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현과 표현을 한 자리에 모은 김혜원과 문슬의 사진통섭전이

지난 9월20일부터 102일까지 인사동 갤러리인덱스에서 열리고 있다.

 

김혜원 '용담댐 시리즈' 사진집 / 128면 /가격15,000원

눈빛사진가선’ 70호인 김헤원의 사진집 용담댐시리즈-수몰 이전

71호인 문슬의 사진집 두꺼운 현재가 연이어 나온 출판기념전이다.

 

문슬 '두꺼운 현재' 사진집 / 127면 / 가격 15,000원

표현재현이 어떻게 하나의 사진으로 수렴되는가 하는 사진통섭전으로 이름 붙였지만,

 객관적이야 하는 기록과 주관적인 예술은 태생적으로 가는 길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 내가 잘났니, 네가 잘났니, 척을 지고 따질 성질의 것도 아니다.

 

문슬의 두꺼운 현재

어찌 보면 객관적인 기록도 사진가의 시각과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으니,

사진가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는다고도 할 수 없다.

 

김혜원의 '용담댐'

둘 다 같은 사진이지만, 말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재현의 창으로 본 김혜원의 용담댐

표현의 거울에 비친 문슬의 두꺼운 현재가깝지만 먼 당신이다.

 

문슬의 두꺼운 현재는 일상적인 생활공간에서 만나는 사물을 통해

작가 내면을 표출한 사진으로, 시간에 대한 감각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사물을 읽어내는 작가의 감성이 아주 뛰어난 작품이다.

 

[문슬 '두꺼운 현재']

김혜원의 용담댐 시리즈-수몰 이전

1990년대 우리나라 국토개발 현실을 압축하여 보여주는 것으로,

다목적 댐이 건설되기 전의 진안군 용담마을의 소중한 기록이다.

 

[김혜원의 ‘용담댐 시리즈-수몰 이전’]

국토개발의 이름 아래 많은 농민이 실향민이 되어버린, 돌이킬 수 없는 사단이었다.

 

 '사진통섭' 전시를 보기 전에 두 사람의 사진집부터 먼저 보았는데,

지방에 이렇게 훌륭한 사진가들이 숨어 있다는데, 새삼 놀랐다.

 

그동안 눈빛사진가선을 통해 작가들의 다양한 작업을 골고루 볼 수 있었기에.

아무리 돈이 없어도 눈빛사진가선만은 빠지지 않고 사 보았다.

 

결코 사진집이 크고 비싸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다양한 사진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었는데,

이 값싼 시리즈가 팔리지 않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눈빛사진가선71호까지 나왔으나, 재판 찍은 사진집은 두 종류밖에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사진작가만도 얼마나 많은데, 그들은 도대체 무슨 책을 사볼까?

 

사진가 문슬

비싼 외국 사진집으로 책장을 도배한 사진가는 종종 볼 수 있는데,

안타깝고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좌로부터 안미숙관장, 사진가 정영신과 문슬

더 훌륭한 사진가를 발굴하여 지속적으로 소개하려면, 책이 팔려야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사진가 문슬이 관객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구독자가 늘어나, 70호가 아니라 700호가 되었으면 좋겠다. 

‘눈빛사진가선’에 많은 관심과 구독을 부탁드린다.

 

사진, 글 / 조문호

 

작가와의 대화 뒤풀이에서

 

 

 

최치권의 ‘구미호-불리지 않은 신화'사진집이 ‘눈빛사진가선67’호로 발행되었다.

출판을 기념하는 사진전이 지난1월 15일부터 24일까지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에서

열렸으나 차일피일하다 포스팅이 늦어버렸다.

 

다들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시장 출입을 꺼리는 시절이라

사진집을 구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에 늦게나마 소개하게 되었다.

 

그동안 ‘눈빛출판사’에서 발행한 ‘눈빛사진가선’은 책자가 적어 소장이나 휴대하기도 좋지만,

책값도 12,000원 정도의 부담 없는 금액이라 아무리 돈이 없는 나도 빠짐없이 구해보았다.

