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청량리점 롯데갤러리, 28일까지

[서울문화투데이] 2018년 10월 10일 (수) 23:28:22정영신 기자/사진가 press@sctoday.co.kr

자신만의 색채로 유성과 수성판화를 넘나들며 우리나라 미술사에 독보적인 판화화가로 불리는 판화가 김준권의 ‘산운山韻'전이 지난 3일 청량리 롯데갤러리에서 열렸다.

그가 한반도를 잇는 백두대간을 켜켜이 쌓아 형상화한 ‘산운山韻'은 5개월이라는 시간동안 48개의 목판에 먹물을 묻혀 찍어낸 수묵목판화로 지난 4월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서명할 때, 뒤쪽에 내걸린 그림이다.


▲ 자작나무 아래-가을 101×187cm 유성목판(사진제공:나무기획)


그는 “남북은 단절됐지만 산은 그대로 있고, 산이 갖고 있는 우리 삶의 역사가 본모습인 한반도의 산하와, 강 건너 북한 혜산인근 ‘두만강가’ 풍경을 화폭에 담으며, 중국 땅에서만 볼 수 있는 우리나라를 경계 짓는 압록강과 두만강 너머를 그리면서 마음속에 이미 남북한을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산운山韻'의 김준권 판화가 Ⓒ정영신


대동세상(大同世上)을 염원하며 35년째 나무에 새긴 목판화로, 그는 조국의 산하와 민중의 정서를 보통 사람들이 보는 것과 다르게 평화롭게 풀어낸다. 그의 작품 ‘청죽’은 대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것으로 보이지만, 바람에 살랑거리는 미세한 떨림은 감상자로 하여금 고향산천을 떠올리게 한다.



▲ 山韻-0901 400x160cm 수묵목판 2009 (사진제공:나무기획)


그의 작품 ‘청죽’을 한참동안 들여다보면 시간의 문이 열리면서 어렸을 적 경험과 해후하게 된다. 어렸을 적, 맑은 햇빛이 조각난 채 내려오는 날이면 대나무 안에 소리가 들어있다며 할머니가 대나무밭으로 내 몰았었다. 음악이 귀했던 시절이라 대나무밭에 들어가 귀를 기울이면 안에 고여 있던 온갖 소리는 바람의 세기에 따라 속삭이다가, 때로는 합창을 하듯 맑디맑은 소리가 청록색으로 흘러 내려, 대나무 숲에서 부는 바람이 내 마음에 닿는 듯한 울림은 고향산천에 두고 온 기억으로 남아있다


▲ 청죽 167x90cmx3ea (사진제공:나무기획)


목판화는 죽은 나무를 살려내 작업하기 때문에 “나무의 맛을 읽어내는 것이 본질‘이라며, 옛 판화를 보면서 새로운 방식의 그림으로 창조할 줄 알아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옛것에 토대를 두면서, 당 시대를 읽어내 변화시킬 줄 알아야 목판화의 근본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대중미술문화를 창조하려는 의지로 사회정치적 이념을 풍자한 비판적인 리얼리즘을 모색했고, 기존미술에서 소홀히 다루던 현실문제등과 민족, 민중미술이라는 목적의식으로 미술운동을 펼쳤다. 80년대 후반기부터 2000년 초반까지 그의 작품은 저항적인 그림으로 우리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풍경을 통해 우리국토와 이웃의 상처를 형상화함으로써 자신만의 감성을 수묵목판화로 드러낸 것이다.


▲ 60X89cm 독도-서도 (사진제공:나무기획)


그는 한국현대사 속의 민중미술이 우리사회와 정치, 경제적 상황 속에서 자생적으로 파급되고 확산된 새로운 아방가르드 미술운동이었다고 회고했다. 갤러리를 벗어나 대학가, 노동현장, 노상집회, 정치운동의 현장과 대중생활을 파고드는 새로운 형식과 매체를 개발해 자신만의 목판화의 색체를 연구한 것이다.




▲ 이 산~ 저 산~채묵목판- 2017 합 285cmx188cm (사진제공:나무기획)


또한 전국의 절간을 돌아다니면서 대장경판을 살펴보고 탱화를 모사하기도 했다. 전국의 풍경을 스케치하며 재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전통목판화 작업에 정교한 기법까지 연구하면서 자신의 작품과 연결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을 시도한 것이다. 판으로 찍어 낸 그림인 판화는 종래의 복제기능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나 유화 또는 수채화 작품과 마찬가지로 자기만의 조형언어를 담기 위해 우리나라의 산과 땅, 들과 물을 수묵목판화로 표현했다.



▲ 두만강가-무산 부근 109×187cm 유성목판 (사진제공:나무기획)


미술평론가 황정수씨는 “그가 작업한 태백마을을 형상화한 판화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감정의 내면이 잘 표현된 대표작으로 현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는 작품이다. 자신의 작품과 연결시키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시도한 일본의 전통목판화인 '우끼요에(浮世繪)'의 정교한 기법을 연구하고, 중국으로 건너가 루신(魯迅)미술학원에서 중국의 전통 목판화인 '수인(水印)판화'를 집중 연구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과 일본, 중국의 목판화를 비교연구하면서 새로운 목판화의 길을 찾으려는 그의 열정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리고 그가 산을 그리고 새긴다는 것은 한국인의 마음을 그리고 새기는 일로 한국인의 원형질인 정신이다” 고 평했다.


▲ 산에서...1303 160X84cm (사진제공:나무기획)


1000년이라는 긴 역사를 갖고 있는 판화의 맥이 끊어진 우리 고유의 판화기법을 되살리기 위해 그의 작업실 인근에 목판대학을 만들어 문화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잇는 플렛폼을 만들었다. 그가 지향하는 전시장미술에서 현장미술의 기능을 수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16년 12월부터 탄핵정국이 되는 2017년3월까지 ‘광화문미술행동’을 결성해 미술인들과 광화문텐트촌에서 현장미술을 온몸으로 실천해 일반대중과 문화예술로 소통했다.



▲ 40X70cm 꽃비 - 첫사랑 2015 (사진제공:나무화랑)


미술평론가 김진하씨는 “판화가 김준권은 국토를 순례하면서 삶과 어우러지는 풍광과 이웃들의 정서를 사실적으로 포착한다.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목판화에 대한 수행자처럼 장인적 정신으로 대상에 대한 감성과 사유가 함께 녹아서 어우러져 있다.

