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 - 낯설은 유기적 덩어리

박재연展 / PARKJAEYEON / ??? / sculpture 2013_0529 ▶ 2013_0604

 
 
박재연_grown structure I_동, 시멘트_190×120×85cm_201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요일_12:00pm~06:30pm

갤러리 그림손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경운동 64-17번지Tel. +82.2.733.1045~6www.grimson.co.kr

우리는 주변과 그 환경에 대응해 자신을 변화하며 살아가는데 외부의 조건에 많은 비중을 두다보면 내부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본능의 결과, 무엇으로든 자기내부로 응시하도록 인도한다. 나에게 그것은 격한 감정의 드러남으로 표출되었고 그 감정의 출처가 궁금하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나 자신마저 낯설은 유기적 덩어리들이 웅얼거리며 자신을 바라봐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로 다른 구조를 가진 힘의 존재, 무의식중에 억압되어 통상 의식되고 있지 않는 관념의 복합체, 그것은 어둠의 자화상인 콤플렉스인 것이다. 작품은 이러한 안과 밖을 -드러나면서 감춰져있는- 넘나드는 역동적 움직임, 그 경계의 모호함이 주는 혼돈, 이러한 것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만지고, 이해하는 과정을 표현하고 있다.

 
 
박재연_grown structure II_동, 시멘트_130×110×100cm_2013
 
 
박재연_grown structure VI_동, 시멘트_40×55×45cm_2013
 
 
박재연_grown structure VII_동, 시멘트_53×55×60cm_2013
 
 
박재연_grown structure VIII_동, 시멘트_55×55×45cm_2013
 
 
박재연_holes_8×15×15cm×6_2013
 
박재연_yet_시멘트, 아연판_10×88×44cm×6_2013

단조(鍛造)된 선재들은 단단한 힘을 품고 드로잉하듯 이곳저곳을 움직인다. 그 움직임 위에 시멘트를 바르고 선의 가닥을 찾아가는 과정은 땅위에 드러난 생명의 뿌리를 발견하는 것과 흡사하여 마치 미지의 길을 탐험하는 여행자가 되어지는 느낌이다. 이러한 여행은 그리 유쾌하진 않을 수 있지만, 긍정적으로는 건강한 자아의 확장과 이해를 돕기도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삶속에서 경험되어진 산물(개인적 기호, 의미와 상징)로 표현한 것이지만 우리의 그것으로 이해되어지길 바란다. ■ 박재연

신명덕씨의 목공예전이 지난 29일 오후6시 '갤러리 아원'에서 조촐하게 개막되었다.
오브제 "남도에서 알수 없는것들"이란 제목을 단 목공예전은 조그만 찻상이나 장식장 등
생활공간을 장식할 수 있는 소품들이 주를 이루었는데, 전시회를 열자마자 작품들이 팔려나갔다.
이 전시는 정독도서관옆에 있는 '갤러리 아원' 에서 6월 7일까지 계속된다.

 

 

 

 

 

 

 

 

 

 



         사람아 사람아 - 신학철 · 안창홍의 그림 서민사(庶民史)

       Humans, Humans; The Pictorial History of Ordinary People

           by SHIN Hak Chul and AHN Chang Hong展

          2013_0404 ▶ 2013_0623 / 둘째,넷째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2_0404_목요일_04:00pm

주최,기획 /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

관람료 / 성인_4,000원(단체_2,000원) / 학생,군인,청소년_2,000원(학생단체_1,000원)

* 경기도민 50% 할인, 7세 이하,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와 그 배우자, 인솔교사 1인 무료*

단체_20인 이상

관람시간 / 10:00am~06:00pm / 마감 1시간 전까지 입장가능 / 둘째,넷째 월요일 휴관


경기도미술관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동산로 268(초지동 667-1)

Tel. +82.31.481.7005,7007

www.gmoma.or.kr


유난히 추웠던 겨울을 보내고 맞는 새봄에 경기도미술관은 『사람아, 사람아 - 신학철·안창홍의 그림 서민사(庶民史)』전을 개최합니다. 이 전시에서 1970-80년대부터 역사 속 익명(匿名)인들의 이야기를 리얼리즘 화법으로 재현한 신학철, 안창홍 두 작가의 작품 세계를 '그림 서민사'라는 맥락에서 재조명합니다. 지나 온 우리 시대의 상과 그 안의 인간사를 치열한 그리기 방식으로 불멸화한 신학철과 시대를 구성하는 이름 없는 사람들의 존재를 그림으로 기록하고 확인한 안창홍의 작품을 매개로 펼치는 시간 여행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신학철 작가는 일련의 사건들의 흐름을 따라, 안창홍 작가는 익명인들의 미시(微視)적 세계를 응시하여, 격변하는 시대에 이름 없이 묻혀있었으나 사실상의 주인공으로서 살아 온 그들의 궤적을 좇아왔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학철 작가의 대작 『한국현대사 - 갑순이와 갑돌이』와 작품의 밑그림, 그리고 거대 구상의 소재들이었던 아카이브 자료를 함께 전시하여 작가의 시각적 역사 인식의 전 과정을 추적합니다. 또한 안창홍 작가의 대표작 『49인의 명상』을 비롯한 『베드 카우치』, 『아리랑』 등을 통하여 인물로 시대를 보는 그의 시선과 관객의 시선 간의 합치를 도모합니다. ● 관람객들은 작품 속 인물의 모습을 통해 한국의 근현대를 경험해 온 보통 사람들, 역사의 주체이면서 정작 현실의 장 속에서는 부재로 남았던 이들의 존재를 의식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무게'를 재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두 작가의 미시사(微視史)적 관점에 몰입하여 지난 시대부터 오늘에 이르는 서민들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새삼 가슴으로 느끼게 되며, 현대미술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점점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지 않는 이 시대에 구상회화 기법으로 발현한 리얼리즘 미술의 힘, 그림과 이미지의 힘을 체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관람객들이 신학철, 안창홍 두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에 자연스레 빠져들어 역사와 사회의 근원적 구성 요소인 서민들의 존재와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진면목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전시장이 과거와 현재를, 그리고 실재했던 작품 속 사람들과 보는 이들을 이어주는 매개의 장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 바쁘신 중에도 좋은 작품의 전시를 허락해주신 신학철, 안창홍 작가와, 귀한 소장품들을 출품해주시고 애써주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삼성미술관 Leeum, 더페이지갤러리, 가나아트센터에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또한 소중한 애장품을 기꺼이 출품해주신 소장가 이효신님과 김태식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어렵사리 모인 작품들로 구성한 이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우리 질곡의 역사를 반추해 보고 오늘, 여기,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신학철_한국현대사-갑순이와 갑돌이_캔버스에 유채_각 200×130cm×8, 각 200×122cm×8_1998~2002

 

 

 

신학철_한국현대사-갑순이와 갑돌이_캔버스에 유채_각 200×130cm×8, 각 200×122cm×8_1998~2002_부분

 

 

신학철_철의 노동자_캔버스에 유채_91×117cm_1991_개인소장

 

 

신학철_한국근대사-종합_1983_캔버스에 유채_390×130cm_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신학철_피난길_1978_캔버스에 유채_61×73cm_가나아트센터 소장