여지 것 다섯권의 사진집을 냈으나 ‘눈빛사진가선’으로 출판한 ‘청량리588’만

유일하게 재판을 찍었다는 것만으로 ‘눈빛사진가선’의 인기도를 알 수 있다.

 

그 사진집은 출판사에서 엄선하여 발행하는 책이라

신진 사진가들의 다양한 작업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데다,

'눈빛사진가선'이 우리나라 사진의 흐름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난, 페친인 최치권씨가 사진가인지는 몰랐다.

그 날 전시장에서 처음 만났는데,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여

서일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한다는 것과

‘대한민국 전도’, ‘민주주의, 안녕하십니까?’등 여러 차례 비슷한 주제의

사진전을 가졌다는 것도 사진집에 적힌 이력을 보고서야 알았다.

 

사진들은 불합리하고 모순적인 인간 본성에 관한

문제의식을 최치권만의 어법으로 형상화한 전시였다.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예리하게 채집하여 그만의 내러티브를 담아냈는데,

욕망과 탐욕이 이글거리는 인간 내면의 암울한 해학도였다.

 

구미호란 전설에 나오는 꼬리가 아홉 개나 달린 여우를 말하나,

인간성을 잃어 사악해진 인간을 빗댄 말이다.

물질문명의 탐욕에 휩싸여 영악하기 이를 데 없으니,

늙은 여우에 다름 아닐 것이다.

 

작가는 거리에 흩어진 이미지를 채집하는 사냥꾼에 다름 아니었다.

지나치는 거리 모퉁이에 놓인 사물이나 간판 등 하잘 것 없는 오브제를 언어로 끌어들였다.

조간신문의 한 문구나 이미지마저 자신의 메시지로 활용했다.

다들 숨은 그림처럼 못 알아채고 지나쳤던 것들을 찾아 낸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가 포착한 도시의 풍경이나 피사체가 낯설지 않았다.

 

거리를 지나치다 부딪친 대상을 적절히 잘라내어 의미를 부여하는 작가적 센스가 날카로웠고,

피사체를 관조적으로 보는 시선도 남달랐다.

 

 80년대 초반 내가 서울 올라 온 후, 한동안 외도한 적이 있었다.

물질문명에 의한 인간성 상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은유적인 소재로 기계 이미지를 택한 것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최민식선생의 영향으로 줄 곳 인간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당시는 대상과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찍히는 문제점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기계를 통해 물질문명을 비판하며 인간성 회복의 기치를 세우는 작업을 시도한 것이다.

 

청계천 주물상가나 마장동 폐차장 같은 곳을 찾아다니며 차겁고 육중하거나 날카롭게 보이는

형상들을 채집하여 사진잡지에 연재하기도 했으나, 그 역시 성에 차지 않았다.

다시 돌아선 것은 반대어법의 소구력이 약해서였다.

스스로 아무리 강한 느낌을 받아도 상대가 느끼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란 말인가?

 

작가의 주관적 작업보다 사료로 남을 수 있는 객관성에 무게 두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리고 주변이 정리된 단편적인 오브제는 그 울림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한계도 느꼈다.

 

아무튼, 다시 사람을 찍으며 적극적인 방법으로 접근했으나,

상대와의 소통을 위해 함께 어울리다 보니 많은 세월이 흘러버렸다.

이야기가 길어진 것은 그런 경험이, 최치권씨의 ‘구미호’가 남달리 다가 와서다.

 

작가가 던지는 전체적인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되었고,

몇 몇 사진에서는 발길을 멈추게 하며 다시 한 번 사람 생각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결론적으로 작가의 의도가 적중했다는 말이다.

 

‘최치권 스타일 다큐’라는 제목의 해설을 쓴 오혜련씨의 마지막 글로 마무리한다.

 

“‘구미호-불리지 않은 신화’시리즈는 작가의 인간에 대한 애정에서부터 시작되었고,

그는 작업을 통해 우리에게 인간다움, 인간 가치에 대해 묻는다.

작가는 그의 작업노트에 ‘구미호’에는 그것을 보고 있는 구미호가 있고,

사진을 보고 있는 우리가 있다.“라고 얘기한다.

