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문호 사진가

 

요즘 친박 단체들의 관제데모를 두고 '태극기 집회'라 부른다.

언제부터 태극기가 극우단체나 친박 성향의 전유물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이러한 정치적 오용은 태극기에 대한 모독이다.

피로 지켜낸 나라의 국기가 일제에 빌붙었던 박정희 우상화와 그의 딸 박근혜를 지키는 도구로 전락됨을

선열들께서 얼마나 통탄하시겠는가? 이 날 내린 봄비가 선열들의 눈물인양 서글펐다.

박근혜의 국정농단을 덮으려 마치 애국자처럼 태극기를 흔들어대더니 이젠 한 술 더 떠 성조기까지 흔들고 있다.

사대주의에서 비롯된 주체성 없는 짓을 하면서도 부끄러운지도 모른다.

요즘은 그들의 패악 질에 태극기만 보면 마음이 불편해진다.

어쩌다 신성한 태극기에 혐오감이 생기는 이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었던지 광화문광장의 '노란리본 공작소'에서 노란리본을 단 태극기를 나누어주어

촛불집회에서도 태극기를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태극기에 노란리본을 달아 태극기 집화와 차별화하는 것도 안 된다.

나라가 두 쪽 나 태극기와 인공기로 나누어 진 것만도 서러운데 태극기까지 나누어서야 될 말인가?

지난 삼일절은 시청에서부터 광화문에 이르기까지 태극기로 뒤 덥혔지만.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기보다 태극기가 오용되고 양분되는 참담한 현실에 온 종일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 날 찾아 간 지하철 시청역 인근에는 온 몸에 태극기를 휘감은 사람에서부터

박근혜 초상사진과 태극기를 들고 일인 시위하듯 서 있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었다.

여지 것 ‘광화문광장’ 촛불집회에는 매주 나왔지만 ‘시청광장’ 태극기 집회는 처음 가보았다.

스스로 나온 사람들도 있겠지만 몰려다니는 것으로 보아 단체에서 동원된 듯한 사람들이 많았다.

광장에선 삼일절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었으나, 확성기에서 들리는 소리는

종북 타령과 박근혜 탄핵반대를 외치는 선동적인 이야기 일색이었다.

연단에 나온 사람들의 어투나 집회 분위기도 왠지 북한을 닮아가는 듯 했다.

촛불시민을 종북 이라지만 그들의 짓거리가 북한과 하나도 다를 바 없었다.

군복 입은 늙은이는 ‘군대여 일어나라’는 피켓을 들고 있었고,

어떤 이는 ‘빨갱이를 죽여라’고 외치는 등, 하는 짓이 완전 사이비 종교집단의 광신도 같았다.

그런데 광화문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이 주최한 3,1만세운동 ‘구국기도회‘도

나라를 구한다는 이름과는 달리 대통령탄핵 반대 집회’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무대 단상엔 군복 입은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이 지켰고, ‘공산주의 반대’ 등의 손 팻말을 들고 성조기도 흔들어댔다.

정의를 앞 세워야 할 종교단체가 정치꾼의 앞잡이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냥 두면 많은 시민들은 하나님에 등 돌릴 것이다.

태극기의 분열과 오용으로 삼일절을 우울하게 만든 그날,

‘광화문 미술행동’이 '바람찬 전시장'에서 태극기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태극기 역사’전을 열었다.

세종대왕상 뒤쪽에 자리잡은 이 기획전은 ‘광화문미술행동’의 촛불광장 프로젝트 일환이었다.

매주 주제를 바꾸어가며 많은 대중들과 소통해 왔는데, 이번에는 태극기에 관한 자료 전을 내놓았다.

태극기는 삼일절과 떼어놓고 볼 수 없는 상징물이기도 하지만, 보수단체의 태극기 오용이 도를 넘는 시점이라 시의적절 했다.

임시정부에서 사용했던 태극기에서부터 해방되어 친일파가 일장기를 태극기로 바꾸어 그린 것도 있었고,

여성 속옷 천에 그려진 태극기도 있었다, 싸움터에 동원된 것 같은 태극기는 날카로운 무언가에 뚫린 구멍과 혈흔이 묻어 있었다.

전시기획자인 김진하씨는 ‘태극기는 국가에 대한 기호로서의 이미지에 앞 서,

3.1 독립운동에서 시작되어 민주화운동에 이르기 까지 국민들 마음에 소중하게 자리 잡은 국기로,

이런 태극기가 부패한 정치집단의 무능을 가리는 도구로 오 남용되고 있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태극기의 역사’전에는 많은 시민들이 찾아 와 기념사진을 찍는 등 전시장은 온 종일 관람객들로 붐볐다.

