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책도 소속도 없이 늘 집회현장을 누비는 장순향교수와 화가 장경호씨를 지난 16일, 백남기 농민 장례식장에서 만났다.

시민지킴이단에 자원하여 장례식장을 지켰는데, 병원 곳곳에 노숙자처럼 이불을 깔고 지키는 사람들도 보였다.

부검 영장 유효 기한인 1025일까지는 잠시도 감시를 소홀해선 안 된다.


그토록 외쳐 온 책임자처벌은커녕, 사건 조작에 혈안이 된 이 정권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 같다.

병사 사망 진단을 받은 백남기 농민의 의무기록과 간호기록에는 일지 곳곳에 통상적 오더 체계를 넘어

외부 지시를 받아 진료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한다. 윗선에서 백남기를 수시로 체크했단다.

생전 고인과 가족의 뜻과 달리, 원치 않는 연명치료를 계속한 것이다.

 

그 날도 백남기농민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리고 있었다.

백남기 농민을 지키려는 시민지킴이단 신청도 줄을 잇고 있다.

이 작은 물꼬가 큰 강이 되어 백남기 어르신을 지킴은 물론,

책임자를 처벌하고 살인정권이 고개 숙여 사과할 수 있게 만들어야한다.

 

백남기 어르신을 지킬 수 있도록 더 많은 분들이 시민지킴이단에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시민지킴이단 신청
http://bit.ly/with240

 

사진, / 조문호






















 





지난 1일 오후3시부터 경찰 물대포 맞아 돌아가신 백남기선생의 추모대회가 대학로에서 열렸다.

삼만여 명의 추모인파가 “우리가 백남기다”, "국가폭력-살인정권 끝내자",“책임자처벌‘을 외쳐댔다.

단상에서도 많은 외침이 있었으나, 가장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작은 딸 백민주화의 울음섞인 호소였다.

‘물대포로 인한 사망이 분명하다면 왜 부검에 동의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사인의 증거가 넘쳐나는데

어느 자식이 아버지의 시신을 또다시 수술대에 올려 정치적인 손에 훼손시키고 싶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백씨는 “저희 아버지를 두번 세번 죽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오후 5시부터 시민들은 대학로에서 종각 앞까지 3.5㎞를 박근혜 정부퇴진을 요구하는 팻말과 백남기 농민 영정을 들고 행진했다.

보신각 사거리부터 서대문구 경찰청 앞까지 행진하겠다고 투쟁위에서 신고했지만,

경찰은 추모대회 당일  ‘행진 구간은 주요 도로’라는 이유로 행진을 금지시켰다.

대학로를 출발한 시위대가 종각 사거리까지 왔지만, 경찰력에 가로막혀 더 이상 행진하지 못한 것이다.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자리에서, 헌화하기로 한 계획이 무산된 것이다.

시민들은 종각 앞에 임시분향소를 차리고 백씨의 영정사진 앞에 헌화하며 고인을 기렸다.

이 날 시위는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되었으나, 많은 시민들이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백기완선생을 비롯하여 장경호, 김진하씨 등 많은 분들이 울분을 토해 냈으나,

장순향교수는 여자의 몸으로 경찰저지선을 뚫기 위해 온 몸으로 밀어 댔다.

나 역시 죽음을 불사하고 나왔으나 방법이 없었다. 그날따라 사진 찍을 의욕조차 잃었다.

오죽하면, 기자들이 다 기록하는데 사진은 찍어 뭐하겠냐는 생각까지 든 것이다.
현장에는 ‘한겨레’ 강봉규기자, ‘오마이뉴스’ 유성호기자 등 반가운 모습도 보였다.

사진, 글 / 조문호









































오늘 아침, 전시 디스플레이에 쓸 재료 구입하러 청계천에 나갔다.
썩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인데도, 육 만원이나 날아갔다.
자동차 정비소에 맡긴 차는 브레이크 라이닝 마모로 드럼까지 갉아먹었다는
연락에 골머리를 앓는데, 마누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나, 강 민선생님과 인사동 있는데, 점심 먹지 않았으면 ‘툇마루‘로 와”
마음이 딴 곳에 쏠려있어 밥 생각은 없었으나, 안 갈 수 없었다.
‘툇마루’에는 강 민선생을 비롯하여 김가배시인과 소설가 김승환선생도 계셨다.
다들 식사가 끝나가는 중이라 급하게 된장비빔밥 한 그릇을 해치웠다.

식사 중에 나온 이야기는 김전대통령의 서거를 국면 전환용으로 이용한다는 내용이었다.
보수언론들은 김전대통령께서 변절해 합당한 과거사를 “통합과 화합의 승부사”로
추켜세우는 등, 국정교과서문제와 물대포 맞아 중태에 빠진 백남기씨에 대한
들끓는 여론을 덮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는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한국 민주화 투쟁의 상징적 정치인으로 존경받아 마땅하다.
생전에는 박근혜를 신랄하게 비판해 왔기에, 현 정권에는 가시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그 가시가 뽑혔으니 얼마나 시원하겠는가. 그렇지만 하나같이 장례식장에 나와
무릎을 조아리는 모습에 정치인의 비열한 양면성을 다시 한 번 본다.

고인께서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이 온다”고 했듯이,
별 짓을 다 해도 새벽은 올 것이다. 더 이상 고인을 욕되게 하지마라.

김영삼전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영면을 빈다.


사진:정영신,조문호 / 글: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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