각고의 노력 끝에 반은 인간이고 반은 여우인 구미호는 인간인가? 여우인가?

사진을 보고 있는 우리는 인간인가? 여우인가?

가치혼돈의 요지경 시대에 우리의 구미호는 인간이 되고 싶어 한다.

우리도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사진, 글 / 조문호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일부 유명작가의 사진집이야 다른 곳에서도 나왔겠지만, 많은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의 작품들이 빛도 보지 못한 채 사장될 뿐 했다.

그것은 한국사진 역사이기 전에 우리나라의 역사가 아니던가?



 


사진관련 출판을 전문으로 하는 눈빛출판사가 태어 난지가 올해로 30주년이 되었다.

창립 30주년 기념전 및 북 페어가 지난 7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지하철 강남역 일번출구에 있는 미진프라자 빌딩 스페이스 22’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그동안 '눈빛출판사'가 출간한 사진 책과 사진가들의 작품, 그리고 눈빛아카이브가 컬렉션한 사진들이 전시된다.

격동의 한국 50년을 기록한 구와바라 시세이, 이한열 열사의 주검을 포착한 정태원, 아바이마을을 찍은 엄상빈,

서울을 기록한 전민조씨 등 눈빛사진집 표지로 쓰인 20인의 사진과 대표작 1점씩이 전시되고,

미군정기의 외국인이 찍은 코다크롬 컬러사진 10점도 전시되었다



 

 


특히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지금까지의 사진-한국사진의 작은 역사 1945-2018’ (이규상 엮음·사진)도 펴냈다.

한국사진사에 대한 개요조차 없었던 시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80여 명의 작품과 작가를 소개하며,

한국 현대사진의 경향과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발행한 책이다.



    

 

눈빛출판사는 그동안 700여권의 사진관련 서적을 펴냈다.

2014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58종을 발행한 '눈빛사진가선'은 기성, 신인 구분 없이 사진 완성도 중심으로 제작된

한국사진의 오늘을 보여주는 대표 사진집 시리즈다.






그리고 '눈빛아카이브'로는 격동한국50’, ‘개화기와 대한제국’, ‘골목안 풍경전집, ‘꿈의 공장‘, ’내 마음 속의 한국‘,

노무라 리포트 청계천변 판자촌 사람들‘, ’미군정 3년사‘, ’북아메리카 인디언‘, ’사진이 다 말해주었다‘. ’신동삼 컬렉션‘,

일제 강점기‘, ’정미소와 작은 유산들‘, ’판문점과 비무장지대‘, ’한국의 보도사진‘, ’한국의 장터‘, ’한국전쟁‘,

휴먼선집 최민식사진집등이 있다.

   


 



출판된 책들은 대부분 팔리지 않고 제작비만 많이 들어가는 사진집이다.

그것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다큐멘터리 사진집 중심으로 책을 만들어 왔는데, 이규상씨가 돈 많은 독지가도 아니다.

30년 동안 뼈 빠지게 일했으나, 아직까지 조그만 사무실에서 월급 주는 직원이라고는 성윤미씨 한 사람 뿐이다.

그의 아내인 편집장 안미숙씨와 딸 이솔 양이 직원의 전부다.

거의 가내공업 수준에서 평균 한 달에 두 권의 책을 만들어 왔다는 것은 소명의식에 의한 투지만으로는 결코 해낼 수 없는 일이다.

사진에 맥락을 부여해 세상에 소개하는 보람으로 견뎌낸 것 같다.



 


그것도 내달라고 기다리는 사진이 아니라, 숨어있는 사진을 일일이 찾아내어 사진의 역사를 정리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 역시 가정을 꾸려가며 먹고 살아야 할 것 아닌가? 한 권 만들어 팔면 다음 책에 몽땅 쏟아 부었으니, 사는 형편이야 보나 마나다.

책 낼 돈이 없어 장인께 가계수표를 빌렸다는 이규상씨 회고담은 듣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팔리지 않는 줄을 알면서도 좋은 사진만 보면 그냥 넘기지 못하는 그의 열정과 집념이 이루어 낸 억척스러운 결과다.

창고에 쌓여있는 사진집 보관료도 여간 아닐 것이다.