신학철 SHIN Hak Chul ● 신학철은 1943년 경북 금릉군에서 태어나 김천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으며,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1982년 서울미술관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5회의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삼성미술관 Leeum,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학고재 등에서 열린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1989년 「월간미술」이 발표한 '평론가 15인이 선정한 80년대 한국미술의 대표작가' 중 최다득표로 선정되었으며, 미술기자상, 민족미술상, 금호미술상 등을 수상했고,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삼성미술관 Leeum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신학철은 권력의 억압과 역사의 무게에 짓눌리는 보통사람들의 삶에 주목하며, 한국의 시대상과 현실에 바탕을 두고자 한다. 그는 사진을 이용한 일련의 포토몽타주 기법으로 역사적 사건 속 가공되지 않은 구체적 삶과 사회적 현실 그대로를 리얼리즘 그림으로 재현한다. 신학철은 『한국근대사-종합』, 『한국현대사-갑순이와 갑돌이』에서, 구한말 일제 강점기에서부터 1990년대까지 실재하는 역사의 상흔과 지나간 사건들을 형상화하며, 전시를 통해 그가 작가적 시선으로 파악한 역사의 큰 흐름과 치열하게 그려내어 빽빽히 작품을 채우고 있는 인물들이 파헤쳐진다. 그 속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기업인, 정치인, 연예인에서부터 당시 사회적 사건의 인물들, 보도사진 속 익명인 등 시대 속 평범한 사람들이 있다. 그는 이렇듯 수없이 많은 이미지의 조합을 통해 하나의 시대를 만들어낸다. 그림으로 보여주는 서민의 역사가 바로 그의 작품 안에 담겨있다. "남들에게도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야겠다는 생각에 역사를 그리기 시작했다." 라는 그의 말처럼, 신학철은 작품 안에 치밀하게 담아낸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그들이 존재했던 역사를 서술하며 관객에게 지나간 시간을 일깨우고 이 시대의 사람을 이야기한다.


 


안창홍_49인의 명상_패널에 사진, 아크릴채색, 잉크, 에폭시_109.5×75cm_2004

 

 

안창홍_아리랑 2012'16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에 드로잉 잉크, 아크릴채색_255.4×399.6cm_2012

더페이지갤러리 소장

 

 

안창홍_아리랑 2012'8_캔버스에 드로잉, 잉크_141.8×234cm_2012_더페이지갤러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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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홍_부서진 얼굴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10×400cm_2008

안창홍 AHN Chang Hong ● 안창홍은 1953년 밀양에서 태어나, 부산 동아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6년 부산 현대화랑에서 개최한 2인전을 시작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30여회의 개인전과 국립현대미술관과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그는 1989년 카뉴국제회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비롯하여 이인성미술상, 부일미술대상, 봉생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안창홍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포함한 다양한 인물들을 작품의 소재로 하여, 변화하는 시대와 상황을 통찰력 있게 인식하며 개인과 사람에 집중하는 일관적인 방식으로 현실을 표현한다. 안창홍은 『베드 카우치』에서 보통의 누드모델이 아닌 일반인들, 작가의 주변인들 등을 그려낸다. 그의 작품 속 개인의 존재는 명확하며, 그의 모델은 화면 안에서 전문모델 못지않은 당당한 포즈와 눈빛을 보여주며, 하나의 존재로 명확하게 부각되어 관객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이는 개별 인물들에 집중하며 내면을 끌어내고 개별적 특성을 부여하는 안창홍의 작가적 힘이다. 또한, 그는 『49인의 명상』, 『아리랑』 연작에서처럼 사회 속 개인의 부재와 익명성으로 관심을 이동시키기도 하는데, 안창홍은 힘들게 살아왔지만 현대 사회의 군중 속으로 점차 사라져가는 그러한 구성원들 개인의 삶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인물의 눈을 감기는 행위를 통해 작가의 손으로 안식을 준다. 안창홍 스스로가 상대방의 마음을 흔드는 예술을 표현하기 위한 가장 섬세한 방법이라고 여기는 '그리기' 기법을 통해 다양한 인물들을 표현해내어, 동시대의 우리 현실 속 실재하는 개별자들을 새로이 인식하고 더 나아가 그러한 개인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우리 시대와 사회를 직시한다. ■ 최효준

Vol.20130414h | 사람아 사람아 - 신학철 · 안창홍의 그림 서민사(庶民史)展


     오토픽션-한국화의 유혹과 저항

AutoFiction–Korean Painting's Temptation and Resistance展

2013_0522 ▶ 2013_0528

 

 

 

 

초대일시 / 2013_0522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제1전시장 / 오아시스-휴머니즘의 구현

Oasis-Realizing Humanism

고찬규_김미정_김선두_김수진_김영선_김영애

김인자_김진관_김학배_노청래_박수인_박순진

박윤종_박현정_별할매_서정태_선학균_송순종

안숙자_양승옥_오일영_오정혜_우희춘_이경혜

이구용_이민하_이왈종_이진_임만혁_임종두

전재현_조상렬_조정현_지영섭

차윤숙_최승미_홍혜경_황윤경

제2전시장 / 지독한 편애–궁극적 의지

Severe Favoritism–Will to Ultimateness

강선구_권은희_김경은_김도현_김수길_김예성

김종경_김주령_김진아_김현_김현희_노우정

박정영_박주희_송수련_신영아_신학_안지수

오동주_오선영_유기중_이상헌_이영희_이환교

임성실_정문경_정은하_천병민

최윤미_최익진_한연선_현민우

제3전시장 / 거대한 일상-분절된 시각

Grand Daily Life–Segmented Viewpoints

고주영_김남호_김성호_김진광_김태희_김현호

나윤구_모혜준_박승관_여주경_소은영_신봉자

오세철_오종원_오평석_우종택_유홍영_이길우

이대호_이동환_이영실_이정철_이호억_이화순

정가영_정보연_정서흘_최무영_최유심

최재원_최지영_최현석_한정희

제4전시장 / 환상만화경-상상의 축제

Fantastic Kaleidoscope–Imagination Festival

강석문_김경신_김승민_김윤정_김정옥_김지나

김화선_김호민_박소연_박소은_박미희_박민수

서은경_안예나_윤미라_이경훈_이상덕_이상미

이윤정_이자란_이하나_이혜진_장새미_임희성

장미_재미킴_최동춘_최지인_하영호_한영균

주최 / 오토픽션 전시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GALLERY IS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0-5번지(인사동길 52-1)

Tel. +82.2.736.6669www.galleryis.com


『오토픽션-한국화의 유혹과 저항』展은 일반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모색으로, 몇 개의 코드를 제공하여 가독성이 높은 전시로 꾸며 보았습니다. 여러모로 바쁘시겠지만, 성대한 한국화 축전의 현장에 귀한 걸음을 부탁합니다. (2013년 5월) ■ 송수련