비록 하루 열린 전시였지만, 어느 대형전시장도 이만한 관객동원이 쉽지 않다.

실사 이미지로 보여주었지만, 대형 프린트의 시각적 효과는 야외 전으로 그지 그만이었다.

촛불시민들에게 태극기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태극기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는 시간이 되었다.

극우단체들이여! 더 이상 태극기를 슬프게 하지마라.
친일잔재인 너희들이 남용할 태극기가 아니다. 이제 그만 태극기를 내려라.


[스크랩 / 서울문화투데이]

[스크랩] 서울문화투데이 2016년 2월16일

조문호 사진가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박근혜는 특검을 거부하며 헛소리만 늘어놓고, 정치인들은 권력 쟁탈에 눈이 벌게져, 시급한 민생법안조차 돌볼 겨를이 없다. 공무원들은 일손 놓고,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아 서민들의 삶은 벼랑 끝에 섰다.
 
하루빨리 박근혜를 탄핵하여 정국을 바로잡아야 할 판에, 느닷없는 ‘더러운 잠’ 풍자화 논란으로 배가 산으로 가는 형국이다. 마네의 '올랭피아'와 조르조네의 '잠자는 비너스'를 패러디한 이구영의 '더러운 잠'은 작품의 질적 문제점은 다소 있으나, 어디까지나 작가의 문제의식이 투영된 하나의 작품이다.

이 시비로 보수단체 회원들은 표창원 의원을 고발하고 자택 앞에서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국격 훼손, 여성 혐오, 성적 비하를 내세우며 거세게 몰아치자 표창원 의원에게 당직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작품은 보수단체 회원들에 의해 무자비하게 부숴 졌다. 엄연하게 표현의 자유가 살아있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예술인들이 분노하여 들고 일어났다. 지난 6일 광화문 광장에서 '곧, 바이전 작가연대', ‘문화연대’, ‘민예총’ 등 총 56개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한 '더러운 잠' 작품 훼손에 대한 예술인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창작 표현의 자유 수호와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작품을 훼손한 것에 대해 "새누리당의 사과와 함께 보수단체 회원들의 법적 책임"을 요구했다.

문제의 핵심은 예술 표현의 자유를 짓밟은 ‘블랙리스트’에 있다.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짓밟고, 강제하고, 방해하고, 배제해왔던 반 헌법적 세력에 있는 것이다. 패러디는 미술의 역사에서 수없이 되풀이된 하나의 표현 방식일 뿐이다.
 
작가는 원작에 있는 창녀가 아닌 비너스를 오브제로 활용했고 여기서 가져온 코드는 ‘잠을 자는 행위’ 그리고 비너스가 상징하는 ‘미모’다. 즉, 세월호가 침몰하는 와중에도 박근혜는 잠을 자고 있었고 비너스처럼 미모에만 신경 썼다는 것을 강조한 패러디다.

이것을 여성 비하라고 볼 수 있는가? 새누리당 여성위원회는 “표창원 네 마누라도 벗겨주마”라는 푯말까지 들고 나왔는데, 진짜 ‘여성혐오’이라는 걸 모르는 것 같다.
 
박근혜 주변 무리들은 이성 잃은 지 오래다. 법을 어겨가며 시간만 끌고 있고, 여론몰이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국민적 지지를 상실한 수세국면을 이번 사건으로 왜곡하여 모면하려 설친다. 날조된 기사들이 도배된 엄청난 분량의 찌라시를 배포하며, 조선일보에 주말집회 광고까지 실고 있다. 참가한 시민들에게 돈을 뿌리는 정황도 이미 다 밝혀졌다.


여론조사에서 80%이상이 꾸준히 박근혜의 탄핵을 요구하는데도, 그들은 태극기가 촛불을 앞질렀다며 헛소리다. 물론 태극기집회에는 동원된 무리 외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한 노년층도 있다. 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주입된 반공교육과 부패정권 나팔수 노릇하는 언론에 세뇌된 불쌍한 세대들이다. 이젠 광신도로 변해 죽을 때까지 바뀌기란 어렵다. 얼마 전 태극기를 감고 아파트에서 떨어져 자살한 노인이 바로 그런 전형이다.


