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갤러리 대표 김형구씨



정선 화암면 주변의 바위들은 그림처럼 아름답다.
그 기암절벽이 토해내는 자연 조각도 대단하지만, 마치 산수화 속 그림처럼, 마을 자체가 반달의 형태를 띠고 있다.

감히 예술가가 어찌 자연이 이룩한 이 웅장 미려함을 따를 수가 있겠는가?





오래 전부터 정선군에서 화암마을을 예술마을로 만들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써왔다.
조각가 이재욱씨가 나서, 옛 변전소자리에다 ‘그림바위예술발전소’라는 간판을 달고
야외 조각공원과 갤러리까지 만들어 운영해 왔다.

그러던 중 ‘문화관광부’가 주최하는 2013년 마을미술행복프로젝트 공모에 화암면 그림바위 일대가 선정되며,

국내 최고 미술마을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반월에 비친 그림바위마을’을 내 세웠으나,

의욕에 비해 좋은 성과를 얻지 못했다.



김형구작 ''



지난 달 'G갤러리' 대표로 있는 김형구씨의 전화를 받았다.

‘다색전’이란 전시를 기획하는데, 작품 두 점을 출품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난, 특정한 주제나 사전 준비 절차도 없이, 한 두 점식 모아 전시하는

아마추어 회원전 같은 전시는 딱 질색이지만,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일에 메 달려 떠 돌다보니, 정선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늘 미안한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향토문화에 작은 힘이나마 기여하지 못한다는 자책감도 있었지만,

초창기 이제욱씨가 운영할 때에는 한두 차례 출품하기도 했으나 김형구씨가 맡고 부터

전시 참여는 물론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지역작가들의 합동전이라지만, 엄밀히 말하면 난 정선주민은 아니다.

일 년 전 동자동 작업을 시작하며 그곳으로 주민등록을 옮겨버렸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선에 주소가 남아있는 정영신씨가 정선작가다.



홍경표작



작품반입일로 약속했던 지난 29일 오전9시경 화암면 G갤러리를 찾아 나섰다,
사진을 제작할 시간은 물론, 창고에 처박힌 사진조차 고를 시간이 없어,

방에 걸린 사진 두 점을 챙겨 갔는데, 화가 김형구씨는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G갤러리에서 ‘美親 三友展’이란 제목을 건, 화가 김형구, 김정호, 홍경표씨의 삼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세 작가가 친구이기도 하지만, 화풍이 비슷했다. 마치 한 사람의 작품 같았으나 작품들이 좋았다.

내가 정선에서 보아왔던  전시 중에는 그 중 돋보였다.



김정호작


그러나 오는 10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열리는 ‘多色展’의 전시 팜프렛을 보며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근 두 달 가까이 단풍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주요한 시기에 열리기에 더 안타까웠다.

그 것도 정선군과 공동주최하는 기획전이라는데, 쌍팔년에나 자주 볼 수 있었던

이런 동아리전 비슷한 전시가 아직까지 기획전으로 이루어진다는 게 한심했다.

지역작가들의 요청에 의한 친목을 위한 전시라면 갤러리보다 지역민들의 축제장인

‘정선아리랑제’ 한 쪽에 부스하나 만들어 즐기면 될 일이다.





이런 습작들을 모아놓고, 정선 대표작가로 알리려 했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다.

제 얼굴에 침 뱉는 격이었다. 정선작가들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자인하는 꼴이다.
정선군은 좋은 작가들을 유치하려는 생각은 커녕, 기존의 작가마저 살지 못해 떠나는 실정이다.


그림바위마을을 예술 마을로 만들려면, 일단 관리들의 생각부터 바뀌어야 한다.
화암마을 관광 온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가 아니라, 전시를 보기위해 화암마을로 몰려오게 만들어야 한다.

세상에 돈 안들이고 되는 공짜는 없다. 또한 갤러리는 작품들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지만, 작품이 팔려 나가야 한다.

컬렉터들이 모여들게 하기 위해서는 좋은 전시를 꾸준히 유치하여 갤러리의 격을 높여야 하는 것이다.





훌륭한 전시 보러 와서 천혜의 그림바위 절경까지 보고 간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어디 있겠는가?

좋은 전시만 이어진다면, 등달아 지역민들의 예술을 보는 눈도 높아질 것이다.
부디 정선을 대표하는 갤러리로 육성시키기를 간절히 바란다.


사진, 글 / 조문호











 

 

정선 산골짜기에서 서울 인사동까지 그림을 싸 들고 온 화가가 있다.

 

인천에서 정선으로 이주한지 올해로 5년차인 서양화가 김형구씨의 초대전이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인사동 '31갤러리'에서 열린 것이다.

 

 

메르스 여파로 사람들이 잘 움직이지 않는데다 심한 불경기까지 겹쳐,

작품 거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비수기의 전시에 의외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전시종료를 하루 앞둔 15일 늦은 시간에 전시장에 들렸는데, 빨간 딱지가 열두 개나 붙어 있었다.

주변의 지인들이 작품들을 좋아해 싸게 팔았다고 말하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전시 액자들도 작가가 손수 만들었다는데, 오히려 전문가들의 맞춤액자보다 돋보였다.

 

 

요즘 전시작가들이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해, 전시가 끝나도록 한 점도 팔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싸게라도 팔아 작업에도 숨통을 터고 소장자를 늘려 나가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쉽다.

 

 

오는 7월부터 정선 터미널 문화공간에서 열릴 초대전에는 더 큰 성과 있기를 바란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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