지난 몇 년간 미술 시장의 광풍은 한국사회에서 미술체험방식을 바꿔놓았다. '읽고' '공감'하는 미술에서, 단순히 '보고' 배타적으로 '소유'하고, 나아가 마침내는 탐욕적 '투자' 대상으로의 진행이 그것이다. 그 결과 미술 시장의 활성화는 오히려 진정한 미술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읽기와 소통의 기반을 궁극적으로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따라서 더 넓은 사회구성원들과 더불어 읽으면서 소통할 수 있는 '한국화하기'의 여건을 만들어 낼 필요가 절실하기만 하다. ● 우리의 전통 한국화는 본래 읽는 그림이었다. 그런데 일본 제국주의 시기 전통적인 읽기의 체계가 무너지면서 보는 그림으로 전화(轉化)되고 말았다. 그러면서 이름도 '서화(書畵)'에서 '동양화(東洋畵)'로 바뀌게 되었다. 우리의 치열한 삶의 경험들을 적극적 '읽기'를 통해 표현하지 못한 채, 단지 '본다'라는 맥락에서의 '한국화하기'는 무척 공허하다. 한국화의 이러한 "보기"에 대한 저항을 통해 그 내면의 의미를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한국화하기"의 양식을 모색할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따라서 이제 단순히 보기만 하는 미술을 극복하고 다시 '읽기'의 전통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 장자는 "도는 원래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행하면 만들어지는 것이고, 사물들은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면서 그렇게 된 것이다(道行之而成 物謂之而然-莊子 齊物論)."라고 말했다. 주자는 "시중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존재 한다(蓋中無定體 隨時而在-中庸章句)."라고 하였다. 한 번 정해졌다고 영원히 변하지 않는 전통은 없다. 우리가 우리 시대에 맞게 발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전통이다. 과거의 것을 그대로 지키기만 하는 것은 전통이 아니라 인습이다. 따라서 전통의 본질은 어떤 고유한 것에 대한 수동적 지킴이 아니라, 오늘날 일상의 구체적 삶 속에서 우리의 것이라는 맥락에서 역동적으로 상상해 낸 결과물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의미에서 한국화의 본질이 미술 전통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것일 수는 없다. 오히려 우리의 현실에 기반을 둔 우리 것에 대한 상상력의 결과물인 것이다. ● 본 전시는 3년을 주기로 하는 정기 전시다. 그동안 중앙대 한국화학과 동문은 우리의 전통과 현대의 만남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통해 한국화 창작의 주된 흐름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우리는 단선적인 전통 보존의 차원을 뛰어넘어, 구체적인 삶을 전통 속에 투영시키고자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어떤 구속에도 자유로운 성찰의 계기가 되는 이번 전시의 내용은 오토픽션과 들어맞는다. ● 오토픽션(Auto fiction)은 두 가지 서로 모순되는 글 창작 양식이다. 사실적 팩트에 기반을 둔 자서전인 Autobiography와 허구적 소설로서 Fiction을 역설적으로 혼합한 문학비평의 양식으로, 문학연구가인 세르주 드브로부스키(Serge Doubrovsky)가 1977년 제창한 문학비평 용어다. 이는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하나의 방식으로, 삼자적 입장에 서 보기도 하고 아니면 실제의 팩트에 구속되기보다는 허구적 상상의 양식을 동원하여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전략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오토픽션의 양식을 통해 지난 세월 우리 동문의 한국화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그 결과에 대한 변경(邊境) 없는 자기 성찰의 내용을 담고자 한다. ●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오토픽션 전시는 막연한 동문만의 행사로 끝나기보다는 오늘날 한국사회와 호흡할 수 있는 전시회가 되도록 감상자 각자의 '읽기(해석)'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즉 감상자들이 더 능동적으로 작품 읽기와 해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통로로서 몇 개의 코드(단서)를 제공하여 더욱 가독성이 높은 친절한 전시회가 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 한편, 이러한 우리의 작업은 자칫 작품 감상에 대한 코드를 또 다른 텍스트로 대신 읽게 한다는 염려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기획 전시는 안내자(docent)가 등장해 친절한 해설로 작품 감상을 도와준다. 낯선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안내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 방식에서 구어(口語)에 의한 설명은 직접적이지만 일순간 끝나버려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감상자가 직접 묵독(黙讀)을 통하여 여러 참조물과 더불어 상상하는 과정이 더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 우리의 시도가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다만, 우리는 이 땅의 전시 환경에 대한 하나의 실험이고, 제안이다. 작가는 자유롭게 자신의 작업스타일로 제작하고, 이를 전시기획자가 코드(단서)별로 분류하고 재구성한다. 이 같은 방식은 작가에게는 작품 창작의 자율성을, 그리고 감상자에게는 작품에 다가갈 수 있는 몇 개의 코드범주를 제공하여 가독성이 높은 전시이고자 한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진정한 의미에서 '전시(展示)' 곧 창작자와 감상자의 역동적 '화해'의 장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단순히 '보기'를 넘어 한국화에 대한 보다 넓은 '읽기'의 장이 마련되어 보다 단단한 '한국화하기'의 토대를 구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최익진

 


 


고찬규_설날 오후_한지에 채색_26×36cm_2012

"...세배 마치자마자 텅빈 집안, 할아버지 마음에 드는건 하나도 없다." 전통적인 채색화를 통해 동시대의 인물의 심리를 포착한다. 이들은 한결같이 우리시대의 소시민들이자 그들의 얼굴이고 몸짓이다. ■ 고찬규

 


 


김선두_느린 풍경-불어오다_장지에 분채_23×43cm_2013

느린 선의 미학을 바탕으로 생명과 삶의 대지, 그 대지의 꿈과 노래, 그리고 사랑을 그리고 있다. 장지기법의 부단한 실험을 통해 한국화의 새 지평을 넓혀가고 싶다.

■ 김선두


김수진_공생공사_장지에 혼합채색_40×40cm_2013

자연은 내게 끊임없이 말을 걸며 깨달음을 준다. ■ 김수진

 


박현정_tree-1_장지에 채색_53×45.5cm_2013

모방론은 문학 작품이 창작될 때, 무의 상태에서 창작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의 현실과 삶의 모습을 모방하여 창작한다는 이론이다. 곧 좋은 작품이란 현실, 실제의 삶과 얼마만큼 닮아 있느냐에 따라 훌륭하게 재창조 될 수 있는 것이다. ■ 박현정


조상렬_붉은 산_장지에 채색_30×44cm_2013

 

 

 

홍혜경_나에게서 온 나에게로 온_한지에 분채_64.5×128cm_2012

평범하고 너무 사소한 것이라 여겨지더라도 진심이 담겨 있는 작품을 하고 싶습니다. 그때 그때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

나의 온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달라지는데 그 흐름을 따라가며 작업을 하는 것이 진정성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 홍혜경


 


송수련_내적 시선_한지에 채색_45.5×53cm_2013

 

 

 

 

최윤미_Movement_한지에 펜_37×26.5cm_2013

스케치나 에스키스 없이 펜으로 한지위에 동그라미를 반복해서 그리는 동안 그 속에서 의도하지 않은 형상들이 만들어 진다.

이는 그 순간의 에너지와 시간을 의미한다. ■ 최윤미

 


 


이길우_음률013001_순지에 향불, 장지에 채색, 배접, 코팅_74×92cm_2013

약으로 아픈 몸을 고치듯이 향불로 태워 만들어 낸 풍경의 음률들로 사람들의 정신적 치유에 도움이 되길 바래 본다. ■ 이길우

 



한정희_Writing of Life-Contemplation_장지에 과슈_60.6×72.7cm_2013

나는 도시의 화려한 야경을 통해 그 이면에 숨어있는 다양한 인간의 욕망과 심리를 표현하고자 한다. ■ 한정희

 


 


김경신_나무꽃_장지에 먹, 분채_50×50cm_2013

방사선으로 뻗어나가며 자라는 나무를 보면 꽃이 보인다. 프랙탈 구조를 지닌 그 모양속에 생명이미지가 보인다. ■ 김경신

 

 


김지나_꿈꾸는 방_장지에 채색, 콜라주_35×45.5cm_2011

방이란 공간이 개인의 삶과 밀접한 만큼 개인의 생각을 구속할 수도 있으며 동시에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는 또 다른 세계를 꿈꾸는 근원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작가가 꿈꾸는 방은 개인이 살고 있고, 생각하고 있는 현실을 넘어선 새로운 질서와 세계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평론 중 일부 발췌) ■ 류지연


 


이혜진_월경 月鏡_장지에 혼합재료_54×46cm_2013

기억과 아픔은 그림을 그릴수 있게 하는 기회를 주며 즐거움으로 변화되어 돌아오는,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것들이다. ■ 이혜진

 


 


임희성_Transformation #8_플렉시 글라스에 에나멜페인트_40×60cm_2012

칼집이 난 잘려진 풍경은 기존 가치에 새로운 가치를 개입시키는 모습처럼 보였다. 작품의 화면은 어느 가치의 장단(長短)과 시비(是非)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이 두 가치가 충돌하는 광경에서 느껴지는 대립과 조화의 기운을 화면에 담아내었다. ■ 임희성