또한 자기실존의 결과물을 반영하는 것이 그의 작품이기 때문에 벽에 부딪치면서 새로운 변주를 끊임없이 시도하는 고행의 길을 걷고 있다. 쉬지 않고 목판화의 새 방식을 모색하는 그에게 작업은 그의 살아있음의 ‘과정’을 증거 하는 행위다. 그가 앞으로 더 깊어진 사유로 회귀할지, 아니면 기계적 프로세스를 타파하고, 더 놀라운 기술을 수용하며 목판화의 표현방법과 개념을 극한까지 넓힐지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고 평했다.


▲ 산에서..240x140cm 수묵목판 2009 (사진제공:나무기획)


판화가 김준권의 이번 전시는 2007년 이후 10여 년간 그린 작품과 남북정당회담 작품인 ‘산운’을 직접 감상 할 수 있고, 사실적 풍경을 담은 유성목판화도 선보인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판화체험이벤트를 진행하고 ‘산운’작품 포스터는 500장 한정으로 증정해준다. 아울러 전시기간 중에 관람객 누구나 ‘산운’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죤을 준비했다.

판화가 김준권의 ‘산운山韻'전은 롯데백화점 청량지점 롯데갤러리에서 이달 28일까지 열린다.





지난 5일부터 사흘간 포항송도 코모도호텔에서 대규모 사진 아트페어 열어



2018년 10월 14일 (일) 12:15:44

정영신 press@sctoday.co.kr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포항, 옛 신라시대에 태양과 달을 상징하고, 철과 직물의 유래였던 연오랑과 세오녀의 전설을 품고 있는 포항에서 작년에 이어 제2회 ‘사진의 섬 송도, 미래를 만나다’가 지난 5일부터 사흘간 포항송도 코모도호텔에서 대규모 사진 아트페어가 열렸다.


▲ 제2회'사진의 섬 송도, 미래를 만나다'에 참여한 작가와 내빈들 (사진제공: 공관웅)


포항예술문화연구소에서 주관하고 주최하는 ‘송도, 미래를 만나다’는 서울을 비롯해 경주, 포항, 대구, 부산등 전국의 사진가들이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40여개의 방에 참여 작가들이 객실 내부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만들어 전시와 판매가 동시에 이뤄졌다. 개막행사가 열리는 날에는 태풍 콩레이가 제주도를 거쳐 포항 쪽으로 이동해 비바람이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진행됐다.



▲ ‘포항예술문화연구소’소장인 안성용사진가 Ⓒ정영신


이번 사진아트페어를 총괄 기획한 포항예술문화연구소장 안성용사진가는 제2회 ‘사진의 섬 송도-미래를 만나다’ 전시에서 포항 송도의 이력이 품고 있는 산업화에 대한 명(明)과 암(暗)을 재현해 보고, 포항의 미래 모습을 상상해 보면서 우리가 사진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다 같이 생각해보는 소중한 경험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송도의 옛모습을 흑백사진으로 보여줘 지금은 사라진 풍경들을 접하면서 추억하는 시간이 되도록 특별코너를 준비했다.


▲ 양재문 사진가 Ⓒ정영신


둘째 날 오후에는 양재문사진가의 특별강연이 있었다. 양재문작가는 춤 영상을 보여주면서 “사진은 나와의 인연이다. 알면 보이고, 모르면 보이지 않는다. 내가 찍은 것이 아니라 대상이 내 사진 속으로 들어왔다. 나는 사진에 접근하는 마음을 잡는다”고 말했다. 우연히 서점에서 만나게 된 미국의 사진작가 ‘아널드 뉴먼(Arnold Abner Newman)’의 인물사진을 보면서 눈으로 찍고, 마음에 걸어두는 사진을 만들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 아트스트 토크를 진행한 차재윤교수 Ⓒ정영신


이어 아티스트 토크에서는 차재훈교수가 사진가들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가며, 사진이 대중과 소통하는 길을 모색하면서 사진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와 좀더 적극적으로 소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요즘 사진을 보면 대상에 대한 관찰은 없고, 이미지채집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호텔은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전시 보는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 또한 전시디스플레이가 다양했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감동을 주는 적극적인 소통으로 작품이 판매되길 바란다” 며 아티스트 토크를 마쳤다.



▲ 박진호 사진가 Ⓒ정영신


여기에 이번 사진아트페어에 참여한 43명의 사진을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서울에서 활동하는 조문호작가, 한국여성의 전통춤사위의 미를 섬세하게 표현한 양재문작가, 달을 움직이는 작품세계를 표현하는 박진호작가, 아프리카 케냐에서 20여년간 거주하면서 아프리카의 광활한 대지가 품고 있는 신비한 작품을 선보인 김병태작가, 일본 오사카에서 활발하게 시대를 조명하는 한병하 작가, 지리산골짜기의 우편집배원을 촬영해 ‘집배원과 산골 사람들’이라는 좋은 전시를 보여준 조성기작가, 본 기자가 30여 년간 기록한 한국의 장터사진도 선보였다. 그 외 포항과 대구, 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견 작가들과 신인 작가들이 참여해 자신만의 사진세계를 펼쳐보였다.



▲ 권기철 사진가 Ⓒ정영신


수중사진을 선보인 이묘순작가는 물속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3년 전부터 사진을 찍게 되었다고 한다. 땅위에서 살아가는 우리인간에게 물속은 신비한 비밀을 간직한곳이자 미지의 영역이다. 바다의 보물 산호초와 그 물속에 살고 있는 형형색색의 다채로운 물고기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나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세상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수심 5m이하로 내려가면 물속에서 빛의 변화로 인해 점점 훼손되어 가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했다.


▲ 이묘순작가의 작품 Ⓒ정영신



오사카와 대구를 오가며 사진작업을 하는 한병하작가는 전업사진가다. 눈에 보이는 일상을 찍지만 마음에 와 닿아야 셔터를 누른다.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는 암실작업도 그 느낌을 따라 직접 한다고 했다. 주위에서 사라져가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그의 방에 걸린 사진은 필름으로 찍어서 암실작업으로 인화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자기가 본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해 사진에 멋을 부리지 않는다.


▲ 한병하 사진가 Ⓒ정영신


돌 작업을 하는 이정철작가는 시간의 상처를 사진으로 형상화했다. 그는 “사물의 속살을 사진의 눈으로 지각하고, 머리와 마음으로 의식한다며 이 모든 것들이 본능적 행동이라고 한다. 사진의 언어로 사물에게 안부를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직 사진에 길을 묻고 사진으로 답을 찾을 뿐이라는 그는 자신의 사진 앞에서 침묵으로 말을 걸어보라는 주문을 했다.



