의 화면에 만화적인 캐릭터가 난마처럼 복잡하게 피자 위에 얽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FunnyFunny」 연작의 입체표현 방식이 「I like pizza' 연작의 화면에 도입 되었다. ● 「FunnyFunny」연작은 평면에서 얇게 파 들어가 입체를 만든 고대 이집트 고분벽화의 부조(릴리프)표현 방식에서 영감을 얻어, 완전평면의 화면에 착시효과를 이용하여 올록볼록한 부조처럼 보이도록 붓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FunnyFunny」연작이 처음 발표 되었을 당시에는 평면회화의 죽음이 선언 되었을 정도로 국내외적으로 평면회화가 공격을 받고 있을 즈음이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평면 회화를 버리고 설치나 영상, 미디어아트, 하이테크미술에 경도된 시기 였다. ●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평면회화 만을 고집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FunnyFunny」연작이 탄생 되었던 것이다. 피자는 현대의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케쥬얼한 음식이다. 한 판을 몇 쪽으로 나누어 여러 명이 먹을 수 있어 나눔의 미학이 있고, 여러 쪽이 모여서 공통의 가치를 확인 할 수도 있다. 또, 빵 위에 올리는 도핑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점이 현대의 가치관과 일치한다. 일상적인 현대의 삶은 단순하며 반복적이다. 그 단순함을 위하여 정해진 몇 가지 색상만을 선택하였다. ● 「I like pizza 2 - Utopia」는 피자 위에 남북한의 이념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 되었던 역사적, 장소적 공간인 지리산을 세우고 그곳에 민족 화해의 낙원을 건설하고자 하는 시도로 시작 되었다. 말하자면 지리산」연작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이렇듯이 이번 전시는 그 동안의 여러 연작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반영 된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번 작품 전반에 걸쳐 발견되는 피자 위에 치즈처럼 녹아 흐르는 사물과 인간상은 소모적이고 유한한 인간의 특성을 담은 것 이다.

 

 

 

공기평_I like pizza 2-Utopia 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130.3×97cm_2012

 

공기평_I like pizza 2-Utopia 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97×130.3cm_2012
 

피자 빵 위에 녹아 흐르는 치즈는 흐르는 강물처럼 계곡 사이사이를 누비고, 강태공은 세월을 낚아 올리듯 낙원의 사과를 끌어 올리고 있네. 허공에 솟아 오른 피자 위의 마을들은 녹아 흐르는 지붕을 이고, 바로크 풍의 고색창연한 가로등은 포도주와 빵을 비추며, 아이들은 치즈를 파도 삼아 윈드서핑을 즐긴다. 풍요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디오니소스가 서로 등을 기대고 앉아 배를 두드리고, 시간을 잊은 듯 포도주는 녹아 흐른다. 흐드러지게 핀 꽃들의 정원은 아담과 이브의 놀이터인가? 아! 이 세상 어디에도 낙원은 없건만 나는 오늘도 허망하게 낙원을 찾아 헤매네. ■ 공기평

 

 

공기평_I like pizza 2-Utopia 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97×130.3cm_2012

 

 

Vol.20140827c | 공기평展 / KONGKIPYUNG / 孔基枰 / painting

JOURNEY

채진숙展 / CHEJINSUK / 蔡珍淑 / painting.installation

2014_0827 ▶ 2014_0916

 

 

채진숙_Must Say 직심 필수_꼭 할말이 있어요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62.2cm_2013_부분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81023c | 채진숙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4_0827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브릿지갤러리

Bridge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9번지 2층

Tel. +82.2.722.5127

bridge149.blog.me

 