그런 사람은 제쳐두더라도 좀 배웠다는 분들의 잘못된 사고가 더 무섭다. 새 박사라는 윤무부씨는 생태영향평가란 간판을 이용해 소중한 생명을 도매금으로 팔아넘긴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휠체어를 탄 채, ‘군대여 일어나라’는 피켓을 목에 건 사진을 보았다. 분명 정신 나간 사람이었다. 구데타 일으키는게 군인이던가?


그리고 괜찮은 정치인이라 여겨왔던, 김문수씨의 박근혜 두둔하는 소리도 귀가 막혔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쪽팔리는 짓은 제발 하지마라. 그렇게 권력이 탐나는가?
 
나라꼴이 이렇게 된 것은 부패한 권력자들에 있지만, 일부 국민들의 방관도 한 몫 했다. 나 하나 나선다고 뭐가 바뀌겠나? 하는 생각이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잘 못 배워 모르거나, 권력욕에 눈 뒤집힌 정치꾼들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알면서도 빌붙기 위해 양심을 속이거나, 침묵하는 자들이 더 비겁한 것이다.


'이게 나라인가', 국민들의 탄식과 자괴의 목소리가 더 높다.

'더러운 잠'으로 여론을 돌리려는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의 정치적 음모에 휘말려 들 것이 아니라, 오로지 박근혜 탄핵에 집중해야 할 때다. 대선에 앞서 정의부터 바로 세워야한다. 모두들 광화문으로 몰려나가 특검과 헌재에 힘을 실어주자.




[스크랩] 서울문화투데이 2016년 1월23일

▲ 조문호 사진가



사자성어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감탄고토 (甘呑苦吐)’란 말이 있다.

입에 발린 칭찬이나 좋아하며 건전한 비판도 수용하지 못하는 오늘의 세상을 말하는 것 같다.

국회청문회나 특검에 나온 피의자들이 좋은 질문에만 답하고 불편한 질문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오늘의 상황도 ‘감탄고토’의 전형이다.

도둑이 오히려 몽둥이를 든다는 적반하장(賊反荷杖) 또한 정치판은 물론이고, 사회전반에 널리 퍼져있는 현상이다.

건전한 비판이라면 스스로를 반성하며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도대체 받아들이려 하지를 않는다.

고질적인 이러한 풍토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지만, 새삼스레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진실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가 저지른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추태를 탓하기 위해서다.

말썽을 일으킨 사진가는 강원도 최북단 저도어장(猪島漁場)을 사진으로 기록해온 장공순씨다.

그가 지난 5일, 서울 강남에 있는 사진.미술 대안공간 ‘스페이스22’ 에서 사진전을 열었다.

문제의 발단은 본지에 정영신기자의 전시리뷰가 소개되며 일어났다.

더구나 전시리뷰를 쓴 기자는 30여 년 동안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어온 사진가이고,

전시작가보다 한 참 선배이기에 작가를 위한 충언에서 비판을 할 수 있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시작가가 이를 수용하여 재도약의 기회를 삼기는커녕 기사를 삭제하라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것이다.

3일간의 집요한 요구에 못 이겨 기사를 내렸다지만, 그건 아니다 싶다.

그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당사자의 가슴에 상처로 남을 것이 안쓰러워 내렸다지만,

전시를 열었다는 자체는 작가 개인의 일이기에 앞서, 전시를 관람하게 될 독자들에게 제대로 소개할 언론으로서의 책무를 망각한 것이다.

전시된 ‘저도어장’은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남북군사분계선과 접하고 있어 평소에는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다 매년 4월부터 12월까지만 고성지역 어민들에게만 개방되는 곳이다.

작가는 단순히 저도의장의 풍경을 담은 것이 아니라, 납북어부들이 많았던 비극의 바다였고 애환의 바다라며

바다의 풍요로움과 희망, 분단의 생채기를 함께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작업노트에 적고 있다.

그러나 전시된 사진에는 어민들의 애환을 담기보다는 일반적인 바다풍경이나 어부들의 어로작업이 담긴

전형적인 아마추어 사진인의 시각이었다.

정영신 기자는 ‘세계 유일 분단국가의 생채기 ‘저도어장(猪島漁場)’전‘이란 제목의 전시리뷰에서 ‘작가의 작업노트와는 달리

전시된 작품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바다풍경과 해녀, 어망 작업사진이 많아 아쉬움을 남겼다.

차라리 최북단이라는 지역의 특색을 살려 실향민들에 대한 애환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전시였다“며

솔직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비단 정영신기자 뿐 아니라 많은 사진전문가들의 공통된 아쉬움이고 지적이었다.