Vol.20130522d | 오토픽션-한국화의 유혹과 저항展

                                   이희중展 / YIHEECHOUNG / 李熙中 / painting

                                               2013_0522 ▶ 2013_0620

 

                
                                                                                이희중_흰야생화_캔버스에 유채_65×162.2cm_2013

                                                                             초대일시 / 2013_0522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30pm


                                                                                         2013_0522 ▶ 2013_0528

                                   공아트스페이스GONG ART SPACE서울 종로구 관훈동 198-21번지

                                                        Tel. +82.2.730.1144/735.9938

                                                                                                www.gongartspace.com



심상풍경과 원형적 우주 ● '마음'의 심연을 떠도는 무의식, 그 원천을 파고드는 사유가 일관된 논리로 이희중의 작품을 구현한다. 지워진 기억, 그러나 원형으로 남아 때때로 마음을 뒤흔드는 과거의 흔적들이 작품 속에 뒤섞이는 것이다. 그는 유화작업들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한 화면 속에서 부유하는 도상들을 가지고 하나의 풍경을 담아내며 익숙함과 생소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작품은 크게 전통적 소재, 민화적 형식을 재구성한 구상회화의 작품들과 전통적 소재와 다양한 기호들을 추상적으로 변환하여 유기적인 화면을 구성하는 작품들로 나뉘게 된다. 전자는 1980년대 이후부터 등장한 민화적 특성이 돋보이는 '심상 풍경' 연작들이며, 후자는 그의 작업적 사유가 극대화된 '우주' 연작으로 소개되었다. ● 먼저 '심상 풍경'의 연작은 말 그대로 마음속을 흐르는 풍경을 담아낸 작품들이다. 그 가운데 산수와 자연적 풍광 속에서 작가는 산, 논과 밭 혹은 땅 속의 공간처럼 보이는 장면들을 파편적으로 엮어간다. 논밭의 구획이 나뉜 것처럼 구분된 틀 속에서는 갖가지 다른 기억과 이야기가 단절된 공간들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일종의 '브리콜라주(bricolage)'로 구성된 이러한 화면 속에는 한국적 정서가 정제된 민화적 소재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우리에게 익숙하기도 한 이 도상들은 이미 과거 속에 묻혔다가 새로운 의미로 탄생한 일종의 '윤회(輪廻)'적 도상들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장치들은 우리의 의식 속에서 애잔한 익숙함을 주면서도 비현실적 공간으로 이행하도록 만들며 과거의 의미와는 차별화 된다.

           
                                                                         이희중_소나무와 진달래꽃_캔버스에 유채_65×162.2cm_2013

마찬가지로 진한 푸른빛의 배경 속에 나비들이 떠다니는 풍경의 연작들 역시 익숙한 소재들을 사용함과 동시에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장치들을 마련해두었다. 작품 배경의 전면을 에워싼 푸른 색채가 그것이다. 이 특징적인 색채는 민화적 색채의 강렬함과 초현실주의 작가들이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체감하도록 사용한 푸른빛의 느낌과도 맞닿아있어, 비현실적인 공간, 꿈의 세계와 같은 몽환적인 공간성을 돋보이게 한다. 더욱이 떠도는 나비들은 다른 도상들에 비해 큼직한 비율로 강조되어 장자(莊子)의 호접지몽(胡蝶之夢)을 자연스레 떠올리도록 만들고 있다.



                                                                           이희중_첩첩산중_캔버스에 유채_60.6×90.9cm_2009

정신분석학자 융(Carl Gustav Jung)은 인간의 무의식에 관한 탐구를 통해 개인의 무의식과 집단의 무의식을 나누어 바라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 개인의 마음을 흐르는 집단적 무의식은 낯설지만 언제나 근간에 자리하고 있는 정서이다. 이것이 이희중의 작품에서는 원초적인 신화나 설화, 민화적 이야기로 구체화되어 등장하는 것이다. 결국 그의 작품에서 나타난 전통의 파편들은 과거에 대한 기록이 아닌, 현대속에 실존하는 무의식적 원천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나아가 '우주' 연작의 작품들에서는 이러한 논의가 보다 포괄적으로 발현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이희중_우주지도_캔버스에 유채_181.8×259.1cm_2010

'우주' 연작은 추상화된 기호들이 공간을 유영하고 있다. 침착하면서도 생생한 색채와 율동감 있는 표현들은 현대에 친숙함을 유발하기도 한다. '우주' 연작의 작품들은 사실적 묘사로 이루어진 여타 연작들과 표현방식에 있어서는 극단적으로 차이가 있겠지만 마찬가지로 신화, 설화, 토템 등의 전통적 소재들을 단순화한 것이 바탕이 된다. 거기에 우주적 도상들, 가령 별자리나 뇌우와 같은 이미지 나아가 작가를 둘러싼 일상의 소재들까지 화면 속에서 추상적으로 어우러졌다. 이러한 연작들은 유독 원판(圓板)의 형태 속에 구획을 나누며 표현된 작품들이 자주 등장하여 만다라(曼茶羅)의 작품들을 떠올리게 한다. 융의 경우에는 만다라 작품들을 개인의 내면과 원형의 표현으로 바라보기도 하였는데, 그의 우주적 표상들도 주체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원형의 단편들로 짐작이 가능하다.


 


                                                                              이희중_우주2013_캔버스에 유채_150×150cm_2013

프로이트나 융의 무의식을 기반으로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Claude Levi Strauss)는 토템이나 신화, 설화, 민화적 속성들을 인간 정신의 원형인 무의식에서 만날 수 있는 인류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 즉 '야생적 사고'로 명하였다. 이희중의 '우주' 연작에서는 이전 연작에서 표현한 전통적 설화나 민화의 형태들이 다른 문화권에서도 보편적으로 찾을 수 있는 특성임에 주목한다. 이는 말 그대로 원초적인 원형, 인류의 집단적 무의식을 근간에 두고 행해지는 요소들이다. 실제로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우주적 도상들이나 뇌우와 같은 형상들은 북아메리카의 푸에블로(Pueblo) 인디언들을 비롯해 과거 여러 민족에서 토템신앙과 관련한 주술적 도상으로 사용되어온 것이 한 예이다.

 

          
                                                                          이희중_우주2012-2_캔버스에 유채_150×150cm_2012

이렇게 끝없이 흐르는 무의식적 원형, 원초적 지성들, 신화, 민화적 사유의 체계는 막힘없이 증식하는 특성을 지닌다. '우주' 연작의 작품들 또한 무한으로 증식되거나 파생되는 형상들이 빈번히 등장하는데 이는 무의식이 무한한 확대를 이루어가는 표현으로 여겨진다. 작품에서 각각의 도상들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더욱이 화면 너머에서도 연속될 것 같은 유기성은 이러한 '야생의 사고'를 불교적 사례로 구체화하여 설명한 인류학자 나카자와 신이치(中沢新一)의 논의에서 보다 극명히 드러난다. 불교에서는 하나의 세계를 무량한 세계로 바라보며 부분과 전체를 일치시키는 사상들이 있다. 무의식의 작동이 여과 없이 이루어지는 이러한 공간은 결국 하나와 무한함이 상통하는 순수한 공간으로 연결된다. 나카자와 신이치는 시니피에(signifié)가 존재하지 않는 순수한 시니피앙(signifiant)으로 이루어진 '공(公)'의 세계는 이러한 사유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공간임을 피력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작품은 신화적, 토템적 도상의 부분적 사례가 하나의 추상적 시니피앙으로 등장하며 보편적 원형의 형성체계와 무한한 사유의 방식을 짚어내려 한다.



