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를 열망하는 시민을 향한 미얀마 군부의 무자비한 고문과 학살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접한 소식에 의하면 사가잉 까니 지역의 숲 속에서 시신 15구가 나왔다고 한다.

옷이 벗겨진 시신들은 눈이 가려져 서로 묶여 있었고,

목과 얼굴에는 칼로 벤 상처의 고문한 흔적도 있다고 한다.

 

더구나 코로나 감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데,

품귀현상을 빚는 산소를 구하려다 총에 맞아죽었다는 슬픈 소식도 있었다.

쿠데타 이후 오늘까지 906명이 살해됐고 5천239명이 구금됐다.

미얀마의 평화는 암울하지만, 미얀마 국민들의 염원은 기필코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문제는 주류 민족인 버마족과 소수민족 간의 갈등도 한 몫 하지만,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군부의 살상을 묵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군부 세력이 폭력으로 정권을 강탈한 것은 얼룩진 우리의 현대사와 너무 빼 닮았다.

전두환 군부가 저지른 양민학살도 미국의 묵인 하에 이루어졌다는 사실 말이다.

 

‘때리는 서방보다 말리는 며느리가 더 밉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미얀마 민주화를 응원하며 함께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김선우씨가 아산 미술행동전을 추진하기 위해 사방팔방 쫒아 다니며

많이 들었다는 이야기가 “미얀마 일에 네가 왜 그리 설치냐?”는 말이란다.

그 말이 부끄럽지도 않았을까?

 

불의에 분노하지 않고, 부정에 눈감는 것은 자기도 그럴 수 있다는 말이다.

또 하나 분한 것은 살인마 전두환은 아직도 뻔뻔스럽게 살아있다는 점이다.

한 푼도 없다며 오리발 내는 놈이 골프나 즐기며 뉘우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살인마에게 빨대 꽂아 단물을 빨아 먹거나 동조한 놈들이

대선 판을 기웃거리니 미칠 노릇이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그 중에서도 나은 자을 뽑아야 희망이라도 갖지 않겠는가?

 

전시 소식을 알리는 리뷰가 삼천포로 빠져버렸다.

사람들과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이 엄정한 시기에

목숨 내놓고 전시를 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려니 순서가 바뀐 것이다.

 

생명평화 미술행동’이 추진하는 ‘미얀마 민주시민을 위한 미술행동전’은

광주‘메이홀’을 시작으로, 인사동 ‘나무아트’에서 '안성맞춤아트홀'로,

안성에서 신안 ‘저녁노을미술관’으로 이어져 왔다.

 

아산 '갤러리 산책'에서 이어지는 이번 순회전이 끝나면

천안과 부산전시도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아산 순회전은 7월13일부터 25일까지 신정호관광지에 있는 ‘갤러리 산책’에서 열린다.

홍성담, 주홍, 박건, 박재동, 김진하, 김환영, 정정엽, 레오다브 등 많은 작가들이 참여한,

회화, 판화, 만화, 설치미술, 서각 등 총 70여점이 전시된다.

 

이번 아산전시는 ‘청년공동체 공감문화 플랫폼’에서 주관했는데,

그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김선우씨의 애살에 의해 성사되었다.

 

전시를 주최하는 측에 아는 사람 하나 없고, 거기다 추진할 돈도 없었다고 한다.

아무 것도 없는 막막한 상태에서 맨땅에 헤딩한 것이다.

그는 작은 거인이 아니라 작은 여장부다.

집요한 추진과 철저한 내사로 최고의 가치를 이끌어내는 승부사다.

 

사적인 일이지만 이런 일도 있었다.

얼마 전 정선 작업실에 불이나 모든 것을 태웠다.

아산에서 정선까지 찾아 와 함께 애석해 했다. 

 

모든 것이 타버려 그 흔적마저 치워지고 없었다.

보험사에 제출할 증거자료 조차 없어 체념하고 돌아왔는데,

다음날 나도 몰래 다시 정선으로 찾아 간 것이다.

 

버리기 위해 포대에 담아둔 쓰레기 더미를 트럭에 실어  모두 옮겨 간 것이다.

며칠 동안 샅샅이 뒤져 타다 남은 필름 흔적이나 사진조각 등 많은 물증을 찾아냈다.

누가 시키지 않는 남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어떻게 혼신을 다 할 수 있겠는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듯, 어찌 신뢰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난 13일 정영신씨와 전시 개막식보다 한 시간 일찍 찾아갔다.

전시도록을 제작하기 위해 전시 작품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한다.

가서보니, 전시 디피에서부터 동영상 제작까지 완벽하게 준비했더라.

상황이 상황인지라 손님이 많아도 걱정 적어도 걱정이었는데,

오는 시간을 달리 정했는지 적절하게 분산되어 찾아왔다.

 

이날 개막식에는 홍성담씨를 비롯하여 박건, 이소담씨 등

서울, 광주, 목포, 안산, 인천 등지에서 전시 작가들이 찾아왔고

아산지역의 작가들도 다수 참여했다.

 

오세현 아산시장을 비롯하여 황재만 시의회의장, 아산시 관계자와 시민단체

그리고 아산시민들이 참여하여 미얀마 민주화를 응원하며 전시를 관람했다.

 

제주에 가있는 박재동씨는 동영상을 보내와 인사를 대신했다.

Peter, Paul & Mary의 '500 Milles'과 박 화백이 가장 좋아한다는

몽골초원의 노래 ‘천당’이란 두곡을 보내왔는데,

어두운 바닷가에서 머리카락 휘날리며 부르는 동영상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민중가수 문진오씨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응원메시지로 보내와 숙연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생명평화미술행동’에서 벌인 ‘2021미얀마는 1980광주다’에 이어

미얀마 투쟁 현장을 찍은 스틸사진을 모아 만든 동영상도 보여주었는데,

그 현장감은 보는 이로 하여금 피를 끓게 만들었다.

