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로 열 두 번째 맞는 동강할미꽃 축제가 지난 30일부터 4월1일까지

정선 귤암리 ‘동강생태체험전시관’에서 열렸다.
사실, 이 축제가 열린지는 오래되었지만, 주민들의 축제에 대한 몰이해로
상춘객을 끌어 들일 수 있는 좋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이맘 때면 동강할미꽃 찍으러 전국에서 몰려오는 사진인들 숫자 또한 적지 않아
그들을 염두에 둔 축제 기획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
어린이 사생대회나 할미꽃사진전 등 간단한 행사들만 반복되는 

축제라기보다 동네잔치에 가까운 수준이다.




초창기에는 강변과 산길로 이어지는 동강할미 상여 길 연출, 섶 다리 재현,
조문호의 ‘신명’ 설치전 등 여러 가지 볼거리로 야심차게 추진하기도 했으나,
번거롭다는 주민들의 반대로 중단되고 말았다.



그 이후부터 개인 사진전이나 부탁하면 걸어 주었지만, 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지만 주민들과 읍내 있는 분들까지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가능하면 축제 개막식은 봄나들이 겸 꼭 참석했다.




그러나 세월에 알려지며, 주말 상춘객이 늘어나자 그만 돈벌이에 맛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손님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라야 동네에서 만들어 파는 음식이나
재배한 동강할미꽃 화분 파는 게 고작인데,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그런데, 오랜만에 봄나들이 한 상춘객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다른 식당에서는 그냥 주는 좌판기 커피를 천원에 팔거나 음식이 비싼 거야
안 사먹으면 되지만, 목마르면 물은 마셔야 할 것 아닌가?



축제장 어디에도 생수대나 물 마실 곳을 마련해 두지 않은 채,
작은 생수 한 병을 천원에 판매한 것이다.
돈보다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군청에 민원을 제기하겠다는 분들이 여럿 있었다.




장사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기본적인 물이나 커피를 비싸게 팔면 모든 음식이 바가지란 인상부터 주게 된다.
돈만 알지 장사의 기본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이 동네 터줏대감 이야기로는 장사해 남은 돈으로 일한 사람들 바닷가 회 먹으러 가는 것이 고작이란다.
'정선군청'이나 '강원랜드'에서 후원하는 금액만도 충분한데, 그 지원금은 다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다.




축제가 열리는 귤암리가 어떤 곳인가?


산 높고 물 깊은 두메산골 귤암리가 인심 좋은 동네로 소문났으나,
동강 댐 백지화로 생활환경이 바뀌며 변하기 시작했다,
다들 새집 짓고, 집집마다 티브이 안테나가 들어서며 눈을 뜨기 시작했는데,
이제 인심 좋기는커녕, 야박하기 짝이 없는 동네가 되고 말았다.



귤암리 만지골의 지하수 분쟁은 이년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을 ‘신판 봉이 김선달’이란 소리까지 듣게 하는 이 분쟁 역시
이주민에 대한 원주민의 갑 질에 다름 아니다.
‘고래 싸움에 세우 등 터진다’는 말처럼 나까지 물 사용에 지장을 받고 있다.




옛날에는 낯선 사람이 귤암리를 찾으면 뭘 먹이지 못해 안달이었다.
없는 살림이지만 옥수수나 감자를 삶아 대접하는 등 인심 좋기로 소문난 동네였다.
깊은 산골이라 사람 만나기가 힘들 때라 반가워 그랬는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마을 어귀에는 ‘인심 좋은 귤암리’란 표석이 세워져 있다.




내년 부터는 동강할미꽃축제가 새롭게 태어나길 간절히 바란다.


축제기획 자체를 재정비하고, 최소한의 방문객 편의는 제공되어야 한다.
제일 먼저 해결할 것은, 이곳은 버스가 하루에 네 번밖에 다니지 않는 산골이라,
축제기간 동안 정선터미널에서 축제장까지 매 시간마다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하라.
둘째, 축제장 서너 곳에 물을 마실 수 있는 음료대를 설치하라.
셋째, 동전 넣고 커피나 음료를 뽑을 수 있는 좌판기를 비치하라.