 


돈 많은 사진가들이야 자비로 책을 만들 수도 있겠으나, 가난한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어찌 사진집을 만들 생각이나 할 수 있겠는가?

눈빛출판사가 없었다면 이름 없이 사라졌을 사진가들은 물론, 쓰레기로 태워진 필름도 수두룩할 것이다.



   



그런데, 일반인이야 그렇다치고 사진인 조차 사진집을 사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가끔 사진가들의 서재를 들여다보면, 외국사진가들의 수입 서적은 잔뜩 꽂혀 있으나,

국내에서 출판된 사진집은 별로 보이지 않는 것이 도대체 무슨 까닭일까?

자칫 우리사진보다 외국 사진을 더 좋아하는 사대주의로 비칠 수도 있는데, 우리를 모르고 어찌 남을 알 수 있겠는가?

그러니 우리사진의 정체성을 잃고, 외국 사진 흉내나 내는 지경이 된 것이다.



 


이규상 대표의 청년시절은 문창과를 나온 문학도 였다는데, 출판도 중요하다는 선생의 말에 따라 열화당에 들어갔다고 한다.

미술서적을 많이 내던 그곳에서 서서히 시각예술에 눈을 뜨게 되었는데, 거기에는 조세희의 사진 산문집 침묵의 뿌리도 한 몫 했다고 한다.

한국 사진이 아름다운 풍경이나 찾아다니던 시기에, 삶의 어둠을 조명하는 사진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열화당을 그만 둔 이규상씨가 정진국, 여균동, 이영준 씨와 어울려, 1988년 무렵 광화문에 출판사를 차렸는데,

 첫 출판물이 프랑스 사진가 크리스 마커가 기록한 '북녘 사람들' 사진집이었다.

이어 미군정기, 한국전쟁, 민주화운동, 분단문제 등 격동의 한국현대사를 기록한 국내외 사진을 발굴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이경모, 성두경, 이형록, 김천길, 김기찬, 최민식, 황규태씨'눈빛'을 거치지 않은 국내 사진가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창립 30주년 기념전 및 북페어가 개막된 지난 7일에는 김지연씨의 사회에 따라 구와바라 시세이, 윤주영, 정태원, 박현수씨가

차례대로 나와 축사를 했고, ‘눈빛출판사안미숙 편집장과 이규상대표도 인사말을 했다.

마지막에 나온 엄상빈씨가 출품작가의 양해를 받아 냈다며, 전시된 작품 일체를 눈빛출판사에 기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날 참석한 분은 전민조, 오상조, 김보섭, 김남진, 성남훈, 구본창, 김문호, 안해룡, 강제훈, 김봉규, 이주영, 아레아 박, 이한구,

박종우, 이순심, 한금선, 정영신, 이재갑, 장 숙, 이규철, 제이안 리, 김영호, 정진호, 이은숙, 박성태, 마동욱, 곽명우, 하지권, 남 준,

김 헌, 한선영, 곽대원, 김경수, 정명식, 김유리씨 등 이름도 알 수 없는 많은 사진인 들이 '눈빛출판사'의 창립30주년을 축하했다.


    

 



그러나 사정이 있어 참석치 못한 분도 있겠지만보이지 않는 사진가들이 너무 많았다.

 출판사를 운영하면서도, 잘 못되어가는 사진계를 향해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으니, 마음 꼬인 사람도 많을 것이다.

원로 분들까지 눈치만 보며, 아무도 탓하지 않으니, 어찌 그냥 볼 수 있었겠는가?



 


이 날은 사정상 뒤풀이를 생략한다고 밝혔으나, 어찌 그냥 헤어질 수 있겠는가?

아무도 말하지 않았으나, 한 사람 두 사람 술집 북촌으로 모여 들었다.

