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전10시부터 동자동 새꿈공원에서 ‘동자동 쪽방 공공주택사업 주민대책모임’과 ‘정의당’이 공공주택사업 추진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지난달에는 건물주들의 대책위와 ‘국민의 힘’이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정의당’은 정부에서 발표한 공공개발이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 힘’에서는 개발이익이 우선인 민간재개발을 부추기고 나선 것이다.

 

 

 

분양하여 돈을 벌어야하는 민간개발은 도시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주택지는 15%, 상업지는 5%만 공공임대주택을 지으면 되지만 공공개발은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라 공공임대주택을 35% 이상 지어야 한다. 동자동의 경우 전체 주택 중 52%가량을 공공임대주택으로 짓는다고 발표했으니, 건물주들은 용산지역 전체 부동산시세 하락까지 들먹이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간담회가 열릴 동자동 새꿈공원은 아침부터 쪽방주민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며 건물주들의 목소리가 강해지며 민간재개발로 바꾸려는 낌새에 주민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쪽방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정의당과의 간담회 소식에 한 가닥 희망을 갖고 나온 것이다.

 

 

 

동자동 공공주택사업 추진을 위한 현장간담회에는 정의당에서 배진교 원내대표와 심상정 의원이 참석했고, 주민 대표로는 ‘동자동사랑방’ 김호태 대표와 ‘사랑방마을주민협동회, 김정호 이사장, ’빈곤사회연대‘ 이원호 집행위원장이 발제 및 토론자로, ’동자동사랑방‘ 박승민 활동가가 사회를 맡았다. 간담회가 열린 새꿈공원에는 기자들과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하여 간담회를 지켜보았다.

 

 

 

인사말에 나선 동자동사랑방 김호태 대표는 첫마디에 “이제 대표직을 내려놔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며 마지막 자리임을 시사하는 아리송한 말부터 꺼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민간개발이 되면 주택 값이 뛰어올라 아무 것도 없는 쪽방주민들은 살 수가 없다며, 공공재개발을 흔드는 세력을 나무랐다. "건물주들은 여기 살지도 않습니다. 전기가 나가도 고쳐주지 않고 겨울에 보일러도 하루에 두 번 밖에 안 틀어줍니다. 전기세 많이 나온다고 전기장판도 못 쓰게 합니다. 한 번은 너무 추워 보일러를 더 틀어달라고 부탁하니 3만 원을 받아 갔습니다. 돈 내기 싫거나 맘에 안 들면 나가라는 식이에요." 건물주들은 돈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며 “우리와 같이 살면 자기들은 죽는다”고 말했단다.

 

 

 

동자동 주민대책위원회란 간판으로 바꾸어 단 후암특별계획1구역 재개발 준비추진 위원장의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동자동에 거주하는 소유주는 10%에 그친다고 말했다. 많은 소유주들이 동자동에 살지 않으면서 투자를 목적으로 건물을 소유한다는 자백인 셈인데, 관리인을 통해 월세는 하루만 늦어도 쫓아내지만 비싼 월세를 현금으로만 꼬박 꼬박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반 지하방보다 더 열악한 공간이 쪽방이라고 말했다. 겨우 한 몸 누일 좁은 공간에서 문이 없어 비닐로 바람을 막고 화장실이 없어 공공화장실을 이용하는 상황은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라며 “소유주의 재산권보다 거주자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것이 공공재개발의 의미”라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은 ”내 무덤 위에 공공임대를 지으라“, 용산참사 피바람 각오하라”며 빨간 깃발을 내걸던 건물주들이 갑자기 ‘쪽방 주민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민간개발“ 운운하며 상생하자는 현실에 큰 비애감을 느낀다고 했다. “물새고 천장 내려앉아 어려움을 외칠 때는 눈 막고 귀 막고 있던 분들이 아니냐며, 동자동개발은 40년간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삶을 버텨온 주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와 정치권에서 해야 할 일은 집 가진 자들의 개발 이익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 집 없는 서민들이 집다운 집에서 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힘’ 오세훈씨가 서울시장이 되었지만, 시장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민간재개발을 요구하는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규탄의 메시지를 보냈다. '민간재개발을 해야 주택을 더 많이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번 개발은 수 십 년간 최저주거기준에도 미달하는 삶을 살아 온 동자동 주민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공공주택은 생색내기로 조금 만들고, 나머지 주택을 가지고 시세차익을 노리는 그런 개발은 절대 반대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은 집 가진 이들이 개발이익을 더 추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게 아니라 집 없는 서민들이 집다운 집에서 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분들이 집 걱정 없이 두 발 뻗고 주무실 수 있도록 저와 정의당이 공공주택사업을 확실히 챙기겠다"며 약속했다.