인생은 여행에 비유가 되곤 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남에게 들려줄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될까? 수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세상에 몇번 되새김질로 사라지곤 한다. 다만 나의 경우는 아주 감사하게도 그 이야기들을 작품으로 남길 수가 있었는데 이번 네팔 여행을 사진으로 남겼으며 다녀온 내용으로 그림을 그렸다. 네팔에는 선교 단체에 속해서 여름과 겨울에 두 차례를 다녀오게 되었다. 트래킹을 하며 산간 전도를 다니면서 느꼈던 것들과 히말라야의 후예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작품 속에는 녹아나게 된다. 몇몇의 이야기들은 다시는 겪지 못할 특별한 느낌과 추억을 지니고 있으며 도심속에 특히 서울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꼭 한번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 마을에는 골목들이 줄지어 뻗어진다. 히말라야의 산속에는 몇채 만 모여 있어도 마을이라 부른다. 단 한 집을 방문하기 위해 무척 긴 절벽과 같은 길을 30분 이상 지나가기도 하며 그 길이라 생각해서 갔던 길이 산을 돌아 다른 엉뚱한 곳으로 가기도 한다. 숲 속이 우거져 있고 산의 각도는 한국의 산의 서너배는 가파르게 보인다. 친구네 놀러 가기 위해 집 마당에서 건너편 산에 있는 친구에게 소리를 질러 부른 후 "나 놀러간다" 라고 부른다. 그리고 반나절 동안 걸어서 계곡을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서 친구와 만난다.

 

 

채진숙_Air Castle on the Ruin 폐허위의 성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62.2cm_2014

 

 

채진숙_floating_종이에 펜 드로잉_2013

 

채진숙_floating_라이트 인터랙티브, 드로잉_2013

 

채진숙_꿈_캔버스에 유채_20×60cm

 

채진숙_꿈_캔버스에 유채_20×60cm

 

채진숙_What is your Dream House?_한지에 드로잉_33.5×109.5cm_2011

 

채진숙展_브릿지갤러리_2014

 

채진숙展_브릿지갤러리_2014

 

 

아주 깨끗한 공기와 공기들이 집적되어 안개를 만들고 그 사이에 나와 내 친구가 있다. 친구가 산 쪽으로 멀어져 가고 그 거리가 대략 전철로 한 정거장 그정도는 되는것 같다. 시야에 아주 개미처럼 작아 졌으니 말이다. 그런데 푸른 숲속에서 빨간 등산복을 입은 친구가 계속 보인다 점처럼... 거기 어때? 라고 소리쳤는데 빨간 점처럼 보이는 친구가 대답을 한다. 우리는 그 거리에서 대화를 한다. 마치 다른 행성에 온듯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어린왕자가 여행한 별들처럼. ■ 채진숙

 

 

 

Vol.20140827f | 채진숙展 / CHEJINSUK / 蔡珍淑 / painting.installation

 

 


구멍은 공간이다

박병윤展 / PARKBYUNGYOON / 朴炳潤 / painting

2014_0827 ▶ 2014_0902

 

박병윤_pink holes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14
 

초대일시 / 2014_0827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_12:00pm~06:00pm

 

 

더 케이 갤러리

THE K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6번지

Tel. +82.2.764.1389

www.the-k-gallery.com

 

 

소통을 위한 구멍들 ● 꽃과 마릴린 먼로의 얼굴, 여성의 몸이 구멍 사이로 얼핏 드러난다. 불투명한 막에 감싸진 후경은 구멍을 통해 조금씩 그 내부를 보여준다. 이 관음적인 시선의 유인은 감추면서 보여주는 방식이고 두 개의 다른 세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개별적인 여러 구멍을 통해 비로소 전체의 상이 가늠되는 형국이기도 하다. 우리는 특정 대상과 세계를 자신의 관점 내에서만 바라보고 이해한다. 각자 자신의 관점에 의해서만 세계를 이해하고 판단한다. 가치관, 신념, 이데올로기 등이 그의 관점을 형성해준다. 그러나 그것은 제한되고 편협한 시선이다. '나'라고 믿는 것 역시 허위에 해당한다. 진정한 주체란 없다. '나' 역시 사회적, 문화적으로 형성된 것이다. 그러니 주체나 정체성이란 것도 사실은 허구적인 셈이다. 나의 상대적 개념인 타자 역시 그렇다. 그렇다면 인간은 서로 다른 시선으로 마주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소통이나 이해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일까? 아마도 작가는 그러한 인식 아래 '소통'이란 문제를 그림의 주제로 삼은 듯하고 이에 따라 구멍 작업이 나온 것 같다. 그림 속의 구멍은 하나의 관점, 시선, 소통의 통로나 교류 등을 암시한다. 문제는 이런 연출이 전달하는 주제가 쉽게 읽힐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면서 매력적인 화면 자체를 완성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박병윤_kill hill_캔버스에 유채_53×45.5cm_2014

