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은 두 모임이 동시에 벌어져 졸라 바빴다.

김명성씨가 마련한 ‘인사동사람들’ 만찬과
신학철, 강고은씨가 마련한 만찬이 같은 시간에 있었다.

 

강고은 시인이 준비한 만찬모임은 신학철 선생이 사시는
장안평에서 한다는 연락을 받았기에 참석할 수 없었다.
신학철선생과 강고은 시인이 오래 전부터 연문을 모락모락 피웠으니,
중요한 자리라는 낌새는 알아차렸으나,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경복궁’에서 열린 만찬에 이어 이차로 ‘유목민’ 가는 길에,
그때 사 신학철선생 모임이 인사동 ’낭만으로 변경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좀 일찍 연락해 주었더라면, 먼 길이 아니니 양쪽을 왔다 갔다 할 수 있었는데, 아쉽기 그지없었다.
늦었지만, 발길을 ‘낭만’으로 돌렸는데, 파장이긴 하지만 많은 분들이 모여 있었다.
신학철선생의 친구인 춘천 사시는 황효창화백 내외분도 와 계셨다.
분명 예사모임은 아니었다.

 

그 자리에는 원로 주재환선생을 비롯하여 민정기, 황의선, 김정환, 박불똥, 장경호, 이태호, 이인철,
김명희, 송진헌, 김진하, 박흥순, 김환영, 김정대, 최석태, 박영애, 정영신씨등 많은 분들이 있었다.

 

손장섭선생과 박세라씨도 왔다고 했으나, 먼저 가고 없었다.
당시는 똥인지 된장인지 몰랐지만, 여쭈어볼 겨를도 없었다.
술이 깨어 생각해보니, 신학철선생과 강고은 시인의 가연을
주변 분들에게 알리는 자리 같았는데, 축하 인사도 드리지 못했다.

 

강고은 시인은 작고한지 오래된 김진석화백의 미망인인데, 그분은 살아 생전 신학철선생의 절친이 아니던가.
신학철선생의 사모님께서도 오랫동안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지가 3년이 지났다.
이제 긴 외로움을 떨치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니 이보다 더 좋은 경사가 어디있겠나.

 

당시에는 술이 취한 상태라 사진만 몇 장 찍고 나왔으나,
뒤늦게 이인철씨에게 물어보았더니 후배들이 두 분의 가슴에
꽃을 달아드리고 주재환 선생께서는 즉석 주례사도 했다고 한다.

 

준비한 선물을 전달한 분도 있지만, 미처 준비하지 못한 분들은 십시일반 거두어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뒤늦게 전달했다고도 한다.
그런 줄 알았더라면 두 분의 가약을 기념하는 사진이라도 제대로 찍어 드려야 하는데 말이다.

 

뒤늦게나마 두 분의 만혼을 축하드립니다.
부디 행복한 여생을 꾸리시길 바랍니다.


사진,글 / 조문호

 

 

 

 


좌로부터 김승환, 박정희, 강민, 추은희, 심우성, 장소임, 채현국, 신경림, 김희연, 장경호씨, 앞엔 조문호



인사동 아리랑을 노래하는 시인 강민선생의 생신기념 오찬회가

지난 3일 인사동 가회에서 있었다.

 

끈질긴 감기로 어렵사리 나갔더니, 인사동은 완연한 봄 날씨였다.

옷을 너무 두텁게 입고나와 걱정스러웠는데, 뒤에서 누가 쿡 찔렀다.

돌아보니, 그림 그리는 장경호씨였다. ‘어쩐 일이냐?’고 물었더니,

주재환선생 전시 때문에 일찍 나왔다는 것이다.

나도 깜빡 잊어버린 일을 새겨 주었는데, 시간이 남아 함께 갔다.

 

가회오찬장에는 인사동 터줏대감들께서 여럿 나와 계셨다.

강 민선생을 비롯하여 신경림, 박정희, 추은희 시인, 소설가 김승환,

김희연선생, 민속학자 심우성선생과 요즘 유명세를 타는 채현국선생,

도서출판 답게장소임대표 등 아홉 분이 자리하고 계셨다.

본래 2월이 생신이었던 강 민선생께서 따뜻한 3월로 바꾸셨다는데,

답게출판사 장소임씨가 매년 생일 오찬회를 마련해 왔다는 것이다.

 

풍성한 음식에 배 두드려가며 정겨운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뜻밖의 사실도 알았다.

한 때 탄광을 운영하신 채현국선생의 말씀으로는,

그 당시 회사 경리직원이 지금 출판사를 운영하는 장소임씨라는 것이다.

회사에 강도가 들어 와 금고에 있는 돈을 털어 달아나려는데,

죽을힘을 다해 돈 보따리를 잡고 늘어져 기어이 뺏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용감한 소녀로 알려진 일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옆자리에 앉으신 채현국선생과 신경림선생은 키가 엇비슷하다,

궁금증이 발동해 어느 분이 큰지 여쭈었더니, 신경림선생께서 좀 더 크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민 영시인도 키가 작은 분이나, 그중 나아 항상 어깨에 힘을 주셨다고 했다.

! 그런데, 두 선생님을 나란히 세워 확인하는 사진을 찍는다는 게 깜빡 잊었다.

 

가회입구에서 다같이 기념사진을 찍은 후, 강 민, 김승환, 신경림, 장경호씨만 예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주재환선생의 전시 개막식에 가려면 시간이 남아 예당에서 한 잔 더 하실 모양이었다. 

감기로 술을 마실 수 없으니 인사동 거리나 쏘다녔으면 좋으련만,

시간만 죽이다 학고제 가야 했다.

 

강 민선생님,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사진,/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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