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찬 전시장’을 주 무대로 석달 동안 열 네 차례에 걸쳐 다양한 현장미술을 펼쳐 촛불시민들과 함께했다,

자유롭게 벌인 미술 놀이판은 시민들과 쉽게 가까워 질 수 있었고,

이러한 미술과 대중의 소통으로 미술본연의 일상성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은 게 성과라면 성과다.

마지막 전시였던 ‘촛불역사’전 역시 지난날의 모습을 돌아 볼 수 있는 현장사진들이라 시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이제 박근혜 파면과 함께 ‘광화문미술행동‘의 모든 작가들이 제 자리로 돌아가게 되었다.
사진가들과 화가 ,시인, 시민들의 사진으로 마련된 ’촛불역사‘전이 ’광화문미술행동‘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된 것이다.

전시가 끝나는 날은 박근혜가 검찰 조사받는 날이라 곧바로 구속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했다.

그러나 검찰은 미적거리는 것 같았고, 다들 대선에만 꽂혀 개혁이나 적폐청산은 뒤로 밀려나고 있다.

그렇지만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이상 물길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지난 21일 정오 무렵 전시를 철수하기 위해 미술행동 팀들이 ‘궁핍현대미술광장’ 전시장으로 모여들었다.

김준권대장을 비롯하여 류연복, 김남선, 김영배, 이광군, 김명지, 정덕수, 김가영씨,

그리고 참여사진가로는 이정환, 양시영, 곽명우, 홍윤하, 하형우, 정영신씨가 나왔다.

기념사진을 찍고 곧바로 전시를 철수했는데, 한마디로 시원섭섭했다.

다들 점심식사를 해야 하는데, 김준권씨가 광화문 음식에 질렸는지 인사동으로 가자고 했다.

‘툇마루’에 가서 된장비빔밥을 먹기로 했으나, 자리가 없어 한 참을 기다렸다.

그 자리에 사진가 이정환씨가 집에서 담근 매실주를 한 병을 갖고 나오셨다.

불편한 몸으로 무거운 술을 챙겨온 성의가 고마워 쪼록 쪼록 마시다보니, 그만 낯 술에 취해버린 것이다.

그동안 수고하셨다는 인사조차 드리지 못한 채, 횡설수설하며 이곳저곳 전시장을 돌아다녔는데,

낯 술에 취하면 지애비도 못 알아본다는 옛말이 맞긴 맞았다.

아무튼 주책 떨어 죄송하고요, 그동안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그 고생이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사진, 글/ 조문호























































지난4일 열린 7차 ‘광화문 미술행동’에서 내세운 슬로건은 ‘새로운 나라로!’였다.

새로운 나라가 되기에는 세월이 걸릴 것 같지만, 일단 박근혜 부터 구속시키고 황교안을 사퇴시키자.

광장갤러리에 설치된 걸개그림은 판화가 김준권씨의 ‘청죽’을 비롯하여 30년 전에 그린 김진하씨의 작품도 먼지 털며 나왔고,

정비파씨의 독수리 무리도 경주에서 날아왔다. 박홍규, 김봉준, 김 억, 류연복, 손기환, 유대수, 윤여걸, 이철수, 홍진숙,

홍선웅씨 등 대가들의 그림이 줄줄이 내 걸렸다. 이젠 알미늄 틀도 만들어져, 다들 반듯하게 걸렸으나,

김진하씨의 작품만 바람난 여인 치맛자락같이 펄럭였다. 오히려 흔들리는 형상에 더 눈길이 끌리더라.


오는 정월대보름 날 열릴 8차 프로젝트에서는 ‘광장갤러리’를 시와 사진으로 꾸밀 예정이다. 

서예퍼포먼스와 함께 춤판도 벌일 예정이나 매주 예술행동에 소요되는 비용 또한 만만찮다.

세화를 찍고, 판화를 파는 등 다방면으로 후원금을 모아 왔으나, 적자를 면키 어려웠다.

가난한 작가들의 예술저항이라 십시일반 나누는 시민들의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다. 

‘궁핍현대미술광장’에서 열린 세화로 꾸민 판화전은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판화가 류연복씨는 세화 찍느라 바빴고, 옆에서는 김가영씨가 열심히 도왔다.

이날은 반가운 분들도 연이어 등장하셨다.

원로 시인 강 민선생을 비롯하여 백기완, 황석영씨와 함께 조선의 삼대구라로 꼽히는 방배추(방동규)선생,

시골서 상경한 홍석화씨, 맹문재교수, 양문규시인, 장영도이사도 함께했다.