 

밤 세워 자료사진을 찾아 동영상을 만들었다는 양햇살 양의 솜씨가 보통은 아니었다.

청년가수 오은배씨는 ‘미얀마의 봄’을 불렀고,

아산민예총 회원들의 ‘미얀마 민주화 연대를 위한 낭독문’과 시낭송도 이어졌다.

 

사물놀이 팀은 풍악을 울렸는데, 얼마나 우레 같았으면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내 평생 사물놀이 장단에 눈물 흘려 본적이 있었던가?

그건 미얀마 국민들의 아픔에서 비롯되기도 했지만,

최선을 다한 김선우씨의 노력에 따른 감동의 눈물이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함께 도운 ‘청년공동체 공감문화 플랫폼’의 맴버인

김온군과 양햇살양 그리고 오은배가수를 차례대로 소개했는데,

이제 열 살에 불과한 어린이도 한 명 끼어 있었다.

깜짝 놀란 것은 그 어린이가 김선우씨 아들이라는 것이다.

 

여지 것 올드 미쓰로 알았기에 가족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것이다.

뒤늦게 듣기로는 유치원은 물론 초등학교도 안 보내고 집에서 가르친다는데,

그 많은 일들을 어떻게 감당하는지 믿기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어린 아들까지 이 일을 돕게 만들었을까?

 

개막식이 끝난 후 없는 돈에 손님 접대한다며 갈비집으로 안내했는데,

경제적 도움을 주지 못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아산시민들이 미얀마 민주시민들의 저항과 불복종 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아 부은 김선유씨와 그 팀들의 노력에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25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린다.

월요일은 휴관임을 참고하시어, 많은 시민들의 관람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성명서]

 

미얀마2021은 광주1980이다!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군부독재세력에 의해 피로 물들고 있다.

이것은 곧 아시아 민주주의의 위기다.

대검 살상과 집단발포, 그리고 저격병을 이용하여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들의 머리와 가슴을 정조준 살해하고 있다.

우리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군부독재가 갖는 악마성을 잘 알고 있다.

타락과 부패는 물론, 인권을 짓밟는 악마의 세력임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40여년 전 1980년 5월광주에서 저지른 한국의 군부독재 학살행위를

2021년 미얀마의 군사정권은 판에 박은 듯 똑같은 학살 만행을 자행하고 있다.

'2021년 미얀마는 1980년 광주다' 오월광주가 승리했듯이

오늘 미얀마의 민중들도 기어코 승리할 것이다.

우리 미술행동은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승리할 때 까지 함께 할 것이다.

 

'미얀마의 살인마 군부독재 물러나라!'

'아시아 민주주의를 위해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미얀마의 군사정권을 박멸하자!'

 

생명평화 미술행동

 

참여작가

 

곽영화, 고근호, 권성연, 김자영, 김수빈, 김준현, 김진하, 김화순, 김환영, 나윤상,

남궁윤, 다 솔, 레오다브, 박 건, 박경효, 박미화, 박성우, 박태규, 박재동, 서수경,

서진선, 서림하, 성효숙, 이선일, 이소담, 이현정, 이효복, 이홍원, 임의진, 조덕희,

주라영, 주완수, 주 홍, 전정호, 전혜옥, 정정엽, 천현노, 헥스터, 홍성민, 홍성담,

홍세현, Pyaesone aung,

 

사진, 글 / 조문호

 

박재동 작

미얀마 민주화 투쟁에 함께하려는 연대와 지지의 목소리가 더 높다.

 

박건 작

‘미얀마 민주시민과 연대하는 화가들의 미술행동전’도

인사동 ‘나무아트’에서 열리고 있다.

 

김진하 작

광주 메이홀 전시에 이어 인사동 '나무아트'에서 열리는 서울전은 13일 까지다.

4월 15일 부터 29일 까지 안성맞춤 아트홀에서 열린 후

 5월 6일 부터 6월 27일 까지는 신안 압해도 ‘저녁노을미술관’에서 열린다.

그 외 아산에서 전시를 타진해 오는 등 릴레이식 전시는 전국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김진하 작

‘생명평화 미술행동’이 추진한 미술행동전은 미얀마 민주화 항쟁을 지지하는 주홍의 1인 시위와 함께

홍성담, 박재동, 박건, 주홍, 김진하 등 42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진하 작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서울 ‘나무아트’ 전시에서는 미얀마 국적의 관객이 찾아와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등 시민들 응원도 이어지고 있다.

 

김진하 작

더 많은 분들의 지지와 응원으로 무참한 학살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미얀마의 민주화를 기필코 이루어 내야 한다.

 

인터넷 차단망을 뚫고 전해지는바에 의하면 이미 목숨을 잃은 시민이 500여명이 넘고

실종, 구금, 부상 등을 합치면 희생자는 이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라는데,

심지어 어린이 까지 학살하는 등 잔인하기가 이를 데 없다.

 

조준사격과 집단 발포, 특수부대 투입, 민주인사와 시위 지도부에 대한 체포와 고문,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곤봉과 총칼에 의한 무자비한 폭행이 자행되고 있다.

 

진실을 가리고 은폐하기 위한 철저한 언론 통제, 시신을 감추거나 사망자 수를 축소,

외부 불순 세력 개입설 주장 등.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는 41년 전 광주 참상을 너무 닮았다.

 

미얀마 군부가 짐승만도 못한 전두환의 수법을 교과서 삼아 답습하는 듯 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토록 닮을 수가 있겠는가?

 

다만 미얀마의 경우는 광주와 달리 수도 양곤과 제2도시 만달레이에 이어

전국적인 시위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얀마는 외신을 통해 참상이 알려지면서 유엔에서도 거론되고 있으나,

광주는 철저히 고립되어 외로운 싸움을 했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분노와 저항도 거세지고 내전으로 확전 될 기미도 보인다

얼마나 많은 희생이 따를지는 아무도 모른다.