 

박병윤_욕망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6.7cm_2013

 

박병윤_양귀비_캔버스에 유채_65.1×90.9cm_2012
 
 

박병윤은 캔버스에 이중의 화면을 구성한다. 바탕 면에는 특정 소재를 사실적인 기법 아래 재현했다. 꽃이나 마릴린 먼로, 누드 등이 선택된 소재들이다. 이는 자신의 욕망과 관련된 것들이다. 화려함과 여성성을 은유하는 이미지이자 관음적 시선의 대상이 되는 것, 그러나 고독하고 단절된 삶을 사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 소재들이 그려진 색채로 뒤덮인 화면 위를 다시 투명한 하얀 색 층으로 뒤덮는다. 마치 거즈나 헝겊으로 봉인한 것도 같고 불투명한 막을 형성시켜 놓은 듯하다. 화려한 색채와 단색조가 동시에 자리하고 있고 나란히 배열된 구멍이 반복적인 패턴을 이루고 있다. 여러 구멍들이 모여 이는 환영적인 대상을 평면적으로 돌려놓은 것이자 꽃잎과 살의 촉각성과 막의 질감을 상당히 예민하게 지각시키는 편이다. "어린 시절 한복집 앞의 비단 옷감 단층에서 무지개색이 울렁거림을, 옷 수선 집 벽면에 꽂혀있던 동그란 실패의 나열에서 정갈함을 보았다." (박병윤) ● 이중의 겹, 겹쳐진 공간의 층이자 내부와 표면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화면이 되었다. 그 표면/피부에 원형의 구멍을 여러 개 만들어놓았다. 그려진 구멍이지만 실제 막을 뚫어놓아 밑층이 드러나 보이는 듯한 연출이다. 구멍 하나하나가 새로운 화면/장면을 생성시키고 각 부분들에 시선을 집중시켜준다. 저마다 다른 시점이고 부분적인 장면이지만 기실 그것들이 모여 전체적인 풍경을 형성해준다는 메시지다. 여러 통로, 소통의 장에 의해 우리는 편견이나 오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도 있다는 전언 같다. 그 구멍들이 모여 '네트'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박병윤_장미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6.7cm_2011

 

박병윤_양귀비_캔버스에 유채_31.8×40.9cm_2011

 

박병윤_red hole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62.2cm_2004
 
 

예술의 중요한 덕목이 여럿 있겠지만 나로서는 그것이 나와 다른 이의 사유, 감각, 감수성과 강렬하게 접촉시킨 다는 점이다. 예술을 통해 우리는 타자와 만난다. 나와는 다른 몸, 감각, 감수성과 취향들과 대면한다. 들뢰즈를 비롯한 탈근대철학이 제기한 중요한 문제의식 중 하나는 '나'에 집착하는 존재론을 깨는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관건은 '나'라는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나와 다른 타자, 내 밖에서 벌어지는 세계일 것이다. 따라서 '나'를 알려면 "문밖"의 '낯선 기호'(들뢰즈)와 부딪쳐야 한다. 그때 비로소 사유가 발생한다. 외부와의 마주침이 없으면 사유와 생성과 변화는 없다는 것이다.(강신주) 그러니 진정한 변화의 계기는 낯선 기호인 다른 사람과의 마주침에서 오며 다른 이의 예술작품에서 온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는 저마다 나만의 관점, 나만의 구멍으로 세계를 본다. 그로부터 자유롭기는 어렵다. 그럼 어떻게 나를 벗어나 타자, 외부의 입장에 설 수 있을까? 이른바 그 '재현의 한계'로부터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을까? 자신을 객관화하는 한편 자기만의 관점에서 벗어나 무수한 타자의 관점에 서서 사물과 세계를 보려는 이, 그렇게 무수한 관점(구멍)을 소유한 이들이 성숙한 인간이고 좋은 예술가일 것이다. 박병윤의 작업 의도 또한 이 '구멍'작업을 통해 타자와의 진정한 소통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시각화하고자 한 것이다. ■ 박영택

 

 

 

Vol.20140827e | 박병윤展 / PARKBYUNGYOON / 朴炳潤 / painting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화가 정우범(68) 작품의 주된 주제는 자연이다. 대표작 ‘판타지아’는 자연과의 교감을 더욱 극대화한 표현으로 그려진 반추상이다.

