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극 대명사 사무엘 베케트 작품

 

(사진=극단76 제공)

 

연출가 기국서·배우 기주봉 형제가 연극 '관객모독' 이후 오랜만에 뭉쳤다.

극단76의 연극 '엔드게임'이 9월 1일부터 6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열린다.

지난해 초연에 이은 재연이다.

 

'엔드게임'은 부조리극의 대표작가인 사무엘 베케트가 1957년 발표한 작품이다.

바깥세상과 단절된 네 사람이 권태를 이기기 위해 관념적이고 가학적인 유희를 반복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베케트의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의 연장선에 있다. 반복되고 분절된 대사로 이뤄져 있다.

난해하고 무겁지만 이는 부조리극의 두드러지는 장점이기도 하다.

 

'엔드게임'의 프랑스어 원제는 '승부의 종말'(Fin de partie)이지만 최종장, 게임의 종말 등으로 번역돼 왔다.

작년 초연 때는 베게트가 영어제목으로 썼던 '엔드게임'(End game)을 택했다.

번역을 맡은 오세곤 교수(극단 노을 예술감독)는 "원작의 어감을 살리면서

베케트가 의도한 다중적 이미를 최대한 한국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기국서 연출은 베케트의 무거운 부조리를 유쾌하게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또한 극단76에서 함께 작업해온 배우 기주봉과 박윤석이 새로 합류하면서

전작과 또다른 해석이 가능해졌다.

 

기주봉은 독설을 간직한 독재자이지만 의자에 갇힌 '햄', 박윤석은 다리가 불편한 '클로그'를 연기한다.

정재진(니그)과 임지수(넬)는 늙은 부부 역을 맡았다. 모두 갇히고 유폐된 인물이다.

 

스크랩[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리뷰] 끝내야 할 것들에 고하는 경고, 

 

 

연극은 시작부터 끝을 향한다. 뭐 이런 연극이 다 있을까. 이제 끝내야 할 때가 됐다는 식의 대사를 도대체 몇 번을 듣는 걸까. 또 시작하자마자 뭘 끝내겠다는 걸까. 끝내는 것으로 치자면 우리도 끝내고 싶다. 이 지겨운 일상의 연속을.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을 어쩌란 말인가.

 

“왜 떠나지 않는 거지?”
“왜 절 잡고 있는 거죠?”
“왜 아직도 여기 있는거지?”
“여기밖에 없으니까요."”

 

우스꽝스러운 질문과 답변 같다가도 다시 곱씹으면 현문우답 같기도 하다. 공연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을 보니 말이다.

한마디로 최근 본 공연 가운데 가장 연극성이 강한 작품이다. 연극성이 강하다는 것이 낯설거나 지나치게 심오함, 혹은 형이상학스럽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어깨에 힘을 빼고 약간 무심하게 극을 바라보면 순간 순간 웃음이 나오고, 대사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된다. 원래 이치에 맞지 않은 상황과 대사가 주를 이루는 것이 부조리극의 특징이다. 역설적이게도 지금은 연극보다 현실이 더 부조리하다. 우리가 마주하는 연극 속의 상황보다 얼굴을 3분의 2쯤 마스크로 가린 채 눈만 번뜩번뜩한 객석의 모습이 무대에서 볼 때 더 우스꽝스럽고 혼란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

 

무대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현재도 미래도 아닌 ‘언젠가’에 있다. 그들이 안에 있으니 밖도 존재하는 것 같은데 그들은 밖을 나가지 못한다. 밖은 아무것도 없고 그저 잿빛 속에 가려 있다. 아무도 밖을 나갈 생각이 없다. 그렇다고 나가지 못하게 붙잡고 있는 존재도 없다. 의자에 의지한 채, 어찌 보면 의자를 떠날 수 없는 주인공 햄은 하반신마비로 걸을 수 없다. 눈도 보이지 않는다. 그의 옆에는 수족같은 하인 클로브가 있다. 그는 절뚝거리지만 걸을 수 있고 신통치는 않지만 볼 수 있다. 그리고 커다란 휴지통에는 햄의 부모 나그와 넬이 있다. 이들 역시 쓰레기통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이 존재할 것 같지 않은 설정은 여러가지 상황이 전개되면서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햄은 클로브에게 이해할 수 없는 지시를 계속한다. 방 벽을 따라 산책을 시켜달라고 하지를 않나 개를 만들도록 지시하기도 한다. 황당스런 이야기를 지어내고 듣기를 강요하고 감탄을 하도록 주문하기도 한다. 클로브는 왜 자신이 그 말을 거역하지 않는지 모른다고 하면서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수행을 한다. 노부부는 있지도 않은 사탕을 아들에게 구걸하며 의사소통도 되지 않는 이야기로 시간을 보낸다.

 

이야기는 클로브가 이 공간을 탈출하려는 순간 다시 처음의 상황으로 돌아온다. 처음부터 끝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결국 끝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 셈이다.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이 상황이 낯설지 않은 것은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코로나 19로 한 해를 쳇바퀴 돌 듯 살고 있는 지금이 그렇다. 유폐된 삶처럼 밖이 있으나 나갈 수 없는, 떠나고 싶으나 떠날 수 없는 지금이 그렇다. 제자리를 맴돌고 있은 개인의 삶이 그렇고, 반드시 변화 발전할 것이라 믿었던 세상이 어느 순간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있는 것을 보는 순간도 그렇다. 이 말도 안 되는 난감하고 난해한 이야기가 현실보다 덜 난해하다 느끼게 되는 순간을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연극 ‘엔드게임’은 극단 79와 연출가 기국서의 연출로 천신만고 끝에 재공연됐다. 배우 기주봉, 정재진, 임지수, 박윤석의 열정과 열연으로 무대를 채웠다. 물론 연극은 끝이 났다. 정작 끝내야 할 것들은 끝을 모르고 치닫고 있어서 끝난 연극만 아쉽고 서운할 뿐이다.