이른 점심을 먹고 나왔으나 ‘청진동해장국’으로 따라갔다. 신축건물이라 옛 분위기는 오간데 없고, 밥값만 비싸졌더라.

맹문재씨가 카드로 결제했지만, 만원씩이나 하는 해장국은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아니나 다를까 자리를 비웠더니, ‘광화문 미술행동’의 서예퍼포먼스가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여태명씨의 서예퍼포먼스는 끝 난 뒤였다.

여태명씨는 ‘탄핵대길. 안민다경’을 써 놓았고, 박수훈씨는 탄핵농자지대본’을 쓰고 있었다.

예술가들의 글과 그림 위에 시민들이 쓰는 자유발언대 참여도 이어졌다.

이날 김준권씨를 비롯하여 장경호, 송경동, 김남선, 김진하, 깁봉준, 정덕수, 김 억, 김 구, 양혜경, 정영신, 장순향,

김영배, 이광군, 장진영, 이윤엽, 이재민씨 등 많은 예술가들이 일을 도왔고, 신학철, 신상철, 박 철, 권 홍, 최석태,

하형우, 김보영씨 모녀도 모습을 드러냈다. 고생하는 후배들을 위해 신학철선생께서 한 턱 쏘았는데,

술 한 잔에 맛이 가 꾸벅꾸벅 졸다 돌아와야 했다. 아직 몸이 정상은 아니었다.

오는 정월대보름날 열릴 15차 촛불집회의 ‘광화문예술행동‘을 기대하시라.
김준권씨는 충북 옥천에서 행진에 사용할 깃발용과, 광화문 달집용 대나무를 벌채하는 사진이 페북에 올라왔다.

정월대보름의 신명난 굿판이 기다려지는 하루다.

사진, 글 / 조문호

























[김준권씨 페북에서 스크랩]

[김준권씨 페북에서 스크랩]





































































[김준권씨 페북에서 스크랩]

[김준권씨 페북에서 스크랩]








내가 왜
궁핍현대미술광장 개관展
2016_1224 ▶ 2017_0113


이윤엽_구속하라 근혜_다색목판화_30×20cm_2016



초대일시 / 2016_1230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이윤엽_정택용_오진호_최병수_노순택
일상의실천_광장신문편집위원회

기획 / 신유아
관람문의_Tel. +82.(0)10.9270.0830
관람시간 / 10:00am~09:00pm


궁핍현대미술광장
Field Museum of Poor Political Contemporary Art
서울 종로구 세종로 188 광화문광장 한가운데


당신은 지금 서울의 한복판, 광화문광장에 서 계십니다. 묻고 싶습니다. 왜 지금 이 자리에 서 계신가요. 다섯 명이 모인 자리에 다섯 개의 사연이 있습니다.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건 더 이어져야 할 304개의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똑같은 사람이 없듯, 삶의 이야기도, 삶의 이유도 같을 리 없습니다. 하물며 1백만개의 촛불이 타올랐던 이 광장의 이야기는 어떨까요.





박근혜 당선 이틀 뒤 목숨을 끊은 노동자가 있습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 최강서 씨는 회사의 부당노동행위와 손배가압류로 고통스러워했습니다. 마땅히 사회가, 정치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였으나 '누군가'의 당선은 한 노동자가 품어야 할 일말의 희망마저 거두어 간 것이었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과 부정선거에 항의해 서울역 고가에서 분신한 이남종 씨의 외침은 어떠한가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최종범 씨는 "힘들고 배고팠다"는 유서를 남겼습니다. 지금 이 광장에는 가혹한 노조파괴의 과정에서 죽어간 동료 한광호 씨의 영정을 붙들고 힘겹게 싸우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 광장은 노동자들을 버리고 야반도주한 기륭전자 노동자들이 한겨울 오체투지를 이어가며 흐느꼈던 곳입니다. 쌍용차, 콜트콜텍, 동양시멘트 노동자들의 고통이 배어있기도 합니다. 세월호참사 304명의 작은 영정이 밤새 빛나는 광장이지요.