                                                                                이희중_우주이야기_캔버스에 유채_110×300cm_2011

이희중의 작품은 전통적 질서의 재구성, 소재의 신선한 변형, 나아가 과거와 현대의 조형적 감각을 아우르는 표현력에 이르기까지 여러 관점에서 독자적인 성과들이 존재한다. 흔히 그의 작품은 전통의 현대적 변용이라는 측면에서 이해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관점은 작품을 단편적인 시각에서만 바라본 것으로 피상적인 접근에 불과하다. 그의 작품은 1980년대 수많은 작가들이 행한 '한국적 정서'와 고유의 전통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계승하려는 노력과는 분명히 차별화된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전통적 소재는 우주를 이루며 잔존하고 있는 기억들,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 영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원형적 요소들을 담아내는 것이다. 따라서 이희중의 작품은 정감어린 표현으로 다가옴에도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인류의 근원이 되는 보편적 가치에의 갈망이 자리한다. ■ 함선미

Vol.20130523d | 이희중展 / YIHEECHOUNG / 李熙中 / painting

 

 

    전시일시 : 2013. 5. 22-5. 28

    전시장소 : 갤러리 M (종로, 낙원동 02-737-0073)

    오프닝 : 2013. 5. 22 오후5시

 

 

 

 

 

 

 

 

 

 

 

 

 

 

 

 

 

 

 

 

 

 

 

 

 

 

                                                                   

 

 

 

 

 

 

 

 

 

 

 

 

 

 

 

 

 

 

 

 

 

 

 

 

 

 

 

 

 

 

 

 

 

 

 

 



RESIDENCY, NOW

2013_0502 ▶ 2013_0606 / 월요일 휴관

 



오프닝 퍼포먼스 / 2013_0502_목요일_05:00pm_전미래

참여작가주재환과 착한 작가들 Joo Jae Whan with good fellows

(주재환_박준식_손민아_이대일_정기현_허태원_홍원석)

뮌 Mioon_최성록 CHOI Sungrok_정지현 JUNG Jihyun

방 & 리 Bang & Lee_김준 KIM Joon

참여기관경기창작센터_인천아트플랫폼_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운영자 대담_작가와의 대화2013_0601_토요일_02:00pm2013_0601_토요일_04:00pm

주최 / 서울시립미술관_송원아트센터주관 /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협찬 / 대안공간 루프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송원아트센터SONG WON ART CENTER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5(화동 106-5번지)Tel. +82.2.735.9277


한국에서 레지던시가 체계를 갖추고 시작된 시기는 이천 년대 초반이다. 그 후로 십여 년이 지났다. 운영진의 세대가 교체되고, 형식도 변모하였다. 유럽과 미국이 70년대에 다양한 작가들과 그들의 표현에 대한 민주적인 수용을 위해 레지던시를 활성화시켰다면, 그 시작이 늦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초기 운영진들의 고민과 노력으로 십여 년만에 레지던시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레지던시는 어디나 마찬가지로 창작공간으로서 시작되었지만, 고유한 장점을 활용하여 매개공간의 기능을 수행하게 되었다. 레지던시는 플랫폼이자 인큐베이터로서 작가를 지원하며, 미술계의 관계망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미술계의 중요한 하나의 기관으로서 한국에 정착을 하고 활발하게 운영되면서 레지던시로서의 기능을 하게 되었다. 이즈음에 한국의 레지던시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었고, 또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RESIDENCY, NOW』展은 서울, 경기, 인천에 위치한 레지던시의 교류전으로서 지난 십년의 중간 또는 후발주자로 시작되었지만, 현재, 국제교류의 핵심으로, 아시아의 허브로 골격을 갖춰가고 있는 기관들이 참여한다. 전시는 현재 입주해 있으면서 각 기관의 대표성을 갖는 작가들이 참여하며, 각 기관 운영자의 추천을 통해 구성되었다. 전시와 함께 운영자들간의 대담을 준비하였다. 선배 운영자의 바통을 받아 새롭게 프로그램 운영을 담당하는 큐레이터들이 각 기관의 운영현황과 변화과정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비판적인 관점에 서서 실효성있는 운영방안과 향후 계획에 대해 제안하고 논의할 것이다. 이러한 레지던시에 대한 진단이 새로운 현상에 대한 예언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기관은 경기창작센터, 인천아트플랫폼,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로 범위가 협소하다. 하지만, 범위는 점점 넓어질 것이고, 담화는 점점 풍성해질 것이다. 이번 전시가 이러한 원심력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 ■ 박순영


 

주재환과 착한 작가들+허태원_여기에 꽃을 심어도 될까요? May I plant flowers here?_

장소특정적 꽃심기_가변크기_2011~3

경기창작센터는 이번『RESIDENCY, NOW』展에 주재환, 박준식, 손민아, 이대일, 정기현, 허태원, 홍원석을 '주재환과 착한 작가들'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한다. 주재환을 비롯한 6인의 작가들은 소위 '공공미술' 의 범주에서 보다 우리의 삶과 밀착되어 관람객들에게 그들의 행위나 작업이 예술인지 미술인지를 고민하게 만들어준다. 비판적인 시선을 풍자적이거나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승화시키는 주재환을 비롯하여, 선반프로젝트의 손민아, 대부도사진관으로 알려진 박준식, 시각장애 어린이들과의 작업을 진행하는 이대일, 아트닭장의 정기현, 꽃을 심는 허태원 그리고 아트택시의 홍원석까지. 이들은 경기창작센터의 입주작가들 중 일상과 미술의 경계를 허무는 '착한 미술'의 선두주자 들이다. 이들은 앞으로 보다 다양한 창작의 색깔들을 추구하고 고민하는 경기창작센터의 한 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뮌_작동-13개의 검은 구슬 Operation-13 black beads_2채널 영상, HD_00:04:00 loop_2010

「작동-13개의 검은 구슬」은 현실적인 등장인물들 사이의 비현실적인 내러티브를 가지는 이야기에 바탕을 둔 비디오 작업이다. 비디오에 등장하는 13개의 검은 구슬은 스스로 움직여서 서로 부딪히게 되고, 그 부딪힌 힘으로 다른 구슬과 부딪히고 스스로의 움직임을 전달하게 되는데, 스스로 움직이는 상황 혹은 그렇게 보이는 상황과, 그로 인해서 생겨난 힘의 전달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최성록_작전명 두더지 Operation Mole_HD 애니메이션 설치_00:04:00 loop_2012

 

 

 

최성록_작전명 두더지 Operation Mole_HD 애니메이션 설치_00:04:00 loop_2012_부분

최성록은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폭력, 기억, 환상, 기술의 역사를 각종 미디어를 통해 수집하고 상상하여 애니메이션, 드로잉, 설치 등으로 해체하고 재구성한다. 작가는 일련의 사건이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복잡하게 얽혀지는 서사적 구조와 몽타주 기법으로 폭력과 유희의 양면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표현을 위해 작가는 미디어 속에서 다뤄지는 사회와 환경 문제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으며, 특히 애니메이션과 공공성의 관계에 대해 연구 중에 있다. 이번에 전시될「작전명 두더지(Operation Mole)」는 8개의 애니메이션 장면으로 이루어진 공간 몽타주 애니메이션 설치작업으로 서로 연결된 여러 개의 장면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 이야기는 작가 본인의 기억과 연결된 정치, 역사적 사건들에 바탕을 두어 만들어졌다. 두더지 탱크 조종사의 임무와 사랑을 다룬 지하여행 이야기로 조종사의 시간초월여행을 통해 바라보는 역사적 사건들, 풍경들이 8개의 장면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은 한 개의 파노라마 풍경, 조종사와 탱크의 지하여행 모습을 담은 4개의 구조적 장면 그리고 이 이야기의 배경이야기를 전해주는 3개의 풍경을 담고 있다.


