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규 초대전 ‘Beyond the Thinking’
8월20~26일, 인사동 통인화랑 개최

 

▲ 무제, 기동규 作.

 

 

경기 국제도자비엔날레를 비롯해 LA아트쇼, 홍콩 아시아 컨템퍼러리 등 국내외 아트페어에서 도조(도자기+조각) 작품을 선보여온 기동규씨가 기획초대전 ‘Beyond the Thinking’을 연다.

 

기동규씨의 도조 작품은 다소 특이하다. 육각기둥에 갇힌 흙이 빠져나오려 발버둥치는 것처럼 흘러내린다. 흙을 가두고 있는 육각기둥 역시 뒤틀린 모습이다. 여느 도예가의 평범한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그 형상은 작가가 자신의 세계관을 고스란히 녹여낸 결과다. 그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며 갇힘이 아닌 벗어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강조한다. 그래서일까. 작가의 의도가 짙게 배인 작품에선 기괴함 대신 억압받는 사람들을 향한 ‘해방’의 메시지가 넘실댄다. 자유를 향한 인간 본연의 욕망을 상기시키며 현재의 삶을 반추하게 만드는 것. 나아가 작가 개인의 처절했던 경험은 흙의 꿈틀거림에 진솔함을 더하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10여 년 전, 그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20여 차례 수술 받으며 생과 사의 경계를 헤맸다. 그는 “2년의 입원기간 동안 그동안의 작업과 앞으로 걸어갈 길을 골똘히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는 퇴원하자마자 작품 활동에 침잠했다. 일반 도자기와 달리 그가 개척한 ‘도조’ 작품은 대중적인 관심을 받진 못했다. 그러나 개의치 않고 하루 24시간 가운데 밥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수행하듯 작업에 몰입했다. ‘도조’ 작품의 진가는 해외에서 빛을 발했다. 독일 ‘아트 퀼른’과 밀라노 ‘푸오리 살로네’, ‘LA 아트쇼’ 등에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갔다. 최근에는 뉴욕 크리스티 경매 출품을 구두계약하기도 했다.

 

“10년 정도 지나면 국내에서도 도조 작품의 지평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불국사에서 수계를 받는 등 불자로서의 삶도 충실히 살고 있다. 이따금 우울증에 시달릴 때면 부처님 가르침을 되새기며 마음을 다스린다. 특히 스님들은 든든한 후원자다. 말없이 지원금을 건네거나 작품을 구매하는 스님들은 현재 그에게 큰 힘이 돼주고 있다. 기동규씨의 초대전 ‘Beyond the Thinking’은 8월20~26일 인사동 통인화랑에서 진행된다. 02)733-4867

 

 

법보신문 /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