 

 

 

동자동 주민협동회 김정호 이사장은 적어 온 글을 차근차근 읽으며, 붉은 깃발과 과격한 현수막은 가진 자들의 횡포라고 꼬집었다. 건물주들은 더 좋은 집을 지어 주겠다지만, 개발이익이 우선인 그들로서는 입에 발린 헛소리라고 말했다. 건물주들이 찾아와 “요구하는 게 뭐냐?‘고 묻는데, 화장실도 갖고 싶고 밥해 먹을 부엌도 갖고 싶다. 우리도 이제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말했단다. ”공공개발이 안 되면 대한민국 무너진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빈곤사회연대 이원호 집행위원장은 동자동 공공주택사업의 의미와 쪽방 주민 주거권 강화방안을 비롯하여 동자동 쪽방촌의 현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공공개발의 장점은 공공임대주택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다는 점과 선(先)이주·선(善)순환을 꼽았다. 선 이주·선 순환은 지구 내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 해 이주 단지를 만들어 쪽방 주민을 임시 거주하게 하고 공공주택이 건설되면 이주하게 하는 방안으로 원주민들이 동네를 떠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재개발 방식으로는 순환개발과 전면철거가 있는데, 순환 개발은 사업이 오래 걸리는 만큼 비용이 든다. 개발 이익이 우선인 민간재개발은 전면철거를 하지만, 공공재개발은 시간과 돈을 들여서라도 순환 개발을 선택한다”고 부언했다.

 

 

 

주민 질의 시간이 되자 처음엔 물어볼게 없는지 서로 마이크를 미루던 주민들이 나중엔 마이크 없이도 여기저기서 공공개발의 필요성과 공공개발을 원한다는 말들을 쏟아내며 정의당에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의원들은 주민들 안내로 쪽방촌의 비참한 현실을 돌아보며 현장간담회를 마무리했다.

 

사진, 글 / 조문호

 

 

 ‘보더리스 사이트’ (Border-less.site)展이 옛 서울역사인 ‘문화역서울 284’에서 지난 3월17일 개막되었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 접경지역이 품고 있는 특징이나 불연속적이고 혼종된 시간성을

회화, 조각, 사진, 음악, 건축, 퍼포먼스 등 18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최하고 ‘정림건축문화재단’이 주관한 이 전시는

코로나19로 국가 간의 경계가 강화되고 타지에 대한 배타성이 커진 시점을 맞이하며

‘경계’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경계가 맞닿아있는 접경지역의 모습을 작품으로 표현함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경계 없는 경계’의 의미와 심리적 경계를 낮추는 경험을 도모하려 했다.

전시 관계자는 “전시를 통해 우리가 그동안 가졌던 경계의 의미가

단절이 아닌 연결의 의미로 확장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의주와 단둥(丹東)은 압록강을 사이에 둔 북한과 중국의 접경 지역이다.

조선 시대 양국 외교 사신들이 오간 길이고, 지금은 북·중 최대 교역 거점이다.

오랜 세월 국경을 넘나든 흔적과 함께 서로의 문화와 시간이 혼재되어 있다.

 

통행이 제한된 국경지대에 대한 작가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안에서 떠다니는 개개인의 서사를 우리 삶에 반추해 본다.

 

본 전시는 리서치 섹션을 도입부로 삼아 ‘접경 지역, 혼종의 시간’,

‘타자화, 인식의 사각지대’, ‘경계에 대한 수행적 시도’ 등 세 개의 축을 따라 진행된다.

 

신의주-단둥 지역에서 수없이 이루어졌던 월경의 기록과 잔해를 재맥락화한 작업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출품작들은 어떤 완결성을 기대하기보다 강렬한 경험의 후유증을

다양한 층위에서 공유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접경 지역, 혼종의 시간’ 섹션에서는 신의주와 맞닿아있는 단둥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단둥을 답사하면서 느꼈던 풍경과 장소성,

국경지대의 제한된 공간성을 담은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성장한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는 쌍둥이처럼 닮았으면서도 다른 모습을 품고 있다.