▲ 이정철 사진가 Ⓒ정영신


충주에서 사는 지용철작가는 목련꽃 사진을 들고 나왔다. 그는 꽃이 예뻐서 찍은 것이 아니라 자기모습을 닮아 카메라로 응시하는데 목련꽃에서 엄마가 보였다고 했다. 그는 “내 사진은 내 상처다. 내 상처를 펼쳐놓고 내 스스로 내 상처를 팔고 있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결국 꽃을 담은 게 아니라 자기상처를, 자기모습을 카메라 안으로 들여온 것이다. 이제 꽃과 대화까지 한다며 2019년 봄에 서울에서 전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 지용철사진가 Ⓒ정영신


손진국작가는 빈 액자 아래 송도라는 텍스트를 붙여놓았다. 텍스트를 들여다보자. “사진은 찍히는 순간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다. 과거의 명성에 걸 맞는 송도로 개발한다는 여러 계획들이 떠돌고 있지만 아직 그 결과는 극히 미진한 상태다. 여기 빈 액자 속에 여러분이 생각하고, 상상하는 그런 송도를 채워 보시라”고 주문한다. 과거의 그리움을 불러내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전해지는 송도의 사진을 선보였다.



▲ 손진국 사진가 Ⓒ정영신


▲ 송도의 추억을 상상으로 채우라는 손진국사진가의 빈액자 Ⓒ정영신


대구의 달성공원은 삼한시대의 부족국가였던 달구벌의 성지토성이었다. 대구에서 가장 오래되고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원을 3년동안 촬영해 이번아트페어에 들고 나온 박종효작가는 흑백필름으로 작업하고 작가가 직접 암실작업까지 한다. 노인들의 휴식처를 남기고 싶어 꾸준히 달성공원을 찾아가 아이들, 동물, 어르신들을 촬영했다는 것이다. 그가 지난 1월에 서울에서 전시한 ‘소소한 풀잎 이야기’는 어두운 톤이 살아나 흑백이지만 생동감이 살아있었다. 마치 풀잎이 소곤소곤 일어서려는 찰나를 형상화했다.



▲ 박정효사진가 Ⓒ정영신

 

포항 사진아트페어가 장기적인 지역 사진축제로 자리를 잡으려면 지역사진가들의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그리고 전국적인 아트페어로 자리매김 하려면 좋은 작가를 많이 유치해야 한다. 포항시와 문화지원 단체에서 일정부분 사업비를 보조해준다면 계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갈수 있을 것이다. 특히 문화 사업을 주관하는 기업체에서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전업작가를 지정해 작품을 구매하는 형식도 지향해 나갔으면 한다.



▲ 김병태사진가의 작품전시 풍경 Ⓒ정영신


특히 지원 단체나 기업체에서 작품을 구입 소장하여 공익사업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일이다. 이는 지역민들의 사진 소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으로,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지역작가들은 지인들에 의해 팔린 작품도 있었지만, 아트페어는 문화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에 마음에 드는 작품을 사기위한 행사다. 액자까지 완성한 작품이 십만원에 판매하는 등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장점을 잘 살려 내년에는 보다 좋은 사진가들의 작품이 호텔객실에서 포항시민들과 적극적인 소통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 문성국 가의 전시풍경 Ⓒ정영신



이번 제2회 포항사진아트페어에 참여한 작가들이다.

권기철, 권순종, 김남효, 김병태, 김수정, 김인술, 김 훈, 김혜련, 나호권, 문성국, 박상화, 박양채, 박영길, 박우철, 박종효, 박진호, 서경애, 서상숙, 손진국, 신병문, 양재문, 오상칠, 유소피아, 이근무, 이다나, 이두순, 이묘순, 이인식, 이정철, 임향숙, 장문식, 정영신, 장정아, 정광수, 조근식, 조문호, 조성기, 지용철, 최흥태, 최희우, 하정은, 한병하, 홍상돈(가나다순)



인사동 갤러리 경북에서 9일까지 열린다.



작가 이혁발


 

이혁발 작가의 육감도전이 갤러리 경북초대전으로 99일까지 열린다.

사람을 지탱하는 근본인 성욕을 외설로 보는 것은 권력자나 도덕 주의자들이 만든 음모다

화가이자 행위예술가인 이혁발씨의 항변이다.



육감도20180819, 53x45,5cm 한지에 유성매직+아크릴

 


동국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그는 작품을 손으로 하는 게 아니라 온 몸으로 한다.

화가, 행위예술가, 미술평론가 등 그를 지칭하는 직업만도 세 가지인데,

사진과 영상설치미술, 저술 작업 등 예능 분야의 팔방미인이다.

그래도 이혁발하면 행위예술가로 더 알려져 있다.



육감도20160903, 78.7x54cm.종이에채색. 2016

 


그가 30년 가까이 물고 널어진 작업이 바로 성이다.

자신이 여자로 분장하여 보여 준 색시미미를 비롯하여, 정액을 그림 재료로 사용하기도 했다.

욕망을 통제하는 사회를 행위예술로 풍자하는 등 오로지 성에 천착해온

그의 작업들은 성의 즐거움에서 에로티시즘 미학을 찾으려 했다.



육감도20161012, 93x63cm.한지에 채색.

 


가장 성스러운 인간 존재의 근원인 성이 음지에서 핍박 받은 지 오래다.

더구나 요즘은 미투 라는 회오리에 주눅 들어 말도 꺼내기 어렵게 되었다,

인간이 살아가는 최상의 가치가 돈과 권력에 휘둘리기 때문인데,

가장 좋아하면서도 노출을 꺼려하는 것 또한 성이다.



육감도-허벅진.53X45,5cm,한지에 분채,2011



인간 존재의 뿌리가 원초적인 성에서 비롯되지 않았는가?

일단 성행위를 지칭하는 말부터 거슬린다. 섹스라는 영어는 그렇다 치고 성교가 뭐냐?

좀 더 육감적인 말은 빠구리다. 이 말이 사전에는 성교를 속되게 하는 말이라 적어 놓았다.

이 모든 것이 성을 신성화하여 음지에 가두기 위한 발상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돈과 힘에 속박되지 않는 원시의 성으로 돌아가야 한다. 

