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갤러리3'에서 전시된 박미화씨의 '자장가'전에서  
민속학자 심우성선생과 연극인 최일순씨가 펼치는 진혼 퍼포먼스가 열렸다.

 

전시 마지막 날인 4월24일 오후7시 30분부터 8시까지

진행된 퍼포먼스에는 심철종씨 등 약 50여명이 참가했다.
세월호에 희생된 어린 영혼들을 잠재우는 자리는 숙연했다.

이 날 따라 세월호 1주기 추모행사의 시위행렬이 인사동으로

난입한다는 정보가 있었던지, 인사동 주변을 경찰병력들이 포진했다.
인사동입구에 처음으로 포리스라인이라는 벽이 쳐지기도 했다.

마치 '자장가' 진혼 퍼포먼스를 위한 보호막처럼 느껴졌다.


사진,글 / 조문호

 

 

 

 

 

 

 

 

 

 

 

 

 

 

 

 

 

 

 

 

 

 

 

 

 

 

 

 

 

 

 

 





박미화, 어머니, 85x53x157cm, 잣나무, 2014. 제공 | 갤러리3


[스포츠서울]

 

어머니가 불러주는 자장가는 모든 사람들의 노스텔지어다. 어머니의 손길이 어깨를 토닥여줄 때 그 자리는 곧 천국이 된다.

그런 어머니의 자장가같은 전시회가 열려 눈길을 끈다. 중견작가 박미화의 ‘자장가-Docu-mentally’전이다.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3’에서 열리는 ‘자장가’전에는 어머니의 손길처럼,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작업들이 가득하다.

박미화 작가는 “어머니가 아이를 달래주고 노래도 불러주는 것이 자장가다. 자장가처럼 나도 내 자신을 비롯한 사람들의 상처와 슬픔을 어루만지고 달래주고 싶어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면서 “평소 좋아하는 재료인 나무와 합판, 종이로 마음가는대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전시장에서 맨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은 ‘어머니’다. 157㎝ 실제 사람 크기의 잣나무로 조각한 작품이다. 학교를 마치고 한달음에 집으로 달려가면 부엌 문앞에서 앞치마에 물묻은 손을 닦으며 반겨주던 어머니같은 모습이다.

박 작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할 때 맨 처음 한 작업이다. 나무를 보는 순간 작업이 떠올랐다. 나무 길이를 자르고 조각칼로 깎아내 ‘어머니’ 작업을 만든 후 주변에 놓을 작업을 하나둘씩 완성해나갔다”고 설명했다.

 

                                                 박미화,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합판위에 아크릴, 202x8x104cm, 2014. 제공 | 갤러리3

 

 

‘어머니’ 작업을 축으로 왼쪽에는 세월호 사건을 상징하는 작업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가 있고, 오른쪽에는 엄마의 뜰을 상징하는 꽃 작업이 놓였다. 중간중간에 이쪽과 저쪽을 오가는 수단인 뗏목과 새, 따뜻하게 안아주는 어머니를 상징하는 피에타 작업이 있다.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는 세월호의 배를 상징한다. 지금까지 꾸준히 진혼을 주제로 작업해온 박 작가는 세월호 사고의 충격으로 지난 한 해 아픔 속에서 이번 작업을 준비했다. 전시 전반의 분위기가 치유, 진혼인 까닭이 여기에 있었다. 

 

                                                  박미화, 꽃을 바치다, 조합토 도산화소성, 지름54.5cm, 2014. 제공 | 갤러리3

 

 

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이름’ 작업이 중요한 주제가 됐다. 하늘에서 이름이 내려오는 영상작업이다. 몇년 동안 수첩에 기록해둔 죽은 사람들 이름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게 했다.

‘헌화’ 작업도 마찬가지다. 꽃을 바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시든 꽃들이다.

“꽃을 매일 바쳐야 하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미 바친 꽃들이 시들었는데 새꽃을 바치지 못하는 나에 대해 말하고 싶어 시든꽃들을 작업했다”는 그다. 

 

                                                             박미화, 엄마의 뜰, 합판위에 목탄, 122x77cm, 2015. 제공 | 갤러리3

 

 

그러고 보니 마침 세월호 1주년이 다가온다. 전시가 4월에 열리는 까닭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템플대학교 타일러 미술대학원을 졸업한 박 작가는 금호미술관, 토아트스페이스, 목인갤러리, 심여화랑, 갤러리3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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