그렇다면 작가로서는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 앞으로의 작업에 참고하여 재도약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했으나,

자기도취에 빠져 비판 자체를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진집까지 출판하며 전시를 갖는 우월감에, 행여 자신의 입지에 누가 될까 안절부절 한 것이다.

평생을 배워도 모자라는 것이 사람 사는 이치이고, 머나먼 창작의 길인데,

그러한 자만이 도사리고 있는 한 더 이상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자만에 의한 안하무인의 작가가 어디 한 두 사람이겠냐 마는 어떻게 기자가 쓴 전시 리뷰를 지우라고 할 수 있는지 상식 밖의 일이었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로, 이런 사례는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더구나 작가는 오래전 일이지만, 지방지인 ‘고성신문’의 기자로 일한 적도 있다고 한다.

언론의 역할이나 기자의 책무를 잘 아는 자가 행한 일이라, 그 뻔뻔스러움에 더 어안이 막히는 것이다.

현재 ‘수협’의 상임이사를 맡고 있어 사회적 지위로서도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위치에 있다.

이제, 이런 이기주의적이고 사리분별 못하는 자들은 더 이상 발붙이게 해서는 안 된다.

달콤한 말은 독이요. 쓴 말은 약이라는 뜻을 다시 한 번 명심하기 바란다.

[스크랩] 서울문화투데이 2016년 12월30일

▲ 조문호 사진가


시국이 어수선하다.

올바른 세상을 위한 산통으로 보지만, 국민들에게는 희망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이제 부패한 권력은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아무리 재벌과 언론을 끌어들여 야합해도 소용없다. 신속한 SNS가 국민들의 귀와 눈을 열어놓았으니, 예전의 독재시절과는 상황이 다르다.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촛불시위는 21세기 한국의 문화혁명이다.

기득권층의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토요일마다 전국 도심을 촛불로 밝히며, 평화시위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박사모’ 일당들이 맞불 집회로 방해하고 있으나, 결국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꼴이다.

한편으론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먹고 살기 위해 얼굴에 철판 깐 사람들도 있지만, 난리 통에 각인된 반공의식이나 박정희 새마을운동 향수에 빠진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젠 먹고 살만하니, 빨갱이 세상 될까 걱정하는 단순 무지한 사람일 뿐이다. 그런 신앙적 추종세력들의 속성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더 슬프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많지 않아 걱정할 필요 없다.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렇게 살다 사라질 사람들이 아닌가?. 이제 젊은이들이 나서 올바른 세상으로 바꾸어 나가면 된다.

성탄절과 연결된 9차 시민촛불 집회에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광화문광장으로 60만의 시민들이 몰려나와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를 담아 캐럴송을 부르고, 구호를 외쳐댔다. 가족과 연인, 친구끼리 몰려나와 전쟁터가 아닌 촛불의 축제장으로 이끌어 갔다.

김제동씨를 비롯한 연예인들은 광화문 열기를 후끈 끌어 올리며 추위를 물리치게 했고, 예술가들은 갖가지 행위예술로 군중들의 마음을 끌어 올렸다.

마임이스트 유진규씨 일행은 네 번째 “옳”시국 퍼포먼스를 벌였고, 판화가 김준권, 류연복씨가 주동이 된 ‘예술행동’도 본격 시동을 건 것이다. 김준권, 류연복씨가 누구인가? 바로 긴 세월 독재 권력과 싸워 온 역전의 용사들이 아닌가? 거기다 김진하, 여태명, 이인철, 장경호, 성효숙, 박은태씨 등 기라성 같이 많은 예술가들이 합세하여 박근혜가 구속될 때까지 예술행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한다.

그 날 광화문광장에서 보여 준 “옳”시국퍼포먼스는 ‘까도까도 끝이 없다’는 ‘양파’를 보여주었다. 등에 짊어 진 양철판 끌리는 소리가 지축을 울렸다. 광화문과 헌법재판소 가는 길은 나팔소리와 냄비 두드리는 소리까지 가세해 요란했다. 그 굉음에 틀어막은 박근혜의 귀도 뚫렸을 것이다. 뚫렸으면 교도소 들어가서나 공주노릇해라.

광화문 미술행동 ‘차벽공략,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40미터에 달하는 천에 낙서그림을 그려 경찰차벽에다 붙인 것이다. 많은 작가들과 시민들의 참여로 철통같은 차벽을 순식간에 재미있는 그림판으로 바꾸어 놓았다. ’국민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행복한 나라에 살고 싶다’, ‘자식보기 부끄럽다’, ‘치 떨린다 최순실, 끌어내자 박근혜’ 등 갖가지 구호들이 그림판에 새겨졌다.