외부인들에게는 제한된 풍경을 드러냄으로 인해 쉽게 타자화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지속된 분단이 만든 집단 탈출에 대한 꿈과 그 한계를 판타지 장르로 전환하는 최윤,

 

이주민들의 고단한 삶의 이야기를 장소를 기반으로 풀어낸 이주용의 ‘장소, 사물의 기념비’,

 

압록강 하구의 축적된 시간을 호명할 수 없는 형상으로 형상화한 김주리의 ‘모습(某濕)’

 

임동우의 '복수 간판'은 경계 도시 단둥의 특징을 간판으로 가시화한 작업이다.

중국인, 북한인, 한국인, 북한 화교 등이 뒤섞여 살아가는 경계 도시에서 볼 수 있는

한글과 중국어가 섞인 간판으로 중국과 한반도 문화의 결합 양상을 탐구한다.

 

김태동은 지도상의 경계선인 압록강 위에서 배를 타고 찍은

수많은 사진을 재조합한 ‘On The River’를 선보였다.

 

신제현의 '회전하는 경계'는 건설 당시 '태양 호텔'로 불렸던 신의주의 원형 건물을 재현했다.

이데올로기를 태양으로 형상화한 과시용 건축물이 아니라 아파트였다는

해프닝을 통해 접경 지역을 둘러싼 불투명한 시선을 드러낸다.

 

맛깔손, 코우너스 작가는 접경지역에서 취할 수 있는 각자의 목소리를 내었다.

 

‘타자화, 인식의 사각지대’ 섹션에서는 남한과 북한, 북한과 중국이라고 하는

첨예한 갈등과 긴장 속에 있는 지역을 살펴보는 일로 “경계”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를 다층적으로 사유해볼 것을 요구한다.

 

이 파트에서는 뒤섞여 버린 민족성이나 정치적 이념의 허구적인 경계에 대한 사유,

안과 밖을 쉽게 나누는 배타심과 집단적 인식의 오류 등을 숙고해볼 수 있는 작품으로 채워졌다.

 

황호빈과 김황은 첨예한 갈등과 긴장 속에 있는 이 지역을 보다 수행적으로 사유하면서

망각의 시간 속에 섞여 들어간 경계에 대한 사유를 또 다른 이야기로 풀어낸다.

 

서현석은 ‘안개’라는 작업을 통해 가까이 갈수록 견고함을 잃지만

관습적으로 확고하게 규범화되는 경계를 탐색한다.

 

이원호, 이해반 작가의 미디어 작품과 퍼포먼스를 통해 거대한 역사의

물결 속을 관통하는 각자의 서사를 풀어내고 있다.

 

‘경계에 대한 수행적 시도’ 섹션은 정체되었거나 빠르게 지나가는 한 장소를 기록해보는 행위다.

보통의 국가가 갖는 합일된 시간성과 달리, 접경지역 만이 갖는

불연속적이고 혼종적인 시간성을 회화, 조각, 음악, 건축 등으로 풀어낸다.

 

작가는 장소에 축적된 불연속적인 시간으로 인해 재 맥락화된 이미지와

파편화된 세계에 대한 탐구로 달라져버린 서로를 조우하게 한다.

작가들은 시간이 정체되어 있기보다는 빠르게 지나간 장소를 기록한다.

 

정소영은 70여 년의 시간을 사이에 두고 이미륵의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를 조형 작업으로 변환한다.

 

남과 북의 연주자가 견우와 직녀의 설화를 기반으로 한 곡을 새롭게 해석한

전소정의 ‘이클립스’는 서로 다른 삶이 예술적 상상력으로 조우할 수 있을지를 질문한다.

 

라오미는 특정 장소를 둘러싼 서사와 이미지를 그림으로 옮기는 작업을 했다.

'끝없는 환희를 그대에게'는 근대 문화의 유입이 활발하게 이뤄졌던 도시 단둥에서 읽은

제국주의적 욕망과 이데올로기의 흔적을 펼쳐낸 작품이다.

 

바래, 김보용 작가 등이 참여한 ‘경계에 대한 수행적 시도’에서는 접경 지역이 오랫동안 배태하고 있는

특징이 앞으로 우리 안에서 어떤 가능성으로 등장할 것인지 살펴보게 한다.

 

‘보더리스 사이트’는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안에서 떠다니는 개개인의 서사를 반추한 전시로,

단둥지역을 체험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경계에 대한 간접체험을 할 수 있다.

 

전시는 5월9일까지 이어진다.

