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정씨의 ‘그림읽기 내친걸음’전이 ‘갤러리 미술세계’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평창동 ‘아트스페스 퀼리아’에서 끝난 지 사흘 만에 다시 열려

내친걸음이라 했으나, 뜻은 내친(內親) 걸음이다.



마침 작가가 자리에 있어 차 한 잔 얻어 마시는 영광을 얻었는데,

마치 은밀한 여인의 방에 들어온 듯, 눈 높이을 깔아야 했다.

도발적인 작품이라 훔쳐보듯 살펴보았다.



인간 내면에 잠재된 성에 대한 감정을 꾸밈없이 드러냈는데, 작가의 그림일기 같았다.

작가는 이 작업을 하게 된 동기가 무의식적이었다고 한다.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자연스럽게 그렸는데, 성에 과민 반응하는 세태라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성을 쉬쉬하며 웃음거리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춘화라고 하대했던 옛날이야 그렇다치고, 지금이 어느 때인가?

세상에 성애보다 아름답고 행복한 게 어디 있나.



이 그림들은 남성의 입장에서는 이성으로 볼 수 있으나, 작가는 여성의 본질적인 삶과 존재를 그렸다.

그 본질은 여자라기보다 그녀가 아우르며 풍기는 밝음이다.



아무튼, 유혜정씨의 그림은 매혹적이다.

때에 따라 변하는 감정의 찌꺼기까지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적나나하게 드러냈으나 작품들이 음란하기보다 맑다. 


 

그 해맑은 여인의 꿈길을 한 번 걸어보심은 어떨까요?

유혜정, '내친걸음'전은 2월13일까지 갤러리 미술세계 4층에서 열린다.


사진, 글 / 조문호













.


 
‘갤러리미술세계’에서 열리는 강레아씨 ‘산에 들다’ 초대전 보러 인사동 갔다.
전시장을 찾아다니며 전시 리뷰 쓰는 일을 자제하겠다고 다짐한지가 5개월 가까이 되었다.

그 중 진천에서 열린 류연복 판화전을 본 것이 유일했다.

그동안 박불똥씨 전시를 비롯하여 꼭 가보아야 할 전시거나 보고 싶은 전시가 숱하게 많았지만,

어디는 가고 어디는 가지 않을 수 없어 아예 눈을 질끈 감았다. 안 보니 마음은 불편해도 몸은 편했다.




그런데, 지난 달 개인전을 준비하던 사진가 강레아씨로 부터 전시서문을 부탁받은 것이다.

원고료 받는 일이라 쓰고 싶어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 안 하겠다고 다짐한 일이기도 하지만, 원고료 받아 팔자 고칠 일도 아니 잖은가?

그렇지만, 원고 청탁을 거절한 죄로 전시회가 열리면 꼭 가보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지난22일 오후무렵 인사동에 나갔는데, 솔직히 말해 강레아씨 산 사진은 처음 보았다.

20여 년간 산을 탐미해 온 강레아씨의 산에 대한 애착과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좋은 전시였다.

거칠고 우람한 산이 강레아씨의 손길을 거치면서 부드럽고 소담하게 내려앉았다.

몰려다니는 운해나 한지에 의한 프린트 용지의 특성도 작용했지만, 강레아 만의 여성적 감성에서 우러난 것 같았다.



사진을 위해 산에 간 것이 아니라 산이 좋아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 바로 느껴졌다.

북한산이 한 눈에 올려다 보이는 동네에 이주해 산다는 그의 말에서도 잘 알 수 있었다.

사실 카메라에 찍히는 이미지 자체는 아무 것도 아니다.

사진에 대한 지식보다 찍고자하는 대상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한데,

대부분의 아마츄어 사진인들이 카메라 놀이에 급급한 실정이라 강레아씨 사진이 더 돋보였다.




전시는 오는 12월 2일까지 열리니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인사동 사거리에 있는 ‘갤러리 미술세계’(02-2278-8388)는 옛 덕원미술관 자리다.

사진, 글 / 조문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