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찬모씨의 “어린왕자를 만나다”전이 이노갤러리 특별초대전으로 열리고 있다.
동화책에서나 봄직한 제목에서 작가의 천진무구한 순수함이 느껴진다.


전시된 신비로운 설산의 작품들은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게 하는 한 줄기 빛 같았다.
선 굵은 산맥과 시퍼런 하늘이 세상살이에 찌든 나에게 물었다.






“제대로 살고 있는가? 돈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마음에 찬 욕심은 또 얼마나 되는가?”


작품을 돌아보는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아 스스로를 되돌아 보았다.
돈에 대한 욕심이야 일찍부터 버렸으나, 인연이나 일에 대한 속박에서는 아직 헤어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는 일도 남을 위한다지만, 엄밀히 말하면 자신을 위한 일이었다.
다 벗어나고 싶지만,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 어쩌면 이기적이라는 생각 때문에...
이런 저런 생각에 스스로를 다 잡으며, 반성하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작가의 기도에 의해 탄생한 작품이라 보는 이에게 많은 깨우침을 주었다.


화가 강찬모씨는 남다른 작가이력을 갖고 있다.
중앙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나, 7년 동안 일본미술대에서 채색화를 공부한 후
대구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연구했다.






2004년도 무렵, 5,000미터 히할라야 설산에서 큰 깨달음을 받으며, 그의 작품세계에 일대 변화가 일어났다.
설산의 자태가 눈물겨워, 별들이 수놓은 설산을 향해 큰 절을 몇 번이나 올렸다고 한다.
히말라야의 영적인 체험에 의해 근원으로 돌아가는 범신적 자연관을 가진 화가로 변신한 것이다.
한마디로 히말라야 설산의 기를 받아 승승장구한 작가이고, 뜨는 작가다.






요즘은 수시로 초대전이 열리고, 프랑스 루브르 국립살롱전을 비롯한 해외 전시회도 여러 차례 참가했다.
해외 아트페어 에서는 전 작품이 완판 되는 이변도 보였으며,
2013년에는 프랑스 보가드성 박물관 살롱전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강찬모의 작품을 살펴보면 마음으로 밀려오는 뭉클함이 있다.
억겁의 세월을 흘러온 신비로운 설산의 세계는 보면 볼수록 마음이 맑아진다.
바로 본질적인 근원의 세계를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그의 명상이 물감으로 번지며 드러낸 설산은 차가운 한기가 아니라 따뜻한 온기가 전해진다.
그래서 보는 이로 하여금 따뜻한 사랑의 빛에 휩싸이게 하는 것이다.

이제 강찬모의 작업은 노동에서 기도의 경지로 바뀌었다.
어느 경지에 달하면 어떤 형식이나 기술적인 것조차 거추장스러울 수밖에 없으니,
때로는 그림이 파격적이다. 통도사 수안스님처럼 기도의 한 방법으로 그림을 그린다.






한지에 전통 채색으로 그린 대작들은 대자연을 찬미하였다.
그는 채색화를 전공한 화가답게 색의 마술사다. 그가 그린 설산은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짙푸른 청색이 주는 신비로움은 작품의 자연 속으로 푹 빠져들게 하는 경이를 맛보게 한다.

부분 조명에 반사된 작품 사진이라 깊은 색채나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의 전통에 바탕을 둔 그의 작업들은 때로는 고요하게, 때로는 화려한 붓질로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고고한 산의 능선과 푸른 하늘, 은하세계의 아름다운 선율이 영적에너지로 변신해, 보는 이를 성찰하게 한다,






지난 16일 여섯시에 열린 개막식은 꾸물대다 늦어버렸다.
다들 자리를 떠났지만, 작가 강찬모씨를 비롯하여 조경석, 조준영, 김발렌티노, 노광래, 정영신씨 등

반가운 분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번잡스럽지 않아 찬찬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오는 11월 11일까지 삼청동 'INNO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 전시를 꼭 한 번 감상하시길...

사진, 글 / 조문호




































‘새김아트’ 전각예술가 정고암씨의 ‘행복을 새기다“전이 지난 21일 삼청동 ’이노갤러리‘ 개관기념 초대전으로 열렸다.

‘새김아트’는 고암 정병례씨가 문자와 디자인을 조합해, 전통 전각예술을 재해석해 낸 새로운 장르다.

낙관을 위해 쓰인 전각을 하나의 독립적 예술로 승화시켜, ‘새김아트’라는 독자적 예술분야를 정립한 것이다.

전통예술을 현대적으로 변용하여 그만의 독특한 조형미를 이룩했는데, 그 현대적 조형미 속에 전통적인 

회오리문양과 빗살무늬 등을 끌어들여, 그만의 한국적 조형언어를 형상화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전통 전각을 바탕으로 한글과 그래픽 이미지, 애니메이션으로 확장시켜 세대를 초월한 새김아트를 선보인다.


아래 글은 자신의 예술을 "유와 무의 공존"이라 요약하는 정고암씨의 말이다.


“전각은 빈 공간과 채워진 공간 사이의 예술이다. 탁본에 드러난 이미지는 조각의 파이지 않은 부분(유)과 파인 부분(무)이 만들어낸다.

이 때 만들어지는 이미지는 이 ‘유’와 ‘무’ 어느 하나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즉, 유는 무에 의해, 무는 유에 의해 드러나는 상호 보완적인 존재이다. 더 나아가, 하나의 존재는 다른 존재를 통해 드러나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다. 온 우주는 소리와 색(色)으로 채워져 있다. 내 한글작품에서도 한글은 보이지 않고 색으로 된 문양만을 보게 된다.

문양의 형태는 곧 물질이며 입자 덩어리이다. 문양을 넘어서면 곧 파동으로 이어지는데,

그 파동은 한글 자모이고 그것들을 조합하면 한글의 멋진 소리를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게 된다.

불교적으로 말하자면 색(色)을 넘어선 공(空)이며 그 공이 곧 소리이며 한글이다”

개막식을 앞 둔 이른 시간, 김준권, 류연복, 이광군, 김영배, 정영신씨와 삼청동의 정고암씨의 작업실을 거쳐 전시장을 방문했다.

온통 먹빛으로 단장된 전시장에는 우리 전통의 우아한 멋이 화려한 현대미술로 거듭나고 있었다.

‘이노갤러리’ 김경화관장은 새로움에 대한 첫발로 ‘새김아트’작가 정고암씨 작품을 개관전으로 택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 전시는 4월23일까지 이어진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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