"부어라~ 마시어라~ 눈빛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사진, / 조문호



 


눈빛출판사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북 페어는 한국 현대사를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사진집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다,

최고50%에서 20%까지 활인 판매가 되고 있으니 사진집을 소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리고 아래는 전시기간 중 대안미술 공간 스페이스22’에서 열리는 강연 일정이오니,

많은 사진인 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1110()

오후 2- 330/ '대항매체로서의 다큐멘터리 사진' / 김성민 경주대 교수

오후 4- 530/ 내가 바라본 격동한국 반세기 / 일본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

 

1113()

오후 4- 450/ 나와 아바이 마을 30/ 사진가 엄상빈

오후 5- 550/ 세계 속의 한국 사진 / 사진평론가 최연하

 

1115()

오후 4- 420/ AP통신 사진기자 김천길선생 추모행사

오후 430- 520/ 역사의 현장에 선 사진가 / 사진가 정태원

오후 530- 620/ 오늘의 기념사진 / 사진가 전민조

 

1117()

오후 2- 330/ 눈빛과 한국현대사진 30/ 사진평론가 진동선

오후 4- 530/ 인문학으로서의 한국사진의 지평 / 사진평론가 이광수

































































































정영신사진


























 

 



▲ 눈빛사진가선 037 '포항송도'안성용사진집 책표지



우리는 허구가 현실을 압도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사진은 허구와 현실이 공존하는 두 세계 속에 섞여 다양한 풍경을 연출한다.

지난 3일 대안공간 ‘스페이스 22’에서 포항의 사진가 안성용의 ‘포항 – 송도’사진전이 열리며 눈빛사진가선 사진집도 출판했다.

이번 전시는 아날로그 작업으로 젤라틴 실버 프린트 작품 50여점이 전시됐다.

그는 1990년부터 송도를 찍기 시작해 26년 동안 포항송도를 주목하고 있으며,

요즘도 날씨가 좋지 않는 날만 찾아 다르게 해석된 송도를 카메라 렌즈에 담는다고 한다.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행복하다는 안성용작가



그는 “작업을 할 때 세 가지 주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첫째로는 산업사회에 대한 반성이고,

두 번째는 회고와 자신의 정체성, 그리고 예술과 비예술사이의 경계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세상을 읽어내는 도구로 역사의 목격자처럼 우리사회의 증언이고 얼굴이다.

안성용의 시선은 송도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보여준다.

강물처럼 흘러가는 역사의 한 부분을 오늘과 내일, 그리고 미래의 시간으로 숙성시키고 있는 것이다.



▲ 눈빛사진가선 '포항송도' 안성용사진집 14페이지 '포항송도 2005'


또한 포항송도는 그의 카메라 앞에서 철저하게 해체 당한다.

처절한 현실의 세계를 사진예술이라는 상상의 도구를 통해 송도를 찾는 관광객과

그곳에 삶의 터전을 잡고 사는 사람들의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그는 “그 시대의 사회와 문화가 뒤엉킨 포항송도를 총체적으로 100년 넘게 기록함으로써,

인류학적인 시선이 나온다” 며 후배들에게 포항 송도를 계속 촬영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눈빛사진가선 '포항송도' 안성용사진집에서


예술을 향하는 사진은 한 시대를 사실대로 기록하는 현실성에 앞서 작가의 문제의식이 투영된 또 다른 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현실을 바탕으로 한 작가의 오랜 기억과 미래의 가상공간까지 겹쳐 을씨년스러운 바다풍경이나

아이러니하게도 긴장감이 감도는 장면들을 포착하고 있다.


사진 곳곳에는 현실비판적인 시각이 묻어난다. 상상에 의한 허구일지 모르지만,

거짓이 포함된 진실마저 그 시대의 또 한 모습을 반영하고 있기에 의의가 있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바라봄을 넘어 책의 행간을 읽어내듯 사진읽기에 들어가야 그 괴리감에서 빠져 나올 수 있다.

그리고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미지를 통해 오늘의 현실을 각성하게 한다.



▲ 눈빛사진가선 '포항송도' 안성용사진집에서


포항이라는 거대한 산업사회의 현실너머에 송도해수욕장이라는 허구의 공간이 펼쳐져 있다. 관광객이 가족사진을 찍는가하면,

그곳에 사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는가하면, 또한 스님의 기도도량이 되어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고 있다.

끊임없는 풍경의 변화를 자기경험으로 해석함으로써 지극히 사적인 예술적 색체를 띤다.