 

정지현_공사장 20 Construction Site 20_피그먼트 프린트_120×150cm_2012

정지현은 도시화로 인해 새롭게 생성되고 소멸되는 공간과 건축물을 소재로 도시화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관점과 기능주의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정지현의「공사장」시리즈는 인천의 청라 신도시, 분당 일대의 판교 신도시, 서울의 시내 택지 개발지구의 건설 현장들을 배경으로 촬영되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대단지 아파트 공사장을 '자연의 파괴'이자 현대인의 삶의 터전을 만드는 '창조'의 충돌지점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이성적이고 차가운 느낌의 공사장을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공간으로 표현한다. 그는 이러한 창조적 설치와 발견을 통하여 양면적이고 모순되는 그 사이의 간극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방 & 리_FreindƧ in the living room_혼합재료, 프로젝션, 사운드, LED, 광섬유_가변크기_2012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정치풍자소설『동물농장』(Animal Farm, 1945)에 등장하는 "freind(프린드)" 개념을 바탕으로 전개된 설치작품「FreindƧ in the living room」은, 동시대 예술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친구와 우정, 협업과 공존의 의미를 재해석한다. 모자이크 제너레이팅 영상과 연결된「Can't Take My Eyes Off You」광섬유 작업과「You Were My Sunshine, My only Sunshine」키네틱 라이트 설치로 이루어진 무대에서 각각의 오브젝트는 텍스트와 사운드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친구들이 있는 거실이라는 공간은 일종의 딜레마를 내포하며 사적인 관계의 차원을 벗어나 소셜 미디어와 개인, 거대 기업과 클라이언트, 혹은 네트워크와 사용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떠올리는 공간을 재현하고 있다. 허구적 상황과 실제가 겹치는 장소로서의 '거실'은 안락함과 프라이버시를 의미하는 공간을 전복시킨다. 사적 영역이 공공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폐쇄적인 한편 네트워크로 침투 가능한 전략적으로 열린 건축적 공간으로 바뀌게 된다. 익명의 관람자들은 '친구'의 이름으로 등장해 스스로 알지 못하는 사이에 참여자가 되어 설치 공간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즉, 거실에 있는 친구들의 모습은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타자의 시각을 통해 스스로 끊임없이 지켜보고 평가해야 하는 우리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

 

김준_Feedback Field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2~3

「Feedback Field」는 인간이 들을 수 없는 도시 공간 속 '소리'에 대한 작업이다. 작가는 도시를 뒤덮고 있는 보이지 않는 전자기장을 채집하여 소리로 전환하고 소리를 채집한 현장의 정보(사진, 영상, GPS정보 등)를 오브제 "Black Box"와 함께 전시하여 관람자로 하여금 작가가 채집한 도시의 지점들의 EMF(Electromagnetic Fields)를 소리로써 체험하게 한다. 도시공간의 다양한 EMF로부터 전환된 '소리'는 우리들에게 다양한 정보들을 암시한다. 파장으로부터 전환된 소리의 분석을 통해 공원 주변의 레이더 기지를 찾아내고, 고요한 공동묘지 하늘의 대략적인 비행기 항로를 추정할 수 있으며, 때론 도시 주변의 수많은 에너지 발전소들이 도시환경에 미치는 영향력들에 관심을 가지게 한다. ■


  바로 그 길에서 너를 만나기 위함이다 只为途中与你相见

중국기획 량쏭웨이·장펑예 티베트 사진展中国专展 梁嵩巍·张鹏野 藏地摄影展

2013_0612 ▶ 2013_0617

 



초대일시 / 2013_0612_수요일_05:00pm

But For Meeting You on That PathCHINA SPECIAL: LIANG SONGWEI·ZHANG PENGYE TIBET PHOTO EXHIBITION

주최 / 중국송좡예술품교역망주관 / 대운미전자유한공사협력 / KEEN INTERNATIONAL INC (캐나다)

기획 / 이용환 교수기획(중국) / 주잉지에_쟈오츠_량티엔쯔기획(한국) / 고영화_김동욱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1층

Tel. +82.2.736.1020www.insaartcenter.com


1. 작품 주제 설명 ● 사진전 주제『바로 그 길에서 너를 만나기 위함이다』는 청나라 강시황제 45년 (1706년), 6대 달라이라마「창양쟈쵸」가 옥에 갇혀 북경으로 압송되는 여정 중에 지은 한 수의 시에서 유래한다: 어느 하루, 눈을 감고 경전 향 연기 중 불현듯 너의 가벼운 진언을 듣는다 / 어느 한달, 내가 모든 전경통을 돌리는 것은 해탈을 위함이 아니라 / 너의 손끝을 만지기 위함이다 / 어느 일년, 산길에 머리 숙여 포복하는 것은 알현을 위함이 아니라 / 너의 따스함을 느끼기 위함이다 / 어느 일생, 산을 지나고 물을 지나고 불탑을 지나는 것은 내세를 위함이 아니라 / 바로 그 길에서 너를 만나기 위함이다● 량쏭웨이 및 장펑예 작가는 이 시 중에서 한 구절을 전시회의 주제로 선택했다.

 

 

량쏭웨이_긴 경전이 있는 호수 (2011년10월 티베트 묵탈)_전시회급인화지_72.8×110cm_2011

2. 작품소개 ● 량쏭웨이 선생은 2004년부터 10여 차례 티베트를 방문했다. 그는 티베트의 풍경을 기록하는 사진으로 시작해서 후에 인문(人文)촬영으로 전환했다. 그리하여 티베트인들의 심리세계에 깊이 다가갔다. 이번 사진전은 2007년, 2009년, 2011년, 2012년 4차례 티베트 방문 시 작품 중에서 선택했다. 렌즈를 통해 기록된 티베트사람, 고원의 고결한 토지상의 라마승, 아주 평범, 소박, 호방, 행복한 생활의 화면들이다. 그의 작품 속에 현대 우리에게 펼쳐진 것은 한 장 한 장 모두 평온하게 웃는 얼굴들이다. 30점의 작품을 통해 우리를 신비한 티베트사람들의 일상생활 속으로 인도한다. 작품의 색조는 차분하고 신비한 효과를 증가시키고 있다. ● 장평예 선생이 이번에 출품한 작품은 2007년 7월 10일 사천성을 통해 티베트 지역에 들어가 따롱사원(达隆寺) 개축 낙성식에 참석한 내용이다. 친구들과 자동차를 운전해서 생사의 선을 넘어 무인 구역에 진입하고, 해발 5000미터에서 오는 고산병 증상을 참아냈다. 결국 티베트 남부지역 800여년 역사의 따롱사원 도착했을 때, 멀리서 날듯이 달려와서 그들을 영접한 600여 명의 말을 탄 무리를 발견하고는 감개무량했다. 이때부터 3일 동안의 티베트 불교사원의 낙성식 전 과정을 기록했다. 이번에는 이중에 18점을 선별해서 전시한다. 작품의 따듯한 색조는 종교적 의식감과 장중감을 더해 준다. ● 량쏭웨이, 장펑예의 사진 작품은 두 개의 서로 다른 기본으로부터 출발해서 티베트 대중과 종교 간에 피가 물에 녹는 듯한 불가분의 관계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두 사람의 작품은 서로 보충적이다.

 

 

량쏭웨이_대법회참가 (2012년7월 청해 과락)_전시회급인화지_72.8×110cm_2012

3. 사진전 배경 ● 두 작가는 원래부터 좋은 친구사이, 예술을 통해 만났고, 예술을 통해 친해졌다. 량쏭웨이는 중국 하남성 출신 사진작가이고, 장펑야는 중국 흑룡강성 출신의 직업 예술가로서 판화, 유화, 조소, 수묵, 사진으로 변천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시간에 – 신비의 토지 – 티베트를 다녀왔다. 그들의 가슴 깊이 감명을 준 화면 하나 하나를 사진이라는 방식을 통해 기록했다. ● 여러 해 동안 이 작품들을 전시하고자 했다. 전 주한 중국문화원 원장을 지낸 주영걸 선생과 한국 친구 고영화 선생 및 김동욱 선생의 노력으로 전시회가 열리게 되었다. 한국사진학회 회장이며 한국 중앙대 사진학과 교수이신 이용환 선생을 기획자로 모시고, 두 작가들의 작품 중 48점을 정성껏 선별하여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다.

