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이틀 앞두고 용인 천주교 성당묘지에 계신 김덕순 여사를 뵈러 갔다.

명절과 기일만 되면 정동지 따라 소풍 가듯 들리던 용인 성당묘지도

이젠 몸이 편치 않아 정동지의 조카 심지윤씨 차에 편승해 갔다.

그러나 운전만 힘든 것이 아니라, 남의 차에 실려 가는 것은 더 힘들었다.

운전할 때는 운전만 신경을 써서 졸리는 것은 물론 아픈 것도 잊을 수 있지만,

뒷자리에 앉아가니 잠만 쏟아졌다. 졸다 깨기를 반복하니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묘원에는 아직 성묘객이 많지 않아 한적했다.

운해가 자욱한 주변 풍경 속에 소나무 한 그루가 유독 눈에 띄었다.

한때 장모였던 김덕순 여사는 낙락장송처럼 지조가 곧고 너그러운 인품을 갖고 계셨기에,

마치 고인이 지켜 서서 자식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묘원에는 정영신씨의 어머니 김덕순씨와 언니며 심지윤씨 어머니인 정정숙씨 유골함이 나란히 모셔져 있다.

챙겨간 국화를 영전에 놓고 모두의 안녕을 빌었다.

 

사진, 글 / 조문호

 

2021.9.15

추석을 며칠 앞둔 엊그제, 정동지가 용인 천주교 성당묘지에 계신 어머니 뵈러 가잔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시작될 정영신의 '어머니의 땅' 전시 때문에 미리 다녀올 심사인 것 같았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평소 어머니가 좋아하셨던 고구마와 옥수수부터 장만했다.

정영신, 정주영 자매와 함께 떠난 용인 가는 길은 갈 때마다 소풍 가는 것처럼 즐겁다.

한적한 외곽으로 들어서니 농작물에 새가 달라들지 못하도록

망을 덮어 두었는데, 마치 농부들의 설치미술처럼 보였다.

용인 천주교 성당묘지는 찾아 온 성묘객이 없어 한적했다.

그 곳에 정영신씨의 어머니 고 김덕순씨와

언니 고 정정숙씨 유골함이 아래위로 나란히 모셔져 있다.

챙겨간 국화와 음식을 영전에 놓고 모두의 안녕을 빌었다.

이번에 열릴 정영신씨의 전시작품은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

절절해 관람자들의 호응을 받아 낼 것으로 생각되지만,

길가에 펼쳐질 ‘노숙인, 길에서 살다’ 현수막전은 거부감을 일으키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하잘것없는 전시지만, 그들의 아픔이 모든 이에게 공감되었으면 좋겠다.

거리를 떠도는 노숙인들의 환경이 조금이라도 개선되기를 빌고 빌었다.

 

사진: 정영신, 조문호 / 글 : 조문호



20여 년 전 폐암에 의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바 있는 처형(고 정정숙씨) 이장식이
지난 8일 용인 천주교성당묘지에서 있었다.

묘지 사용기간 만료로 화장하게 되었는데, 망자를 두 번 죽이는 꼴이 되었다.
돈이 없으면 죽어서도 서러움을 당하는 세상이다.

이제 매장의 시대는 끝내야 한다.
좁은 땅덩어리가 온통 묘지로 뒤덮일 판이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
단지 살아남은 자의 몸부림일진데, 비용도 비용이지만, 묘를 관리하는 일 또한 만만찮다.

차라리 화장하여 자연으로 돌려주고, 사진으로 추억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늦가을 비가 촉촉이 내린 이장 날은 붉게 물든 가을 단풍마저 처연해 보였다.
유족으로는 남편이었던 심시권씨를 비롯하여, 딸 심지윤과 그의 남편 김중호, 외손자 김유원,
여동생 정영신, 정주영씨, 그리고 이기남, 심정금, 심재춘, 심용주, 심혜영, 최현석씨 등 일가 친척들이 함께했다.

화장되어 납골당에 안치된 처형(고 정정숙씨)의 영면을 기원한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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