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늦은 오후, 장경호씨를 만나러 '무다헌'에 갔다.
위스키 한 잔으로 시작한 술판이 좀 과했다.
개털 주제에 큰 사고를 친 것이다.
외상 술 맛이 좋아서인지 잘도 넘어갔다.
취기가 오른 '무다헌' 주모 강고운 시인의 노래도 듣고,
유모러스한 넋두리도 들었다.
그날따라 오래 전 세상을 떠난 지아비,
서양화가 김진석씨가 그리웠던가보다.
"예술가는 모두 사기꾼이야!" 라며 말을 꺼냈다.
김진석씨가 첫 프로포즈 할 때, 구라를 좀 푼 모양이다.
시골에 땅도 방도 많다는데, 막상 가보니 산은 문중 땅이고
방은 달랑 두 갠데, 그것도 하나는 창고나 마찬가지였다는 것이다.
'저기 보이는 별도 모두 우리거라'고 너스레를 떨었단다.
그리고 시어머니께서 하신 하소연이 재밋다.
어렵게 사는 게 늘 안타까워,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단다.
"더러븐 기술은 배아가지고..."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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