 

스크랩 / 민중의 소리 / 이숙정 객원기자

 

 

 

 

 

 


‘극단 76’이 내놓은 야심작 ‘END GAME’(사무엘베케트 작, 기국서 연출)이

지난 9월 6일 대학로 소극장 ‘알과 핵’ 무대에 올랐다.




76년에 창단된 ‘극단 76’은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관록있는 극단이다.
상임 연출가로 활동하는 기국서씨의 혼이 서린 극단이라 할 수 있다.
‘관객모독’을 비롯한 수 많은 작품들로 세월 따라 바뀌는 관객층과 소통하며

쉼 없는 시대적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기국서씨는 연극의 연극성을 중시하는 연출가다.
이야기 전개가 다소 무겁고 난해한 베케트 작품을 쉽게 풀어냈다. 

“연극이 시작되고 5분만 지나면 모두가 몰두하게 될 작품이다. 심오하지 않고 단순하게

즐길 수 있으니 선입견을 버리고 편안하게 관람하길 바란다”고 당부한다.



원작자 베케트와 연출가 기국서씨의 한 판 대결로 볼 수 있는 "END GAME'에서

기국서씨의 연출력과 그만의 해학적 끼를 만날 수 있다.


극은 휴머니즘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해석은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기국서씨는 “지난 43여년이란 세월이 쉽지마는 않았지만,

우리시대에 연극이 필요한 이유하나 때문에 극단을 지속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출연하는 배우들의 면면도 만만찮다.
정재진, 이재희, 하성광씨는 두 말할 필요도 없는 베테랑이지만,
젊은 배우 김규도는 세대 간의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연기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기국서씨의 에너지에 배우들 연기력과 팀워크가 어울려 관객과 유쾌한 소통을 끌어낸다.




부조리극의 대표작가로 꼽히는 사무엘 베케트가 1957년 발표한 '엔드 게임'은

그의 대표작품으로 꼽히는 ‘고도를 기다리며’ 연장선에 있는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베케트 작품들은 시대가 흘러도 여전한 메시지를 가지는 현대의 고전이 되고 있다.




내용은 하반신이 마비된 주인공과 쓰레기통에 유폐된 늙은 부부, 절뚝거리는 하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정 장소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이들이 시간의 권태를 이기기 위해 만들어내는 관념적이면서도

가학적인 유희가 극의 주 내용이다.



모순된 사회문제에 당면하며 하루하루 부조리한 현상을 체험하는 현대인들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대학로 ‘소극장 알과 핵’에서 열리는 ‘앤드 게임’은
평일은 오후8시에 시작되고, 공휴일은 오후4시와 오후8시 두 차례 있다.
11일 17일은 쉬고, 22일에 막을 내린다.




티켓은 인터파크에서 예매 가능하며, 공연문의는 070-7664-8648 / 070-7705-3590으로 하면 된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관람을 바랍니다.


사진, 글 / 조문호




-줄거리-


쓰레기통에 유폐된 늙은 부부, 하반신마비의 주인공,

그리고 절뚝거리는 하인이 벙커와 같은 장소에서 비스킷 몇 조각으로 삶을 영위한다.
오도 가도 못하는 그들은 시간의 권태를 이기기 위해 계속해서 관념적인, 가학적인 유희를 만들어낸다.
주인공은 얼핏 작가인 듯한 느낌을 주지만 자신의 고통 속에 침잠하여 하인을 괴롭히고,

하인은 언젠가는 이 상황에서 탈출하기를 꿈꾸지만 실행하지 못하고,
두 노인부부는 끝없이 추억 속으로 숨지만 서로 따뜻하게 위로한다.

그러나 그 모두의 미래는 계속 절망적이다.

유희가 지속될수록 점점 더 암울한 세계관만 남게 되고 마는데......


그러다 문득 황폐한 세계 가운데서 <살아있는 소년>을 발견하게 되는데 하인은 거기에서 마지막 희망을 붙잡고자 한다.
그러나 주인공은 그 기대마저 무너뜨린다.

마침내 하인은 그곳을 떠나려는 차림새로 나타난다.



END GAME

CREATIVE TEAM


극작 / Samuel Beckett

번역, 드라마터그 / 오세곤

연출 / 기국서

제작총괄 / 허태경

조연출 / 이동규

무대 / 박성찬

조명 / 주성근

분장, 의상 / 김선미

작곡 / 박진규

진행 / 강정진

조명 오퍼레이터 / 전소은


기획 / 조혜랑 (잘한다 프로젝트)

홍보 / 김효상, 류혜정 (티위스컴퍼니)

그래픽, 사진 / 김솔, 박태양 (보통현상)





































아래는 개막을 앞두고 무대에서 지낸 고사 장면이다.

출연진과 스탭 외에도 기주봉씨 등 여러 명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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