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각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는 분이 있다면 먼저 본인 이름이라도 직접 새겨 보기를 권하고 싶다. 생각 보다 부드러운 돌 위에 사각사각 새기면서 느껴지는 흥미로움과 신기함을 맛보시기를 바란다. 돌이라는 딱딱한 사물 위에 자신이 새기고 싶은 뭔가를 조각하는 시간은 무엇보다 나를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에 빠지게 할 것이다.”
어라연전각연구회 탄생의 주인공 김현숙 소장이 전각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그는 전각이 도장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회화나 한글 캘리그라피 작품, 설치 예술로 승화시키며 미술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기존 전각(篆刻)과 다른 다양한 면모를 선보이면서 이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탄생한 어라연전각연구회가 16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인사동 경인미술관 제5전시관에서 ‘제10회 사각사각(四角思刻) 회원전’을 진행한다. 이번 회원전에는 총 26명의 회원 작품들이 전시돼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전각은 한자 전서(篆書)로 새겼다고 해서 전각이란 이름이 붙었다. 기존의 전각은 서예나 동양화 같은 예술 작품에 찍는 낙관이나 통장, 서류에 찍는 실용적인 도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실용성과 예술성을 모두 지니고 발전해 왔다.
〇 전시된 작품들에 대하여
김현숙 소장은 전시된 작품들에 대해 “기존과 다르게 예술로 확장된 전각은 다양한 재료에 문자 외에도 회화, 조각, 공예, 디자인적 요소들과 결합하게 됐고 이번 전시회에는 그런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다”면서 “전통성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기법을 다양화해 기존의 인장 범주를 넘은 것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여러 색상, 여러 형태로 표현하고, 돌, 나무, 안료 등 다양한 재료를 혼합해 새롭게 진화한 전각 예술의 세계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회원들의 공동 주제 작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매년 정기 회원전 마다 주제를 다르게 정하는데, 올 해의 주제는 ‘우리 나라의 자랑스러운 문화 유산을 전각으로 표현하기’로 정했다”며 “회원들이 선정한 우리의 문화 유산들을 주제로 완성한 작품들은 정교한 새김부터 담백한 표현과 함께 돌에 색상을 입혀 시각적 효과를 줌으로써 보는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다”고 강조했다.
〇 어라연전각연구회는
어라연전각연구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했다. 김 소장은 “어라전각연구회는 2012년에 설립된 순수 문화예술 단체다. 회원들이 서로가 지닌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우리 사회에 전각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는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로 10회째 개최되고 있는 회원전을 통해 전각 예술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 있으며, 한글날 한글전각체험, 전각 새기기 무료 체험행사 등 공공기관 주최 사업 참여와 각 급 학교 학생과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〇 ‘사각사각(四角思刻)’의 의미와 향후 계획
▲ 어라연전각연구회 정기회원전 로고 '사각사각'
2016년 제4회 회원전부터 사용한 사각사각(四角思刻)이란 명칭은 어라연전각연구회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다. 김 소장은 “한 밤 중 고요한 눈 길 위를 밟을 때 들리는 소리의 의성어인 ‘사각사각’은 정성을 다해 전각도로 돌 위에 새하얀 눈들을 새겨 넣는 창작의 순간도 의미한다. 또한 작은 네모난(四角) 돌 위에 무한한 우리의 생각을 새기는 숭고함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활동계획에 대해 김 소장은 “정기 회원전을 변함없이 진행하고, 내년에는 소규모 개인 부스전도 기획해 회원들의 역량을 한 단계 높일 좋은 기회가 되리라 본다”면서 “기존 국가공모사업도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 전각을 심도 있게 배울 수 있는 아카데미 활동과 전각 체험관을 더욱 활성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22일까지 진행되는 이번전시회는 각 작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작가의 작품설명을 AI 성우가 녹음한 목소리로 들을 수 있으며, 엽서크기의 안내서를 무료로 제공한다. 또한 전시장에 방문할 수 없는 관람객들을 위해 전자도록을 배포해 누구나 무료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외국인 손님들이 올해 초에 비해 요즘 확실히 늘어난 걸 체감합니다. 요즘 저녁에 오는 손님들 중 20~30%는 외국인이에요" (인사동의 한 삼겹살집 사장)
"8월 초부터 확실하게 외국인들이 많아졌고 요즘 들어 더 많아졌습니다. 이제 국내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검사 의무가 해제된 만큼 더 많은 외국인들이 왔으면 좋겠어요" (명동의 한 화장품가게 종업원)
최근 국내 입국자에 대한 PCR검사가 폐지되고 원화 가치 하락으로 여행경비가 저렴해지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큰손이었던 중국인 관광객들은 중국의 엄격한 방역정책으로 아직 한국 방문은 눈에 띄지 않지만 그 자리를 일본, 유럽 등지의 관광객들이 메우고 있다.
