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트위크2018’ 프로그램 일환으로 기획된 공예장터 ‘마켓유랑’이
지난 5월5일부터 7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에서 열렸다.






공예작가와 소비자의 소통을 위해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주관한 크래프트위크 2018’은 다양한 공예 전시를 비롯하여
마켓 운영과 체험, 투어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된 ‘마켓유랑’은
볼거리와 살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가 공존하는
직거래장터로 150팀의 셀러가 참여하였다.






지난 7일 ‘동자동 사랑방’의 어버이날 잔치에 참여한
예술감독 안애경씨의 안내로 사진가 정영신, 류성조씨와 함께
공예마켓 ‘‘마켓유랑’이 열리는 ‘문화역서울 284’를 찾았다.






일단 참여한 매장 수와 다양성도 놀라웠지만,
행사장을 가득 메운 고객 숫자에 더 놀랐다.
젊은 작가들이 펼치는 공예의 일상화전은 볼거리가 너무 많았다.





사람들 틈에 끼어 이것저것 살펴보다 반가운 분도 만났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예본부장인 임미선씨였다.
작년 ‘통인가게’ 김완규회장이 마련한 오찬 모임에서 처음 만났는데,
참신한 아이디어와 추진력에 존경감이 일었다.






예술이 대중의 생활 속에 다가가는, 새로운 가능성을 느낀 하루였다.

사진. 글 / 조문호

















‘통인’ 김완규회장으로부터 오찬회를 갖는다는 메시지가 떴다.
요즘 ‘인사모’ 모임에도 잘 나가지 않아 만난 지도 오래되었지만,
‘통인가게’가 있는 인사동도 아니고, 본사가 있는 한강로로 오라기에 궁금증이 발동했다.

관우선생은 워낙 미식가라 뭔가 맛있는 음식점을 개발했을 거라는 짐작이 들었다.
요즘 동자동에서 먹는 것이 너무 부실해 영양실조 걸릴 지경이다.
더구나 사람 모이는 자리에 전혀 가지 않으니, 외식도 전혀 할 수 없었다,
허구한 날 빵이나 인스턴트식품으로 연명하니,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연료가 떨어져 빌빌 거리는 형국이다.

고물 핸드폰마저 발신만 되고 수신이 되지 않으니 주변의 연락조차 끊겨버렸는데,
다행히 문자메시지를 보내 알아차린 것이다.
본사 사무실이 있는 삼각지는 평소 다니던 인사동보다 가깝고,
동자동에서는 지하철 두 구역이라 엎어지면 코 닿을자리다.
모처럼 목구멍에 때 벗길 작정으로 찾아 나선 것이다.






지난 2일 정오 무렵, 시간 맞추어 간다는 게 너무 일찍 도착해 버렸다.
넓은 사무실엔 관우선생 혼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대뜸, ‘옛날 맛을 그대로 간직한 간짜장 집을 찾았다’는 것이다.

군침 흘리는 차에 호출된 사람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판소리꾼 배일동, 첼리스트 김규식, 도예가 김정범씨가 도착했고,
뒤늦게는 독립 큐레이트인 안애경씨와 임미선씨도 모습을 드러냈다.

골목골목을 돌아 찾아 간 곳은 ‘상상취’라는 조그만 중국집이었다.
여덟 분을 예약해 두었는데, 요리가 나오기 전에 간짜장 부터 가져오라고 했다,
다른 요리를 먹으면 간짜장 맛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관우선생의 지침이었다.






미식가이며 식탐가인 그는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사족을 못 쓴다.
음식을 줄여야 할 몸집이지만, 도저히 절제가 안 되는 분이다.
하기야 옛말에 ‘먹고 죽은 귀신 화색도 좋다’하지 않았던가?
아무튼, 나 역시 성치도 않은 이빨로 짜장면 한 그릇 먹어 치우느라 바빴다.

중국 칭다오맥주에다 빼갈까지 곁들여 낮술도 한 잔 때렸다.
평소 남정네들이 나누는 대화래야 별 게 없으나,
이 날은 대형 전시기획을 해 온 미술감독이 두 사람이나 나와
해외 정보와 함께 우리나라 문화행정의 많은 문제점을 들을 수 있었다.






5년 동안 치밀하게 준비하여 일 년간 전시하고,
대형미술관의 일 년 예산을 한 전시에 모두 쏟아 붓는다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 졌다.
외국에서는 전시감독의 뜻에 따라 적극 협력하는데 비해,
우리나라에는 간섭이 많고 행정절차가 너무 까다롭다는 것이다.
그리고 진흥원, 문화재단 등 별 필요 없는 중간 조직의 조직화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맞는 말이다.
새 정부 들어서면 정치 관료사회의 문어발식 확장에 다름 아닌
무슨 문화진흥원, 무슨 문화재단이나 센터 등의 중간조직부터 말끔히 청소해야 한다.
지원이란 미명의 시혜성 사업이 난무하고,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붓는 전시성 행사 낭비로 국고가 질질 새고 있다.

그 많은 조직을 지탱하는 비용의 절반이라도 문화예술인들 지원에 쏟았다면,
우리나라 문화예술계와 작가들이 이렇게 빌빌 기는 지경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문화예술을 위한 많은 예산들이 관료조직의 밥그릇 챙기기나
손발 맞는 업자들의 배불리기에 탕진해 왔던 것이다.






어디, 이 나라에 뜯어 고칠 적폐가 이 것 뿐이겠느냐 마는, 
특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곳이 문화예술계로 생각된다.
몇몇 화이트리스트에 속하는 예술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입에 풀칠도 못한다.
예술가도 하나의 엄연한 노동자다.
작업지원은 차지하고라도 최소한의 생계대책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이 것 저것 생각하니 분통이 터져 술을 마셔도 술이 취하지 않더라.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죽기 살기로 싸워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후진들이라도 제대로 살 수 있는 판을 만들어야겠다는 결기를 다진 자리였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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