요사이 광화문 일대는 박근혜 국정농단에 분개한 예술가들의 전진 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블랙리스트 예술인들의 텐트촌이 생기면서, ‘민미협’에서 만든 거대한 ‘희망촛불탑’도 불을 밝혔다.

수시로 이곳에서 예술가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매주 금요일 오후3시부터 춤꾼 장순향교수가 주동이 된 ‘춤 교실과 전통문화제‘도 열린다. 그리고 궁핍현대미술광장 개관전이 열리는 천막 전시장도 마련되었다. 음악과 퍼포먼스, 시와 그림으로 부패권력을 조롱하며 박근혜 구속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인사동 ‘나무화랑’에서 시작된 시국전 ‘병신무란 하야제’도 촛불처럼 꺼지지 않는다. 인사동 ‘아리수’에서 열린 ‘조국의 산하’전을 거쳐, ‘인천아트플랫폼‘의 ‘광장, 환대의 문지방’으로 규모가 확대되어 이어지고 있고, 춘천의 ‘순실뎐’에 이어 광주전시 등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가히 예술혁명으로 이끈다.

박근혜가 구속되고, 세상이 바뀔 때까지 시민들과 함께하는 예술가들의 저항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국민들을 고생시키지 말고 그만 끝내라. 최소한 연민의 정이라도 남게 하라.

부디 새해에는 국민들의 염원이 이루어지는 대동의 한 해가 되길 바란다.



5일까지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려


권용택작 '촛불이 햇불되어'


암울한 시국을 예술로 저항하는 ‘순실뎐’이 지난30일 오후 5시에 개막되어 오는 12월5일까지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강원도 리얼리즘 성향의 예술가들이 마련한 이 전시는 서울 ‘나무화랑’에서 열리는 “병신무란 하야제’에 이은 두 번째 시국 전이다.



황재형작 '소가 넘어간다'


들불처럼 번지기 시작하는 예술가들의 저항전은 광주를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최형순(미술평론가)씨는 “시국선언이 쏟아질 때 우리 예술가들은 촛불의 머릿수 하나를 채우는

일만으로는 부끄러움을 피할 수 없었다.



황효창작 '웃기는 세상'


시국선언과 같은 시국 전시회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리얼리즘 작가로서의 ‘책임’이라는 데 뜻이 모였다”고 말했다.


“속아 넘어가다”를 풍자한 황재형씨의 작품 ‘소가 넘어가다’는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 되는 날 그린 작품으로,

작가의 분노가 그대로 화폭에 녹아 있었다.



박종혁 작 '그래도나는부자다'


황효창 작가의 ‘웃기는 세상‘은 인형을 통해 그들을 조롱하였고,

촛불이 횃불 되어’를 선보인 권용택 작가는 춘천 지역 국회의원 김진태씨가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바람이 불면 다 꺼진다”고 한 발언을 겨냥해, 촛불이 들불로 번지는 것을 형상화했다.



류정호 작가, '근본이 흔들리면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박종혁 작가의 ‘그래도 나는 부자다“는 난장판인 시국에 버텨선 밝은 가족의 모습을 통해 한 가닥 희망을 제기하였으며,

삽자루를 탁자의 다리와 받침으로 활용한 목공예가 류정호의 작품은 ’근본이 흔들리면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불안감을 조성했다



김진열 작 '집단 우울증'



길종갑 작가의 ’촛불집회‘는 광화문 집회현장을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하였으며,

김진열의 ’집단우울증‘은 김을 붙여 진태란 글만 표기하기도 하고, 새 열 마리를 그려 ’씹새들이 좆이로구나‘며 국정농단을 힐난했다.


김용철 작 '코리안 나이트'


김용철 작가의 ‘코리안 나이트’는 권력을 감싸고 있는 돈과 잡신들로 현 시국을 비판하였으며,

사진가 조문호는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과 ‘시국 몸짓’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조문호 작 '분노의 몸짓'



김대영 작가의 ’농단-자멸‘은 뒤엉킨 시국현실을 추상적으로 암시하였으며,

침몰하는 세월호의 아픔을 의혹으로 표현한 서숙희의 ’안면수심‘은 마음이 아팠다.



김대영 작 '농단-자멸'



이 밖에도 신대엽, 이광택, 백중기, 전형근, 박은경, 박종혁 작가 등 16명이 발표한 40여점의 작품들이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를 신랄하게 비판, 조롱하고 있었다.



