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동 사랑방마을 공제협동조합 제8차 정기총회가 지난 3월24일 성민교회에서 열렸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조합운영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총회도 조합원 384명 중 128명이 참석하여, 간신히 1/3의 정족수 채웠다.





조합원의 신규가입보다 탈퇴가 늘어나고, 외부 후원이 감소하는 등, 재정 운영에서 11,309,088원의 손실이 생겼다. 
지난 해 행방불명된 조합장의 복귀가 이루어지지 않아 불신의 골이 깊어진 것 같다.
운영하는 리드의 능력에 따라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데, 그 중심축이 무너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조합에 대한 악성루머다.





이번 총회에서는 전임 이사장 해임과 함께 유영기씨를 이사장으로 추대하고,
조직연대이사에 양정애씨와 교육이사에 김정호씨를 선임하는 등 일부 임원개편을 했다.
새 집행부가 전임 이사장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할 문제이지만,
선동수간사장이 있는 한, 배가 산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여긴다.






2018년도 예산안 승인에서 다소 불협화음도 따랐다.
2017년 운영이 적자인데도, 예산안이 전년도에 비해 증가했기 때문이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도 화를 내며 퇴장하거나 회의장을 소란스럽게 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 문제점을 지적하며 답변을 들어야 한다.
집행부도 소란을 무마시키려고만 하지 말고,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했어야 했다.






오늘의 위기도 그동안 조합원들에게 운영의 전모를 상세하게 알리지 못한 것이 불신을 키운 요인이다.
앞으로는 임원선출에 대한 진행과정은 물론, 조합운영에 대한 사소한 것 까지 알려 좀 더 투명한 조합이 되어야 한다.



 


이제 조합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동자동 사랑방을 다시 일으키는  일만 남았다.
 
지금은 동자동 주민들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재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오갈 데 없는 우리가 쫓겨나지 않으려면 똘똘 뭉쳐 협력하는 일 뿐이다.

어쩌면 동자동사랑방을 음해하는 불순한 소문도 그들이 퍼트린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주민단체란 재개발 장애물에 불과하니, 없어지는 것이 유리할테니까...






그동안 병원에 입원하는 등 개인적인 일로 바빠 주민들과 자주 소통하지 못했지만.
SNS에 올려 온 동자동이야기에 “왜 우리가 동자동 일을 알아야 하냐?”는 말도 들었다.
관심 없으면 보지 않으면 된다고 답했으나, 다소 의기소침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제 주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다시 열심히 일하겠으니,

동자동 사랑방을 중심으로 다 같이 뭉치길 간절히 바란다.
힘내자! “동자동 사랑방, 화이팅”



시진, 글 / 조문호



























요즘 몇 일간 먹는 게 싫다.
먹는 게 싫으면 죽는 것인데, 할 일이 남아 죽을 수도 없다.
지난 주말을 보낸 후, 몇 날을 방에서 낑낑거리고 있다.
몸살 증세 같지만, 푹 쉬면 괜찮을 것으로 여겨 누워 지낸다.
고작 정신 차려 하는 일이라고는, 컴퓨터 열어 노닥거리는 게 전부다.
그러나 하루에 한 끼는 먹어야해, 한 번씩은 밥집을 찾는다.
일찍 서둘면 지척에 있는 ‘식도락’에서 먹을 수 있지만, 매번 밥 때를 놓친다.
그 곳은 사랑방 조합에서 봉사하는 밥집인데, 한 끼에 천원 밖에 받지 않는다.
지난 토요일 후로 여태 못 갔으니, 어지간히 게으름을 피운 게다. 




 

지난 토요일에는 허미라씨가 혈당 검사까지 해 주며,
돈 넣으려고 저금통을 찾으니, 토요일은 무료라며 돈도 받지 않았다.
그런데, 그 날은 돼지 수육과 쌈이 준비된 특식이 나왔다.
수육이래야 한 접시가 전부였지만, 아무도 욕심 부리지 않는다.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서너 점씩만 담아 갔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얼굴에 묻어났다.
‘식도락’은 밥값 부담도 없고, 음식도 깔끔하지만,
이곳의 별미는 여러 이웃과 나누는 따뜻한 인정이다.
따뜻한 눈길 섞인 말 한 마디에 절로 배가 부른 것이다.







요즘 따라 부쩍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힘들어진다.
몸이 신통찮은 탓이겠으나, 애써 추운 날씨 탓으로 돌린다.
4층 계단만 내려오면, 단골 밥집이 바로 입구에 붙어 있다.
이름 적힌 간판도 없이 그냥 닭곰탕이란 글만 보인다.
그러나 아직 이 집에서 한 번도 닭곰탕을 먹어 본 적은 없다.
매번 주문하는 것이 사천 원짜리 백반인데, 먹을 만하다.
코 구멍한 밥집이라 서너 사람만 들어오면, 꽉 차보이고,
주변이 너저분해 손님 모시기는 좀 그렇지만,
주인 아줌마도 좋고, 음식이 집에서 먹듯 맛깔스럽다.







매일 세시 쯤 들리다, 오늘은 다섯 시에 내려갔더니,
주모가 더 신경 써 주는 것 같았다.
날씨가 춥다며, 된장국을 맛있게 끓여 주었다.
살아남기 위해 내려 왔지만, 짭짤한 된장국이 댕겨 허겁지겁 먹었다.
그러다 벽에 붙은 구닥다리 티비 뉴스 소리에 울컥 토할 뻔했다.
반기문씨의 귀국 기자회견에서 한 말에 비위가 상했기 때문이다.


“나라를 위해 이 한 몸 바치겠습니다”

말 한마디에 배가 부르기도 하지만, 말 한마디에 밥맛을 잃는다는 것도 알았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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