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퍼포먼스 군중 앞에서, 광화문광장



선생님!
이제 눈물도 말랐습니다.
잘 가셔서 사모님께 안부 전해 주이소.
고통의 시간이 너무 길어 가슴 아팠습니다.


거리에 사람은 많지만 사람냄새가 안 납니다. 유령의 도시입니까?



언젠가 한 번은 가야할 길,

뒤돌아 보지 않는 어연함이 가슴 아픕니다. 

그리운 사람 만나려 모든 고통 참아낸 인내가 존경스럽습니다.



시대의 협객 방배추선생과 인사동 씨궁창 여관 골목에서...


광화문광장에서 4,3의 원혼들과 대면한

강민 선생님의 사진 한 장이 생각났습니다.
짙은 그림자가 깔린 사진들을 보니, 다시 눈물이 납니다. 


얼마나 분했습니까? 그 날 광화문 광장을 메운 4,3 원혼의 외침에...
 
온통 인사동 사랑에 서러워하셨습니다.
선생님의 인사동은 바로 그리움의 고향입니다.



선생님 시집 나와 '나주곰탕'에서 밥 먹었지 예! 좌로부터 김상현.김명성,강민, 방동규, 조준영씨


‘인사동 연가’ 시사전을 하자는 말도,
때로는 선생님 호출에 나서지 못한 죄송함도 밀렸다.


동시에 작별인사를 하니 사내보다 여인이 먼저네. 그거야 당연하제, 여인천하가 아니가?

이제 인사동은 희미한 등불마저 꺼져버린
불 꺼진 항구나 마찬가지다.


신경림시인 뒤에 연극연출가 기국서씨도 있네요. 야! 인사동 거물 총 출동이야~


인사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으나,
선생님처럼 온 몸으로 사랑하신 분은 없다.


인사동 찻집 '귀천' 앞에서

‘인사동 아리랑’을 노래한 강민선생님의 시 구절이 떠오른다.


아이구! 한 분 이름이 기억 안 나네. 옆에는 김가배시인과 이행자시인 인데..."죽어면 늙어야지" 인사동 '포도나무집' 앞에서..
 
“어딘가 전화라도 걸까

 눈시울만 시큰할 뿐

 휴대전화를 만지는 손가락은 뻣뻣이 움직이지 않는다”


인사동 '나무화랑'에서 만난 모습이 너무 슬퍼보입니다.

선생님, 기어이 손가락이 뻣뻣해 전화 못 하셨습니까?


인사동 '툇마루'에서 황명걸, 구중서선생과 된장 비벼 막걸리 한 전 하셨습니다.

부디 가셔서 정의로운 세상 되도록 힘 좀 써 주시고,

사모님 만나 알콩 달콩 재미있게 사십시요.

따라가면 이국자선생님이 보글보글 끓여주신 옛날 된장국 맛도 볼 수 있겠네요.

안부 전해주이소.


연극배우 이명희씨 머리 위에 귀신 붙은 것 한번 보세요. 심우성선생께서 눈독들이시네..


선생님 앨범에 담긴 몇 장을 추려내어 강민 선생님을 추억합니다.


김승환선생 뒤에 방배추 선생님이 뻬꼼 내다 보네요. 술맛 나는 꼽꼽한 날, 분위기 좋습니다.


행자 누부야~ 우짜꼬?

강민 선생의 시 ‘인사동 아리랑2’ 황혼 편이다.


'외포리 갈매기' 시집출판연에서 찍은 사진이네요. 뒷 모습으로 보이는 분은 구중서선생님과 민영 시인입니다.


“붐비는 인파 속에도

내가 찾는 이는 없다

오늘도 인사동 걷기는 허전하다

추억처럼 불빛이 켜지고 있다

열이 오르며 목이 마르다

잃어버린 불모의 사랑이 허공을 맴 돈다

어딘가 전화라도 걸까

눈시울만 시큰할 뿐

휴대전화를 만지는 손가락은 뻣뻣이 움직이지 않는다

종로 쪽 멀리 남산이 다가오고

차츰 어둠의 장막도 깔린다.

나 이제 또 어디론가 돌아가야 하리

그이의 아지트였던 찻집<보리수>도 없어졌다

진공의 거리어디선가 그리운 이들 목소리 들리는 것 같다

돌아가리돌아가리그런데 이 끝없는 외로움은 무엇인가

풀리지 않는 눈물의 의미와 그리움은 무엇인가

기다리고 있을 밤의 공동(空洞)이 두렵다“


인사동 벽치기골목에 있는 유담커피집에서 두 귀신선생께서 여인네들 데려갈라 꼬시네요.


'토포하우스'에서 정승재교수 전시할 때 사진입니다.


저승 선배인 신봉승선생님 만나 술 한잔 하시겠네 예


'인사동사람들' 마담과 참 잘 어울립니다. 수줍어 얼굴이 붉히네요.

뽀뽀 한 번 해 주었습니까?


김승환선생님과 강민선생을 바라보는 여인내 눈길이 아릇하도다. 송상욱 선생은 돌부처인가?


아! 이때만 해도 청춘이셨는데... 그 많은 여인네들 눈도 삐었지..


뮤지션 김상현씨와 조준영 시인이 어울려 건배를 하네요. 뭔가 의기투합해 사고 칠 것 같지 않습니꺼?


