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그 세 번째 기획전인 김동진 사진전이 오는 30일까지 충무로 ‘브레송갤러리’에서 열린다.
 
김남진 관장이 기획하고, 사진비평가 이광수 교수가 작가론을 쓰는 본 기획전은 '우리시대의 다큐멘터리 사진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며, 시대의 목격자로서 인간 중심이라는 기본적인 정신을 계승하며 사회 부조리와 인간관계의 불합리와 모순에 분노할 줄 아는 작가에 주목한다. 선정된 작가는 지난 사진과 현재 작업을 보여주며, 한 사진가의 작품세계를 재 조명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어둠의 현장을 치열하게 기록한 양승우 사진으로 막을 올렸다. 리얼한 사진에 담긴 서사의 힘은 진한 인간애를 자아냈다. 두 번째로 보여 준 강재구는 입영 전의 민간인에서부터 머리를 깎은 군인에 이르기까지 징병제에 따른 군인 시리즈를 20여 년 동안 기록해 온 사진가다. 군인의 몰개성과 획일성을 비판한 전시였다.
 
이번에 전시한 김동진은 정상이 비정상을 지배하는 구조에서 발생하는 소외나 박탈 등 사회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기이한 형상으로 표현했다. 이 역시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전시여서, 다음 작가가 더욱 궁금해지는 기획전이다.
매월 ‘월간 사진’에 전시작과 사진가론 전문이 실리니, 많은 관심 바란다.
 
아래 내용은 김동진 전시 팜프렛을 복사했다.
이광수교수의 김동진론 ‘사진 스토리텔링이 향하는 곳’ 전문과 작가노트, 그리고 작품을 소개한다.
 

 



얼마 전 독방에 갇혀 있을 때, 다짐한 것이 여럿 있었다,
휴대폰과 페북에서 해방되는 것과 전시장을 멀리 하는 것 등인데,
쓸데없는 일에 끌려 다니지 않고, 내 일만 열심히하며 재미있게 살기위해서다.

그 중 유일하게 페북에서 헤어나지 못한 것은 중독성이 강하기도 하지만,
그 마저 없다면 세상과의 소통이 단절될 것 같아 하루에 한 차례만 접속하기로 했다.
그리고 습관처럼 들락거리던 전시장 출입을 삼가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며칠 전에는 파주 헤이리에 간적이 있었다.
정영신씨 따라 잘 아는 분 전시에 갔는데, 나만 들리지 않고 차에서 기다린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멀리까지 와서 안 볼 일은 아니었다.


전시장에 들리면 전시리뷰 쓰는 버릇 때문인데, 보아도 안 쓰면 될 것 아닌가?
전시 작가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성질이 모질지 못해 하던 일은 쉽게 끊지 못한다.
더구나 인사동에서 열리는 좋은 전시는 알려야 한다는 부담 같은 것도 따른다.




문제는 열심히 취재해 소개해주어도, 칭찬은커녕 욕이 바가지라는 점이다.
속된 말로 국 쏟고 뭐 데이는 격이라 진즉부터 그만두고 싶었던 일이다.
대개 작품에 대한 칭찬은 좋아하지만, 쓴 소리는 원수되기 십상이다.

사실 평론가도 아닌 주제에 비판할 자격도, 할 필요도 없다.
작업노트나 서문 등의 보도자료에 근거하거나 직접 인터뷰하여 쓸 수는 있다.
그렇지만, 월급 받는 기자도 아니면서, 입에 발린 소리는 하기 싫은 것이다.
이제 글을 쓰더라도 보도자료 대로 소개할 뿐 사견은 달지 않기로 했지만,

청탁에 의한 글이라면 사정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에서 김동진씨 전시가 열리는 것은 페북을 보고 알았지만,
정선에서 농사 준비하느라, 전시가 끝나는 지난 토요일에야 부랴부랴 찾아갔다.
그것도 급하게 오느라  정선 집에 가방을 두고 와 빈털터리가 되어버렸다.
그의 치매수준이지만, 그 먼 길을 다시 갈 수야 없지 않은가?
오월 초순 모종 심으러 갈 때 가져올 생각으로 돈과 카메라를 빌려야 했다.



김동진씨 전시작품이 궁금하여 구경만 할 작정으로 갔으나, 습관차럼 글을 쓰게 된다.

이미 전시는 끝났으나, 안내 글이라기 보다 그동안의 일기에 불과하다.


'갤러리 브레송'으로 가다 전시장 입구에서 사진가 김영호씨를 만나기도 했다.
전시작가 김동진씨가 반갑게 맞아 주었으나, 작품은 일찍 철수해 버렸더라. 

포장하던 작품을 다시 한 장 한 장 꺼내 보여주었는데, 미안하기 짝이 없었다.



비린내 물씬한 인간들의 광기어린 욕망이 꿈틀대는 사진이었다.
‘눈빛사진가선’ 63호로 출판된 김동진 ‘해운대’사진집이 잘 말해 준다.


-눈빛사진가선63 / 김동진사진집 / 해운대 / 가격12,000원-


시인 김수우씨가 쓴 사진집 서문 일부로 대신한다.
“그의 작품 속에서 태어난 해운대는 몸의 중력으로 가득했다. 바다는 근원을 묻지만, 현대인은 근원에 익숙하지 않다. 근원에 익숙하지 않는 현대인에게 ‘정체성’이란 정말 애매한 개념이다. 작가의 사진 속 몸의 실재들도 애매했다. 그 불투명과 애매함은 곧 통증이었다. 통증은 어디선가 투명한 진실이 긴 발톱을 내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바다 앞에선 누구나 쉽게 벗고 쉽게 맨발이 된다. 제 몸뚱이를 항상 날것으로 내놓는 물결 때문일까. 옷이라는 중력을 벗으면서 원래 자기가 되었다고 착각한다. 벗는 방식도 살아온 방식만큼이나 비슷하지만 다양하다. 닮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고 남다르고 싶지도 않은 현대인은 자기분열로 인한 갈등의 몸을 가지고 있다. 그 몸을 던지기도, 눕히기도 하면서 모래알처럼 데리고 놀다가 날아오르듯 물결 속으로 뛰어든다. 몸이 근원적인 자연일까. 벗은 몸이 자신의 본래일까. 문제는 그것이다.”




그런데, 기념사진이라도 몇 장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었으나, 빌려 온 카메라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마치 전시장은 들리지 않는다는 초심을 지키라는 저항 같았다.




작가 김동진씨를 비롯하여 김남진관장, 김영호, 류현동씨와 함께 ‘사랑방’이라는 백숙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함께 축배를 들며 전시를 마무리했는데, 좌우지간 술만 들어가면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여 큰일이다.

요즘 술상에 자주 오르는 오거돈시장 덕분에 색깔 섞인 이야기가 튀어 나왔는데, 자나 깨나 입조심해야 한다.


좋은 시간 만들어준 김동진씨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다시 한 번 전시를 축하한다.

사진, 글 / 조문호
























오은정양의 혼례식이 지난 2월16일 오후4시부터 부산 해운대 센텀사이언스파크 컨벤션홀에서

많은 축하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치루어 졌습니다.

서울에서 내려간 인사동유목민으로는 최백호, 김명성, 박인식, 공윤희, 전인경, 정영신씨가

참석하여 결혼을 축하하였습니다.

 

 

201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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