 

 

량쏭웨이_제사 (2012년 청해)_전시회급인화지_110×72.8cm_2012

바로 그 길에서 너를 만났다 - 고행의 길 ● 인생을 산다는 것은 고행의 길이다. '내가 왜 이 세상에 와서 이렇게 고생하는 것일까?' 라고 한번쯤 생각하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 '왜 그때 그런 생각을 했을까?'후회 하기도 한다. 사실 모든 것은 우리의 마음에 있다. 사진가 량쏭웨이는 사업가다. 도로를 건설하고 투자 회사를 갖고 있다. 중국 사회에서 여러모로 존경을 받고 있지만 놀라운 것은 이분은 항상 겸손하다. 우리는 만나서 이런 저런 애기를 했다. 짧은 밤이었지만 오랜 된 친구처럼 내 마음이 녹아 내렸다. 그날 밤 난 좋은 사진이란 무엇인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양작가에게 사진은 일종의 수행의 길이었다. 가는 길이 힘들었지만 티베트를 만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 중국인들은 티베트 사람들을 '장족'이라 부른다. 장족은 고행을 통해서 부처님의 생각에 가까이 가고자 한다. 오체투지(五體投地)는 머리와 가슴, 팔, 다리, 배 등, 신체의 다섯 부분을 땅에 접촉시키며 하는 절을 말한다. 이는 부처님의 생각에 따르려는 마음과 공경심을 큰절로 표시하는 것이다. 무한히 자신을 낮추고 부처님에 대한 최상의 존경을 표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거만과 교만을 버린다. 티베트인은 수백, 수천 킬로미터를 오체투지로 걸어간다. 그들은 이를 통해서 진리를 깨닫게 되고 급기야 천국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 ● 사진찍기가 오체투지는 아니다 하더라도 양작가는 사진으로 고행을 떠난 것이다. 그 길은 깨달음을 위하여 시작되었다. 중국 고전에서는 '보고, 맛보고, 깨닫는다'고 했다. 그는 티베트의 종교와 풍습, 풍광 등을 통해서 실체를 인식한 것이 아니다. 사진으로 오체투지하면서 겸양과 겸손을 몸으로 체득하고 자기 자신의 수양으로 사진적 행위를 하고 있었다.

 

 

량쏭웨이_개와 함께 경마대회 구경가는 소녀 (2012년 청해)_전시회급인화지_72.8×110cm_2012

달라이라마 ● 티베트에서는 달라이라마가 정신적인 지주이다. 청나라 강시황제 시대에 달라이라마 5세가 서거하였다. 통치자인 디바(第巴)는 이를 청의 황제에게 알리지 않았다. 달라이라마 없이 15년의 공백 기간이 흘렀다. 몽고가 티베트를 점령하였다. 몽고 병사는 청해 호수와 티베트에 주둔하고 있었다. 디바는 몽고 때문에 달라이라마가 살아있는 척했다. 몽고가 라사에 있는 것을 안 청은 군대를 보내어 몽고 군대를 퇴각시켰다. 그때 비로소 청은 달라이라마 죽은 것을 알게 되었다. 청의 황제는 15년의 통치 공백에 몹시 화가 났다. 그때 디바가 보고하기를 달라이 라마가 어리기에 가르치고 있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 순간에 15살 된 6대 달라이라마 '창양쟈쵸' (仓央嘉措)를 찾은 것이다. ● 청 정부를 무서워한 몽고도 티베트의 상태를 청에 보고했다. 청나라 강시황제 45년 (1706)에 청해에 주둔해 있던 몽고 부대가 달라이라마 6세를 창살 수레에 몸을 결박하여 싣고 청의 황제에게로 향했다. 라사에서 북경으로 가는 길에 달라이라마 6세는 자기가 살아서 도착할지 죽어서 도착할지 무척 혼돈스러운 마음이었다. 라사에서 자기 민족이 살고 있는 마을을 통과 하는 것만도 몇 개월이 걸렸다. 티베트인들은 자신들의 정신적인 지주인 달라이라마가 몸이 묶인 상태로 몽고군에게 끌려가는 것을 보며 마음 아파했다. 달라이라마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장족 사람들을 바라보니 마음이 애잔하였다. 거리를 지나가면서 풍경이나 동족을 보면서 마음을 품었다. 그리고 자기 민족들의 애환을 부처님을 향한 시로 남겼다. 어느 하루, 눈을 감고 경전 향 연기 중 불현듯 너의 가벼운 진언을 듣는다 / 어느 한달, 내가 모든 전경통을 돌리는 것은 해탈을 위함이 아니라 / 너의 손끝을 만지기 위함이다 / 어느 일년, 산길에 머리 숙여 포복하는 것은 알현을 위함이 아니라 / 너의 따스함을 느끼기 위함이다 / 어느 일생, 산을 지나고 물을 지나고 불탑을 지나는 것은 내세를 위함이 아니라 / 바로 그 길에서 너를 만나기 위함이다


 

량쏭웨이_영광의 가시밭길 2 (2011년 티베트 보미)_전시회급인화지_72.8×110cm_2011

윤회의 스토리 ● 량작가의 사진은 붉은 불경을 펼쳐 놓은 산속풍경 사진에서 시작한다. 이 사진은 하늘과 땅의 관계를 말해 주듯이 하나의 선으로 이 둘을 연결시켜 놓았다. 티베트 지역에는 다양한 형태로 불경을 걸어 놓는다. 바람이 불면 불경을 읽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여긴다. 길에서 목격되는 불경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복이 있기를 염원하는 것이다. ● 그의 사진에는 스토리가 있다. 윤회가 있는 스토리이다. 그의 길은 걷다가 맞닥뜨리는 수많은 이야기, 만남과 헤어짐, 삶과 죽음과 같은 우주의 삼라만상을 만나게 되는 과정이다. 그는 장족의 풍습과 관습 그리고 사람들을 목격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처한 환경에 상관없이 웃는다. 심지어 힘겨운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들조차도 웃고 있다. 웃는 것은 종교에 대한 강한 의지로 가능하다. 장족의 해맑게 웃는 모습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는 깨달음에 도달하고자 한다. 작가는 달라이라마 6세가 세상을 바라보듯 관조(觀照)하고 싶었다. 그의 시 구절을 음유하며 그들을 바라보고자 했다. 그리고 그들의 욕구가 무엇인지 느끼고자 했다.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상당한 위험을 겪기도 한다. 야생 동물을 만나기도 하고 기온 변화도 극복해야 한다. 그래서 오체투지 과정에서 사람이 죽기도 한다. 이들은 친구들과 혹은 가족들과 같이 무리를 이루며 가다가 살아있는 사람들이 죽은 사람들의 치아를 가지고 가서 절에 있는 나무 기둥에 박는다. 죽었지만 영혼은 도착했다는 의미이다. 의 마지막 사진 두 장은 염원과 천국으로 마무리 하고 있다. 고행과 수행으로 마지막 안착지이자 유토피아인 '샹그릴라' (香格里拉)로 귀결함을 보여준다. 불경에서 시작한 그의 사진이 길의 여정을 보여주고, 마지막은 천국으로 마무리 하고 있음은 수행의 과정을 보여주며 이는 수많은 만남과 여정의 결과다.