 

사진, 글 / 조문호

 

본 프로젝트와 관련된 문의사항은 이래 연락처로 문의.

전화 문의는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

‘문화역서울284’ 02-3507-3530

 

전시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관람객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www.border-less.site)이 함께 마련됐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작가가 영감을 받은 참고자료들이 작품과 함께 준비되어 있어,

온라인 플랫폼 방문객은 오프라인 전시장과 또 다른 작품 감상 경험을 가질 수 있다.

전시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문화역서울 284’ 누리집 (www.seoul284.org),

‘보더리스 사이트’ 온라인 플랫폼(www.border-less.site)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전시 기간에 진행되는 서현석, 김 황, 김보용의 퍼포먼스는

전시된 작품이 경계지역에서 일어난 이야기들을 우리 삶 안에서 비춰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 전시를 본 후 인근 후암동의 'KP갤러리'에서 열리는 “충돌하는 이미지”도 볼만하다.

안 준, 이주용, 이진경 3인전으로, 4월14일까지 열린다. 

 




동자동에 밀집한 대개의 쪽방은 악덕 투기꾼들이 소유하고 있다.
다른 곳에 살며 입주한 주민을 대표로 내세워
계약서를 쓰게 하고 관리하며 돈을 거두어 간다.
선불인 월세는 현금으로만 받아 탈세를 하지만, 모두들 방관한다.






대개의 쪽방이 오랫동안 시설보수를 안 해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몸을 씻을 사워시설이 없는데다, 공용으로 쓰는 재래식화장실에서 식기를 세척하는
짐승만도 못한 환경에 살지만, 집세는 하루만 늦어도 쫓겨난다.






대개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내가 사는 4층의 쪽방 한 달 임대료는 23만원이다.
한 층에 아홉 개의 쪽방이 다닥다닥 붙어있는데,
옆방의 티브이소리가 들릴 정도로 방음도 되지 않는 숨 막히는 공간이다.






평당 가격으로 치면 타워펠리스 보다 비싼 월세를 내면서도
비가 새거나 전기시설에 문제가 생겨도 손봐달라는 말조차하기 어렵다.
불편을 하소연하거나 조금만 그들의 비위에 거슬리면 곧 바로 쫓겨난다.
갑 질도 그런 갑 질이 없다.






배운 것도 없고 돈도 힘도 없는 쪽방빈민들,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이 하나뿐인 불쌍한 사람들을 언제까지 당하게 할 것인가?






지난 19일 오후 다섯시 ‘서울시청’ 동편에서
쪽방 주민 주거권 보장을 위한 세수문화제(세 번째 수요일)'가 열렸다.
‘동자동 사랑방’과 ‘빈곤사회연대’, ‘홈리스 행동’에서 마련한
‘세수문화제’에는 10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하여 목소리를 높였다.





 

“강제 퇴거 OUT”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 건 이 날 행사에 앞서
동자동에서 쪽방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주거권 교육을 세 차례 실시했다.
그 교육 내용을 토대로 쪽방 주민들의 목소리를 서울시에 전달하는 행사였다.






개발이나 건물주의 욕심으로 하루아침에 쫓겨나도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웠던
당사자들이 힘을 모아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빈곤사회연대’의 윤애숙씨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수문화제’는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과 ‘동자동사랑방’ 김호태 대표로부터
‘쪽방주민 주거권 돌아보기’란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서울시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의 문제점에는 ‘홈리스행동’ 박용수 회원이 발언했다.
쪽방 재개발 문제를 중심으로 한 쪽방주민 발언으로는 홍선호씨,
서울시 저렴 쪽방 정책의 문제점에는 김병택씨가 발언했다.






유영기씨 등 쪽방 주민 세분이 나와 주거권 보장을 위한 쪽방 주민들의 요구안을 발표했다.
첫째 “지주가 아닌 주민이 주인 되는 개발을 실시하라”
둘째 “모든 비 적정 주거지에 대한 주거기준을 마련하라”
셋째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 사업 개선하라”고 했다.






동자동의 이대영, 안만정씨를 비롯하여 아랫마을 홈리스야학의
노래교실 회원들이 나와 노래를 불러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고,
임채희씨는 홈리스의 삶에 대한 자작시를 2편 낭송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장 면담을 요청하는 종이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로 ‘세수문화제’를 마무리했다.






쪽방 촌에 공공의 강력한 개입을 요구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하루빨리 사람답게 살 대책을 마련하라.