작업은 수채화 고유의 투명과 우연 효과뿐 아니라 색을 빼내는 기법과 다시 채우는 방법을 반복적으로 진행한다. 그는 이를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반복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더욱 풍부하고 깊이 있는 색을 만들어낸다.

‘빠른 붓놀림으로 문지르기’라는 독특한 기법과 도구를 쓴다. 수제로 만든 고급 수채화용 종이를 물에 적시고 예리하고 탄력 있는 갈필붓 끝에 물감을 발라 툭툭 치면서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때 색은 벌어진 종이의 홈으로 스며들고 종이가 마를 때 틈새가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착색된다.

이를 “색을 종이의 모세혈관까지 침투시키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그의 수채화는 마치 유화 같이 색의 밀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서울=뉴시스】정우범 'Fantasia'(맨드라미) 95×55㎝, Aqua Acryl Arches Canvas, 2014 2014-08-25

 


신항섭 미술평론가는 “종이라는 재료가 가진 가벼움에서 벗어나고 있다. 수채화는 가벼운 그림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을 깨뜨리고 있다”고 평했다.

그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선화랑’에 작품을 걸었다. 그동안 야생에서 대자연의 신비함을 만나면서 느낀 환희의 순간을 표현한 ‘판타지아’ 시리즈 30여점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를 표현한 500호 대작과 새롭게 시도하는 수채물감과 아크릴의 혼용작업으로 더욱 두툼한 마티에르가 느껴지는 작품이 함께 나왔다.

화면은 온통 화려한 원색의 꽃들로 가득하다. 복잡하다고 느껴지나 단순한 구성이다. 언뜻 보면 ‘설악 화가’ 김종학의 작품과 비슷하다. “몇 년 전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해서 그 그림을 봤는데 내 작품과는 다르다”고 손사래를 쳤다. “나의 꽃은 반추상이다. 우리가 주로 눈여겨보지 않는 야생화를 화폭에 담는다”며 “이름 없는 꽃의 잎과 줄기 등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에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기법적인 면에서도 전혀 다르다는 점을 들었다.


【서울=뉴시스】정우범 'Fantasia'(120×120㎝, Aqua Acryl Arches Canvas, 2014) 2014-08-25


작품을 전체적으로 보면 구상이나 작업 과정은 추상이다. 구체적인 형태를 전제로 작업하지 않는다. “형상을 세밀화하면 호기심이 없어진다. 호기심이 없으면 감동도 없다”며 반추상을 고집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우범의 밝고 맑은 원색의 꽃 잔치는 9월2일까지 펼쳐진다. 02-734-0458

"말할 수 없는 진실을 그립니다"

[일요시사=사회팀] 강현석 기자

 

존재와 사고라는 주제로 20년 가까이 작품 활동을 해온 예술가가 있다. 이태량 작가는 일찍부터 일상 속 언어가 갖는 표현의 한계에 주목했다. 그는 미술이 언어가 담을 수 없는 어떤 '진실'을 드러낸다고 믿고 있다. 오는 9월10일 이 작가는 서울 인사동 갤러리그림손에서 '독백과 침묵의 발각'이라는 주제로 열여섯 번째 개인전을 연다. 다가올 개인전에 발맞춰 이 작가의 작품 세계를 정리했다.

 

1995년 데뷔한 이태량 작가는 어느덧 중견작가가 됐다. 지난 20년 동안 개인전과 그룹전을 포함해 전시 횟수만 200차례가 넘는다. 같은 기간 그는 존재와 사고라는 일관된 주제로 작업했다. 회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영상과 설치, 공공미술 등 다양한 장르를 실험했다.