이런 기본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동강할미꽃 축제의 미래는 없다,
그렇지 않으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못 오게 막을 작정이다.

아래 사진은 축제기간 동안 있었던 이런 저런 모습이다,

사진, 글 / 조문호



















































































































 




장장 19일 동안 조양강변 일원을 설원과 빙상, 고드름 천국으로 만들어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어 온 2018정선고드름축제가 폐막되었다.

지난 25일 오후3시부터 고드름주제관에서 열린 폐막식에는 전정환 정선군수의 폐막인사와 함께 화려한 축하공연도 펼쳐졌다

아름다운 전통공연으로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는데, 상투를 말아 올린 산골노인까지도 핸그폰으로 축하공연을 찍고 있었다.

이젠 전국민이 사진가이고 기자인 세상이다. 집으로 돌아가면 식구들에게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들을 할 것이다.


그리고 전상현, 남계원씨등 군청 문화관광과 주무관을 비롯하여 유재순, 정춘경, 서덕웅씨 등 반가운 분들의 모습도 여럿 보였다.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식목일을 맞아 모처럼 정선 만지산에 들렸다.
어머니의 헤진 무덤에 잔디도 메워야 하고 텃밭의 땅도 파 뒤집어야 했다.

마침 '정선군청' 직원과 약속이 있었던 정영신씨도 동행했다.


몇 개월 만에 들린 정선 집은 폐가나 다름없었다.

주소를 동자동으로 옮겼으니 우편물은 그다지 많지 않았으나, 집 기둥을 떠받히는 축대가 무너져 내렸다.

작년 가을 추수 때는 얼마나 급히 도망쳤던지, 밭 때기에 고추 대와 옥수수 대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붉은 진달래나 몽우리 진 목련 꽃이 반갑게 맞아주며, 변치 않는 자연의 이치를 자랑했다.

7일 있는 동자동 주민자치회의로 정선에 오래 머물 형편이 못되어 서둘러야 했다.
비가 내려 질퍽한 땅을 파 뒤집었더니, 죽을 맛이었다. 건강이 나빠졌는지 몇 차례의 괭이질에도 숨이 헐떡거렸다.

오래 비워 둔 집이라 정영신씨는 몇 시간동안 군불을 지피고 청소를 해야 했다.


매번 그랬지만, 저녁시간은 즐겁다. 만지산 꼭대기 사는 최종대씨 집에 올라가 술 한 잔한 것이다.

신바람 난 이선녀씨의 기막힌 춤에다 맞불을 질러댔다.






이틀 날은 ‘정선군청’ 문화관광과 전상현씨 만나러 읍내로 나갔다.
오찬 장소에 갔더니, 지역경제과에 근무하는 유홍균 팀장과 정선아리랑시장 사업단장 허승영씨를 소개해 주었다.

오는 6월22일부터 25일까지 정선에서 열릴 ‘전국 오일장 박람회’에 정영신씨의 장터사진전을 유치하기 위해서였다.

유홍균씨는 별도의 전시 부스를 만들어 준다지만,

전시장보다는 외곽을 전통시장사진으로 장식하는 대형 현수막전이 더 효과적이라는 제안도 했다.


박람회가 열리기 전에 구체적인 협의가 되어야겠지만, 담당자의 전통시장에 관한 관심이 보통은 아니었다.

눈에 보이는 당장의 실익보다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었다.

이제 시장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다 되었지만, 승진이 예상되는 내년부터 타 부서로 이동해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한 자리에서 승진해 하던 일을 이어가야 하는데,

전문가를 양성하지 못하게 하는 현 공무원 직제 체계의 모순을 바로잡는 일도 시급했다.






이틀간에 걸친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 왔으나 뒤가 개운치 않았다.

옥수수 밭은 손도 대지 못했고, 호박 심을 구덩이를 파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자동차가 없어 올 해는 자주 올 수 없으니, 손이 많이 가는 야채보다 저 혼자 잘 자라는 작물로 바꿀까보다.

한 달 후에, 고구마를 심을까? 유실수를 심을까? 아니면 내 마음 담을 꽃씨나 뿌릴까?


사진, 글 / 조문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