마음과 마음으로 함께 나누고 즐겨야 할 인류 최대의 파라다이스다.



육감도-20180808, 41X33X7,5cm, 육감도-20180818,72,5X61X14cm 천에 유성매직,

 


이혁발 작업을 주시해야 하는 것은 아무도 거론하지 못하는 일을 작품화 한다는 점이다.

사실상 성 문제를 계속적으로 작품 주제로 삼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작가가 음란한 사람이나 성도착증 환자로 몰릴 두려움 때문이다.

그렇지만 주눅 들지 않고 초지일관 뜨거운 감자를 공론화한 문제작가다.

1991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열 두 차례의 개인전을 가졌는데,

지금은 살고 있는 집 문패까지 육감도로 붙인 우리나라 대표적 에로티시즘 작가다




설치미술 앞에서 포즈를 취한 이혁발

 


성감도(性感圖)’가 연상되는 그의 최근 작업을 오랜만에 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얌전해 진 느낌이었다.

육감도란 현실에서 이뤄졌으면 하는 이상적 공간, 지상 극락을 상징하며 육체적 쾌감으로

득도의 경지에 가고 싶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성적인 것에 대한 작가의 발칙한 상상력은 여전하지만, 생명과 영혼, 안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성 행위를 상징하는 에로틱한 이미지들이 허공을 떠다니기도 하는데, 도상화 같은 초현실주의 화풍이다.

성의 기호화로 무능도원을 만들어 놓은 그림이 30여점, 콘돔과 비디오로 만든 설치미술 2,

부채그림 30, 도자그림8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그리고 개막일에는 욕망과 국가의 통제라는 제목의 퍼포먼스도 열렸다.



육감도-20151007,53x45,5cm,한지에 채색,

 


사진처럼 적나라한 성적 묘사가 아닌, 보면 볼수록 욕정이 꿈틀거리는 그런 명화가 보고 싶어진다.

볼 때마다 사람을 동하게 한다면 그 보다 더 좋은 작품이 어디 있겠는가?

계산된 욕심에서 비롯된 성이 아니라 마음에서 끓어오르는 그런 욕정이 무성해야 건강한 사회가 아닐까 여겨진다.

성 자체를 욕으로 여겨 뒤로 감추려는 사고방식에 쐐기를 박고, 성을 자유롭게 해방시키려는 것이 바로 이혁발 작업의 모토다.




육감도-의자 46.3X67cm 종이에 채색, 2016

 


작가 이혁발씨를 만난 지가 20여년 되었는데, 그의 저돌적 작가의식에서 일종의 동료의식 같은 것을 느꼈다.

한 때색시미미’라는 그만의 기발함을 느낄 수 있는 작업으로, 자신에 내재된 여성성을 보여주었다.

사람에게는 남녀 각각의 성애가 존재한다는 또 다른 반론이었다.



육감도20151110,30x53cm,한지에 채색



그 몇 년 뒤 인사동 사람들을 찍기위해 만난 적이 있는데,

느닷없이 스타킹과 하이힐 등 여장을 준비해 와 당황하게 한 적이 있다.

마치 성 개방을 부르짖는 사회운동가 같은 인상을 받았다.

그 전시 이후에는 안동으로 내려 가 잘 만날 수 없었는데,

신체발언'전이란 남성 알몸 촬영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한 번 찾아간 적 있었다.

제법 쌀쌀하게 느껴지는 가을이었으나, 숲 속에서 벗고 선 그의 모습은 마치 타잔처럼 자유로웠다.



육감도-자연, 53x45,5cm, 한지에 채색, 2013


 

사실 인간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게 성이다.

성적 욕망은 사람을 지탱하게 하고, 살아가게 하고, 세상에 존재하게 하는 이유다.

남자가 돈을 벌고 지위와 권력을 얻으려는 것도 결국은 성적매력이 넘치는

여성과 결혼하고 싶은 욕망 때문일 것이다. 인류가 생존하는 동안 바뀔 수 없는 영원불변의 이치다.

성과 관련된 모든 것을 터부시하는 현실은 인간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결벽증 걸린 사회나 마찬가지다.

풍성하고 살맛나는 삶을 위해 음지의 성을 양지로 끌어 올려야 한다.

성행위 장면을 그린다고 해서 외설로 규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예술과 외설의 차이가 뭐라고 보나?

예술이 삶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지, 속박하고 장식하는 치장이 아니다.



부채그림과 도자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이혁발의 작품세계는 성으로부터 시작되고 성으로 완성된다.

성은 오묘한 진리이며, 성 속에 세계가 있다. 성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자기 몸도 사랑하게 되고

타인의 존재도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러면 육체는 아름다워지고 따라서 정신도 아름다워지고,

세상도 아름다워진다. 성이 주는 축복은 가늠하기 힘들다는 작가의 말이다.


미술평론가 오세권 교수는 이혁발이 보여준 성에 대한 미술 표현의 담론은

국내 에로티시즘 미술사에 기록될 만한 근거들을 남기고 있다고 말했지만,

인간 본능의 쾌락을 공론화시키는 사회 운동적 의미에 더 무게 두고 싶다.




 

이 전시는 인사동 갤러리 경북’(02-737-8882)에서 99일까지 열린다.



사진,글 / 조문호










 

 

 


김동진, 문진우, 정남준의 다른 시선, 28일까지 ‘갤러리브레송’에서 열려  


2018년 07월 25일 (수) 17:32:16 조문호 사진가 press@sctoday.co.kr



이 무슨 날벼락인가? 전시리뷰를 작성하려 컴퓨터를 열어보니, 노희찬 의원 자살 소식이 떴다. 눈을 의심했으나,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현실이었다.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의 한사람으로 우리나라에 그만한 정치인이 과연 몇이나 있더냐?

지난 일요일은 여야 원내대표 다섯 명을 싸잡아 욕하기도 했다.

미국을 방문한 원내대표들이 워싱턴DC 의사당 앞에서 연예인들처럼 뜀박질하는 사진을 보았기 때문이다.

연출시킨 사진기자 탓으로, 여기며 잘 다녀오기만 바랬는데, 어찌 이런 일이 생겼더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온 종일 밖에 나가 공원을 싸돌아다녔으나, 도저히 슬픔에서 헤어날 수가 없었다.

어찌 좋은 사람은 먼저 데려가고, 나쁜 놈들이 잘살게 할 수 있는가? 세상을 원망하며 분노했으나, 아무 소용없었다.