서숙희작 '안면수심'


그리고 80년대 시국 작품들도 몇 점 선보였는데, 그 때나 지금이나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이광혁 작 '하야기원탑'외



황재형 작가는 “비선에 의한 국정농단, 국정교과서의 파행, 예술가들의 블랙리스트 작성,

독점적 소수가 추진한 문화융성 등 현 시국이 우리를 그냥 있지 않게 한다”며 울분을 토했다.


‘암울한 시대에 / 그때도 역시 노래하게 될 것인가? / 그 때도 역시 노래하게 될 것이다 /

암울한 시대에 대해’ 혁명을 노래한 독일 시인 브레히트의 시 ‘모토’를 떠올리는 시국 특별전이다.


[스크랩] 서울문화투데이 2016년 12월2일 / 조문호기자/사진가



[스크랩] 서울문화투데이 2016년 12월1일

▲ 조문호 사진가


지난 주말(26일) 열린 박근혜 퇴진 5차 촛불집회는 눈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190만에 이르는 인파가 전국을 메워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었다. 그 많은 국민들이 들고 나와 곳곳이 북새통이 됐지만, 단 한 건의 탈도 없이 평화롭게 잘 마무리 되었다. 정의와 인정이 살아 있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려는 성숙한 문화 국민들의 자랑스러운 시위였다.

그러나 정작 국민을 그토록 분노하게 만든 당사자는 막가파처럼 그냥 청와대에 버티고 앉았다. 국정을 농단한 죄가 명명백백한데도 검찰수사까지 거부한 채, 나라를 막장으로 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늑대 같은 전두환은 결단력이나 깡패 같은 의리 하나라도 있었고, 여우같은 이명박은 눈치라도 볼 줄 알았다. 그런데 이 무능한 박근혜는 결단력은 물론 눈치코치도 없다. 아예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 같다. 아니 인간이 아닌 것 같다. 왜 이렇게 우리나라는 대통령 복이 없는지 모르겠다. 뛰는 국민에, 기는 대통령인 꼴인데, 오늘 따라 노무현 같은 국민을 위하는 진정한 지도자가 그립다.

더구나 박근혜는 아랫도리 이야기로 국민들을 더 쪽 팔리게 만든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먹고 자는 것처럼, 섹스도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면 놀아도 어느 정도의 도덕성을 바탕으로 놀아야 한다.

과거 한 커뮤니티에 올라 온 ‘박씨 일가의 엽기적인 사생활’이라는 제목의 글은 ‘당시 20대였던 박근혜가 아버지보다 다섯 살이나 많은 최태민과 놀아난 것은 박정희의 엽색 행각만큼이나 엽기적이다“고 했다.

당시 청와대에 근무했던 한 여성의 말에 따르면 박근혜와 최태민이 놀았던 다음날 아침의 침실은 피임기구들과 변태적 성기구들이 널려있어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고 한다. 심지어 “박근혜가 ’7인회‘란 늙은이들에게 집착하는 것도 정치적인 이유가 아니라 최태민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말까지도 떠돈다.

속담처럼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냐마는, 온통 섹스 스캔들로 세상을 추접스럽게 만들고 있으니, 속이 시끄럽다. 그러한 소문을 입증할 근거가 하나 둘 밝혀지는데도, 당사자는 사과나 해명은커녕 꿀 먹은 벙어리처럼 모르쇠다.

그가 2010년에만 강남지역의 호텔을 무려 백번이나 들렸다고 한다. 처음엔 사흘에 한 번씩 서울시내 호텔에서 외부인사와 면담을 가졌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많다.

또한 비아그라를 고산병 치료목적으로 구입했다는 청와대의 발표와는 달리, 한 매체는 비아그라를 구매했던 시기에 고산병 전문 치료제도 별도로 구입했다고 보도해 비아그라 구입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그리고 비아그라 의혹에 이어 프로포폴을 사용했다는 등 입에 담기도 창피한 이야기까지 줄줄이 나온다. 약물의 등장은 국정을 뒤흔들어버린 ‘박근혜 게이트’를 순식간에 ‘관음증’ 수준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래서 대통령이 되려면 사생활까지 다 까발려야 하는 것이다.

