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셋째 수요일은 인사동 사람들 만나는 날이었다.
요즘 몸이 편치 않아 움직이기 싫으나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나가면 얼마나 더 나갈 것이며, 만나면 몇 번이나 더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조급증에서다.






인사동은 훤하게 불 밝힌 관광상품 매장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전시장을 다녀오는 화가들의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인사16길' 골목은 술시가 이른지 조용했으나,
코너에 있던 전시장 ‘보고사’가 골동품 매장으로 바뀌었더라.






그 곳은 여러 차례 전업을 거듭하는데,
아무래도 골목 모서리라 술집이나 음심점으로 바꾸는게 나을 것 같았다.






‘유목민’에 들렸더니, 반가운 분들이 많이 와 있었다.
김명성씨를 비롯하여 서길헌, 김영국, 김상윤, 김각환,
신상철, 이미례, 이승철, 박완규, 전활철씨 등 여럿 모여 있었다.






그 날 이야기는 ‘광복회 3,1독립선언서 필사 챌린지’였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실시하는 독립선언문 이어쓰기에 이성 구로구청장이 지명 받아서다.
이성씨는 탑골공원이 있는 종로구 김영종 구청장과 항일 유적이 많은 완주군의 박성일군수,
그리고 만 여 점 넘게 독립운동 사료를 모은 김명성씨 등 세 사람을 지명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당사자인 김명성씨는 하는 방법을 몰라 못했다는데, 인터넷하는 젊은 직원에게 부탁해야 할 것 같았다.
받은지 48시간 안에 독립선언서 한글본과 한 문장 필사 사진을 첨부한 게시물을 업 로드해야 한다,. 

필사한 후, 다음 문장을 이어 필사할 3명을 지목하면 된다.






독립운동가의 비장한 심정을 간접적으로 느끼며,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독립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뜻 깊은 일이다.
많은 분들이 3·1독립선언서 필사 챌린지에 동참하시기 바란다.






그리고 술자리에서 맛있는 음식이야기로 침을 튀길 때가 종종있다.
다들 미식가기도 하지만, 사는 재미가 별 없으니, 할 이야기가 뭐 있겠는가?
맛 보다 끼니 때우는 게 급급한 나로서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지만...






김명성씨는 홍어 애탕 이야기를 꺼냈다. 

‘애간장 끓인다’는 옛말도 애탕이 너무 맛있어 나왔다는 것이다.
황복이 맛있느니, 돔이 맛있느니, 온갖 생선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난, 조개가 맛있다고 맛장구 쳤더니, 김용국씨는 한 술 더 떴다.
“전복이 더 맛있어! 살아있는 전복에 참기름 치면 꿈틀꿈틀하는 맛이 죽인다”나...






씰데 없는 소리 그만하고, 독립선언서 필사 챌린지나 동참하자.
다 같이 3.1운동 100주년의 독립운동 정신을 되 세기며, 진정한 통일을 염원하자.






그리고 3.1절 백주년 행사로 열리는 줄 댕기기와 신명천지 열두마당도 참여하자.

이래는 2월 26부터 3월1일까지 청계천광장에서 펼쳐지는 일정이다.


26일: 4시 줄비나리
27일: 오전 9시~ 진도북놀이와 풍물
28일: 오전 10시부터 줄 말기 / 1시30부터 줄고사, 청수 의례춤 /

        오후 2시부터 신독립선언문 낭독 /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전야제- 시대상황극 12마당 -

3월1일: 4시부터 줄이 나가지만, 미리 오셔서 함께 줄을 짊어지자.
 


사진, 글 / 조문호


















소설가에서 미술평론, 희곡, 극본, 시나리오 등 글 쓰는 일이라면 전방위로 활약해 온

박인식씨가 이번에는 ‘겨울모기’라는 시집을 내놓아 주변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는 한 때 월간지 ‘산’을 비롯해 ‘사람과 산’에서 일한 산악인이었으나,

삼십년 전부터 일 년에 봄가을 두 번씩 전국에 산삼을 심으러 다닌 ‘농심마니’ 좌장 노릇을 했다.






또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여지 것 TV는 물론 핸드폰, 컴퓨터, 신용카드, 운전면허증 등

일체의 이기를 거부해 온 아날로그 맨 이라는 거다.

그중 제일 불편할 것 같은 게 핸드폰과 컴퓨터일 것으로 생각된다.


핸드폰이야 불편한 대신 이로운 점도 많다. 자신이 필요한 연락은 다른 전화를 사용하면 되지만,

그 외의 전화는 일체 받을 수가 없으니 남의 일에 끌려 다니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한편으론 독선적이라 할 수 있겠으나, 그건 그렇다 치고 글 쓰는 사람이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다니...

시라면 모르겠으나 소설은 공력이 많이 드는데다 결국은 출판사에서 다시 쳐야하니, 그 불편함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런 불편함을 모두 참고 끝가지 버티는 집념이 정말 대단 하다는 거다.





