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은평구 역촌동과 신사1동 구의원으로 출마한 아들의 부탁을 받았다.
우리 동네 어린이들 사진 좀 찍어달라는 것이다.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한 표라도 끌어 모아야 할 시기에 좀 생뚱맞은 이야기였으나,

일요일 정오 무렵 가겠다고 약속했다.






지역교육문제와 어린이들의 안전문제에 유달리 신경 써 온
햇님이는 어린이들과 소통하는 문제도 선거운동 못지않게 중요한 것 같았다.
좋은 사진이 나오면 선거홍보물에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지하철 응암역에서 내려 불광 천변으로 내려갔더니, 산책 나온 분들이 많았다.
자전거를 타는 분이 많았으나 대개 강아지를 데리고 나왔더라.
약속시간이 되니, 일곱 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햇님이 나타났다.






햇님은 지나가는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는데,
산책로에서 만난 최용기씨를 소개시켜주었다.
‘서울시장애인자립센터 협의회’ 의장인 그 분과 기념사진도 찍었다.






어린이들과 어울려 이야기하는 장면들을 스냅 했으나, 때로는 포즈를 주문하기도 했다.
역시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을 카메라에 담으니, 기분 좋았다.
저들이 어른이 되면 좋은 세상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위안한 하루였다.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28일, 아들 조햇님의 은평구의원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서 민망한 일이 벌어졌다.

자신을 위해 도와준 분들을 한 분 한 분 소개하는 과정에서, 그만 울어버린 것이다.

다들 구호를 외치며 열띤 응원을 보내는 분위기라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갑자기 30여 년 전으로 필름이 돌아갔다. 석관동에 셋방 얻어 어렵게 살던 때였다.
홍등가를 기록하러 청량리 588에 들어가며, 가족을 연고지인 부산으로 보내려 한 것이다.
무슨 대단한 일 한다고 가족과 헤어져야 했는지 모르지만, 보내는 마음도 편할 수는 없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사하는 날,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이삿짐을 챙기다보니, 그 당시 초등학생이던 햇님이가 보이지 않았는데,
한 쪽 처마 밑에 웅크려 울고 있었다. 헤어지기 싫어 우는 모습을 본 내 마음도 찢어질 듯 아팠다.
밝고 어엿하게 살라고 햇님이라 이름 붙였건만, 눈물 마를 날이 끊이질 않았다.






어머니와 병상에 누운 외할머니까지 셋방에 살아, 여지 것 장가 갈 엄두조차 내지 못할 처지가 아니던가? 

내가 져야할 짐을 아들에게 떠 넘긴 셈인데, 늘 천형의 짐을 진 듯 어깨가 무거웠다.
다행히 남 탓하지 않고 열심히 사는 모습에 위안은 되었으나, 힘없는 정당에서 하는 일도 늘 마음에 걸렸다.






다 같이 잘 사는 동네를 만들어야 한다며, 추운 날 피켓을 들고 거리에서 일인 시위를 벌이거나,

제 코가 석자인데, 어려운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에 어느 부모인들 마음이 편할 수 있겠는가?
어렵게 살아 힘 없는 자의 심정을 더 이해할 수밖에 없기에, 한편으론 대견한 생각도 들었다. 






그러한 역경의 세월이 겹쳐, 도움 준 분들 은혜에 갑자기 설움이 북받친 것 같았다.
아마 그의 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싸움터에 나서는 출정식에
눈물을 흘린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을 것이다.
저렇게 마음이 여려 어떻게 주민들을 위해 싸울지 걱정되었으나,
뒤이어 지역을 위해 몸 아끼지 않겠다는 강인한 결기와 투지를 보여 안도했다. 



 


더구나 잘못된 지역 일을 혼자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정치구조라,
녹색당 후보들과 연대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거대 정당들이 독점하는 잘 못된 정치구조도 하루속히 개선되어야 한다.



 


그 날 조그만 격려가 될까하여 가깝게 지내는 지인과 행사장을 찾았는데,

열심히 응원하는 정의당 당원들과 지역민들의 모습을 보니, 너무 고마웠다.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햇님의 당선을 바라는 노희찬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영상이 나왔고,
심상정, 양경규, 김종민씨 등 여러분이 나와 힘을 실어주는 후원의 말도 이어졌다.

더구나 이 지역은 심상정의원이 기반을 다지며 활동했던 지역구라고 했다.






참석하여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아들을 대신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그리고 바쁜 중에 참석헤 준 전활철, 장경호씨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도움 준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최선을 다해 당선되는 길 뿐이다.






혹시라도 은평구 역촌동과 신사1동에 연고가 있는 페친이 계신다면,
조햇님의 구의회 입성을 위해 한 표 도와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나라의 세금만 축내는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으로 장담한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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