송도해수욕장은 포스코라는 산업시설에서 흘러나오는 오염물질로 인해 해수욕장의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다.

작가로서는 상당한 문화적 충격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는 자연뿐만 아니라 사람마저도 산업사회의 희생양이 되어 망가질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남아있는 송도를 미치도록 찍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난날의 송도를 추억하며...



대안공간 스페이스 22 '포항송도' 전시장모습



다큐멘터리 사진의 힘은 현실기록과 함께 인간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사진가 안성용은 “생각의 표현으로서의 예술의 의미는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것뿐만 아니라 특별하고 사실에 기반 되어야 한다.”고 했다.


해설을 쓴 철학자 박이문 선생은 “예술적 아름다움은 그것을 구성하는 지적, 정시적, 삼각적, 논리적 다양한 개별적 요소들과 그것들의 각기 가치들 간에 존재하는 구성적 관계의 신선하고도 긴장된 구조적 조화이다. 이런 점에서 안성용의 사진들은 보면 볼수록 아름다우며, 그 아름다움은 부와 권력 그리고 인간의 자연 지배를 상징하는 포항제철의 높은 굴뚝의 숲과 그러한 존재들의 그늘에서 물질적으로 소외된 가난한 해녀들 혹은 지적으로 낙후된 사람들과 조화로운 긴장된 대립을 축으로 한 사진작품의 미학이 구현된다” 고 밝혔다.


안성용작가는 예술은 생각들을 표현하기 때문에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이 사진전은 오는 24일까지 이어진다.


[스크랩 : 서울문화투데이 / 정영신기자]



갤러리 류가헌’에서 25일까지



▲성남훈 '불완한 직선' 사진집 표지



‘서울 루나포토페스티벌’에 초대된 성남훈의 ‘불완한 직선’사진전이 지난 7일 ‘류가헌’갤러리에서 열렸다. 사진전과 함께 ‘눈빛사진가선’ ’불완한 직선‘ 사진집도 출판되었다.

전시된 사진은 그리스의 레스보스 섬에서 발칸에 이르는 시리아 난민들을 기록하고 있다. 정처 없이 낯선 땅을 떠돌아야 하는 난민들의 험난한 고행 길에 따라 나선 사진이다.

그는 20여년에 걸쳐 수많은 분쟁지역과 소외지역을 찾아다니며, 유민들의 부유하는 삶을 기록해 왔다.

보스니아, 코소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우즈베기스탄,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우간다, 페루, 발칸반도 등 세계의 분쟁지역을 찾아다닌 것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극한의 상황에서 난민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말처럼 싶지 않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난민들의 고통을 온 몸으로 껴안으며 작업해 온 것이다.

유민의 사진가 성남훈을 보면 마치 전쟁터에 투입되는 용병이 연상된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주도면밀하게 일을 추진하는 그의 용맹스러움이 그런 생각을 들게 한 것 같다. 오죽하면 사진가 김문호씨가 전시 개막 인사에서 “다큐멘터리 사진하는 선배 입장으로서, 늘 귀감이 되는 후배”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을까?



▲성남훈, Bosnia Civil War, Sarajevo, Bosnia-Herzegovina,1996


그는 사진 찍는 일만이 아니라, 전시 기획이나 후진들 지도에도 열성이다. 프랑스 에이전시 라포와 니콘리얼리티 리더스 클럽 소속작가로 활동하며 ‘꿈 꽃 팩토리’에서 어린이 사진교실을 운영하는 등 잠시도 쉴 틈 없다. 지난 8월에는 초창기 작업들을 모은 빈티지시리즈 ‘꿈은 시간을 모른다“전을 펼쳐 좋은 성과를 거두지 않았던가?



▲성남훈,European Refugee Crisis, Botovo, Croatia, 2015.


다큐멘터리사진 자체가 약자의 편에서 불의와 싸우는 기록이긴 하나, 말만 번지레하게 하며 몸을 사리는 사진가도 많고, 몸 따로 마음 따로 노는 사진가가 더 많다.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살아남기 힘든 세태인지라 그의 투지가 더 돋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다큐멘터리 사진을 궤도에 올린 첫 세대로서, 핵심 역할을 한 사람도 그다.