 

 수많은 양민들이 목숨을 잃는 아픔의 과정을 거치겠지만

결국 민주화 운동은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

 

광주의 교훈이다.

학살자들이 법정에 서는 날도 반드시 올 것이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미얀마 학살에 적극 개입을 주저하면서

미얀마 국민들의 희생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국제사회의 외면은 시민을 향한 군부의 총칼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결코 그들을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미술행동전을 비롯한 여러 미얀마 연대 활동이 국제사회의 연대를

활성화 시키는 기폭제가 됐으면 한다.

 

전시를 준비한 ‘생명평화 미술행동’은

지난 3월 15일 ‘2021년 미얀마는 1980년 광주다’라는 요지를 담아,

미얀마 민주 시민을 향한 지지 성명을 내기도 했다.

 

아래는 참여작가 명단과 '생명평화 미술행동'의 성명서 전문이다.

 

참여작가 

 곽영화, 고근호, 권성연, 김자영, 김수빈,

김준현, 김진하, 김화순, 김환영, 나윤상,

남궁윤, 다 솔, 레오다브, 박 건, 박경효,

박미화, 박성우, 박태규, 박재동, 서수경,

서진선, 서림하, 성효숙, 이선일, 이소담,

이현정, 이효복, 이홍원, 임의진, 조덕희,

주라영, 주완수, 주 홍, 전정호, 전혜옥,

정정엽, 천현노, 헥스터, 홍성민, 홍성담,

홍세현, Pyaesone aung,

 

[성명서]

 

미얀마2021은 광주1980이다!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군부독재세력에 의해 피로 물들고 있다.

이것은 곧 아시아 민주주의의 위기다.

대검살상과 집단발포, 그리고 저격병을 이용하여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들의 머리와 가슴을 정조준 살해하고 있다.

우리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군부독재가 갖는 악마성을 잘 알고 있다.

타락과 부패는 물론, 인권을 짓밟는 악마의 세력임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40여년 전 1980년 5월광주에서 저지른 한국의 군부독재 학살행위를

2021년 미얀마의 군사정권은 판에 박은 듯 똑같은 학살 만행을 자행하고 있다.

'2021년 미얀마는 1980년 광주다' 오월광주가 승리했듯이

오늘 미얀마의 민중들도 기어코 승리할 것이다.

우리 미술행동은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승리할 때 까지 함께 할 것이다.

 

'미얀마의 살인마 군부독재 물러나라!'

'아시아 민주주의를 위해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미얀마의 군사정권을 박멸하자!'

 

2021.3.15

생명평화 미술행동

 

한국 민주시민은 미얀마 민주시민에게 연대의 뜻을 전합니다.

기필코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바랍니다.

 

인사동 '나무아트'에서 열리는 서울전시는 13일까지다.

많은 분들의 응원을 부탁드린다.

 

사진, 글 / 조문호

 

세월오월과 촛불

홍성담展 / HONGSUNGDAM / 洪成潭 / painting 

2018_0720 ▶ 2018_0812


홍성담_세월오월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90×1260cm_2014


초대일시 / 2018_0719_목요일_05:00pm

후원 / 가나문화재단

관람료 / 성인 3,000원 / 학생, 64세 이상, 장애 3급 이상 무료입장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1-1

Tel. +82.(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세월오월'과 촛불 그리고 홍성담 ● 격동의 한국 현대사, 이런 식의 표현에 대하여 우리는 익숙한 편이다. 20세기의 식민지시대와 분단시대 그리고 21세기 통일로 가는 남북 화해시대. 이런 과정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건이 일어났던가. 역사는 기록으로 남을 때, 역사다워진다. 기록이 없는 역사는 하나의 물거품일 수 있다. 역사는 과거와 미래와의 대화라 했다. 그렇다면 예술가에게 있어 대화는 창작정신과 맞물리는 부분이지 않을까. 기록은 어떤 형식으로 남던 그 기록정신만큼은 소중하다. 특히 예술가의 소임으로 기록정신을 든다면, 과연 어떤 작업이 소중한 것일까.



홍성담_내몸은 바다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2cm_2016

홍성담_욕조-어머니, 고향의 푸른 바다가 보여요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4×130cm_2016



작가는 기록을 한다. 하지만 오늘날 상당수의 작가는 기록정신과 거리를 두고 있다. 치열한 현장을 외면하려 한다. 현장과 거리가 생기니 당연히 기록은 뒷전으로 쳐진다. 밀실 공간과 달리 역사의 현장을 뜨겁게 끌어안는 작가가 있다. 기록하는 작가. 여기서 기록은 증언이자, 비판이나 평가이기도 하다. 그런 작가 가운데 홍성담을 들 수 있다. 홍성담은 근래만 해도 세월호 사건에서부터 광화문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뜨거운 현장을 직시하면서 자신의 작업으로 연결했다. 21세기 벽두의 한국사회에서 촛불의 의미는 남다르다. 촛불은 자신의 몸을 살라 어둠을 쫒아낸다. 촛불정신은 홍성담 예술의 원형이다. 예술가는 시대정신을 충실하게 기록할 임무가 있다. 그래서 홍성담의 "그림 그리기는 인간의 야만과 문명의 경계, 그 칼날처럼 얇고 위태로운 경계에서 이루어진다." 야만과 문명의 경계에 선 위태로움을 안고 작업하기. 예술작업은 결코 음풍농월의 여유가 아니다. 순간순간 긴장과 정의 그리고 조형의식으로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 상상력과 창작력을 제고시켜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다. 그것도 늘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숙명, 바로 예술가의 숙명이다.



