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사진가 이상엽씨는 이 땅의 경계가 되는 변두리지역 '변경'에 주목해 온 작가다.

그는 북쪽 비무장지대에서 서쪽으로 백령도와 연평도, 남으로 제주 강정마을까지 이 땅의 변경을 기록해왔는데,

그 결실이 제6회 일우사진상 '올해의 특별한 작가' 다큐멘터리 부분 수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일우사진상은 대한항공조양호씨가 만든 '일우재단'에서 주는 상으로, 얼마 전 구설수에 오른적은 있으나,

이번에 수상한 이상엽씨의 역사의 변경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름 위주로 나누어주는 여타 사진상에 비해

미래가 기대되는 사진가에게 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사진상이라 생각한다.

 

지난 25일 전시개막을 30여분을 앞두고, 함께 가기로 약속한 김세균 정의당대표로부터 문자메시지가 왔다.

장소가 바뀌었으니, 종로3가에서 내려 서울극장 인디스페이스로 오라는 것이다.

의아해 하면서도 사정이 생긴 줄 알았는데, 가보니 아닌 것이다.

지인에게 찾는 길 인터넷 검색을 부탁하며 와전된 것 같았는데,

서울극장 입구에는 김세균씨와 함께 온 정의당 문화예술위원장 오민애씨도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늦어 마음은 급한데, 그 흔한 택시조차 왜 그리 잡기 힘든지 발을 동동 굴렀다.

김세균선생도 마찬가지지만, 개막식을 기록해 주기로 한 나로서는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결국 도착하니 한 시간이나 늦어, 모든 게 끝난 뒤였다.

 

뒤늦게 사진 찍으랴 작품 보랴 분주했으나, 전시된 사진의 미학적 긴장감이 팽팽했다.  

 



무거운 코발트 빛깔로 내려앉은 강화도 돈대 주변의 풍경들은 실제 풍경을 넘어 역사적 의미를 더하고 있었다.

수백 년 전과 수십 년 전 현재의 분단 상황이 섞여 있는, 강화도에서 밀려난 한국 근현대사의 흔적을 발굴하고자 했다"

는 그의 말처럼, 어제의 흔적에서 내일의 반성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인문학적 보고서였다.


전시장에는 많은 분들이 사진을 돌아보며, 환담을 나누고 있었다.

육명심선생께 먼저 인사 드렸드니 요새 유명해 졌데, 그런데 최민식사진상은 왜 그리 씹어?“라고 말씀하셨다.

그걸 진짜 몰라서 물어시는가?

하기야! 그 상의 수혜자인 이갑철, 최광호씨 모두가 선생께서 애지중지하는 제자들이니까...

 

그 날 전시장에서 강운구, 황규태강홍구, 이한구, 김남진, 강용석, 박주석, 석재현, 박종우, 박신흥,

조돈문, 곽명우, 김영호, 남 준, 강봉규, 이갑철씨 등 많은 분들을 만났다.

모두들 뒤풀이 집 서소문회관으로 옮겼는데, 장소를 정확히 몰라 한 참을 헤매야 했다.

좌우지간 이날은 방황의 연속이었다.

 

뒤풀이 집에서 술 마시며 이상엽씨의 변경에 대한 변명을 듣기도 하고,

강화도는 일 년으로 부족하니 좀 더 찍으라는 육명심선생의 조언과 황규태선생의 축배 제의도 있었다.

 

식사를 끝낸 육명심선생께서 먼저 일어서니 이갑철씨도 따라 나섰다.

선생께서 6-70년대 작업한 영상사진들이 요즘 이갑철씨 사진들과 너무 엇비슷해 

이갑철씨와는 남다른 관계니 기념사진이나 한 장 찍으시죠.” 제안했다.


육명심선생께서 포즈를 취해주며 하신 내 새끼지라는 말이 긴 여운을 남겼다.


사진,/ 조문호

























































10월 22~28일, 인사동 상상갤러리

꿈꾸는 시간. 41×32cm. Oil on canvas. 2014.

인천수채화협회장이자 부평미술인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상엽 화가가 개인전을 연다.

이달 22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인사동 상상갤러리에서 여는 이번 개인전의 주제는 희(喜), 즉 ‘기쁨’이다. 다수의 누드 작품을 전시한다.

작업에 몰입하는 순간보다 더 소중한 시간이 없음을 깨닫는다는 이 화가는 “대상에 나를 입히는 과정은 짜릿함을 넘어 존재를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며 “부족함이 많아 조심스럽지만, 그런 기쁨을 조금이라도 나누면 더 기쁨이겠다는 생각에 이번 개인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화가는 2011년 부평거리설치미술 ‘만화경 속 美거리’와 2014년 부평구 청사 녹지광장 설치미술전 ‘도두보임’의 예술감독을 맡은 바 있으며, 현재 작품 활동과 더불어 인하대학교 시각디자인과와 신세계문화센터에서 강의하고 있다.

 

꽃빛. 53×41cm. Oil on canvas. 2014.

 

자유로운 휴식을 원해. 53×41cm. Oil on canvas. 2014.

 

생각 좀 해볼게. 41×32cm. Oil on canvas. 2014.
 
[시사인천 / 이승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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