아이구! 저 칠떡이는 왜 나와 어물전 망신 시키나? 사진은 정영신씨가 찍었다.


역전의 용사들이 처들어간다. 좌로부터 조준영, 강민, 심우성선생



선생님! 사는 게 별거 아니지요?  

선생님의 사랑은 뜨거웠습니다.

사람이던, 인사동이던, 시던...

사랑합니다. 선생님

조문호 합장






지난 4일 강민선생님이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에 정영신씨와 '분당 서울대학교병원'으로 문병 갔다.

병원 휴게실에는 달마선생 내외 분과 정승재교수, 서정란씨 등 여러 명의 문인들이 먼저 와 계셨다.

소설가 김승환선생은 먼저 다녀가셨고, 맹문제교수도 오실 것이라고 했다.






어디가 편찮은지 궁금해 “선생님 병명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더니, 상사병이라고 대답하셨다.

다들 웃기에 먼저가신 사모님이 그리워 생긴 우울증 쯤으로 가볍게 여겼는데,

선생님 몰래 전해준 서정란씨의 이야기로는 심각한 상태라고 했다.

암이 곳곳에 전이되어 병원에서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라고 한다.





의사선생으로부터 처음 검사결과를 들었을 때는 선생님께서도 당황하셨으나, 모든 걸 내려놓았는지 여유롭게 웃으셨다.

더 가슴 아픈 것은 오래 전 입원하셨을 때, 병의 위중함을 아셨으나 병원비가 없어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해 둔 것이다.

그 끔찍한 고통을 혼자 감수하며 틈틈이 인사동에 나와 주변사람들을 걱정하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질 듯 아팠다.

무슨 말로 위안 드려야 할지 막막했으나, 내일이면 호스피스병원으로 옮긴다니 눈앞이 더 캄캄했다.






늦게 오실 분을 맞으려면 피곤하실 것 같아 병실 침대에 눕는 것을 보고 돌아왔는데, 이제 인사동도 끝장이란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한 번은 떠나야 할 길이지만, 불 꺼진 인사동을 생각하니 한 숨이 절로 나왔다.

인사동을 사랑하는 사람은 많으나, 선생처럼 온 몸으로 사랑하신 분은 없었다.

터줏대감이며 친구였던 심우성선생도 떠나시고, 이제 선생님까지 떠나신다면 누가 인사동을 지킬 것이란 말인가?






강민 선생의 시 ‘인사동 아리랑2’ 황혼 편을 다시 읽어보자.

“붐비는 인파 속에도
내가 찾는 이는 없다
오늘도 인사동 걷기는 허전하다
추억처럼 불빛이 켜지고 있다
열이 오르며 목이 마르다
잃어버린 불모의 사랑이 허공을 맴 돈다
어딘가 전화라도 걸까
눈시울만 시큰할 뿐
휴대전화를 만지는 손가락은 뻣뻣이 움직이지 않는다
종로 쪽 멀리 남산이 다가오고
차츰 어둠의 장막도 깔린다.
나 이제 또 어디론가 돌아가야 하리
그이의 아지트였던 찻집<보리수>도 없어졌다
진공의 거리
어디선가 그리운 이들 목소리 들리는 것 같다
돌아가리
돌아가리
그런데 이 끝없는 외로움은 무엇인가
풀리지 않는 눈물의 의미와 그리움은 무엇인가
기다리고 있을 밤의 공동(空洞)이 두렵다“





외로움과 그리움이 절절한 선생님의 시에 눈물이 절로 난다.





인사동으로 돌아와 약속한 공윤희씨를 만났다.
시간이 맞지 않아 함께 병문안드리지 못함을 애석해 하며,‘메밀란’으로 갔다.
그 자리는 ‘산타페’가 있던 자리인데, 돌아가신 여운 화백의 아지트가 아니던가?






그리고 맞은 편 잡초만 무성한 ‘목인박물관’은 흑백현상소 ‘꽃나라’가 있던 자리다.
‘꽃나라’를 운영하던 신작가도 여운화백도 다 떠나버린 인사동이 더욱 낯설기만하다.






다행스럽게 찻집 ‘초당’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초당보살 또한 건강이 좋지 않아 늦게 나오고 일찍 들어간다고 했다.
그렇게 한 사람 두 사람 떠나가고, 나 또한 떠나가리라.



사진, 글 / 조문호
























‘인사동 아리랑’은 강 민 선생께서 긴 세월 인사동을 드나들며 쓰 오신 시의 제목입니다.
그 주옥같은 시편들을 모은 시집 “외포리의 갈매기”가 6월30일자로 출간되었습니다.
지난 7일 오후1시 무렵, 인사동 ‘포도나무집’에서 강민선생님을 만나 뵙고 시집을 받았습니다.

심우성, 김승환, 이행자, 이애정씨가 함께 하여 시집출판을 축하했습니다.

그 중 시 한편을 소개합니다.

인사동 아리랑 1
-비-

인사동을 걷는다.

스산한 경인년 여름, 비는 멎지 않았다
찻집[귀천]의 주인 목순옥여사도 떠났다.
그녀는 거기 하늘나라에서
그리운 천상병시인 만나
이 세상 소풍 끝내고 아름다웠다고 말하였을까

세월의 이끼 낀 인사동을 걷는다

흐르는 세월처럼
눈물처럼
비는 멎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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