 

량쏭웨이_솟대 (2009년 운남 중전)_전시회급인화지_72.8×91cm_2009

 

 

 

량쏭웨이_상피사 2(2009년 사천 향성현)_전시회급인화지_72.8×110cm_2009

숭고의 미 ● 량 작가의 사진들에는 비극미 혹은 숭고미가 공존한다. '비극'이라 하는 것은 투쟁을 하다가 파멸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한 소녀가 등 뒤에 들것을 이고 힘겹게 길을 오르고 있다. 조금은 흔들린 이 사진에서 그러한 비극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작가는 숭고미로 이를 극복한다. 숭고는 투쟁으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비극과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르다. 숭고는 그 결과가 승리로 마무리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승리는 초월을 의미한다. (2012년 12월 12일)


 

량쏭웨이_샹그릴라 (2009년 운난 중전)_전시회급인화지_72.8×110cm_2009

붉은 들판에서 ● 티베트의 어떤 지역에서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화가 장펑예는 그 광경을 놀라운 눈으로 목격하게 된다. 사진을 찍었다. 그것도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은 것이다. 그가 찍은 티베트는 어느 사원의 역사적인 축성식을 기록한 것이다. 불과 며칠 동안 이루어진 행사는 700년 넘은 절의 재공사를 완공하는 기념식이었다.

 


 

장펑예_활불4인상_전시회급인화지_50×50cm×4_2007

 

 

 

장펑예_손님접대 말무리 3_전시회급인화지_60×90cm_2007

축성식 ● 티베트의 장족들에게는 오래 전부터 정치와 종교가 하나였다. 사원은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적 위치에 존재해 있었다. 티베트지역은 땅은 넓고 사람이 매우 적다. 그래서 높고 춥고 척박한 고원 위에서, 자식들을 사원에 보내 불교교육을 받게 하는 것은 티베트 주민들에게는 문명지식을 습득하는 유일한 통로이다. 불학원내에서 배양된 큰 덕을 갖춘 고승들은 지속적으로 티베트 문화의 전승, 선전, 광고의 중임을 책임진다. 이렇게 사원은 종교적인 장소인 동시에 교육 장소를 의미한다. ● 따롱사(达垄寺)는 티베트의 라사에서 1000km 남쪽으로 떨어져 있다. 유목 생활을 하는 그들은 일정한 주거 공간이 없어 아이들을 절에다 맡긴다. 그래서 절은 유아원이자 학교이기도 하다. 이곳의 장족들은 사원에서 유목민의 근심을 해결하기도 하고 농사 기술도 배운다. 사원은 종교적인 안착지이자 생활 공간으로 이들에게 목숨과 같은 곳이다. 이렇게 중요한 절이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해 건물이 붕괴되어 그들의 삶의 본거지가 사라지고 있다. 따롱사의 대활불(大活佛)은 사원 신축 자금을 모금하기 위해 10년이란 세월 동안 전국으로 발품을 팔아 보시를 구했다. 마침내 모여진 성금으로 절이 완성되었고 축성식을 거행하게 되었다. 이들에게 축성식은 자신들의 살아 생전에 꿈을 이룬 것과 같은 큰 사건이었다 이 절의 축성식은 약 700년 만에 이루어진 일이기에 역사적인 것이다. 장펑예는 축성식에 참여하기 위해 긴 여정 동안 고소증을 견디며 찾아가야 했다. 따롱사에는 800여명의 승려가 있다. 축성식에 찾아온 손님을 맞이하기 위하여 그곳의 장족들은 말을 타고 멀리까지 마중 나왔다. 행운을 가져다 주는 흰 천을 목에 걸고서 그들은 손님을 맞이했다. 축성식에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과 승려들이 초원의 넓은 땅에 운집하여 있었다. 그곳에서 성대한 축성식을 한 것이다.


 

장펑예_성전축하 7_전시회급인화지_60×90cm_2007

 

 

 

장펑예_성전축하 13_전시회급인화지_90×60cm_2007

회화적인 접근 ● 그의 사진은 축성식을 촬영한 것이지만 상당히 회화적인 방법론을 차용하였다. 그 이유는 대상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사진가들은 원본을 유지하는 선에서 색을 조절하지만 장펑예는 사진의 지배적인 색을 '붉음'으로 선언하고 사진 전체에 그 색을 입혀 버렸다. 아마도 티베트의 스님들이 주로 입는 옻의 색상에 착상하여 붉음의 광경을 보고자 했을 것이다. 그 붉음은 장족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만의 정체성이라 말할 수 있겠다. ● 그의 대상에 대한 촬영거리는 전반적으로 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인간이라는 각각의 객체를 인식하고자 한다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접근하여 인물이 표정이든지 움직임을 촬영하고자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등거리 촬영를 통해서 장족이라는 집단의 숲을 보고자 한 것이다. 그에게서는 집단의 움직임이 더 중요하였고 그러한 모티브는 회화적인 대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각각의 객체, 즉 인물은 소멸된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동작이나 표정에서 사회적 역할과 신분의 상대적 태도들을 인식할 수 있다. 이는 장족사회의 구조를 파악하게 한다. 그는 여기에다 파격을 만들어 낸다. 살아 있는 부처를 의미하는 활불들을 상당히 어두운 공간에서 클로우즈 업하여 인물 사진으로 찍었다. 광이 약해 카메라가 흔들려 사진이 선명하지 않지만 활불들의 표정을 흐림의 효과로 자연스럽게 극대화하고 있다. 그는 화가이기에 이러한 역발상을 한 것이다. 초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각 활불들의 의미심장한 표정을 보고 싶어 했다. 그리고 역시 화가적인 관점에서 이 사진들을 연속적으로 옆으로 두 장을 붙여서 스펙터클로 변경시킨다. 이렇게 두 장, 두 장의 사진을 만들었고 마지막 두 장의 사진은 운집한 사람들의 움직임의 사진을 연속으로 처리하여 축제의 아우성을 만들어 냈다. 그래서 그는 이러한 병렬사진들에서 흐름과 소리를 동시에 확보한 것이다.


 

장펑예_성전축하 14_전시회급인화지_90×60cm_2007

 

 

 

장펑예_성전축하 1_전시회급인화지_60×90cm_2007

장펑예 ● 장펑예는 자연주의자다. 그는 환경문제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한다. 중국의 급격한 발전이 환경의 붕괴를 가속하는 데 소시민으로서 반응하고자 한다. 그의 '자전거 작품'은 작은 실천으로 환경 문제를 함께 극복할 수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자전거의 의미는 나라마다 다르다. 중국에서는 교통의 수단이지만 미국에서는 운동의 도구이다. 삶의 수단이었던 자전거는 중국의 발전과 함께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예전에는 자전거를 통해서 삶의 애환을 얘기하고자 했으나 이제는 자동차의 증가로 인한 환경 문제에 대안으로 자전거를 등장시키고 이를 통해서 환경을 개선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 장펑예는 축성식을 기록할 때 회화적인 눈으로 대상을 이차원의 평면 구성으로 인식하고자 했다. 붉은 색 톤이 화면을 지배하고 있고 사람들을 하나의 점으로 보았다. 이 점은 단순한 점이 아니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기 다른 표정으로 상대적인 가치를 보여주고 있어 사진의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그가 회화적인 접근을 했다고 해서 사진의 속성을 무시한 것이 아니다. 사진의 기록성이나 각 기호의 구성 요소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회화적이면서 사진적인 요소를 다 같이 소화하여 조화를 꾀하고 있다. ● 장펑예의 다큐멘터리사진은 단순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사람 맞이와 운집된 사람들의 광경 그리고 활불의 모습들이 있을 뿐이다. 그에게 사진 한 장에서 다음 한 장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붉음의 미와 회화적인 전략으로 자신의 사진에서 다른 종류의 파격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2012년 12월 29일) ■ 이용환

Vol.20130612a | 바로 그 길에서 너를 만나기 위함이다-중국기획 량쏭웨이·장펑예 티베트 사진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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