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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미술세계’에서 열리는 강레아씨 ‘산에 들다’ 초대전 보러 인사동 갔다.
전시장을 찾아다니며 전시 리뷰 쓰는 일을 자제하겠다고 다짐한지가 5개월 가까이 되었다.

그 중 진천에서 열린 류연복 판화전을 본 것이 유일했다.

그동안 박불똥씨 전시를 비롯하여 꼭 가보아야 할 전시거나 보고 싶은 전시가 숱하게 많았지만,

어디는 가고 어디는 가지 않을 수 없어 아예 눈을 질끈 감았다. 안 보니 마음은 불편해도 몸은 편했다.




그런데, 지난 달 개인전을 준비하던 사진가 강레아씨로 부터 전시서문을 부탁받은 것이다.

원고료 받는 일이라 쓰고 싶어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 안 하겠다고 다짐한 일이기도 하지만, 원고료 받아 팔자 고칠 일도 아니 잖은가?

그렇지만, 원고 청탁을 거절한 죄로 전시회가 열리면 꼭 가보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지난22일 오후무렵 인사동에 나갔는데, 솔직히 말해 강레아씨 산 사진은 처음 보았다.

20여 년간 산을 탐미해 온 강레아씨의 산에 대한 애착과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좋은 전시였다.

거칠고 우람한 산이 강레아씨의 손길을 거치면서 부드럽고 소담하게 내려앉았다.

몰려다니는 운해나 한지에 의한 프린트 용지의 특성도 작용했지만, 강레아 만의 여성적 감성에서 우러난 것 같았다.



사진을 위해 산에 간 것이 아니라 산이 좋아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 바로 느껴졌다.

북한산이 한 눈에 올려다 보이는 동네에 이주해 산다는 그의 말에서도 잘 알 수 있었다.

사실 카메라에 찍히는 이미지 자체는 아무 것도 아니다.

사진에 대한 지식보다 찍고자하는 대상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한데,

대부분의 아마츄어 사진인들이 카메라 놀이에 급급한 실정이라 강레아씨 사진이 더 돋보였다.




전시는 오는 12월 2일까지 열리니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인사동 사거리에 있는 ‘갤러리 미술세계’(02-2278-8388)는 옛 덕원미술관 자리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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