▲성남훈,European Refugee Crisis, Botovo, Croatia, 2015


그는 파리 사진대학인 이카르 포토에서 다큐멘터리사진을 제대로 배웠으며 학창시절부터 그의 사진 적 재능은 주목받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보도사진 콘테스트인 '월드 프레스 포토'에서 두 번이나 수상했고, 재학 중에 '집시' 사진으로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르 살롱'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성남훈,European Refugee Crisis, Lesvos Island, Greece, 2016


오래 전 ‘눈빛출판사’에서 펴낸 사진집 ‘유민의 땅1’이 세계의 분쟁지역을 기록한 사진집이라면, 이번에 펴낸 ‘불완한 직선’은 시리아 난민들의 삶을 담고 있다 올 해 초 페이스북에 실시간의 긴박한 현장 상황을 알려주며 마음 조리게 만들기도 했다.

 



▲성남훈,European Refugee Crisis, Presvo, Serbia, 2016.



유민들의 삶을 기록하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하기에 그 고통을 감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국가 간의 힘의 논리에 의한 자원전쟁으로 불평등한 가난에 내 몰리며 이국을 떠도는 난민들은 세계 곳곳에 널려있다. 구원의 손길이 필요한 그들의 삶은 결국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들의 이야기기도 하다.

 



▲성남훈,European Refugee Crisis, Presvo-sid, Serbia, 2016.



그의 사진들을 보면 설명이나 부언이 필요 없다. 난민들의 역경을 기록한 사진들을 보면 한숨과 탄성만 날 뿐이다. 때로는 서정적이고 시적인 느낌도 들지만, 오로지 따뜻한 인간애에 휩싸여 있다. 그래서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아 시선을 거두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세계 난민들의 지도를 그리고, 그들의 삶의 역사를 증명한 성남훈의 사진들은 인류사에 영원히 남아 인간의 존재가치가 무엇인지를 되묻게 될 것이다.



▲성남훈,European Refugee Crisis, Presvo-sid, Serbia, 2016


성남훈의 사진집 서문에 독립큐레이트 최연하씨는 이렇게 적어 놓았다.



▲성남훈,Presvo, Serbia, 2016



"사진의 본질적 요소가 과거 시간이 박제화 된 이미지가 아니라, 그 자체로 살아 움직일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면, 사진을 보는 이는 그 가능성을 발현시켜야 하지 않을까. 한 편에서는 부가 넘치고 있고, 한 편에서는 가난이 부처럼 축적되고 있고, 또 한 편에서는 국경을 떠도는 별들이 있고, 떠도는 별들의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서도 밝힐 수 없는 빈 공간이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은 도래할 시간의 지도이다. 아니, 그 옛날 유목민의 텐트에 맺혔던, 그리고 성남훈이 계속 이동하며 꿈꾸는 ‘꿈의 이미지’이기에 레스보스섬의 ‘사포’시인처럼 그 속에서 끝없는 사랑을 계속 길어 올려야 한다."



▲전시오프닝에서 작업에 대한 설명을 하는 작가 성남훈


효자동에 있는 ‘갤러리 류가헌’(02-720-2010) 1관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이어진다. 2관에서는 이재갑의 사진전 ‘하나의 전쟁, 두 개의 기억’도 함께 열린다.

 





[서울문화투데이] 조문호 기자/사진가

 '청량리 588' 조문호사진집

 

 

저자 조문호|눈빛 |2015.02.21
페이지 136|ISBN ISBN 안내 레이어 보기 9788974095611|판형 A5, 148*210mm

가격 : 12,000원

 

책소개

 

눈빛사진가선 시리즈 11권. 중견사진가 조문호가 1983년부터 1988년까지 서울 집창촌의 대명사로 불리는 ‘청량리 588’에서 작업한 사진들로 엮었다. 컬러 작업의 일부가 1985년 동아미술제에 소개되기는 하였으나 이 책에 수록된 대부분의 사진들은 최초로 사진집으로 엮여 공개되는 것이다. 1984년부터 청량리에서 진행된 조문호의 작업은 제5공화국이라는 우울한 시대적 상황의 사회현장에서 치열한 작가정신을 보여준다.

