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둑 떨어지는 빗물이 낡은 봉창을 두드린다.

반가운 손님일까 반색하지만,

덜덜거리던 선풍기가 아니라고 고개 흔든다.

 

장마철은 쪽방살이에 걱정거리를 몰고온다. 

천장에 물이 새어 이불이라도 젖을까 전전긍긍하지만,

다행히 비새는 곳이 없어 한숨 돌린다.

 

시원하게 내리는 장대비가 쪽방 열기는 식혀주지만,

 뼈마디가 쑤시는 골병은 때 만난듯 고개드는구나.

요즘들어 늙어가는 게 하루가 다르다.

 

몸이 편치않아 꼼짝하기 싫지만, 약속 때문에 안 나갈 수도 없었다.

김용철씨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서야 자유로울 수 있었다.

 

'경기여인숙' 입구에서 비 피하던 송범섭씨는 빚쟁이 처럼 독촉한다.

지난번에 찍은 사진은 왜 안 주는 거야?”

한꺼번에 뽑아 줄테니 좀 기다리라고 다독였다.

 

생수 타러 나온 주민들이 서울역쪽방상담소앞으로 몰려들었다.

빗속에 줄 지어 선 모습이 왠지 짠하게 느껴진다.

 

정재은씨를 만나 담배 피우는 중에 반가운 분이 나타났다.

개미 팔자가 아니라 매미 팔자를 타고났다는 기타맨 위씨였다.

 

온몸이 비에 젖었는데, 몸만 젖은 게 아니라 마음도 젖었다.

오늘 새벽에 옆에 살던 양반이 천당 갔어!“

흘러내리는 빗물이 눈물인 양, 슬픈 웃음을 흘린다.

 

어쩌면 편안한 곳으로 갔으니,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살아남은 자들은 비가 추적추적 내려도 긴 줄을 서야 하지만,

모든 원한과 미련을 훌훌 떨치고 세상을 떠났으니, 얼마나 홀가분하겠는가?

 

서울역전은 천국 가는 대기소다.

 

사진,  / 조문호

 

 

 

 

사진제공 : 연합뉴스TV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가 대마초 합법화 조치에 따라 과거 마리화나 재배와 소지, 판매, 운송 등으로 처벌을 받았던 마약 사범의 전과 기록을 말소해주기로 했습니다.

CNN 방송은 LA 카운티 검찰이 30년 이상 된 마리화나 중범죄 및 경범죄 전과자 가운데 5만 8천 건의 유죄 판결 기록을 삭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LA 카운티 검찰은 성명에서 이번 조치가 "마리화나 처벌법 때문에 제대로 된 직업과 주택을 가지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2018년부터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면서 과거 마리화나 마약 사범의 전과 기록도 함께 말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스크랩 / MBC뉴스]

[스크랩 : 서울문화투데이]

사진가 / 조문호



지금 세계에서 대마초합법화 바람이 불고 있다. 심지어 미 대선까지 대마초가 이슈다.

미국은 27개 주에서 의료용 대마초와 여가용 대마초를 허용하였고, 심지어 수도 워싱턴 D.C와 콜로라도 주에서도 주민투표를 통해 오락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했다. 오래전부터 관광용으로 대마초를 허용해 온 네델란드는 물론, 우루과이, 칠레, 카나다 등 세계가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지난 해 ‘뉴욕타임스’에서는 논설위원 전체 명의로 된 사설을 통해 “연방차원의 대마초 합법화 운동”을 선언했다. 미국 CNN에서는 “요즘은 마리화나를 ‘만약 합법화한다면’이 아니라 ‘어떻게 합법화할까’로 쟁점이 옮겨졌다고 했다. 그동안 대마초를 합법화한 콜로라도주에서 살인사건이 절반이상 줄어드는 등 강력범이 많이 감소하였고, 단속에 따른 예산액 절감과 대마 사업에 의한 세수확대, 그리고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긍정적인통계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의 여야 정치인까지 대마초 합법화에 적극 나서는 배경에는 대마초 성분이 제약업계의 신약물질로 산업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통계에 따르면 대마와 관련이 있는 606건의 특허출원 중 309건이 중국기업이라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오래 전부터 대마의 효능에 주목해 지속적으로 연구 해 왔던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 전부터 대마초를 다양하게 활용해 왔다. 50년대 후반만 해도 시골에는 대마초가 흔해 모기를 쫓는 모깃불로도 활용했다.