대통령은커녕, 인간의 자격도 없는 무능한 대통령을 뽑은 국민의 책임 또한 크다. 그래서 국민들이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그 권력을 환수한다고 내려오라고 외쳐대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짓밟은 박근혜와 달리 평화로운 촛불시위로 퇴진을 요구하고 있으니, 아마 깔보는 것 같다. 오히려 폭력을 불러들여 상항을 바꾸려는 명분을 기다리는 것 같지만, 이젠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그 날 청계광장에서 열린 ‘물러나라 쇼’에서는 가수 안치환이 나와 자신의 히트곡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로 바꾸어 부르기도 했고, 광화문에서는 가수 양희은이 나와 ‘상록수’를 불러 노랫말의 의미로 시민들을 울리기도 했다. "근혜는 아니다~ 근혜는 아니다~"란 노랫소리가 북한산에 울려 퍼졌고, 시위에 나선 빈민들도 “박근혜 방 빼~, 박근혜 방 빼~”란 구호를 리듬에 맞추어 외치기도 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딱딱한 구호대신 재치와 해학이 담긴 깃발도 곳곳에 등장했다. 비아그라를 풍자한 “비우그라‘,”하야그라’가 등장했고, 청와대가 고산병 예방약으로 샀다는 해명에서 따온 ‘한국고산지 발기부전 연구회’라는 단체 이름도 생겨났다.

아무튼 국민들을 단합시키고, 성숙한 축제를 만들어 응어리 진 한을 풀게 해준 공로는 인정하지만, 이 추운 날씨에 더 이상 국민들을 힘들게 하지마라. 하루빨리 이성을 찾아,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하야하라. 더 이상 지체하면 나라 망한다.


[스크랩: 서울문화투데이 / 2016,11,26]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는 ‘병신무란 하야제“ 인사동 나무화랑에서 열려 ...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는 ‘병신무란 하야제“ 전이 지난 19일부터 28일까지 인사동 ’나무화랑‘(02-722-7760)에서 열리고 있다.

 

 

 

 

 

 

▲ “병신무란 하야祭”전시작품

 

화가 장경호씨가 기획한 하야제에는 우리나라 민중미술의 거목 신학철선생을 비롯하여 김진하, 이인철, 박불똥. 홍성담, 박 건, 윤 엽, 이 하, 장경호, 장 백, 김이하, 정평한, 강기욱, 이종구, 정정엽, 김기호, 박영환,권 홍, 류우종, 김종찬, 이영학, 김수연, 김 술, 이진우, 이재정, 성효숙, 박은태, 정동용, 조문호, 정영신, 김사빈, 박세라, 신미란, 류성환, 이동슈씨 등 우리나라 민중미술을 이끌어 왔던 화가들과 사진가, 시인 등 각 계 각 층의 예술가 4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박근혜가 하야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참여 작가를 받아들여 신청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 왼쪽 : 조문호작품, 중 : 장경호 작품, 오른쪽 : 김진하 작품

 

출품된 작품들은 각양각색이다. 허수아비 박근혜 얼굴에다 무당의 저주 굿처럼 이수시게로 침을 박는 작품이 있는가하면, 찢어 진 종량제쓰레기 봉투 틈으로 박근혜가 고개를 내미는 작품도 있다. 국민들이 얼마나 원하는지 박근혜 하야를 발표한 호외 신문까지 등장했다. 박근혜 초상화가 총 맞은 듯 깨지거나, 심지어 얼굴에 오줌을 갈기는 등 각 양 각색의 풍자화가 선보여 관람객들의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 홍성담 작품

요즘 시국이 너무 어수선하다.

국정을 농단한 죄가 명명백백하여,

국민들의 저항이 하늘을 찌르는데도,

대통령은 모른척하고 있다.

 

이젠 검찰조사도 받지 않겠다는 뻔뻔스러운

본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이 추운 날씨에 수많은 예술가들이

광화문 텐트촌에서 잠을 못 이루는데도,

그는 “잠이 보약이다”는 소리만 하고 있다.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될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

외국인보기 부끄러워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

리국민들이 더 이상 이러한 치욕을 당하지 않으려면,

살신성인 정신으로 모두 일어나야 한다.

다시는 이런 정치풍토가 발 부치지 못하도록

후손들에게 똑똑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 “병신무란 하야祭”전시작품

 

전시 일정이 끝나도 박근혜가 하야할 때까지 인사동 거리 전을 계속할 예정이며,

박근혜 하야를 바라고, 정의로운 세상을 바라는 작가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한다.

유 무명을 가리지 않는 이 전시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는 내용의 창작이면 된다.

참여비는 1인당 2만원이지만, 그 돈은 전시를 확장하는 비용으로 사용된다는 전시기획자의 말이다.

 

서울문화투데이 / 정영신기자


[스크랩] 서울문화투데이 2016년 11월16일

▲조문호 사진가



요즘 어처구니없는 일을 너무 많이 본다.