 

20년 외길

 

최근 이 작가는 갤러리그림손에서 오는 9월10일로 예정한 기획전에 초대됐다. 이 작가 입장에선 열여섯 번째 개인전이기도 하다. 전시제목은 '독백과 침묵의 발각'이다. 이 작가는 지금껏 품어왔던 문제의식(작가적 개념)을 이번 전시를 통해 또 한 번 드러낼 계획이다.

 

과거 초대전을 앞두고 이 작가는 "그림은 '좋은 작업을 해야 한다'라는 명제에 대한 시도가 아니라 '좋은 작업은 무엇인가'라는 물음 자체"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 작가는 본인의 작품에 대해 "단지 실재를 재현하거나 증명하는 수단이 아닌 언어의 한계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실재에 대한 명료성을 확보하려는 과정의 산물"이라고 정의했다.

 

언어는 현대문명을 구성하고 있는 유기체다. 인류역사의 거의 모든 산물은 언어로 전수됐고, 또 습득됐다. 얼핏 언어로 짜인 견고한 세계는 틈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작가는 어디까지나 '글자'로 된 언어가 불완전하다는 생각이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의 의사(혹은 감정)를 말이나 글로 타인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언어체계로 표현되지 않는 사고의 영역은 엄연히 존재한다. 사람 간의 소통에 한계가 있는 이유다.

 

이 작가의 주제의식은 독일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을 닮았다. '말할 수 있는 것'보다는 '말할 수 없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비트겐슈타인처럼 이 작가는 '설명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논증에 고심했다. 현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에 가깝게 그려내고자 하는 이 작가의 열망은 그의 작품 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오는 10일 '독백과 침묵의 발각' 개인전
회화 기반으로 영상 설치 등 다양한 실험

 

개념미술을 중심으로 한 이 작가의 작업은 일반 대중에게 생소한 지점이 있다. 그가 그린 많은 회화가 형식면에서 추상화로 구별된다. 그렇지만 이 작가를 그저 추상화가로 단정 짓긴 어렵다. 몇 해 전 전시에서 앤디워홀이나 마릴린먼로와 같은 도상을 빌린 적이 있는 그다.

 

'독백과 침묵의 발각'에서 이 작가는 새로운 설치물 연작을 선보이기로 했다. 기술공학을 차용한 기계, 인물이 등장하는 영상물 등이 작품으로 구성됐다.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기계는 땅바닥에서 예상치 못한 것을 퍼 올린다. 그러면 영상 속 소녀는 '그것'들을 음식으로 먹는다. 문제는 소녀의 감각이 이미 마비됐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소녀는 '무언가' 말한다. 이 같은 프로세스로 작품은 끝없이 움직인다. 우리 시대의 욕망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시도

 

미감을 잃은 식사, 의미 없는 말 등은 욕망에 종속된 우리 삶의 한 단면을 은유한다. 작품 안에서 현대인의 욕망은 무의미하게 그려진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작가가 모든 욕망을 부정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다만 이 작가는 관객에게 '낯선 이미지'를 제시함으로써 생각할 여지를 남겼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그림손은 "(관객이) 이 작가의 전시를 통해 새로운 사고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작가의 작품들은 벽에 낙서하듯 자유로운 터치가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선 흰색과 검은색의 비중이 커진 점이 눈에 띈다. 여러 작품 가운데 '논리적 그림'이란 작업이 흥미롭다. 81가지의 서로 다른 형상은 정사각형 안에 마치 문자처럼 배열돼 있다. 외형적으로는 고대 상형문자를 떠올리게 하지만 실은 이 작가가 만든 '조형언어'다. 사색의 계절인 가을, 이 작가가 건네는 진실한 '말'에 '눈'을 기울여 보자.

 

<angeli@ilyosisa.co.kr>

 

[이태량 작가는?]