내가 왜展_궁핍현대미술광장_2016


광장신문발행위원회_『광장신문』 첫 번째 호외_2016


다시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지금 여기에, 왜 서 계신가요. 우리는 지금 여기에, 왜 서 있을까요. 궁핍현대미술광장 개관전 『내가 왜』는 노래패 꽃다지의 노래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 노래는 찬바람 부는 날 거리에서 잘 수밖에 없었던, 시리고 추운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농락당한 우리의 삶에 '왜'를 되묻고 있습니다



정택용_박근혜퇴진캠핑촌 / 나규환_우리바뀐애_스티로폼조각에 채색_높이 3m_2016


독재자의 딸 2012 『타임』 표지 / 민성훈_독재자의 딸의 무당 최순실_2016

노순택_독재자의 딸의 무당의 후원자 이재용과 정몽구_2016


정택용_새마음애국퇴근혜애국청소봉사단발대식_가변크기_2016


당신과 나의 삶이 파괴되는 밑그림에 농락당한 사회가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입니다. 어두운 장막의 뒤에서 누군가 즐겁고 화려한 파티를 벌여왔음을 낱낱이 알게 되었죠. 그래서인가 봅니다. 당신과 내가, 지금 이 광장에서 만난 까닭. 어떤 시의 한 구절이 그 까닭을 말해줍니다. 이 땅에 살기 위하여, 사람으로 살기 위하여, 사랑으로 살기 위하여. 그래서 지금 우리가 이 광장에서 만난 거겠죠.



정택용_희망촛불_강성봉, 이원석 외 민미협회원들_2016


오진호_캠핑촌 웹자보 시리즈_가변크기_2016


노순택_잘라라 약자에게만 가혹한 그 손을_80장의 종이를 이어붙임_가변크기_2016


'궁핍현대미술광장'은 초라하고 궁색한 한국 정치의 풍경을 그립니다. 가난할지언정 삶을 위해 싸우는, 소중한 이들의 삶과 죽음을 기억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다채로운 광장의 외침을 담으려 합니다. 궁핍한 정치의 멱살을 잡습니다. 그것이 당대의 예술이니까요. ■ 신유아



Vol.20161224d | 내가 왜-궁핍현대미술광장 개관展





지난 30일 오후5시, 광화문광장에서 ‘궁핍현대미술광장’ 개관전이 열렸다.
24일 문을 열었지만, 열림식은 뒤늦게 가졌는데 전시장은 미어 터졌다.
워낙 궁핍하다보니, 자리가 좁아 다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이다.

찾아오신 분들도 한 눈에 다 알아볼 수 있는 분이었다.
백발투사 백기완선생을 비롯하여 원로화가 손장섭, 주재환선생, 민중미술의 거목 신학철화백,

그리고 박불똥, 류연복, 장경호, 이인철, 정영철, 양혜경씨등 많은 분들이 자리하여 궁핍한 정치의 멱살을 잡았다.

사람만 많은 게 아니라 작품들도 빼곡했다. 회화, 판화, 사진, 시, 포스터, 신문 등이 골고루 벽면을 장식했다.
입구 정면에는 송경동시인 의 시 ‘폴리스라인'이 걸려있다. '이제 그만 그 거대한 무대를 치워주세요/

우리 모두가 주인이 될 수 있게/ 작은 사람들의 작은 테이블로 이 광장이 꽉 찰 수 있게/

이제 그만 연단의 마이크를 꺼 주세요/ 모두가 자신의 말을 꺼낼 수 있게/

백만 개의 천만 개의 작은 마이크들이 켜질 수 있게'라고 노래하고 있었다.

판화가 이윤엽씨의 작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결의를 다지게 하는 주먹과 절규하는 모습, 다양한 풍자로 보는 이의 분발심을 일으켰다.

한쪽 벽면에는 시민예술가들이 벌여 온 다양한 광장의 기록을 담은 정태용씨의 사진이 걸려있었고,

노순택씨의 대형 사진 한 장은 공권력의 가혹함을 해부하고 있었다.

‘박근혜 전격구속’, ’박근혜 옥중편지 단독입수‘ 등 한 발 앞서 가는 광장신문 호외판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군데군데 최병수씨의 날카로운 철제 작품들도 세워져 있었다.

결의를 다지게 하는 백기완, 신학철선생의 말씀에 이어 송경동, 이윤엽, 노순택, 최병수씨 등

참여 작가들이 차례로 나와 인사말을 했는데, 사진가 노순택씨의 절규에 가까운 사연도 들었다.

‘타임’표지를 풍자한 박근혜, 최순실, 이재용을 담은 작품을 전시장 외벽에 붙였는데,

어느 날 새벽, 누군가의 예리한 칼로 갈기갈기 찢어져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새로 만들지 않고 언 손을 녹여가며 한 땀 한 땀 꿰맸다고 한다.

그 따위 비겁한 탄압에 굴복할 전사로 아직까지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개관전인‘내가 왜’란 설명문의 마지막 글귀가 다시 한 번 묻고 있다.
“당신은 지금 여기에, 왜 서 계신가요. 우리는 지금 여기에, 왜 서 있을까요.”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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