홍성담_홍수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94cm_2015


홍성담_화종-학익진 3_캔버스에 유채_260×162cm_2018


홍성담_흐르는 물이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4×260cm_2018


홍성담은 현실을 직시하면서 거대 담론을 즐겨 그렸다. 이 점은 여타의 작가와 차별상을 보여주는 특징이기도 하다. 화가는 '소독되어진 표현의 자유를 거부한다.' 소독되어진 표현의 자유. 여기서 예술가의 사명감을 확인하게 한다. 과연 무엇이 예술가의 사명일까. 그것의 출발은 표현의 자유이다. 홍성담은 이 부분을 위하여 온몸으로 싸워왔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현실 고발은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그것도 직설법에 의한 표현이다. 흔히 홍성담은 풍자화가라고 부르기도 한다. 유신시대 혹은 박근혜 소재의 여러 작품 등을 보고 그렇게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화가 자신은 풍자보다 직설을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홍성담_사시사철 중에서-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4×130cm_2018


홍성담_통일대원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4×390cm_2018


홍성담의 작품은 무엇보다 서사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게 한다. 첨예한 이야기를 상상력에 의거하여 재구성하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한다. 시대정신과 함께하는 예술의 범본이라 할 수 있다. 유마거사는 말했다. 중생이 아프니까 내가 아프다. 홍성담의 예술은 우리 사회가 아프면 아플수록 뜨거운 열정을 담아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증거하는 예술. 기록하는 예술은 현실과 함께하는 의지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예술은 진실을 구현하는 훌륭한 무기라는 신념, 어찌 음풍농월의 와유(臥遊) 속에서 노닐 수 있을까. 뜨거운 현장으로 달려가는 화가에게 있어서는 특히 그렇다. 그래서 홍성담은 그의 저서 제목처럼 '불편한 진실에 맞서 길 위에 서다'라는 지표로 집약하게 하는 화가이다. ■ 윤범모



Vol.20180720d | 홍성담展 / HONGSUNGDAM / 洪成潭 / painting



논란 일으킨 홍성담 걸개그림 '세월오월' 원본 보니...

 

홍성담 걸개그림 원본 수정본 비교 /원본 제공 홍성담

 

 

홍성담 작가의 대형 걸개그림 '세월오월'은 도대체 어떤 그림일까.

이 작품은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했다가 광주시의 반대로 광주비엔날레 창설 20주년 특별전에 선보이지 못하며 논란이 됐다. (자세한 기사 보기 ☞ 긁어부스럼 된 걸개그림 소동) 홍 작가는 논란이 된 박 대통령 부분을 닭 모양으로 바꾸어 다시 그린 후 원본에 테이프로 붙여 수정했다.

박 대통령 및 김기춘 비서실장이 그려진 부분은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됐지만 전체 그림을 보도한 경우는 드물었다. 전시회를 통해 관객을 만날 수도 없게 됐다. 원본을 보고 싶다는 본보 기자의 요청에 따라 홍 작가는 한국일보에 전체 그림 원본 및 수정본 파일을 공개했다. 실제 그림에는 박 대통령과 김 실장 외에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낙마한 문창극 총리 후보자, 이명박 전 대통령(로봇 물고기로 형상화) 등 매우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한편 광주 비엔날레 재단이 '세월오월'의 전시를 유보한 데 항의해, 같은 전시에 작품을 냈던 작가들이 자진해 작품을 철거하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1일 '대추리부터 세월호까지' 목판화를 전시한 이윤엽 판화가는 광주시립 미술관 1층에 전시한 자신의 목판화 작품을 철거했다. 정영창 회화 작가도 '정대세' 등 인물화 4점을 전시실에서 철거했으며 홍성민 설치작가도 '아시아의 숲 그날' 설치 작품을 철거했다.

 

 

 ▲원본 (큰 그림 보기)

홍성담 걸개그림 '세월오월'의 수정 전 원본. 박근혜 대통령을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묘사(그림 왼쪽 상단)했다. 도판 제공 홍성담

 

 ▲수정본 ( 큰 그림 보기)

홍성담 걸개그림 '세월오월'의 수정본.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묘사했던

 박근혜 대통령 부분을 닭 그림(그림 왼쪽 상단)으로 바꿨다. 도판 제공 홍성담.

 

 

[스크랩 / 한국일보]

 

 

 

민중화가 홍성담 화백 작품, '세월오월' … 세월호 구하는 오월 영령들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을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등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묘사한 광주비엔날레 출품작이 출품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5·18 당시 시민군 출신인 민중화가 홍성담 화백은 9월 5일부터 11월 9일까지 '터전을 불태우라'는 주제로 열리는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인 '광주정신展'에 세월호 참사를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연계해 묘사한 작품 '세월오월'을 출품한다고 6일 밝혔다.

이 작품중에 박근혜 대통령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묘사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사진은 5·18 당시 활동했던 시민군과 주먹밥 아줌마가 '세월호'를 바다에서 들어 올리면서 승객들이 안전하게 탈출하고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가 갈라지는 모습.

 

[스크랩 / 광주=뉴시스]

 

 

[조상인 기자의 술술-미술] 풍자 예술이냐 정치 선동이냐

 

■ 대통령 풍자 그림 특별전 논란

 

창설 20주년을 맞은 광주비엔날레가 혹독한 성인식을 치르고 있다. 20주년 기념 프로젝트의 특별전이 정치 풍자 그림을 두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발단은 박근혜 대통령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허수아비로 묘사한 서양화가 홍성담의 10m짜리 대형 그림 '세월 오월'이다. 그림을 고쳐라, 걸지 마라 공방 끝에 책임 큐레이터가 사퇴했고 참여작가들 사이에 '전시 거부'가 번지고 있다.

쟁점은 △표현의 자유 침해와 △풍자 작품의 미학적 판단으로 크게 나뉜다. 전시에 사전 검열이 작용했다는 심각한 문제와 함께 노골적인 해당 그림이 과연 풍자와 해학의 예술적 승화물로 볼 수 있는가의 문제다.

