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방희영展 / BANGHEEYOUNG / 方嬉瑛 / painting
2015_1014 ▶ 2015_1020



방희영_향기로운 비 Fragrant rain_캔버스에 유채, 템페라_65.1×167.9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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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요일_12:00pm~06:30pm



갤러리 그림손

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인사동 10길 22(경운동 64-17번지)

Tel. +82.2.733.1045

www.grimson.co.kr



나의 표현기법, 템페라에 대하여 ● 그림에 있어서의 기법이란 화가 자신만의 내밀한 개인적 표현수단이다. 그 표현방식이 개인적이면 개인적일수록 더욱 특별해진다. 재료에 대한 지식과 오랜 세월동안 축척된 경험은 많은 시간의 손실을 피할 수 있는 방법과 더불어 작업에 안전성을 부여하며, 화가의 개인적 표현이 제한받지 않도록 수많은 가능성을 열어준다. ● 화가의 손끝 숙련으로 얻어지는 재료의 이해 및 실재 응용에 있어서 매우 유용한 기법인 템페라기법은 일본에서의 유학시절 나의 소중한 표현기법이 되었다. 서양에서는 거의 사장되다시피 한 이기법은 수제품과 장인정신이 절대적인 평가와 지지를 얻는 일본 특유의 예술적 취향으로 인해 매우 매력적인 기법으로 받아들여져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본인은 90년 말까지 일본에서 공부하며 충분히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무언가 좋은 결과가 나타나길 기대하면서 끝없이 완성해가고, 대가의 내밀하게 쌓아 올린 기법을 공방의 제자들에게 전수하는 작업형태에 본인은 깊은 매력을 느꼈고 그 안에서 새로운 잠재적 가능성을 보았다.


방희영_은혜의 빛 Light of divine_캔버스에 유채, 템페라_84.2×162cm_2014

방희영_하늘의 정원 Garden of heaven_패널에 유채, 템페라_41×41cm_2013

템페라기법은 유화기법이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전, 프레스코 기법과 더불어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었던 고전기법이다. 보티첼리,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지오토 등의 작품들이 템페라기법으로 그려졌고 그 아름다운 색채와 광채는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도 변함없이 아름다운 빛을 발하고 있다. ● 템페라의 가장 큰 특징은 어떠한 경우에도 유탁액·乳濁液(emulsion)을 모제·嫫劑(medium)로 사용한다는 점이며 천연재료로는 주로 계란노른자를 사용한다. 난황을 소량의 물과 혼합해서 사용하는 단순한 유탁액(emulsion)으로부터 좀 더 아름다운 광택, 뛰어난 발색효과를 위하여 기름, 수지, 정유, 밀랍, 글리세린 등을 첨가하는 방법도 있다.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중세의 제단화에서 볼 수 있는 금박과 은박을 사용한 다채롭고 섬세한 금박기법의 사용이다. ● 템페라 물감은 모든 물감 색의 원료가 되는 분말가루인 안료(pigment)와 계란을 사용한 모제(medium)를 치밀하게 반죽해서 만든다. 특히 유탁액(emulsion)과 조합하는 안료는 되도록 천연의 질 좋은 안료를 사용하지 않으면 발색과 착색이 떨어지기 때문에 선택과 사용에 주의를 요한다. 또한 일반의 기성캔버스 위에 잘 고착되지 않기 때문에 옛 문헌 속 전통기법대로 아마포(linen)를 판넬 위에 아교(glue)로 붙이고 수제 천연 제소로 밑칠을 여러 번 칠하고 말리기를 반복한 후에 곱게 갈아서 대리석의 표면처럼 곱게 연마해서 그림을 그린다.


방희영_하늘의 새_캔버스에 유채, 템페라_41×31.8cm_2014

템페라 기법의 발색효과는 광택 없는 과슈(gouache)물감과 선명한 투명성을 가진 유화물감의 중간에 위치하며 유탁액(emulsion)을 모제(medium)로 사용한 특징으로 인하여 수성과 유성을 넘나들며 사용할 수 있지만 유화기법의 투명감과 마티에르의 견고함에는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본인은 템페라기법에 유화기법을 겸용해 사용함으로써 좀 더 깊이 있는 공간표현에 주력한다. 불투명한 계란 템페라 물감위에 건성유, 수지 용액 등에 의한 투명한 층을 입혀가며 투명한 층과 불투명한 층을 반복하여 칠하면서 작업해 나간다. 투명한 유화물감을 반복해서 겹쳐 칠해도 어느 정도의 투명성은 유지되나 평면의 캔버스위에 불투명한 템페라 물감과 유화 물감이 반복적으로 겹쳐지면서 형성된 투충 효과·透層 効果에 의한 화면의 공간표현은 더욱 드라마틱해진다. 템페라와 유화의 혼합기법은 템페라기법과 유화기법의 특성을 살려가며 조합해 나가기 때문에 각각의 재료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이러한 방식의 혼합기법은 연금술과도 같이 쌓여진 기억의 축척과 무수한 실패를 반복하며 쌓아올린 손끝 감각과 숙련도에 의지해 진행시켜 나가기 때문에 표준화된 방식이 있는 것이 아니며 작가의 개인적인 역량에 의한다.


방희영_하얀 날개 White wings_캔버스에 유채, 템페라_38×45.5cm_2015

템페라 기법은 물감을 사용할 때마다 작가자신이 쓸 만큼 손으로 직접 조합해 사용하므로 번거롭고 다루기 쉽지 않은 기법이지만 공장에서 기계로 균일하게 대량 생산되는 기성의 재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색다른 풍미와 소박함이 있으며 물과 기름을 함께 사용하는 유탁액(emulsion)에서 유성성분을 작가가 임의로 조절해 유화기법과의 혼합기법을 구사하여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하며 이를 독자적인 기법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그 위에 은박과 금박을 사용한 기법을 구사해서 섬세하고 고풍스러운 장식적 효과를 더 할 수 있다. 정교한 수작업과 오랜 노동을 요하는 힘겹고 긴 과정이 필요한 기법이지만 설사 이러한 작업방식이 '사서하는 고생' 일지라도 단순한 결과물로써의 제시가 아닌 그 안에 세상과 싸우며 이겨낸 정신이 담긴 작품을 남기기를 원하며 본질을 향해 정진하는 구도자의 모습이 되길 원한다.


방희영_미풍 breeze_캔버스에 유채, 템페라_40×120cm_2013


방희영_봄의 편지 Letter of spring_캔버스에 유채, 템페라_84.2×162cm_2015

"오늘도 작업실에 앉아 가난한 나의 말 대신 그림으로 세상을 향해 편지를 쓴다. / 고통 중에 덩그마니 놓여 있을 때에도 어김없이 봄은 찿아오고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도 / 빛은 내린다. / 방황 끝에 보았던 아름다운 순간들, 상실 후에 들리는 위로의 말, 외침후의 고요한 마음, 나의 영혼의 집 위에 비치는 믿음의 빛, 내 일상의 기억들과 작은 깨달음의 흔적들... / 올무를 벗어난 새처럼 날아올라서 누군가의 가슴에 위로와 평안의 소식으로 다정하게 내려앉기를 꿈꾼다." (2015. 9. 19)방희영



Vol.20151014e | 방희영展 / BANGHEEYOUNG / 方嬉瑛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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