난 노무현 전대통령이나 노회찬씨를 정치인으로 보지 않고 지도자로 본다.

정치하는 장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하기에, 인간적으로 가슴이 따뜻한 그들은 그러질 못한다.

이제 그 분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이 기회에 정치자금법의 대수술과 함께 정치개혁을 이루어 내야 한다.

슬픔은 뒤로하고 우리 모두 냉정을 찾자.


당신이 추구해온 가치가 꼭 실현되길 바라며,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 <부산사견록> 전시장에서 왼쪽부터 정남준, 문진우, 김동준 (사진=조문호)



‘부산 사(思)견록’전이 지난 20일 충무로 ‘갤러리브레송’에서 개막되었다.

부산의 중견 사진가 김동준, 문진우, 정남준씨 등 세 사람이 각기 다른 생각의 시선으로 바라 본 부산이다.

머지않아 사라지게 될 범5동 매축지의 골목풍경을 찍은 문진우의 ‘매축지’는 마치 죽음의 그림자처럼 짙은 어둠이 깔려 있다.

정남준의 ‘영도 수리조선소’는 조선소 노동자들의 삶을 통해 노동의 의미을 일깨운다.

삶의 본질을 비틀지 않고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김동진의 ‘해운대’는 소외, 외면, 박탈, 욕망, 갈등 등 사회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자기만의 목소리로 기록했다.

각기 다른 삼색의 ‘부산사견록“은‘갤러리 브레송’ 3-3시리즈 두 번째 기획전이다.



    


▲ 사진-정남준



‘부산사견록’이란 제목 차체가 부산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추진한 '부산참견錄을 떠올리게 한다.

'부산참견錄'은 매년 중견사진가 한 명을 선정해 부산의 역사성과 지역성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기록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개인적 친분에 의한 작가선정으로 결과가 들죽 날 죽 할 수 밖에 없었다.

거기서 태어나고 자란 부산의 사진가가 철저히 배제되어 왔다는 사실은 지역작가들의 소외감을 살 수도 있지만,

자칫 뿌리 없는 사진이 될 수도 있다.



    

▲ 사진-김동진



때로는 외지인의 낯선 시선이 필요할지 모르나 바닥에 뿌리내린 자의 익숙한 눈빛에 따르지 못한다.

문진우의 ,매축지의 소시민들과 해변에서 잡아 낸 김동진의 부조리한 장면,

정남준이 찍은 조선소 노동자의 정면 사진은 또 다른 부산의 모습이다.

각기 사진들이 갖는 의미나 우열은 풀이하는 바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 일단은 ‘부산참견록’을 의식한 전시라는 느낌도 든다.

전시 기획자는 사견록의 ‘사’자가 생각 사(思)자라 했다.

생각하고 보고 기록한다는 의미로 세 사람의 작품 성격을 한 마디로 나타내고 있다.



    

▲ 사진-문진우



“문진우의 사진은 부산의 아주 오래된 마을, 아직도 그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매축지라는 장소를 기록한 것이다. 문진우가 기록한 그 장소성은 사람이 이 땅에서 추방되어야 하는 슬픔을 기록한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그림자 안에 있거나 온전치 않은 형태로 나타난다. 사진가의 슬픔이 배어 있으니 슬픔으로 읽어내지 않을 도리가 없지만 그 읽기는 과학적 읽기가 아닌 문학적 읽기다. 정남준은 노동자의 삶을 담았다. 인간은 일 하는 기계가 아닌 살아 있는 사람임을 말하는 전형적인 사회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노동이 정당하게 인정되지 않은 이 세상에서 사는 노동자의 모습을 어둡게 그리지 않은 것은 역설적이거나 그들이 세계의 주체임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 것이다. 김동진의 사진은 역사 인식이 강한 사진이다. 세상은 일반적인 모습으로 보이는 게 아니고 개별적으로 보인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보편이란 과학성을 숭모하다 보니 사람이 소외되고 세계가 비정상이 되어 감을 말하고자 한다. 그래서 다른 이들은 세계를 그렇게 보지만 나는 세계를 이렇게 본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그의 사진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사진의 문법으로부터 벗어나 있음은 바로 그런 그의 역사 인식 때문이다.”고 사진비평가 아광수교수가 서문에 적고 있다.

이 전시는 28일까지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02-2269-2613)에서 열린다.
 
  

동강사진상 수상전, 영월‘동강사진박물관’에서 열려...

[서울문화투데이] 2018년 06월 26일 (화) 00:25:11 조문호 기자/사진가 prees@sctoday.co.kr  



작업에 대해 설명하는 황규태선생



황규태선생은 우리의 영원한 오빠다.

연세는 팔순을 넘겼지만, 행동이 젊고 생각이 젊기 때문이다.

기존상식을 희롱하고, 고상함에 야유를 던지는 자유분방한 작업 스타일에다 생활습관까지 젊은 작가 빰 치는 현역이다.




황규태작,‘Untitled 1969-1972’



처음엔 다큐멘터리사진을 찍으며 신문기자로 일했지만. 70년대 초 미국으로 건너가며 작품성향이 완전히 달라졌다.

여타 장르에서나 볼 수 있는 초현실주의를 사진으로 실천했다.

그 후 10년의 세월이 지나 처음 본 선생의 사진은 충격 그 자체였다.

지금은 미술과 사진의 장르가 무너졌지만,

그 때는 비사진적이란 생각도 들었으나 마음을 끌어당기는 흡인력이 장난이 아니었다.

마치 예언가처럼 지구환경과 문명의 위기를 경고하며, 종말적인 상황을 재현해 보였다.




황규태작,'Christina's World'



선생의 작품들은 문명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었다.

그 당시 보여 준 일련의 작품세계는 리얼리즘 사진이 주류를 이루던 한국사진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80년대 후반 유학파들이 귀국하여 ‘한국사진의 수평전’이란 새로운 사진 바람을 일으켰지만,

그 위에 황규태 선생이 계신 것이다.




황규태작,'Evolution-Pixel'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지만, 그 당시는 엄두도 못 낼 시기였다.

표현방법으로서의 기술적인 문제에 앞서 임응식선생께서 주창한 생활주의 리얼리즘이라는 틀에 갇혀,

자칫 ‘낙동강 오리알’신세 되기 십상이었기 때문이다.



황규태작, 'Babel'



선생은 사진의 표현 확장을 위해 온갖 실험을 거듭했다.