사진, 글 / 조문호




















































빈혈이 지나는 통로 Passage, anemia going through

이원호展 / LEEWONHO / 李杬浩 / installation
2017_1208 ▶ 2018_0107

[12월24~6일,1월1~2일,월요일 휴관]



이원호_자유롭지 못한 것들을 위한_단채널 영상, 프린트, 스티커, 매매 구입한 토지_00:39:55_2017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51218c | 이원호展으로 갑니다.

이원호 홈페이지_www.wonholee.net


초대일시 / 2017_1208_금요일_06:00pm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서울시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6:00pm / 12월24~6일,1월1~2일,월요일 휴관




낙원 417

NAGWON 417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 428, 낙원상가 4F 417호



두 해에 걸쳐 이원호 작가를 만나 그의 작품을 보고 설명을 듣고 또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그가 세계에 대해 매우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질문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가치'다. 그는 부동산 광고, 노숙자의 박스 집, 골동 명품, 추억의 사진, 걸인의 동냥그릇, 축구경기장라인의 횟가루 등 오늘 우리 삶 부근에 있는 이런저런 것들을 가져와 질문한다. 가치란 무엇인가, 가치란 과연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어디에 존재하는가. 작가 자신의 질문이자 관객에 대한 질문이며 관객과 함께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이원호_차액의 깊이_단채널 영상, 미얀마와 인도에서 구입한 한국 동전, 나무, 펠트_00:03:08_2017


질문은 자본주의 탐구가 된다. 그와 우리가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고 있기 때문인 건 물론, 자본주의라는 체제가 본디 '가치의 재구성'으로 형성되었고 지속되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에서 모든 가치는 교환 가치로 일원화한다. 교환가치는 가격으로 표현되는데 여기에서 중요한 역전이 일어난다. 애초엔 가치가 가격으로 표현되었지만 이내 가격이 가치를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본질적 가치, 진정한 가치 등 가치에 대한 사유는 흔적 없이 사라진다. 가격만이 본질적이고 진정한 가치다. 그런 매커니즘을 통해 최종적으로 인간에게 가격이 매겨짐으로써 미와 추, 선과 악이 재구성된다. 즉 많은 가치를 소유한 부자는 선인이며 그 삶은 아름답다. 적은 가치 혹은 아무 가치도 소유하지 못한 빈자는 악인이며 그의 삶은 추하다.



이원호_자유롭지 못한 것들을 위한_단채널 영상, 프린트, 스티커, 매매 구입한 토지_00:39:55_2017


이원호_공(空)-공(共)에 대한 인터뷰_잉크젯 프린트, 사운드, 스피커_가변설치_2017


이원호의 작업이 한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건 적절해 보인다. 자본주의는 그 역사를 통해 '보이지 않는 손'을 내세우는 본연의 기조를 수정하고 보완해왔다. 현실 사회주의 패망과 세계화 이후 지구는 거의 다 자본주의 사회가 되었지만 다 같은 자본주의는 아니다. 그런 역사와 흐름 속에서 현재 한국은 자본주의의 모순과 문제가 사회성원의 정신 세계 속에서 가장 폭발하는 공간이다. 오늘 한국인은 지구상에서 제일 많이 자살한다. 가장 가난한 나라도 빈부격차가 가장 심각한 나라도 아니지만,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과격한 방식으로 사회성원의 가치관이 재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이원호는 바로 그 현장에서 현장의 일원으로서 가치를 질문한다.



이원호_Looking for_부동산 홍보물에 금박, 핀_2016_부분


이원호의 자본주의 탐구는 다시 반자본주의 탐색이 된다. 이원호의 작업은 물론 60년대 이래 개념미술 전통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의 개념미술이 다른 건, 관객의 논리 언어적 사유를 촉구하는 것은 물론 망막과 감성에 다가가는 미적 추구 또한 매우 중하다는 것일 게다. 결국 그에겐 일반적 의미에서 아티스트의 숙제와 사회 사상가의 숙제가 동시에 부여된 셈이다. 그래야만 그의 작업이 '작품 해설'을 훑고 넘어가는 상투적 관람 방식으로 소비되지 않을 수 있을 테니. ■ 김규항



"낙원 417"은 낙원상가 4 층 야외공원 옆에 자리하고 있으며,2018년부터 예술공간으로 운영됩니다.



Vol.20171208j | 이원호展 / LEEWONHO / 李杬浩 / instal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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