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오후5시, 광화문광장에서 ‘궁핍현대미술광장’ 개관전이 열렸다.
24일 문을 열었지만, 열림식은 뒤늦게 가졌는데 전시장은 미어 터졌다.
워낙 궁핍하다보니, 자리가 좁아 다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이다.

찾아오신 분들도 한 눈에 다 알아볼 수 있는 분이었다.
백발투사 백기완선생을 비롯하여 원로화가 손장섭, 주재환선생, 민중미술의 거목 신학철화백,

그리고 박불똥, 류연복, 장경호, 이인철, 정영철, 양혜경씨등 많은 분들이 자리하여 궁핍한 정치의 멱살을 잡았다.

사람만 많은 게 아니라 작품들도 빼곡했다. 회화, 판화, 사진, 시, 포스터, 신문 등이 골고루 벽면을 장식했다.
입구 정면에는 송경동시인 의 시 ‘폴리스라인'이 걸려있다. '이제 그만 그 거대한 무대를 치워주세요/

우리 모두가 주인이 될 수 있게/ 작은 사람들의 작은 테이블로 이 광장이 꽉 찰 수 있게/

이제 그만 연단의 마이크를 꺼 주세요/ 모두가 자신의 말을 꺼낼 수 있게/

백만 개의 천만 개의 작은 마이크들이 켜질 수 있게'라고 노래하고 있었다.

판화가 이윤엽씨의 작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결의를 다지게 하는 주먹과 절규하는 모습, 다양한 풍자로 보는 이의 분발심을 일으켰다.

한쪽 벽면에는 시민예술가들이 벌여 온 다양한 광장의 기록을 담은 정태용씨의 사진이 걸려있었고,

노순택씨의 대형 사진 한 장은 공권력의 가혹함을 해부하고 있었다.

‘박근혜 전격구속’, ’박근혜 옥중편지 단독입수‘ 등 한 발 앞서 가는 광장신문 호외판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군데군데 최병수씨의 날카로운 철제 작품들도 세워져 있었다.

결의를 다지게 하는 백기완, 신학철선생의 말씀에 이어 송경동, 이윤엽, 노순택, 최병수씨 등

참여 작가들이 차례로 나와 인사말을 했는데, 사진가 노순택씨의 절규에 가까운 사연도 들었다.

‘타임’표지를 풍자한 박근혜, 최순실, 이재용을 담은 작품을 전시장 외벽에 붙였는데,

어느 날 새벽, 누군가의 예리한 칼로 갈기갈기 찢어져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새로 만들지 않고 언 손을 녹여가며 한 땀 한 땀 꿰맸다고 한다.

그 따위 비겁한 탄압에 굴복할 전사로 아직까지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개관전인‘내가 왜’란 설명문의 마지막 글귀가 다시 한 번 묻고 있다.
“당신은 지금 여기에, 왜 서 계신가요. 우리는 지금 여기에, 왜 서 있을까요.”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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