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 김상현씨가 중병에 시달린다는 소식을 들은 지도 한 달이 넘었다.
아는 분들을 만나기만 하면 그 이야기로 걱정 해왔는데,
뜻밖에 인사동에서 그를 만나, 노래까지 들을 수 있었다.






지난 25일 인사동 ‘유목민’의 실내 공사를 한다기에 찾아 간 것이다.
외장에 사용할 오래된 인사동 풍경사진을 의논하기 위해서다.






강남의 송재엽씨 기공식에 갔다가 ‘통인가게’ 관우선생 차에 편승해 왔는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생각지도 못한 반가운 분을 만난 것이다.






한 때 인사동에서 ‘북스’란 책 갤러리를 운영한 김호근씨 였다.
제주도 산다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마치 인사동 유령이 나타난 것 같았다.






일단 볼 일부터 본 후, '유목민'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먼저 임하룡씨가 전시를 한다는 ‘토포하우스’로 갔다.






무슨 전시인지도 모른 채 이야기만 듣고 갔는데,
개인전이 아니고, ‘제5회 오늘전’이란 단체전에 참여하고 있었다.






29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임하룡씨 외에도 정승재, 심영숙, 이경근,
박춘우, 이유림, 김은숙, 백순진, 한정혜, 권혁철, 샤샤정, 장용주, 이혜영,
유준희, 이준섭, 최재영, 오현금씨 등 열 일곱명의 화가가 참여하고 있었다.






그런데, 전시장에서 임하룡씨 외에도 정승재씨를 만난 것이다.
전시 보러 오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참여 작가라 했다.






그 부지런함에 존경감이 일었다.
학교 강의하랴 소설 쓰라, 이젠 그림까지 그리니, 식구들 얼굴 볼 틈은 있는지 모르겠다.
작년에 개인전을 열었는데, 이제 작업에 물이 올랐나보다.






전시를 돌아본 후 ‘유목민’으로 갔다.
‘유목민’ 안방을 터, 통유리로 밖이 보이게 하는 모양인데. 화가 양서욱씨가 열심히 돕고 있었다.






인사 나누기가 무섭게 반가운 사람이 줄줄이 나타났다.
‘유담’커피숍 앞에 김명성씨가 서 있었고, 안에는 정기범씨가 계셨다.






좀 있으니, 김호근씨가 찾아 와 ‘유목민’에 자리잡고 막걸리를 시켰다.
이어 김완기, 최종선, 김영국, 김상윤씨가 줄줄이 등장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김상현씨가 나타나, 죽은 사람 살아온 듯 반가웠다.
김명성씨가 연락했다는데, 좀 수척해 보이기는 하나 생각 외로 좋아 보였다.






그동안의 투병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오랜만에 그의 노래까지 들을 수 있었다.
‘회상’과 ‘떠날 때는 말없이’ 두 곡을 불렀는데, 너무 절절했다.
감정에 몰입되어 터져 나오는 노래 소리에 가슴이 미어졌다.






김상현씨의 노래 소리가 오랜만에 인사동을 울렸다.
“떠날 때는 말없이, 말없이 가오리다”

사진, 글 / 조문호





'제5회 오늘전' 전시작


임하룡작

임하룡작

이준섭작

장용주작

샤샤정작

정승재작

정승재작


























 




인사동에서 한 달에 한번이라도 반가운 사람을 만나자는 뜻으로 시작된

첫 ‘주삼수(酒三水)날은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했으나, 너무 과음했다.
‘학고제’에서 화가 송창씨의 개막식이 있었지만, 삼청로라 갈 수도 없었다.
많은 주당들이 그 전시뒤풀이에 퍼지겠지만, 약속은 약속이었다.






인사동 길거리에서 반가운 분들을 만났다.
제주로 내려 간 김호근씨를 만났는데, 오랫만의 서울 나들이라 했다.

종각 부근에서 약속이 있어 그 곳에서 마시자고 했으나 양해를 구했다.

인사동에서 이차를 약속하고 ‘낭만’으로 갔지만 거긴 아무도 없었다.

이 날은 핸드폰까지 고장 나 아무와도 연락되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 사진하는 곽명우씨를 만났다. 언제나 웃는 표정이 정겨운 친구다.





벽치기 샛길의 주막으로 접어드니, 찻집 앞에는 김명성씨가 앉았고,

불화가 이인섭씨는 제자와 함께 반대편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이 날의 첫 술잔은 이인섭씨와 골목에서 시작되었다.

성기준씨와 송용민씨도 다녀 갔지만, 이차는 화가 김 구, 장경호씨와 마셨다.

장경호씨는 이미 술에 취해 왔는데, 다른 곳에 가서 한 잔 더하자며 바람 잡았다.





칠뫼 김구씨와 함께 따라간 곳은 ‘국악 라이브’였다.

장경호씨는 요즘 술만 취하면 ‘월하의 공동묘지’같은 이집으로 자주 데려왔다.

여자들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노래 부를 수 있는 곳이 없어 찾는 것 같은데, 만만찮은 그 술값은 어쩔거냐? 

난 너무 취해 소파에 잠시 골아 떨어졌는데, 눈을 떠보니 임경일씨도 와 있었다.






장경호씨는 자기의 십팔번인 뒷동산 아지랑로 시작되는 노래를 부르고 싶었지만,

제목을 몰라 못 찾고 있었다. 그토록 노래를 자주 부르면서 제목도 기억하지 못하다니...
그나저나 자정이 가까워 오고 있었는데. 일산 사는 장경호씨는 또 백상사우나에서 신세 질 팔자였다.

나도 지하철 끊기기 전에 줄행랑쳤지만, 뒤가 편치 않았다.


에고~ 사는 것도 힘들지만, 노는 것도 힘들다.



사진, / 조문호





































 

지난 21일, '통인가게' 김완규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인사동에 맛있는 술집이 생겼으니 술 한 잔 하자는 것이다.

'통인가게' 회장실로 찾아갔더니 성악가 이동환씨가 와 있었다.

 

발렌타인 21년산을 선물 받았다며, 양주를 꺼내 마셨다.

그 날의 주된 화제는 어제 공연된 '통인오페라'에 대한 이야기였다.

감동을 준 공연이니만치 뒷이야기도 무성할 수밖에 없었는데,

인사동 지나가는 행인들도 들을 수 있게 '통인가게' 이층 누각에서

공연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도 해 보았다.

 

몇 잔 마시다 새로 생겼다는 술집에 따라 나섰는데,

바로 낙원상가 입구의 담배 가게였다.

담배 가게 앞에 간이 텐트를 쳐 테이블 두 개를 마련해 놓은 것이다.

그곳에는 이미 김호근씨가 자리 잡고 있었다.

 

뒤늦게 나타난 송재엽씨 까지 합세하여 술을 마셨는데,

이 집의 특별 요리는 닭똥집이었다.

평소에 좋아하지 않는 안주지만 맛있었다.

그리고 제육뽂음 등 다른 안주들도 괜찮은 걸로 봐

주인아주머니 음식 솜씨가 보통은 아닌 것 같았다.

실내인 듯 바깥인 듯 아리숭한 집이라 끽연까지 가능했다.

 

사진, 글/ 조문호

 

 

 

 

 

 

 

 

 

 

 

 

 


 

한국호랑이 책 펴낸 전 ‘북스 갤러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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