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현과 표현을 한 자리에 모은 김혜원과 문슬의 ‘사진통섭’전이
지난 9월20일부터 10월2일까지 인사동 ‘갤러리인덱스’에서 열리고 있다.
‘눈빛사진가선’ 70호인 김헤원의 사진집 ‘용담댐시리즈-수몰 이전’과
71호인 문슬의 사진집 ‘두꺼운 현재’가 연이어 나온 출판기념전이다.
‘표현’과 ‘재현’이 어떻게 하나의 사진으로 수렴되는가 하는 사진통섭전으로 이름 붙였지만,
객관적이야 하는 기록과 주관적인 예술은 태생적으로 가는 길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 내가 잘났니, 네가 잘났니, 척을 지고 따질 성질의 것도 아니다.
![](https://blog.kakaocdn.net/dn/lxEmM/btsvkrntxfa/L9lFXKQkf0Q5lCUkccNfZ0/img.jpg)
어찌 보면 객관적인 기록도 사진가의 시각과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으니,
사진가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는다고도 할 수 없다.
둘 다 같은 사진이지만, 말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재현의 창으로 본 김혜원의 ‘용담댐’과
표현의 거울에 비친 문슬의 ‘두꺼운 현재’는 ‘가깝지만 먼 당신’이다.
문슬의 ‘두꺼운 현재’는 일상적인 생활공간에서 만나는 사물을 통해
작가 내면을 표출한 사진으로, 시간에 대한 감각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사물을 읽어내는 작가의 감성이 아주 뛰어난 작품이다.
[문슬 '두꺼운 현재']
김혜원의 ‘용담댐 시리즈-수몰 이전’은
1990년대 우리나라 국토개발 현실을 압축하여 보여주는 것으로,
다목적 댐이 건설되기 전의 진안군 용담마을의 소중한 기록이다.
[김혜원의 ‘용담댐 시리즈-수몰 이전’]
국토개발의 이름 아래 많은 농민이 실향민이 되어버린, 돌이킬 수 없는 사단이었다.
'사진통섭' 전시를 보기 전에 두 사람의 사진집부터 먼저 보았는데,
지방에 이렇게 훌륭한 사진가들이 숨어 있다는데, 새삼 놀랐다.
그동안 ‘눈빛사진가선’을 통해 작가들의 다양한 작업을 골고루 볼 수 있었기에.
아무리 돈이 없어도 ‘눈빛사진가선’만은 빠지지 않고 사 보았다.
결코 사진집이 크고 비싸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다양한 사진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었는데,
이 값싼 시리즈가 팔리지 않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눈빛사진가선’이 71호까지 나왔으나, 재판 찍은 사진집은 두 종류밖에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사진작가만도 얼마나 많은데, 그들은 도대체 무슨 책을 사볼까?
비싼 외국 사진집으로 책장을 도배한 사진가는 종종 볼 수 있는데,
안타깝고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훌륭한 사진가를 발굴하여 지속적으로 소개하려면, 책이 팔려야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구독자가 늘어나, 70호가 아니라 700호가 되었으면 좋겠다.
‘눈빛사진가선’에 많은 관심과 구독을 부탁드린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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