이번 특별전은 '달콤한 이슬-1980 그 후'라는 제목으로 지난 8일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개막했다. 광주비엔날레 태동의 근간인 '광주 정신'을 되새기고자 '국가 폭력'을 주제로 기획됐다. 17개국 57명의 작가가 참여해 광주와 유사한 경험을 지닌 오키나와·타이완·제주 등의 사례에 미학적·사회적으로 접근하려는 취지였다. 광주 민주항쟁의 지역적 정신을 보편적 역사정신으로 세계와 공유하고자 한 의도도 훌륭했다.

그러나 8일 광주비엔날레 측이 홍성담 작가의 그림 전시를 '유보'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께 전시장에 도착한 가로 10.5m 세로 2.5m의 '세월 오월'은 홍 작가의 주도 아래 지역작가와 시민들이 함께 완성한 것으로 5·18 당시 시민군과 주먹밥을 나눠주던 오월 어머니가 세월호를 들어 올려 아이들이 전원 구조되는 장면을 표현했는데, 작품 속에 대통령이 허수아비로 묘사된 것. 이를 두고 광주시가 수정을 요구한 게 불씨가 됐다.

이어 10일 전시 총괄 책임큐레이터인 윤범모 가천대 교수가 "예술적 표현의 자유는 그 어떠한 문제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며 그것을 지키는 것이 광주 정신을 살리는 길"이라며 도덕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12일에는 이번 특별전의 대표작인 나치 시절 저항작가 케테 콜비츠의 작품들을 출품한 사키마미술관을 포함한 '오키나와 작가'들이 전시 참여 철회 의사를 밝혔다.

이 모든 상황이 마치 한 편의 블랙코미디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나라님의 심기를 거슬리게 한 표현을 제한함으로써 대중의 눈과 귀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시대착오적 발상과 이를 둘러싼 점입가경이 문화융성을 기치로 내 건 이 시대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참담하다.

일각에서는 홍성담의 작품이 지나치게 노골적이라 미학적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제 2라운드가 시작된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13일 큐레이터들과 토론 끝에 "홍성담의 작품 '세월오월'로 제기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대 토론회를 9월 16일 개최할 것"이라는 합의를 끌어냈다. 큐레이터들의 토론장에서는 "예술은 예술의 이름으로 해답을 찾을 것" 등의 비장한 말이 오갔다. 지켜볼 일이다.

[스크랩 / 서울경제]

 


 

세월오월' 전시않겠다"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홍성담 화백이 24일 오후 광주비엔날레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걸개그림 '세월오월' 전시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홍 화백은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 '달콤한 이슬-1980 그후'에서 80년 5월 광주 시민군이 세월호 희생자를 구하는 장면이 그려진 걸개그림 '세월오월'을 선보였으나 대통령을 풍자했다는 이유로 전시가 유보되는 등 논란이 일었다. 2014.8.24 <<지방기사 참고>> minu21@yna.co.kr

 

 

 

 

 

 

[CBC뉴스=유수환 기자]

 

뉴욕타임스가 장문의 기사로 광주비엔날레에서 홍성담 화가의 작품 ‘세월오월’의 전시가 거부된 사건을 보도했다. 

 

외신 전문 번역 사이트 뉴스프로에 따르면,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30일 'An Artist Is Rebuked for Casting South Korea’s Leader in an Unflattering Light-한국 대통령을 비호감으로 그려 화가 질책받다'란 제목의 기사를 게재해 한국이 처한 사회적 현상에 대해 조명했다. 

 

뉴욕타임스는 "4월 세월호 침몰로 250명의 한국 고등학교 학생들이 사망한 뒤 화가 홍성담은 이 참사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 자신이 가장 잘할 줄 아는 방법으로 현 정부를 비판했다"며 "그는 한국의 긴 세월의 군사 독재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저항을 화폭에 쏟아내며 그림을 그렸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을 희화한 모습이 담긴 홍 화백의 그림은 북한 공산정권을 추종한다는 혐의를 받는 자들에게 주로 가해지는 검열됐으며,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국제 미술전에서 철회됐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예술가에 대한 말도 안되는 모독이자 그들이 한 일이 바로 내가 작품에서 말하고자 한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라며 '박근혜 아래에서 이 나라는 그 아버지의 시대에 있었던 오래된 관행,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관행으로 퇴보하고 있다'"는 홍 화백의 발언을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홍 화백의 작품인 ‘세월과 오월’이 세월호의 참사와 광주학살 두 가지를 모두 암시하고 있다"고 전하며 "이 논란으로 인해 한국에서의 예술적 표현의 한계에 대한 오랜 기간에 걸친 질문이 다시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아울러 "세월호 그림에 대한 반응을 현안 문제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사회로서의 징후로 본다"며 "정치권력에 대한 풍자가 범죄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홍 화백의 말을 소개하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번 사건 이후 일부 화가들은 항의의 표시로 비엔날레 참여를 철회하는 등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몇몇 고위직 임원들이 홍 화백의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것과 행사의 주요 재정 후원자 중 하나인 광주시의 바람을 존중하는 것 사이에서 어쩌지 못하고 사퇴했다. 

 

이와 관련해 홍성담 화가는 지난달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치 풍자를 담은 작품을 광주비엔날레에 전시하지 못한다면 비엔날레의 존재 이유가 없다"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스크랩 / CBC뉴스]

 

 

홍성담 파문 폭력으로 폭력을 풍자한다고?

 

<칼럼>대선에 영향 미칠 의도라면 조급함으로 스스로 난폭해져갈뿐

 

화가 홍성담 씨가 그린 ‘골든타임- 닥터 최인혁, 갓 태어난 각하에게 거수경례하다’ ⓒ평화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대나무창을 꼬나들고 멀쩡하게 서있는 사람을 마구 찌르는 것 같은 살기가 뚝뚝 흐른다. 그림 그리는 '민중화가' 홍성담이 내놓은 최근 그림들은, 죽일 수만 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표적으로 삼은 먹이감의 숨통을 끊어놓고 그 살을 한점 한점 발라내 씹어먹겠다는 식의 원념과 저주가 가득하다.