▲개인전 15회(2001-2013): Galerie TrES초대전(낭뜨, 프랑스) 외
▲부스전 6회(2001-2014): 뉴욕아트페어(맨해튼, 뉴욕) 외
▲ArtFair 16회(2011-2014): KIAF2013(COEX, 서울) 외
▲2인전(2010): 갤러리 소밥 초대-이여도 (양수리, 경기도)
▲3인전 2회(2008-2012): 국민일보 초대전(국민일보, 서울) 외
▲그룹전 190여회(1993-2014): 한국현대미술초대전(디마카, 베네쥬엘라) 외

 



색채의 덩어리들이 회귀하는 연어떼처럼 화폭 위를 가로질러 꿈틀거린다. 빨강 파랑 노랑이 춤을 춘다. ‘색의 신명’으로 작업한다는 이영진 작가의 작품이다. 작가는 독실한 크리스천이지만 가끔 몸 안에 알 수 없는 것들이 색깔을 통해 분출되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그때마다 신이 그에게 ‘은총의 색’을 내려준 것이라 믿고 신들린 듯 붓질을 한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안정되고 행복해지는 느낌이다.

한양대 간호학과를 나와 1990년 독학으로 그림을 시작한 작가는 처음에는 수채화풍의 장미를 그렸다. 그러다 우리 고유 오방색의 매력에 빠져 인간의 소통과 치유 문제를 색면에 녹여냈다. 최근에는 음악의 리듬까지 색채에 담아내면서 율동감을 더하고 있다. 그의 색면 추상화는 2006년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 달력으로 만들어졌다. 국내외 아트페어에서 그림이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다. 치유와 힐링을 선사하는 그림이다.

“몸이 색을 뱉어내는 것 같아요. 저는 색으로 신내림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할 때가 많아요.” “어느 때부턴가 사람들이 제 그림을 보고 마음이 안정되고 행복해진다는 소리들을 했어요. 이른바 치유의 그림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지요.” “제가 보고 느낀 모든 것들이 일순간 원색으로 환원돼요. 그것이 몸속의 신명으로 똬리를 틀었다가 분출되지요.”

그가 붓을 잡았다 하면 캔버스 위에 신명 나는 놀이판이 벌어진다. 그에게도 꿈을 포기해야만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법조인 집안의 보수적인 분위기 속에서 미대 진학의 꿈을 포기해야만 했다. 대학 졸업 후에야 비로소 붓을 들 수 있었다.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한풀이마냥 그림에 매달렸다. 결혼 후엔 남편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그림에 가속도가 붙었다.

요즘엔 독일에서 작곡가와 연주자로 활동하는 딸들이 든든한 후원자 노릇을 하고 있단다. 그는 경기 광주 퇴촌의 작업실에서 매일 10시간 이상 붓질에 매달린다. 최근 들어 음악의 리듬까지 색채에 담아내면서 화면에 율동감을 더하고 있다. “생명의 다이내믹한 파동 에너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딸들과의 음악적 소통이 큰 도움이 됐지요.”

그림에 대한 그의 소망은 간단하다. 유명세보다는 사람들에게 ‘작은 힐링’이 됐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미술평론가 박용숙씨는 “작가는 연어떼의 회귀에서 생명의 숭고함과 장엄한 미학을 보았다”며 “원시 근본의 본향처에 대한 사유로 빨강, 파랑, 노랑의 본능의 색으로 굿판을 벌이고 있다”고 평했다.

“끝없는 욕심과 욕망으로 병들어가는 현대인의 영혼을 치료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게 간호사를 포기하고 화가로 변신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아마 붓을 놓는 순간까지 그림의 콘셉트를 ‘영혼의 치유’로 끌고 갈 생각이고요.”

20여년 동안 오방색에 집착하며 씨름했다는 이씨의 작품 세계는 10년을 주기로 진화를 거듭해왔다. 1990년 초에는 장미를 통해 내면의 강화에 역점을 뒀고 2000년에는 역동적 제스처의 회귀, 2010년 이후에는 ‘색의 신명’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주목받았다. 오방색 필체로 화면을 장악하면서 영혼의 치유를 신들림처럼 ‘색들림’으로 축조했다. 그의 연어떼와 선율 그림은 8월 25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통큰갤러리(02-732-3848)에서 볼 수 있다.

쿠키뉴스 /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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