하루가 다르게 터져 나오는 박근혜 정권의 갖가지 부정과 비리에 차마 입을 다물 수 없다. 그중 문화예술인을 탄압한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문화예술계가 일파만파 들끓고 있다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탄압은 군사정권 때부터 내려 온 오래된 짓거리다. ‘예술인총연합회’란 단체가 태어날 무렵, 배후에서 조종한 세력이 있었던 것도, 그 조직을 통해 예술인들을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아부 잘 하는 예술가는 승승장구했고, 입바른 예술가들은 사정없이 밀려났다. 그 독재에 저항해 온 예술가들이 ‘민족예술인총연합회’를 만들었다. 민중미술과 더불어 탄생한 ‘현실과 발언’ 동인들의 직설적인 표현은 매서웠다. 바꾸어 생각하면 군사정권이 우리나라 민중미술을 꽃 피웠다 할 수도 있겠다.

69년에는 신상옥감독의 ‘내시’란 영화가 음란하다는 이유로 입건되기도 했고, 1970년에는 김지하시인이 ‘오적 필화사건’으로 구속되었다. 75년에는 공연 정화대책이란 걸 발표하면서 수백 곡의 대중가요를 금지시킨 일이 벌어졌다. 문제는 별 것도 아닌 가사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이다. 이장희의 ‘그건 너“는 책임전가로, 송창식의 ’왜 불러‘는 반말이라는 이유로, 한 대수의 ’물 좀 주소”는 물고문을 연상시키는 이유라는데,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던가?

그리고 87년에는 신학철화백의 ‘모내기’그림이 북한 찬양죄로 압수, 입건된 일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 터져 나온 블랙리스트 명단 역시, 그처럼 슬픈 코메디에 다름 아니다. 블랙리스트란 독일 히틀러나 일본제국주의에선 학살예비자명단이 아니던가. 과거 군사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이런 치졸한 예술인 탄압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하기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례들이 쏟아져 나온 걸 보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겠다는 생각이 든다. 문화예술에 대한 각종 지원 사례를 보며 진작부터 낌새는 차렸으나, 설마 그렇게 몰상식한 짓을 하진 않을 거라는 위안도 마음 한구석에 깔려있었다. 그러나 그게 현실로 드러나며, 모든 예술인들이 충격 받고 말았다.

그 뿐 아니었다. 부당한 예술 검열 사례도 수없이 쏟아져 나왔다, 문체부의 치욕적인 인사 조치와 주요 문화정책사업의 예산 몰아주기 등 문화행정의 갖가지 파행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그 안에는 강남아줌마란 여성이나 더럽혀진 이름의 운동선수와 CF감독, 최순실, 차은택, 김종 문체부 차관의 인맥으로 분탕질 된 것이다. 이러한 모든 일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나 묵인 없이 진행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

제 입맛에 따라 예술인을 낙인찍어 문체부로 내려 보냈으나, 예술인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는 이유로 차관이 날아갔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문체부 전·현직 공무원의 증언으로는 “청와대에서 재작년 중반부터 문화계 인사들을 분류한 명단을 문체부 예술국에 내려 보내 좌파 인사에 대한 지원을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지난 10월12일 공개된 예술인 블랙리스트 명단으로 예술인들은 분노해 일어났고, 18일에는 ‘예술행동위원회’에서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란 기자회견을 열며 광화문 광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어 11월 4일에는 문화예술인들이 시국선언에 나서며, 광화문광장을 캠핑촌으로 만들었다. 끊임없이 ‘블랙리스트 페스티벌’과 시국 좌담회를 열며, ‘허수아비 박근혜를 풍자한 그림들을 그리는 등 갖가지 행위예술로 저항하지만, 알고도 모른 채, 묵묵부답이다.

문화융성이란 기치를 문화파탄으로 이끈 박 정권은 이제 그만 내려와야 한다. 하잘 것 없는 모리배들의 농간에 문화융성은 공염불이 되고 말았지만, 농단에 의해 중단될 성질이 결코 아니다. 관련자 처벌과 함께 새로운 적임자를 찾아 개혁해야 할 우리의 당면 과제이고, 기회이기도 하다.

더 이상 광화문 캠핑촌에 웅크려 자는 예술가들과 거리에서 퇴진을 외치는 예술가들의 외침을 외면하지마라. 그만 고생시켜라, 문화파탄의 주체인 조윤선 문체부장관과 정관주 국민소통비서관을 처벌하고, 그 중심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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