그가 그린 몇작품 그 중에서도 산부인과에서 임산부가 아이를 낳는 그림, 여성의 성기에서 뱀이 빠져나오는 형태는 누가 보더라도 알아볼 수 있는 특정한 인물을 지목하며 조롱하고 있다. 대통령 후보가 된 박근혜, 그의 아버지이자 현대 한국의 지도자 박정희에게 최대의 모욕과 저주를 쏟아붓는 것이다.

사회적 관심을 가질만한 인물이나 대상을 풍자하고 조롱하는 일이 재미를 위해서나 이념적인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고, 그것도 예술의 한 갈래라고 우기는 것을 감안하다 하더라도 그림 선전은 교활하며 악의적이다. 표적으로 삼은 적을 공격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목적을 실현하는 것이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논란이 격화될수록 관심을 더 크게 키우는 일이 될 터이니 그 또한 원하는 바라고 자부할지도 모른다.

편드는 쪽에서는 옳고 그른 것을 떠나 '한건했다'며 희희낙락하고 '더 하라' '계속하라'며 박수를 치는 일을 반복하는 것도 여전하다.

예술을 선동의 무기로 삼으려는 시도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공산혁명 후의 러시아, 중국, 김일성 체제가 들어선 이후의 북한 등에서는 '인민을 위한 문화예술'이 정책적으로 1970, 80년대 볼리비아, 칠레 같은 남미 여러 나라들에서 등장한 '제3영화' 운동은 민중혁명의 수단으로 영화를 동원한 기록으로 남았다.

세상을 적화하며, 전략적인 전복을 노리는 무리들은 동원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동원하고자 한다. 시, 소설, 그림, 음악, 책, 잡지, 연극, 영화 같은 온갖 매체들을 통해 왜곡과 선동을 조장하려는 시도를 계속한다. 노리는 목표를 위해서라면 거짓과 과장을 끌어들이는 일도 주저하지 않는다. 오히려 극단적인 과장과 왜곡을 교묘하게 이용하므로서 기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방식도 끌어들일 수 있다.

1980년 5월의 광주 사건을 소재로 한 <화려한 휴가>의 광주시민과 현장에 출동한 공수부대의 이미지 설정은 대표적인 사례다. 택시기사, 그의 동생, 애인 간호사 등 시민 쪽에 있는 등장인물은 하나같이 순수하고 순박하며 남을 해치지 않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심지어 광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인데도 그 동네 말조차 쓰지 않는다. 단정하고 또박또박한 서울식 표준말을 사용한다.

 

그에 비해 현장에 출동한 군인들은 아무런 감정도 생각도 없는 살인기계처럼 등장한다. 논리적 판단도 못하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기도 전에 총을 쏘고 곤봉을 마구 휘두르는 무자비한 집단으로 묘사될 뿐이다. 도청 앞 시위대가 격렬하게 시위를 하던 중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태극기를 내리는 순간을 맞게 되자 잠시 시위를 멈추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데 군인들은 그들을 향해 정조준하고 발포까지 하는 장면의 구성은 선악을 극단적으로 과장하는 장면으로 남는다.

당시 시위에 참가했던 사람들조차 그 시간에 애국가가 울리지 않았다는 증언을 남기고 있다. 그런데도 영화는 시위 도중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모두가 경건하게 의식을 갖추는데 그들을 향해 군인들은 정조준으로 총을 난사한다는 설정을 서슴치 않는다. 순박하고 선량한 시민을 향해 무자비한 군인들이 발포한다는 설정은 광주의 시위상황을 상징적으로 이미지화 한다.

그 대목에서 시위의 경과가 어떻게 되는지, 시위대가 왜 무기를 탈취한 뒤 무장하여 시민군을 구성하였는지 등의 앞뒤 맥락은 따질 겨를이 없다. '선량한 시민'과 '나쁜 군대' 만 선명하게 떠오를 뿐이다. 시민들은 무고한 희생자가 되고 군인들은 잔혹한 학살자로 굳어진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때의 참극을 수습하고 치유하기보다는 적개심을 더욱 조장한다. 기획단계에서부터 그럴 의도를 가졌다면 영화는 200% 목적에 맞게 역할을 한 경우다.

광주인화학교의 학생들을 성학대하는 내용을 다룬 <도가니>, 어느 대학교의 해직교수가 벌인 소송사건을 소재로 한 <부러진 화살>, 70년대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인물을 고문하는 과정을 재현한 <남영동 1985> 같은 영화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삼았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상황에서는 사실과 다른 가감을 섞는다.

어느 영화도 당시의 상황을 사실 그대로 수록한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극적으로 재구성한 정황적 재현으로 가는 것이다. 실제 인물들은 각각의 역할을 맡은 배우의 모습으로 바뀌고, 대사나 사건은 극적인 강조 또는 과장을 위해 연출된다. 그리하여 결론적인 이미지는 '착한 희생자'와 '무자비하고 탐욕스런 가해자 놈들'로 나뉜다.

<도가니>의 학교운영자, 그 동네의 경찰, 검사, 판사, 변호사는 권력과 돈에 휘둘리는 무자비한 집단으로 매도하고, <부러진 화살>의 판사, 검사 역시 부패하고 타락한 집단으로 떨어진다. <남영동 1985>의 조사관은 국가권력을 등에 업은 악마나 다름없다. 어느 경우나 조직화된 권력, 제도화된 폭력 그것에 희생당하는 선량한 개인의 구도로 만든다.

그림은 어느 경우라 하더라도 재현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 사실적인 묘사를 하면 작가가 드러내고자하는 의미가 모호해지고 상징적인 묘사로 가면 팩트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예술적 표현을 목표로 삼는 경우라면 어느 쪽이라도 접근 가능하지만 선동을 위한 수단으로 삼을 때는 목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듯도 하다. 드러내고자 하는 주장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고, 논란의 대상이 된다면 그 또한 바라던 바가 되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므로.

