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화의 대가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 바라본 붓질은 신기함 그 자체였다"
5월 13일~25일 개인전 갖는 남농손자 허준 작가 어린시절 회상
먹의 농담을 위해 붓을 혀에 가져다 대시는 모습 지금도 생생"
남종화의 대가 남농 허건의 손자 허준이 전시를 앞두고 털어놓은 할아버지에 대한 얘기다. 그는 너무나 ‘큰 산’인 할아버지에 누가될까봐 그동안 손자라는 사실을 굳이 말하지 않고 살아왔다. 자칫 작가로서 할아버지 이름에 가려 자신의 세계를 제대로 펼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한 몫했다. 사실 그는 작품으로 승부를 걸고 싶지 남농의 손자라는 이름 뒤에 가려지는 것이 싫다
그는 요즘 작가로 살아남기 위해 알바(미술학원 강사)와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전업작가로 살아남기 위한 호구지책이다.
”기존의 작업들은 주로 산수풍경을 주제로 진행을 해 왔었다. 그것은 아마도 집안내력도 있지만, 주 관심사가 자연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주제가 그 방향으로 흘러 간 듯하다.“
그의 작업이 산수풍경이라고 해도 옛 것의 답습은 아니다. 나름 시대적 미감에 맞는 이미지 구축이다.
그는 어느시점부턴가 내면의 심리상태에 방점을 두고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에게는 이미지가 무엇이든 간에 자신을 대입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이 됐다.
”최근작들은 앞서 얘기했듯 철저히 나라는 한 인간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 되었다. 집안 형들에게서 느끼는 나의 콤플렉스 아니면 ,무엇인지 모르지만 답답하고 복잡하고 불편한 내 현실상황, 현재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내 욕망, 욕구 그런 상황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심리 등 내 내면의 이런저런 생각들을 여러 이미지에 담는 작업들을 진행해 오고 있다.“
예를 들면 날개, 새장,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파 등에 자신을 이입시키는 것이다. 날개라는 것은 자유, 희망, 비상, 탈피 등이 먼저 생각나는 이미지인 것처럼 현재의 답답하고 복잡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다. 하지만 정작 날개들은 꺾여 져 있어 무의식적으로 작가의 현실을 드러내고 있는 듯하다. 이 시대 30~40대의 모습도 연상된다.
새장 안의 동식물들도 매한가지다. 사이사이로 비집고 나오려는 모습이 불편해 보인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보면 어울리는 이상한 상황이 다. 버거운 현실에 체념하고,순응하고 살아가는 모습과 닮아 있다.
”대파연작은 양평생활에서 나온 것이다. 작은 텃밭에 고추, 토마토, 대파같은 식물들을 키우기 시작했는데 다른 식물들과는 달리 추워지는 날씨에도 버텨내는 대파의 생명력에 감동이랄 것 까진 아니지만 어떤 미묘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나 또한 저렇게 버티고, 버티다 보면 불완전한 내 심리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가지게 된다. 아주 작은 것에서도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시골 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내 입장에선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앞으로도 한 동안은 자신의 심리상태를 주로 다루는 작업들을 계속 진행 할 예정이다. 그게 무슨 이미지이건 간에...
[스크랩/뉴스프리존/편완식 미술전문기자]
'인사동 정보 > 인사동 전시가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사동,북촌,서촌, 광화문,평창동지역 갤러리, 2020년 5월 전시일정 (0) | 2020.05.02 |
---|---|
초현실주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29일부터 인사동에서 열린다 (0) | 2020.05.01 |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붓다의 향기′전 열려... (0) | 2020.04.30 |
2020 리수갤러리기획 4월의 작가선 (0) | 2020.04.27 |
[전시안내] 박앵전展 '심매의 여흥과 문기' (0) | 2020.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