서울 인사동 거리에서 외국인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딸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미국인 질 백베이(58·여)는 "최근 입국시 PCR 검사 폐지 소식을 들었는데 이제 안해도 돼 너무 좋다"며 "골동품 같은 것을 좋아해 인사동에 왔는데 환율까지 좋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 경복궁역 인근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인근에서 만난 싱가포르 국적의 크리스틴(30·여)도 "마침 어제 입국했는데 PCR검사를 안해서 시간도 절약돼 좋았다"며 "경복궁에서 한복 체험도 하고, 주변에 예쁜 카페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30분동안 100여명 이상 외국인 보여…살아나는 도심 관광지
2일 오전 서울 '명동거리' 중앙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11시까지 30분간 거리에서 확인한 외국인은 100여명이 넘었다. 여행 가방을 끌며 숙소로 이동하는 젊은 커플(짝)들부터 10여명이 함께 화장품 가게로 들어가는 모습까지 오전부터 명동거리에는 활기가 넘쳤다.
러시아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이틀 전 한국에 도착했다는 세르게이(26)는 "우리는 단 하루 차이로 PCR검사를 했지만 이제 없어지는 만큼 더 많은 친구들이 쉽게 한국을 방문할 수 있어서 좋을 거 같다"며 "한국에는 2주 정도 머물면서 부산도 가고 지역 맛집도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명동 거리에서 만난 한 관광통역안내원은 "올해 5월 이후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추세고 요즘 방역완화 기조가 더해져 지금처럼 이른 시간부터 외국인들이 많이 이곳을 찾는다"며 "특히 요즘은 중남미와 유럽 등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오는데 일본인들도 몇 달 전부터 한국에 무비자 입국이 되면서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인사동 거리. 2022.11. 5 / 조문호사진
◇상인들 "방역조치 완화된 만큼 더 많은 관광객 한국 왔으면"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서울 주요 도심 관광지의 상인들도 덩달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날 오전 인사동 거리에서 플리마켓을 운영하는 정대철 자투리컴퍼니 대표이사도 "PCR검사 폐지 등 입국 완화조치를 하면 더 많은 외국인들이 들어올 거 같다"고 밝혔다.
인사동에서 삼겹살을 파는 모 식당 사장도 "최근에 외국인 손님이 늘었는데 저녁 시간의 경우 10명이 온다고 하면 2~3명은 외국인인 거 같다"며 "친구나 커플 단위로 많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명동의 한 화장품가게 종업원은 "요즘은 홍콩, 필리핀, 미국, 영국 등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올해 초에 비해 진짜 많이 오고 있고, 오늘도 이른 시간부터 바쁘다"며 "체감상으로는 올 초에 비해 지금이 2배 정도 외국인 손님이 많아진 거 같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단체 관광객(10명)을 인솔한 가이드도 "현재 베트남에서도 한국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광을 오려고 한다"며 "방역 조치가 더 완화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화장품 가게뿐만 아니라 식당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