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 말이 다가오니 사방팔방 술 마실 일 뿐이다.
문제는 몸이 받쳐주지 못하니 탈이다.




지난 19일은 인사동 ‘유목민에서 망년회가 있었다.
연극연출가 기국서씨 시상식에서 뒤풀이도 마다하고 달려갔더니‘
일찍부터 여러 사람이 와 있었다.




시인 조준영씨, 화가 김 구, 장경호, 전강호, 조경석씨,
미술평론가 유근오, 최석태씨, 연극배우 이명희씨, 연출가 강경석씨
사진가 정영신씨, 중문학자 임계제씨 문화기획가 서인형씨,
안쪽에는 불화가 이인섭씨와 사진가 이유홍씨도 있었다
그 외에도 안원규, 전활철, 김대웅, 노광래씨 등 많은 분을 만났지만,
무슨 사정이 있는지 보이지 않는 분도 많았다.




오랜만에 반가운 분들 만났으니, 기분 좋아 술이 술술 넘어갔다.
기분 좋게 즐긴 건 좋았으나, 그 다음 날 죽어났다.
술자리에서 실수도 많이 한 것 같은데, 필름이 끊겨 생각이 나지 않는다.

모자에 달라 붙은 김치조각이나, 튀어 나온 정영신씨 입을 보니 알만하다.


정영신사진


귀가 간지러운 걸 보니, 누군가 욕을 하는 모양이다.
머리가 하얗게 비었으니 할 말도 없다.
차라리 술 마시다 뒈져 버렸으면 이런 낭패는 없을텐데...



정영신사진


주머니를 뒤져보니, 김구씨 전시 엽서가 한 장 나왔다.

내년 1월3일부터 16일까지 인사동 '갤러리화인'에서 열린단다.

'갤러리 화인'은 옛날 '평화 만들기'자리에 있고,

개막식은 1월3일 오후5시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오늘은 '브레송'에서 사진인들 망년회라는데, 걱정이 태산이다.
술 마시다 죽는 건 주사인가? 아니면 순직인가?

사진, 글 / 조문호






















정영신사진



















































인사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나 술 한잔하는 셋째 수요일은 캘린더에 빨간 글로 적혀 있었다.
자세히 보니 ‘대통령선거일’이라고 적혔는데, 지난 일들에 만감이 교차했다.
교도소에서 떨고 있을 적폐무리 생각하니 통쾌하긴 했으나, 한 편으론 불쌍했다.
마약 같은 돈과 권력에 눈이 먼 것이지, 한 인간으로서는 가여울 수밖에 없다.






모임 있는 날은 폭설이 내려 걱정스러웠다.

전날 밤 정영신씨 생일 술에 곯아, 온 종일 방바닥을 기었지만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모임은 송년회를 겸한 달이기도 하지만, 윤병갑씨를 만날 일도 있었다.






잔뜩 챙겨 입고 미끄러질까 조심스레 지하철로 갔는데, 삼십분이나 늦어버렸다.
눈 때문인지 사대문 방향에서 나오는 지하철은 만원인데, 들어가는 지하철은 텅텅 비었다.
많이 못나올 것으로 여겼지만, 인사동 ‘유목민’은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김신용시인도 나와 있었다. 



 


그는 사는 곳이 소래부근이라 한번 나오려면 차를 몇 번이나 갈아 타야하는데다,
옛날 노가다 시절에 골병든 다리에 문제가 생겨 인사동에 안 나온 지가 일 년이나 되었다.
또 하나 고마운 것은 화가 전강호씨다. 여지 것 모임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지만,
송추에서 목발로 눈길 헤쳐 오려면 예사 일이 아닐텐데 말이다.





조준영시인을 비롯하여 강찬모, 이명희, 공윤희, 김완기, 김수길, 강성봉, 이재민,
김재홍, 강경석, 전활철, 박혜영, 김대웅씨 내외 등 많은 사람들로 술집은 시끌벅적했다.
하기야 술꾼들이 날씨 따지겠냐? 더구나 눈 오는 날이라 술 맛 나기 딱 좋은 날 아니던가.
그런데, 윤병갑씨는 보이지 않고 전활철씨가 ‘미술기행’ 일동이라 적힌 돈 봉투를 건내주었다.






망년회 모임에 안주라도 몇 개 시켜드시라고 보냈다는데, 엄청 미안했다.
윤병갑씨도 같이 어울릴 것으로 생각하고 늑장 부렸는데, 이일을 어쩌랴!
통장이 없는 처지라 봉투 전해주려 이른 시간부터 인사동에 나왔다는데,
‘유목민’ 문이 닫혀있었다고 했다. 이 추운 날 얼마나 고생하였을까?






그런데, 입장 곤란한 일이 생겨버렸다.
'미술기행' 회원들의 고마운 마음을 총대 맨 조준영씨에게 전했는데,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흔 넘은 노인네는 회비를 받지 않는데, 탁발한 돈도 받을 수 없다는 것 같았다.
자기네들도 내일 모래면 일흔 일 텐데, 더럽게 기분 좋더라.






일흔 넘은 사람이레야 나와 김신용씨 뿐이니, 둘 다 개털이라 봐주는 것 같았다.
사실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인사동 출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으니,
장려차원에서 안 받는 것인지도 모른다.






회비 안 받는 것은 차지하고, 안주 사라고 보낸 성의까지 거절했는데,
한마디로 거지 돈은 치사해서 받지 않겠다는 것 아닌가?