‘도서출판 다빈치’에서 출판된 박인식의 ‘겨울모기’시집은 한글 자모를 활용한 시 작업이다.
‘일찌감치 한글의 글꼴을 보는 詩로, 읽는 그림으로, 듣는 말로 여겼다,“는 시인의 말처럼

옛날에는 글씨와 시와 그림을 종이 한 장에 하나로 표현했다. 그래서 인지 그의 시는 그림 같은 시라고 말 할 수 있겠다.

많은 시작들이 작품을 감상하며 느낀 단상이라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박인식의 시는 사람과 사람의 어울림을 한글 자모의 통합으로 표현하면서 사랑의 조건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사람과 자연의 어울림으로 사랑의 조건을 내 세운다“고 문학평론가 이경호씨는 말했다.

좌우지간 남의 이야기는 제쳐두고, 그의 ’저절로‘라는 시 한 편을 들어보라.






“나를 낮춰 너를 높이는
산의 절
저 절로
산은 산

너를 낮춰 나를 높이는
물의 절
저 절로
물은 물

저절로
저절로“






지난 29일 ‘로마니꽁띠’에서 열린 출판기념회는 박인식씨를 비롯하여 원로 만화가 박기정 선생, 시인 송상욱, 김명성씨,

‘도서출판 다빈치’ 김영선대표,  문학평론가 이경호씨, 화가 송성묵, 서길헌씨, 도예가 한봉림, 황예숙씨, 사진가 정영신씨,

구로구청장 이성씨. 뮤지션 김상현씨, 사업가 김각환, 이상훈씨등 대략 20여명이 모였다.






시낭송은 물론 송상욱, 송성묵, 김상현, 세 사람이 돌아가며 들려준 흘러간 가요와 판소리, 째즈 음악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음악회에 온 듯 신명난 출판기념회가 되었다.





출판기념회에 오기 직전 ‘툇마루’와 ‘여자만’을 돌아다니며 많은 분들과 어울려 퍼 마셨기에 더 이상 마실 수가 없었다,

그러나 회비도 받지 않으면서 그 비싼 와인 값은 누가 내는지 걱정스럽더라.

김명성씨 잘 나갈 때 같으면 그까짓 것쯤이야 걱정할 필요도 없으나, 좌우지간 인사동 술꾼들에게 찬 바람 도는 시절이다.

박인식의 시집 제목 ‘겨울모기’는 마치 비실비실 맥 못 추는 인사동 술꾼들을 비유하는 것 같더라.



사진: 정영신, 조문호 / 글: 조문호




























































지난 13일의 인사동은 초가을에 접어든 수요일이라 그런지 전시장마다 사람들로 넘쳤다.
난, 전시 열림식에 가야 할 곳도 한두 군데 아닌데다, ‘유목민’에서 사진인과의 모임도 있었다.

문제는 전시 오프닝이 대부분 비슷한 시간대라는 거다.

연락이 와 인사차 들리지만, 다들 사진 찍어 주기를 바라니 작품만 보고 나올 수도 없다.

바삐 인사동 거리를 가다보니 화가 김구씨도 바삐 지나간다. 나만 바쁜 것이 아닌 것 같다.





먼저 ‘갤러리 라메르’에서 열린 설숙영씨의 도예전과 네팔드림팀 그림전, 장흥래씨 인물전을 차례대로 들렸다.

눈도장과 함께, 사진 한 두 컷 찍고 빠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는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열리는 강찬모 초대전에 들렸다.

그곳은 대부분의 손님들이 빠져 나가고 아는 분으로는 작가 강찬모씨와 신성준선생, 노광래씨 뿐이었다,





작품을 보려고 작정했던 ‘나무화랑’의 최경선씨 전시에 서둘러 달려갔다.
이미 김진하관장과 장경호를 바롯한 화가들이 뒤풀이에 가려 내려오고 있었다.

다들 ‘낭만’으로 가자지만, ‘유목민’에서 기다리는 분들 때문에 갈 수 없었다.




‘유목민’에 들렸더니 사진가 김문호, 이정환, 최승희씨가 와 있어 반갑게 술잔을 나누었다.

이정환씨가 준비해 둔 11도짜리 다랭이 막걸리가 별로 독하지 않아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며 홀짝 홀짝 맛있게 마셨다.





마침 강찬모씨 뒤풀이도 ‘유목민’이라 고중록, 김명성, 조해인, 조준영,

이명희, 최유진, 강경석, 조명환, 임태종씨 등 많은 분들이 옆자리에 있었다.

반가운 분들 인사 나누느라 바빴는데, 뒤늦게 주인공 강찬모화백이 등장나자,

화가 이인섭, 전형근씨, 그리고 구로구청장인 이성씨도 나타났다.




그런데 술이 슬슬 취하기 시작했다. 마구초로 다독였으나 소용없었다.

정영신씨가 나타나자 찍던 카메라 내 맡기고 줄행랑쳤다.

도저히 지하철을 탈 수 없을 것 같아, 김명성씨에게 택시비까지 구걸해 집에 왔다.




집에 들어오자 말자 큰 대자로 뻗어버렸는데, 다시는 11도 막걸리 먹지 말아야겠다.
난, 역시 소주 체질이야!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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