 

홍성담의 그림이나 그를 앞세워 저주의 굿판을 조장하려는 세력들의 태도는 그렇게도 비난하고 열을 내는 국가권력이나 특정 집단의 비인간적 행위보다 훨씬 더 심각한 폭력과 선동을 동원하고 찬양한다는 점에서 스스로 모순을 드러낸다. 자신들이 인정하지 않는 권위와 폭력을 비난하고 공격하기위해 그보다 더한 폭력이나 선동을 표현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내가 하는 것은 로맨스, 다른 사람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편가르기, 편리한대로 이러저리 갖다 붙이는 가치기준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남영동 1985>를 만든 정지영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 영화가 연말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고 공공연히 밝히기도 했다. 여러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그런 말을 거듭하고 있다. 화가 홍성담 역시 '제발 고발해라, 잡혀가고 싶다'는 말을 뱉었다. 시끄러워질수록 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고, 더 나아간다면 그들 사이에서는 용감한 투사로 대우받을 수 있다는 식의 계산이 들어있다.

하지만 '과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을 모르는 것인가? 의도가 분명하고 집념이 강할수록 절제하고 자제할 필요가 있다. 과격하고 난폭한 방식이, 같은 부류들끼리의 결속을 높이는 횃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상식과 품격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피로감과 거부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김용민 후보가 던지 막말이 부메랑이 되어 스스로 역풍을 맞은 일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홍성담의 그림이 이번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면 좀 더 여과되고 상징적인 표현을 담아야 했다. 조급함과 난폭함은 전략의 부재와 상황의 불리를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다. 분별력이 사라질 때 조급한 행동이 나오고, 할 말이 없을 때 완력에 기대기 쉽다. 풍자와 여유를 한참 벗어난채 거친 폭력과 무자비한 저주를 담은 그림이 떠다니고, 예술의 가면을 쓴 선동이 정치선전의 수단으로 동원되는 것은 그만큼 다급해졌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다.

 

글/조희문 인하대교수ㆍ영화학[조희문 인하대교수ㆍ영화학]

[스크랩 / 데일리안]

 

 

저급 정치선동과 예술, 풍자는 구분해야

 

대통령후보를 엽기적으로 묘사한 그림이 논란을 빚고 있다.  그림 파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표현의 자유와 풍자의 한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가 운명을 가름할 대선 국면의 초점을 흐리는 악재가 또 불거진 셈이다.

그림은 ‘평화박물관’ 등의 공동기획 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됐다. 평화박물관은 좌파 원로인사들이 상임공동대표나 공동대표로 있는 사단법인이다. 이 법인은 ‘유신 40년’ 기획의 일환으로 이번 전시회를 가졌다고 한다.

박 후보는 ‘골든타임-닥터 최인혁, 갓 태어난 각하에게 거수경례하다’라는 제목의 그림에서 병원 수술대 위에서 환자복을 입은 채 다리를 벌리고 갓난아이에게 손을 뻗으며 웃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갓난아이는 얼굴에 주름이 있고 검은 안경을 쓰고 있다. 박 후보의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을 상징한다고 한다. 박 후보는 ‘바리깡-우리는 유신스타일’이란 그림에선 교수대 위에서 말춤을 추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림을 그린 이는 50대 홍성담씨로, 1989년 북한 평양축전에 ‘민족민중미술인 전국연합’이 공동 제작한 ‘민족해방운동사’ 사진을 보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인물이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상스러운 박 후보의 처녀성, 몰지각한 여성의 신비주의 가면을 벗겨내고 싶었다”고 했다.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 풍자의 자유도 그렇다. 그러나 대선을 의식한 저급 정치선동과 일정 품격을 갖춘 풍자 작품이 동일시될 수는 없을 것이다. 저급 정치선동이 예술과 동일시될 수 있을지도 돌아볼 일이다. 기획전시 관계자부터 자문해야 할 것이다.

 

[세계일보 사설]

 

 

 

광주비엔날레 전시 자진 철회 홍성담 작가 “껍데기만 남은 ‘인권·문화도시’ 광주선 전시 않겠다”

 

“이 정도의 풍자그림도 걸지 못하는 우리 현실이 참혹하다. 자신도 모르게 자기검열을 하고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금 권력에 굴종하는 미술계 모습이 부끄럽고, 또 안타깝다. 껍데기만 남은 ‘인권과 문화도시’ 광주에서는 전시하지 않겠다.”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걸개그림 ‘세월오월’의 전시를 요구해온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참여작가 홍성담씨는 25일 ‘세월오월’의 전시 요구 철회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24일 오후 광주비엔날레재단 이용우 대표, 윤범모 특별전 책임큐레이터 등과의 논의 끝에 전시 요구 철회 의사를 밝혔다”며 “과거에는 독재권력에 의해 내 작품이 유배됐다면, 지금은 지자체 권력이 유배시킨 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에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해결될 기미도 보이지 않아 고통스럽지만 이런 결정을 했다”며 “일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철거하고 많은 예술가들도 동조의 뜻을 보내왔으나 이번 사태에서 미술계, 광주지역 문화계의 치부를 봤다”고 말했다.

한편 ‘세월오월’의 전시 여부 논란으로 사퇴 뜻을 밝힌 윤범모 책임큐레이터는 “직무에 복귀해 특별전의 원만한 마무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스크랩 / 경향신문]

 

 

 

윤범모 미술시평 / 씁쓸하게 한 ‘달콤한 이슬’

 

홍성담, <세월오월>, 부분, ⓒphoto: 김달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달콤한 이슬, 1980 그 후’가 여름을 강타했다. 비엔날레 창립 2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히’ 준비한 특별프로젝트, 강좌와 퍼포먼스 시리즈의 하나로 마련된 전시였다. 하지만 8월 8일의 개막식은 무산되었다. 개막행사의 꽃이기도 했던 걸개그림 <세월오월>의 ‘전시 유보’ 결정에 따라 행사가 파행을 맞은 까닭이었다. 정말 난감한 일이었다. 왜 이 같은 불상사가 일어났던가. 전시의 총책임자였던 나의 감회를 여기에 적고자 한다.

