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왜 이렇게 마음이 편치 않은지 모르겠다.

블로그에 ‘사회 불만자’라고 올리는 등 심통을 부렸는데,
아내가 가슴에 박힌 칼을 빼 주겠다며 따라 오란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한 밤중에 끌려 간 곳은 인천 을왕도였다.
통행료가 육천 원이나 하는 대교까지 건너는 까닭이 궁금했다.

그 곳에 가보니, 카페를 운영하는 아내의 친구가 살고 있었다.
20년 만에 만나는 친구라는데, 첫 인상이 매혹적이었다.
애숙이란 이름처럼 보조개에 박힌 점도 귀여웠다.
밤비 내리는 바다를 바라보며 듣는 재즈는 처량했다.


술에 젖고 분위기에 젖어, 몸도 마음도 비틀거렸다.

못 추는 블루스에 애숙씨의 따뜻한 체온도 느꼈다.
놀기는 잘 놀았는데, 돌아 올 일이 걱정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끼리 붙여놓고, 잠시 눈을 부쳤다.

얼마나 잤는지 일어나보니, 새벽 한 시가 지났더라.
부랴부랴 차를 모는데, 아내 왈 “이제 칼 뽑혔어?”
대답하기 참 곤란하더라.
그 칼은 아무래도 박그네가 뽑아줘야 할 것 같은데...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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