이중노출과 몽타주는 물론, 때로는 필름을 태워 이미지를 얻기도 했는데,

요즘은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활용하며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그런 실험정신 덕에 한국 포스트모더니즘의 대가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황규태작, ' Monologue'



젊은 시절 스스로의 머리에 총을 쏘는 'Monologue' 작품에서는 입이 벌어졌다.

지구의 위기의식을 넘어 자멸로 향하는 메시지가 그렇게 강력하게 다가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일찍부터 지구환경의 심각성을 알아챈 예언가로서,

생태적, 환경적, 문명적인 비판의식이 선생의 작품 하나하나에 독사처럼 똬리 틀고 있었다.




황규태작, 'Reproduction'



선생께서 90년대 중반 무렵 선물한 ‘원풍경’ 사진집은 지금도 가끔씩 꺼내보는 나의 애장사진집 중 하나다.

그 작품들이 사진의 외도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상 사나이라면 외도도 한 번쯤 해보고 싶은 것이 본심 아니겠는가?



황규태작,'Melting the sun'



미국에서 하시던 사업을 접고 귀국하신 후에 보여준 쉼 없는 작품들은 후배 사진가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진가로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생께서 여지 것 그 흔한 사진상 한 번 못 받았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늦게나마 받게 되었지만, 상이란 것 자체가 웃기는 짜장면이다.




황규태작, 'Pixel,Big Brother'



이번 제17회 동강국제사진제의 동강사진상 수상자전으로 열린 황규태선생의 ‘묵시록 그 이후’전은

오래된 작품도 몇 점 있지만, 대부분 최근에 작업한 작품들이다.

전시장 입구에 걸린 ‘Untitled 1969-1972’ 작품 앞에서는 말문이 막혔다.

운전석에 사람이 아니고 부엉이가 앉아 있었는데, 50여 년 전에 그런 생각을 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황규태작,'Hi Daddy'



전시장을 들어서며 받은 느낌은 압도적이었다.
정면 벽을 가득 메운 눈동자 'Pixel,Big Brother'라는 작품은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정신 차리라는 것 같았다.

사실은 인간이 만든 기술에 의해 인간이 감시 당 하는 현실을 일깨우고 있었다.

확대된 컴퓨터 픽셀로 만들어진 그 눈은 생명체의 눈이 아니라 생명체를 감시하는 눈이었다.

그러니 작품에 다가서면 대갈통 만한 픽셀이 드러나 도대체 무슨 형상인지 알 수 없었다.

가까이 가면 실체가 사라지지만 항상 멀리서 감시한다는 암시같았다.

사진이 아닌 컴퓨터 픽셀로 조형적 이미지를 만들었지만,

과학 문명의 종말을 과학의 힘으로 드러낸다는 의미도 걸 맞는 방법 같기도 했다.




황규태작, 'Usherette'



사람이 마네킹처럼 보이는 'Usherette'이란 작품도 보는 이로 하여금 소름 돋게 하였다.

사람 사는 세상인지, 기계 사는 세상인지 분간되지 않았다.

한 쪽 벽에는 만들어낸 복제 생명체들이 우글거리는 'Reproduction'란 작품 또한 주눅 들게 하였다.

태양은 녹아내리고, 생활쓰레기는 회오리바람처럼 지구를 덮치고 있다.


큰 일 났다! 전시 보러 강원도 가자.




황규태작, 좌위로부터'Sightseer', 'New Eyes Grafted','Mutation', 'Dogman','The Bio Buddha',


이 전시는 9월21일까지 영월 '동강사진박물관'에서 열린다.








  

  

  

  

 





암. 우울증, 뇌전증, 당뇨병 등 50여 가지 질병의 실용 가이드



세계지적재산권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대마와 관련이 있는 606건의 특허출원 중 309건이 중국기업이라고 한다.

중국인들은 오래 전부터 대마의 효능에 주목해 지속적으로 연구 해 왔던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 전부터 대마초를 여러 가지 약제로 활용해 왔으나, 마약으로 둔갑하며 금기시되었다.


이번에 출판된 ‘대마초 약국’은 대마의 역사부터 다양한 질병에 대한 사용법까지 상세히 일러주고 있다.

임상결과와 환자관찰을 통한 실증적 연구 성과로서, 의료용 대마에 대한 본격 입문서다.

왜 세계 여러 나라가 다른 마약류와 달리 대마 금지 정책을 철회하고 산업화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책으로 실증적인 연구와 증거로 가득하다.


1부는 대마의 역사와 독특하고 복잡한 약리적 시스템을 다루고, 2부에서는 의료용 대마의 사용법을 하나하나 짚고 있다.

3부는 대마의 다양한 특성과 약학적 효능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마지막 4부에서는 암. 우울증, 뇌전증, 당뇨병 등 50여종의 다양한 질병에 따른 효과적 사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 4부의 질병에 따른 대마 사용법을 눈여겨 볼만하다. 임상시험 경과와 한계, 적절한 용량과 투여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전문 학술서에 가까운 책이지만, 독특하면서도 참신한 정보로 인해 일반인도 흥미 있게 읽을 수 있는 놀라운 흡인력까지 가지고 있다.


또 한 가지의 미덕은 오해와 미화도 적절하게 차단한다는 점이다.

대마의 다양한 효능을 꼼꼼하고 풍부하게 전달하면서도 대마의 부작용과 한계 또한 놓치지 않는 놀라운 균형감을 잃지 않고 있다.

대마의 복잡성과 모호한 약리 작용도 놓치지 않았다.


한 가지 주지할 사실은 같은 성분의 대마 오일이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금지 약물에서 제외되었다는 점이다.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어 선수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인데,

대마에 대한 우리의 기준은 국제적인 도핑 규제 기준보다 비합리적으로 엄격하고 고지식하다는 것이다.


네델란드에서는 대마를 오래전부터 합법화하여 관광상품으로 활용했고,

최근 미국의 50개주 중 콜로라도나 워싱턴, 알래스카 등 거의 절반에 가까운 주에서 기호식품이나 의료용으로 대마초를 합법화 했다.

이에 맞추어 ‘뉴욕타임스’에서는 논설위원 전체 명의로 된 사설을 통해 “연방차원의 대마초 합법화 운동”을 선언했다.

오히려 합법화한 콜로라도주에서는 살인사건이 절반이상 줄어드는 등 강력범이 많이 감소하였고,

단속에 따른 예산액 절감과 대마 사업에 의한 세수확대, 그리고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되었다는 통계도 나왔다.