이번 ‘달콤한 이슬’은 광주정신의 예술적 승화라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5월정신을 단순히 연대기적으로 기록하는 일은 삼가자고 했다. 그래서 ‘1980 그 후’라는 부제를 달았다. 5.18정신은 국가폭력에 따른 저항정신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전시는 국가폭력에 따른 기억과 예술적 증언 그리고 치유의 개념을 비중 있게 했다. 그래서 4.3항쟁을 겪은 제주를 주목했고, 같은 맥락에서 ‘미군기지’ 오키나와를 주목했다. 더불어 국내외의 저항미술로부터 시대정신을 담은 작품을 주목했다. 나치시절 저항미술가로 유명했던 케테 콜비츠의 판화 40여 점을 특별히 진열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였다. 1930년대 중국에서 노신의 주도로 전개되었던 항일 목판화 운동의 원품을 베이징 노신박물관에서 직접 공수해 온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였다. 그렇다고 이번 전시가 명가들의 명품만 모은 것은 아니다. 나눔의 집 일본군 성노예 생활을 했던 할머니들의 ‘피눈물 나는’ 그림 17점도 진열했다. 현대미술전에 이렇듯 미술가가 아닌 ‘할머니들’의 육성을 직접 모셔 온 것은 파격, 그 자체였다. 물론 통도사성보박물관 소장 <감로도>가 첫 번째 방을 차지한 것도 그렇다.

<세월오월>은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1980년 5월 이후 오늘날까지의 우리 사회의 주요 장면을 활용한 작품이었다. 80년대 전국적으로 유행했던 걸개그림의 재현작업이었다. 광주의 상징적 화가 홍성담이 주필을 맡았고 시각매체연구회와 시민들이 동참했다. 병풍식으로 제작한 이번 대작의 대형 복제본은 미술관 외벽을 장식할 예정이었다. 20분의 1이나 될까, ‘허수아비’라는 한 부분 때문에 작품의 본질은 외면당하고 정치적 회오리바람에 휩싸이게 되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다. 현직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표현한 것이 문제의 핵이었다. 뒤에 작가는 허수아비 대신 닭으로 수정하여 작품을 완성했다. 한때 이런 말이 유행한 적 있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새벽을 거부하는 세력이 활보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이 점을 재인식시키기도 했다. 이번 걸개그림은 이 점을 방기하지 않았다. 풍자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하지만 광주시의 과도한 개입은 결국 걸개그림의 전시를 막았다.

전시총괄책임자였던 나는 <세월오월> 전시 파행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책임큐레이터 직을 사퇴했다. 그와 같은 전시장에 자신의 작품이 걸려 있는 것은 치욕이라면서 몇몇 작가들은 자진 철거했다. 더불어 참여작가 일동은 기획자의 원안을 존중하지 않으면 작품을 철수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세월오월> 파동은 일파만파 번져나갔다. 민주 인권의 도시인 광주의 명예와 광주비엔날레의 명예에 먹칠하는 사건이 되었다. 이와 같은 일은 왜 생겼을까. 관권의 과도한 개입, 바로 이것이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관권 개입인가. 그것도 광주에서, 광주비엔날레에서. 예술 표현의 자유와 광주정신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가만히 있으라. 그래서 세월호 참사는 더욱 커졌다. 이번에도 관권은 예술을 향하여 가만히 있으라, 이렇게 명령했다. 그것도 광주시에서.

달콤한 이슬, 하지만 이번 광주에서 뿌려진 이슬은 씁쓸한 이슬이었다. 조선후기에 유행했던 감로도(甘露圖)에서 빌려온 개념 ‘ 감로’는 정말 상처받았다. 상처를 딛고 치유와 희망의 미래를 꿈꾸었던 전시기획은 누더기가 되었다. 우리 사회는 언제까지 달콤한 이슬을 필요로 해야 할까. 2014년 8월, 이슬 대신 눈물을 흘리게 했던 여름이었다.

 

[스크랩/김달진미술연구소] 

 

 

홍성담 화백 걸개그림 '세월오월' 대만서 전시

 

홍성담 화백 '세월오월' 대만 전시(서울=연합뉴스) 홍성담 화백이 대만 국립 청궁(成功)대학교 대만문학학과에서 18일부터 '동아시아 민중문화 : 희망의 연대'라는 주제로 '5월 판화-새벽' 50여 점과 대형 걸개그림인 '세월오월'을 전시하게 됐다. 한국의 민중운동 문화를 알리는 취지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다음달 3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청궁대 대만문학학과 제공) photo@yna.co.kr

 

 

(타이베이=연합뉴스) 노해랑 통신원

 

 지난달말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시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풍자 논란으로 선보이지 못했던 홍성담 화백의 걸개그림 '세월오월'이 18일(현지시간) 대만에서 전시됐다. 

대만 남부 타이난(臺南)시에 있는 청궁(成功)대학교 측이 '동아시아 민중문화 : 희망의 연대'라는 주제로 이날부터 약 2주간 진행하는 전시회에서는 홍 화백이 작년 타이베이에서 전시한 바 있는 '5월 판화-새벽' 50여 점의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전시회 주최 측인 청궁대 대만문학학과의 젠이밍(簡義明) 교수는 전화 인터뷰에서 "홍 화백의 민중미술 세계를 통해 대만인들이 한국의 민중운동 문화를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행사로 이날 오후 홍 화백의 기념강연에 이어 젠 교수의 사회로 '민중문화운동의 방법과 전략'을 주제로 한 토론회도 개최됐다.

전시회 소개자료에는 한국의 5·18 광주 민주화운동 배경과 세월오월 작품이 광주에서 전시를 거부당했던 상황이 설명돼 있었다.

홍 화백은 대만 외에도 미국, 일본, 독일에서도 세월오월을 전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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