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얻어먹은 노숙자가 신발을 단정하게 벗어놓고 단잠에 빠졌다.
비치파라솔 기둥을 얼싸안은 새우잠으로 햇볕을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있었다.
자면서 입술을 꼼지락거리는 것을 보니 분명 꿈을 꾸는 듯 했다.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복권에 당첨된 꿈을 꿀까? 아니면 돈 많은 과부라도 만나고 있을까?
아니야! 헤어진 가족들을 만나고 있겠지,
꿈에서 깨어나면 그 허무함은 또 어쩔까...

인사동거리에서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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