저자 마이클 배키스는 “현대의 약전을 독점하고 있는 화학 약물들을 전통적인 식물 치료제로 대체하거나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마는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지만, 안전하고 효과적인 놀라운 식물 치료제”라고 말했다.


아래는 추천사를 쓴 애리조나대학 의학교수 앤드류 웨일의 말이다.
“수천 년 동안 전 세계 문화 속에서 사용돼 온 대마가 아직도 우리 약상자에 없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이제 잘 못된 법은 빨리 바꾸어야 한다. 더 이상 국민을 속여서도 안 된다.

역자: 권아영 / 페이지 560 / 가격 :18,000원 / 출판사 : 세상의 아침
















“상(象)을 찾아서”에 이어 6월22일부터 7월15일 까지 “메멘토, 동백”도 열려
[서울문화투데이] 2018년 06월 01일 (금) 00:25:11 조문호 기자/사진가 prees@sctoday.co.kr  
 

제주의 역사와 자연을 그리는 화가 강요배의 현재와 과거로 이어지는 2부작전이 지난 25일 ‘학고재’에서 개막되었다.

6월17일까지 열리는 1부작 “상(象)을 찾아서”는 말 그대로 마음에 들어 온 상의 정수를 뽑은 역작들이다.

제주 풍경과 자연의 벗들을 윤기 없이 거칠게 그려 낸 심상풍경 30여점을 내 걸었다.



▲작품 앞에 선 화가 강요배


전시되고 있는 “상(象)을 찾아서”는 6월22일부터 7월15일까지 보여 줄 4,3을 그린 2부 작품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2부 ‘메멘토, 동백’이 과거였다면, 1부 ‘상을 찾아서’는 현실일 뿐 일맥상통했다.

제주의 거친 바람이 느껴지는 묵직하고 느릿한 색에 민중의 한 같은 것이 깔려 있었다.



▲강요배, 부모들 1992 Acrylic on canvas 130,3X162,1cm


작가 강요배는 그 한의 늪에서 결코 빠져나오지 못 할 것으로 생각된다.

어쩌면 그림의 바닥에 깔린 한이 강요배 그림의 백미인지도 모른다.

나 역시 제주4·3항쟁 연작을 발표할 때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그 그림들이 주는 한의 울림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강요배, 자식을 묻는 아버지1991 Conte on paper 38,7X54cm


강요배의 아버지는 1948년 봄, 제주 4·3 항쟁을 몸소 겪었다.

육지에서 출동한 토벌대는 빨갱이라는 명목아래 사람들을 색출했다고 한다.

같은 이름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당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함께 처형당했다.

순이, 철이 같이 당시 많이 사용한 이름을 가진 사람은 이유도 모르고 억울하게 죽어야 했다.

강요배의 아버지는 그 참담함을 지켜보며 자식 이름은 절대 남들이 같이 쓸 수 없는 이름 글자를 찾아

尧(요나라 요), 培(북돋을 배)를 써서 '강요배'라고 지었다고 한다.



▲강요배, 잠녀 반일 항쟁1989 Pen and blank ink on Paper 38,7X53


일찍부터 그림에 관심을 가진 그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81년 ‘현실과 발언’ 동인으로 현실과 시대, 그리고 역사와 미술의 문제를 고민하며 '인멸도'(1981),

'탐라도'(1982), '장례명상도'(1983), '굳세어라 금순아'(1984) 등의 시대적 모습을 담아내며 민중미술가로 활약했다.

‘한겨레’ 신문에 연재된 소설가 현기영씨의 '바람 타는 섬'에 그린 삽화는 제주 4·3 항쟁에 대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강요배, 젖먹이 2007 Acrylic on canvas 160X130cm


슬픔과 분노로 얼룩진 4.3 역사화를 완성한 '강요배 역사그림-제주민중항쟁사'전은

4·3의 현실을 세상에 알리며, 역사 주제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름다운 제주에서 일어난 잔인한 학살의 충격은 제주에 대해 다시 인식하게 만든 것이다.



▲강요배, 천명 1991 Acrylic on canvas 162X250cm


1992년 서울 생활에서 더 이상의 의미를 찾지 못한 그는 고향 제주로 돌아와 지도를 들고 자연을 찾아 나섰다고 한다.

제주의 역사를 알고 나니, 자연 풍경이 조형적 형식이 아닌 감정이 담긴 대상으로 다가왔단다.


이번에 전시한 ‘상(象)을 찾아서’는 2015년 보여 준 이중섭미술상 수상 기념전에 이은 삼년만의 서울전이다.

코끼리'象'자도 '코끼리를 보지 못하던 옛날의 상형문자로, 유골을 보고 만든 그림 글씨'다.

'상(象)’은 형상, 인상, 추상, 표상 등의 미술 용어에서 ‘이미지’를 뜻하는 글자다.

인상적이다 는 것은 마음에 찍혔다는 것으로 그 찍힌 상을 끄집어내는 것이 이번 작업이다.




▲강요배, 치솟음 2017 Acrylic on canvas 259X194cm


전시된 작품들은 가까이서는 색과 색이 겹쳐 형상이 뚜렷하지 않지만, 뒤로 몇 걸음만 떨어지면 확연히 보인다.

파도가 바위를 치고 올라가는 장면이나 한라산 정상의 설경, 푸른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 등

전시장에 걸린 그림의 형태는 뭔가 분명치 않지만 어떤 '풍경'이나 장면으로 보였다.

'언젠가 본 듯한 장면'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역사의 무게와 깊이까지 느껴진다.




▲강요배, 항산 2017 Acrylic on canvas 197X333


사생보다 기억으로 그린 이번 그림들은 한국인이 표출한 동양적 이미지, 즉 진경화(眞景畵)라고 평했으며,

‘추상(抽象)’으로 꺼낸 제주풍경은 "회화가 추구하는 본질을 꿰뚫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마음에 파고 든 심상을 추상으로 꺼냈다지만, 추상같은 구상이고, 구상 같은 추상이었다.



▲강요배, 우레비, 2017 Acrylic on canvas 259


강요배는 '추상(abstrac)'이라는 뜻도 재해석했다.

"지금까지 추상이라는 말도 오인되어 왔다. 라틴어에 abstract는 '축출한다', '끌어낸다'는 뜻이 있다.