조문호의 청량리 588작업은 집창촌에 대한 선정성이나 호기심보다도 사회적 소수에 대한 애틋한 연민과 인간적 이해로 읽힌다. 직업인으로 보아달라는, 아니 인간으로 대해 달라는 애절한 호소가 사진 전편을 지배한다. 폭로와 저항만이 다큐멘터리 양식이 아니라 편견의 해소와 공감의 기록도 훌륭한 사진양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낮에서 밤으로의 시간 흐름과 더불어 활기를 찾아가는 집창촌, 호객을 위해 길에 나와 앉아 있는 여인들, 그리고 언뜻언뜻 비치는 군인과 청년 고객들, 추위를 피하기 위해 피어놓은 연탄난로와 빈 의자 등의 오브제를 통해 조문호는 집창촌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여인들의 인생과 그들을 그곳으로 내몬 사회구조에 대해 말해 주는 듯하다.

[알라딘 제공]

 

출판사 서평

한국사진의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 2014년 가을, 1차분 10종을 출간한 ‘눈빛사진가선’은 한국 사진가들의 일관된 시리즈의 사진을 각계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소개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사진의 역사는 발굴의 역사이며, 아직 체계를 세우지 못한 한국사진사를 사진가와 작품 위주로 재구성하려는 노력”이라는 것이 눈빛사진가선 기획의도 중의 하나이듯이 2015년부터는 매달 1-2종씩 역량 있는 사진가의 작업을 발굴해 소개할 것이다.


눈빛사진가선 제11권으로 출간한 이 책은 중견사진가 조문호가 1983년부터 1988년까지 서울 집창촌의 대명사로 불리는 ‘청량리 588’에서 작업한 사진들로 엮었다. 컬러 작업의 일부가 1985년 동아미술제에 소개되기는 하였었으나 이 책에 수록된 대부분의 사진들은 최초로 사진집으로 엮여 공개되는 것이다.


‘청량리 588’은 서울 집창촌의 대명사로서,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전농동 588번지에 있는 사창가를 이르는 속칭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전농동 588번지 일대에 밀집되어 있으나 청량리역 주변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통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2012년 12월, 서울시는 집창촌이 밀집돼 있는 청량리 588의 재정비 촉진계획을 세웠다. 예정대로라면 2017년경에는 60층 높이의 랜드마크 타워와 주상복합 건물 4개 동이 들어서게 된다.


1980년대 중반, 한국사진은 아직 현대미술과 접맥되기 전이어서 사실성과 기록성이라는 사진의 본질에 충실한 사진들이 많이 선보였다. 몽타주와 암실기법을 이용한 사진들도 종종 선보였지만 대개의 사진은 현장성을 중요시하였다. 주명덕, 강운구, 김수남의 사진이 사라져가는 전통을 기록하는 우회적인 작업에 치우친 반면, 1984년부터 청량리에서 진행된 조문호의 작업은 제5공화국이라는 우울한 시대적 상황의 사회현장에서 치열한 작가정신을 보여준다.


조문호의 청량리 588작업은 집창촌에 대한 선정성이나 호기심보다도 사회적 소수에 대한 애틋한 연민과 인간적 이해로 읽힌다. 직업인으로 보아달라는, 아니 인간으로 대해 달라는 애절한 호소가 사진 전편을 지배한다. 폭로와 저항만이 다큐멘터리 양식이 아니라 편견의 해소와 공감의 기록도 훌륭한 사진양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낮에서 밤으로의 시간 흐름과 더불어 활기를 찾아가는 집창촌, 호객을 위해 길에 나와 앉아 있는 여인들, 그리고 언뜻언뜻 비치는 군인과 청년 고객들, 추위를 피하기 위해 피어놓은 연탄난로와 빈 의자 등의 오브제를 통해 조문호는 집창촌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여인들의 인생과 그들을 그곳으로 내몬 사회구조에 대해 말해 주는 듯하다.

2015년 2월
눈빛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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