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하재은의 “The World’s Luxury Market”(세계10대 글로벌 명품시장) 사진전이

오는 119일부터 15일까지 인사동 아라아트’ 4층에서 열린다.

 

3년 동안 세계 명품시장을 찾아다니며 연구하고 기록해 온 이번 사진전에는 세계 10대 글로벌 시장 사진 200여점이 전시된다.

다양한 매장들과 그 기능, 효과적인 상품진열과 고객들의 관심 등, 평소 우리가 보지 못한 해외 유수시장의 풍경과 사례들을

골고루 보여주게 된다.

 

2014년 미국CNN에서 세계 10대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발표할 때부터 시작되었다는 이번 작업은

선진시장의 연구는 물론, 사진 기능의 또 다른 가치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주목하게 된다.

사진의 예술성 추구보다, 우리나라 전통시장을 선진시장처럼 발전시키기 위해 기획,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시장 경영 전문가나 지자체관계자, 상인들에게 세계명품시장의 진면목을 보여주는데, 이 사진전의 뜻이 있는 것이다.

 

전시작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라 보께리아 시장, 일본 도쿄의 쮸끼지 생선 시장, 미국 뉴욕 맨하탄의 유니온 스퀘어 파머스 시장,

태국 방콕의 오르 토르 코르 시장, 캐나다 토론토의 성 로렌스 시장, 영국 런던의 버로우 시장,

싱가포르의 크레타 에이어 재래시장(Wet Market), 미국 펜실베니아주 랑카스타의 랑카스타 센트럴 시장,

프랑스 앙티브의 프로방스 시장, 홍콩 코우룬시 재래시장(Wet Market) 9개국 10개시장을 기록한 사진들이다.

 

그는 일찍부터 사진을 좋아해 항상 카메라를 지니고 다녔지만, 한 번도 사진가로 자처하지 않았다.

본래 경영컨설턴트였지만, 13년 동안 전통시장에 문화의 옷을 입히고 활성화시키는 일에 매진해 왔다.

골목형시장 육성사업, 글로벌 명품시장육성 사업 등 특성화시장 육성사업의 연구용역 책임연구원과 상인대학 책임교수로 있으며,

국내시장 제도개발에 힘쓰고 낙후한 시장의 선진화에 전념해 왔다.

 

그 동안 우리 전통시장의 우월성을 살리는 동시에, 상품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상품진열이나 매장환경개선, 고객을 맞는 태도,

시장의 볼거리개발 등으로 시장운영에 혁신적 변화를 일으켜 손님을 끌어들였는데, 그 대표적인 시장이 정선아리랑시장이다.

활인매장이나 대형마켓에 밀려나는 우리 전통시장을 살리려는 소명의식 하나로 버텨 온 그의 집념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본 전시는 사진의 작품성에 치우치지 않고, 해외 유수 시장의 살아있는 정보를 시장 관련자들에게 생생하게 전해주어,

예술이란 미명에 의해 사진의 실효성보다 허구의 사진을 쫒는 일부사진가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선진시장을 통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창조경제 혁신을 위해 전시를 마련했다는 작가는

우리나라 시장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또 다른 장르의 사진에 사진인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한다.

 

전시와 함께 눈빛출판사에서 발행될 “The World’s Luxury Market” 하재은사진집도 출판된다

 전시오프닝은 119일 오후5, 인사동 아라아트’ (02-733-1981)에서 열린다.

 

 

글 / 조문호














(영남일보 / 백승운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팀장)



전통시장이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일제를 도입했지만 좀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올해는 폭염탓에 손님들의 발길이 더 줄어들었다고 한다. 무더위에 취약한 전통시장보다 냉방시설을 잘 갖춘 대형마트로 손님이 몰렸기 때문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도 일부 전통시장은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성과도 기대 이상이다.

수원 팔달문시장은 몇해 전까지만해도 여느 전통시장과 다름없었다. 매출은 오르지 않고 시장은 텅 비어 갔다. 자구책 마련이 시급했지만 해법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시장이 최근 들어 지역민과 외지인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고 한다.

죽어가던 팔달문시장이 문전성시를 이루게 된 것은 스토리텔링 덕분이었다. 가장 공을 들인 것이 정조임금 스토리다. 조선시대 정조는 부국강병의 기초가 상업에 있다고 여겼다. 이를 위해 팔달문시장을 열어 전국의 유능한 상인들을 불러 모았다고 한다. 정조의 부름을 받고 시장에 모인 상인들은 대부분 정조와 뜻을 같이한 선비들이었다. 양반에 뿌리를 둔 상인이라는 뜻에서 ‘유상’이라 불렸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착안한 팔달문시장은 ‘왕이 만든 시장’이라는 스토리를 집중적으로 마케팅했다. 시장 곳곳에 정조 스토리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만들고, 인근의 수원화성과 연계한 관광상품을 내놓았다. 특히 시장 초입에 세워진 ‘술 따르는 정조 임금’ 동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백성 모두가 풍요롭게 살면서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정조의 의지와 팔달문시장 스토리를 형상화한 동상이다. 여기에 상인들의 이야기를 한데 모은 박물관도 조성했다. 정조임금 스토리와 상인들의 구구절절한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시장을 찾는 손님이 급증했다. 실제 하루 평균 2만4천명이 시장을 찾는다고 한다.

팔달문시장의 성공비결은 이야기에 있다. 시장의 역사를 스토리텔링화 하고 상인들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스토리가 있는 시장’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전통시장 활성화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시설 현대화사업만이 전부가 아니다. 팔달문시장처럼 스토리텔링을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는 게 더욱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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