애매하게 그리는 것, 기하학적으로 그리는 것이 '추상'이 아니라, 내 마음 속에서 끄집어내는 것이 추상이다."고 말했다.


그런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강요배 작품에 깔린 한의 무게다. 누가 강요배 만큼 한의 뿌리가 깊겠는가?

22년 전 서울에서 귀향하여 현장을 돌아다니며 삭이고 삭인 한이다.

그는 붓도 빗자루나 말린 칡뿌리, 구기거나 서너 겹 접은 종이 붓을 만들어 쓴다.

20년 이상 써온 '종이붓'으로 상처받은 한의 정서를 유감없이 드러내었다.

거칠지만 노련한 붓질로 속도감은 물론 소리까지 담아내는 듯하다. 그렇게 그의 심상을 표출한 것이다.




▲강요배, 수직, 수평면 풍경 2018 Acrylic on canvas 130X161,7cm


마치 시골 아저씨 같은 인간적인 면모도 강요배의 또 다른 매력이다.

쌘 제주바람이라도 불면 픽 쓰러질 것 같은 비쩍 마른 몸으로

실없는 웃음을 날리는 그의 모습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맛이 있다.

친근하면서도 진솔한 인간적 끌림이다. 그의 의리도 여간 아니다.


이번 전시의 뒤풀이를 주최 측인 ‘학고재’에서 가까운 곳에다 준비해 두었건만,

기어이 인사동 ‘낭만’으로 간 것이다.

지금은 가고 없는 ‘용태형’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강요배, 한조1, 2018 Acrylic on canvas 90,5X72,5cm



그런데 이튿날 누군가가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을 보니,

술 취한 강요배씨가 몇 사람 남지 않은 뒤풀이에서 ‘용태형’의 십 팔번 ‘산포도 사랑’을 부르며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보는 마음이 찡했다.


6월17일까지 학고재(02-720-1524-6)에서 열리는 “상(象)을 찾아서”에 이어,

4,3항쟁을 그린 2부작 “메멘토, 동백”은 6월22일부터 7월15일 까지 열린다.










 

오는 6월5일까지 인사동 ‘나무화랑’에서 열려

[서울문화투데이] 2018년 05월 25일 (금) 18:23:54조문호 기자/사진가 prees@sctoday.co.kr

▲작품 앞에 선 이인철 작가. ⓒ조문호


이인철의 ‘in the paradise’전이 23일부터 인사동 ‘나무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우리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정치적 모순, 분단국으로 남은 전쟁위기, 그리고 인간성 상실로 치닫는 기계화의 야만성을 해학적으로 풍자하며 비판하고 있다.


작품들은 3D 프로그램과 2D 포토샵으로 그린 도형적 이미지들인데, 전시장에 걸린 다양한 형상의 작품들을 돌아보면 마치 과학 교재실에 들어 온 듯 흥미롭지만 경직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자세히 드려다 보면, 하나하나의 이미지가 주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로켓이 김밥 잘리듯 잘려있고, 스텔스기에 치즈를 발라 놓았다. 인조 잔디밭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인간이 있는가하면, 힘없이 날아가는 탄두는 어디 떨어질지 불안하다.



▲이인철, 핫바 171,1X96,25cm, 2018



불행한 세상으로 치닫는 현실을 파라다이스에 비유하며 풍자하고 있으나, 그 파라다이스를 꿈꾸는 작가의 이상 또한 작품 속에 오롯이 담겨있다. 인간이 만들고 인간이 당하는 문명의 이기를 활용하여 그 구조적 모순을 공격한다는 자체도 흥미롭다.


작가 이인철은 인간성을 상실한 야만성의 현실을 비판하는 가상의 세계를 그렸지만, 그리 비관적이지 않다. ‘in the paradise’란 제목이 주는 의미처럼, 무기를 해체하고 세상의 부조리를 타파하여 사람답게 사는 낙원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이인철, 스텔-스안주,140X96,25cm(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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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로 그려진 그의 작업들은 그림보다 사진에 더 가까운 이미지다. 사진처럼 철저한 사실묘사로 이루어진 가상의 디지털 작업이었다.

몇 일전 문영태 유작전에서 만난 민중미술가 신학철선생께서 “이인철 작품은 과학적 감성의 결과물”이라고 호평한 바도 있지만, 과학적 감성을 바탕에 둔 창의력으로 사회를 향하여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인철, 세월1, 86,5X100cm


더러는 사회 규범과 권위에 도전하는 거친 표현도 있다. 표제작으로 내놓은 작품은 성경에다 칼을 꽂아 놓았고, 그 작품 옆에는 기아에 허덕이는 어린 난민이 고개 숙이고 있다. 이게 뭘 말하는가? 나 역시, 성경이나 법전에 나오는 거룩한 말씀을 거지발싸개 정도로 여기지만, 신이 계시다면 세월호 같은 사건이 어찌 생길 수 있으며, 착한사람은 못 살고 나쁜 사람이 잘 사는 이런 세상을 그냥 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인철, 우리들의 일그러진 꼴통, 46X36,5cm



그런데, 작가 이인철은 간이 부어도 단단히 부었다. 부인 김명희씨가 목사님이 아니던가? 그래서 전시 뒤풀이에서 만난 김명희 목사께 그 문제를 어떻게 생각 하냐고 물어보았다. “너희에게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칼을 주러왔다”는 예수님 말씀이 마태복음에 있다고 했다. 싸워서 평화로운 세상을 쟁취하라는 역설적인 표현이라며, 이인철씨 표현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역시 한 편인 것 같았다.



▲이인철, 사과-탄, 60X80cm


작품을 평한 미술평론가 김진하씨의 글이 이인철씨의 작업을 잘 말해 주고 있다.


“비록 가상의 세계지만, 그 쉬르와 하이퍼 리얼을 교직한 미적 쾌감은 소통의 폭을 확장시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것이다. 그 반영은 인식을 담보하고 거기서부터 현실을 개진해 나가려는 비판성과 사회적 함의가 발생한다. 이인철은 바로 그런 ‘이미지노동’을 통해 디스토피아를 파라다이스로 역전시키고 있다. 거기에 이인철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소통하는 이미지’의 힘이 있다.”


서울 ‘민미협’ 대표를 역임한바 있는 중견작가 이인철씨의 일곱 번째 개인전 ‘in the paradise’는 오는 6월 5일까지 인사동 ‘나무화랑’(02-722-7760)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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