지금은 길삼 삼는 일부지방에서만 관리재배 되지만, 옛날에는 없어서는 안 될 작물이었다. 입맛이 돋아 식욕이 생기고 천식이나 이뇨, 간질, 진통 등의 효과가 있어 한약재로서도 유용했다.

그런데 왜 인류에 유용한 약물을 마약으로 분류해 강력한 단속을 했을까?
대마초는 종이, 알콜, 담배 등 미국의 거대 재벌들 음모에 놀아나 마약으로 둔갑한 역사를 갖고 있다. 만약 대마가 여러가지 산업 용도로 활용되었다면 엄청난 변화를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기득권자들이 그냥 둘리 없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도 그 놀음에 등 떠밀려 70년도부터 습관성의약품관리법으로 규제한 것이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갤럽의 여론 조사 결과도 대마초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58%가 됐는데, 1969년 여론조사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치다. 그 전에는 18세에서 35세까지의 젊은 층 지지율이 높았지만, 지금은 다른 연령대에서도 고르게 지지를 얻은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그리고 대마의 중독성이 담배의 니코틴보다 약하다는 것이 정설이 되면서 대마초를 금지하는 이유도 설득력을 잃었다. 대마초보다 훨씬 위험한 것으로 확인된 담배와 술은 버젓이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현실에서 볼 때, 대마초는 보건과 관련된 문제지, 범죄로 다루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필자도 70년대 중반 무렵, 부산 에덴공원에서 음악실을 운영한 적이 있었는데, 그 곳에 미군들이 자주 들락거려 대마초를 얻어 피울 수 있었다. 당시 히피문화의 유입으로 대마가 반전과 평화의 상징이었으며, 음악 감상에는 더할 나위 없었다.

그러나 78년도 교사들의 대마초 흡연사건에 엮여 곤욕을 치루적도 있었다. 부산 대연동의 ‘마약중독자진료소’라 써 붙인, 수용소인지 고문실인지 분간 안 되는 음습한데 끌려 가, 흡연한 친구를 불라며 쇠파이프로 두들겨 패고, 심지어 코에다 물까지 부어재꼈다. 그렇게 짐승처럼 주물다 결국 구속시켰는데, 그들 말처럼 마약중독자라면 병원에 보내 치료 받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단속한 경찰 공무원들이 대마초를 피워대는 아이러니도 엿보았다. 완전 개판이었다.

지난 해 JTBC방송의 ‘비정상회담’에 나온 강용석의원이 대마초이야기에 대화를 중단한 적이 있었다. 그의 영어실력을 확인하기 위한 인터뷰였지만, ‘타일러’가 대마초합법화에 대해 질문하자 “여기까지만 하죠”라며 즉답을 회피한 것이다. 국회의원이 자신의 소신을 밝히지 못한다는 자체가, 그동안 얼마나 마약이라는 무거운 족쇄에 채여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한 사례였다.

'금기'는 깨기 어렵다. 일단 금기의 반열에 오르면 이미 근거를 상실한 규정이라도, 맹목적으로 지키려는 일종의 관습이 따르기 때문이다. 제약의 근거가 사라지고 나서도 금기로 남은 규정이 상당한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미적거릴 일은 아니다. 국가나 법 자체가 민중을 지배하기 위해 만든 것이지만, 잘 못된 법은 빨리 고쳐져야 한다. 지금도 수많은 대마흡연자들이 마약중독자란 중범죄자로 내 몰리고 있다.

이제 안락사에서부터 대마초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의 행복할 권리를 국가가 통제해서는 안 된다.우린 잘 못된 법을 바꿀 권리도 있고, 행복을 누릴 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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