뻔뻔스럽지만 길도 미끄러운데 택시 타고 가자며 김신용씨와 한 장씩 나누어 가졌다.
‘미술기행’ 회원들의 따뜻한 마음에 훈훈한 년 말이었다.





뒤늦게 정영신, 김명성, 김상현, 최종선, 임태종, 김각한, 이회종, 김영선, 노광래씨가

차례대로 나타나 판이 무르익어갔다. 김상현씨와 전활철씨의 노래도 크게 일조했다.
마침 그 날이 김명성씨 생일이라 공윤희씨가 생일 케익도 사 왔다.
매년 정영신씨 생일과 하루 차이라 같이 생일잔치를 치루었는데, 이번엔 그러지 못했다.






이 날은 안주도 푸짐했지만, 김완기씨가 양주를 한 병 가져왔더라.
몇 잔 마시지도 않았으나, 술 취해 똥오줌 못 가린 엊저녁으로 돌아가 버렸다.
그동안 이가 빠져 삼가 했던, ‘봄날은 간다’를 부르며 지랄발광을 떨었으니,
정말 가관이었을 것이다.

망할 년 보내는 날, 어찌 돌지 않으랴!


사진: 정영신, 조문호 / 글: 조문호














































































지난 14일 인사동 ‘지리산’에서 ‘인사모’ 송년회가 있었다.
‘인사모’는 인사동을 사랑하는 분들이 매월 만나 술 한잔하는 모임이다.
‘통인가게’ 김완규씨의 연락으로 모이는데, 좌장으로 민건식 원로변호사가 계시다.






오랜 세월 만나 왔건만, 작년 9월 모임 후 처음이었으니, 일 년도 더 되었다.
그 때 민건식회장께서 ‘장기집권하면 박정희처럼 총 맞아 죽는다’며
그만두신다고 하셨고, 김완규씨는 ‘인사모 회장직은 종신제’라며 말렸던 기억이 난다. 



 


그 후 동자동에 들어 간 후로 참석하지 못했는데, 모처럼의 만남이라 반가웠다.
그 자리에는 민건식 회장을 비롯하여 박일환, 선우영, 김완규, 윤경원, 강봉섭,

박원식, 강윤구, 전국찬, 송재엽씨 등 열 명이 자리했는데, 안 나온 분들도 많았다.






다들 법조계나 경제계나 사회 상위층에 계시지만,
한 번도 더러운 정치이야기나 돈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 점잖은 분들이다.






그런데 민회장님께서 다시 회장직을 맡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동안 모임이 소원했던데 따른 결단으로 보였다.
회장 자리 운운하는 것은 웃으려고 한 말씀이지만, 좀 자주 만나자는 이야기다.






그 날은 박일환씨가 양주를 한 병 가져오셨고,
박원식씨는 정력가인 정주영씨가 즐겨 마셨다는 인삼주를 한 병 가져왔다.
이 술 저 술 섞어가며 마셨는데, 소주보다는 훨씬 부드럽게 넘어 가더라.
나야 개털이라 얻어먹는데 이골 났지만, 이런 호사를 해도 되나 싶었다.






뒤늦게 전국찬씨가 나타났다.
이 분은 사업장이 지방이라 영월에서 오셨는데,
둔내에다 멋진 흙집 찜질방을 만들어 놓았다며 자랑했다.
가까운 기차역 주변에 자동차를 맡겨 둘 테니 언제든지 이용하란다.
남는 게 시간뿐인 민회장님이 제일 귀가 솔깃한 것 같았다.






자리가 끝난 후, 모처럼 만난데다 망년회를 겸한 날이라 노래방에 가자고 했다.
난 이가 빠져 돼지 목 따는 소리조차 할 수 없는 처지라 슬그머니 빠졌다.
이제부터 망년회가 시작되었으니, 살아남으려면 몸 사려야 한다.





노는 자리라면 물 불 가리지 않던 그 객기는 다 어디 갔는가?
이것이 늙어가는 징조일까...



사진, 글 / 조문호




























열흘 전 쯤, 인천 무의도를 예술 섬으로 만들려는 정중근씨와 소리꾼 조수빈씨를 인사동에서 만났다.

화가 이봉기씨 전시 뒤풀이가 열리는 '장군보쌈'에 있었는데, 그 곳까지 찾아 온 것이다.

모처럼 인사동 나온 김에 얼굴 한 번 보려한다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다.
해 가기 전에 인사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망년회를 한 번 열자는 것이었다.

예전 같으면 쌍수들고 맛 장구쳤겠지만, 요즘은 동자동 쪽방에 빠져있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렇지만, 다들 한 번 만나고도 싶은데다, 시국이 어수선하니 박근혜 하야를 위한 성토대회라도 열고 싶었다.

그동안 쌓인 분노를 망년회 술잔에 풀자는 생각에 어렵사리 받아들인 것이다.


참가비는 만원으로 못 박았으나, 초과되는 비용은 정중근씨를 비롯한 독지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그 날 소리꾼 조수빈씨의 소리를 비롯해 다양한 예술가들의 즉흥 퍼포먼서도 있으니,

일정을 참고하시어 많은 분들의 참여를 바랍니다.

일시 : 2016년 12월 7일 (수요일) 오후7시
장소 : 인사동 ‘사동면옥’ 2층

참가 자격: 인사동을 사랑하는 국민이면 누구라도 환영합니다.

# 식사준비 관계로 인원 수 파악이 필요하오니, 전화나 메세지 또는 댓글에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전화 / 조문호 010-9436-6144

         정영신 010-2955-8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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