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날씨가 제법 추워졌다.

쪽방이라도 있는 사람은 걱정할 것 없으나, 길바닥에서 자는 노숙자들이 걱정이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추워진다는데, 그들을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

 

지난 26일은 자정이 넘도록 잠이 안와 밖에 나가 보았다.

골목매점 앞은 잘 모르는 사내가 마스크를 이마에 걸친 채 자고 있었다.

아마 술 마시다 잠든 것 같은데, 거리로 내 몰린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것 같았다.

 

서울역으로 자리를 옮겼더니 다들 광장 구석에서 두더지처럼 자고 있었다.

 

오래된 고참 노숙자들은 나름의 움막이라도 있어 찬바람은 피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저 정도 움막 하나 짓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것도 언제 철거될지도 모르는 움막이 아니던가?

 

두 번째는 이불 하나라도 기어이 사수하는 대개의 노숙자다.

온 몸을 이불에 돌돌 말아 잠드니 죽고 사는 문제는 하늘에 맡길 뿐이다.

 

문제는 갑자기 쫓겨 나 아무 대책 없는 초짜 노숙자들이다.

아무리 잠들고 싶지만, 추워서 잠이 오겠는가?

문제는 그 고통을 잊으려고 술을 마신다는 것이다.

 

노숙자들 중에 유독 알콜 중독자들이 많은 것은

육체적 고통은 물론 모든 걱정까지 잊어버리고 싶어서다.

 

해마다 거리에서 죽어나는 무연고자가 300명을 넘는다.

서구와 달리 우리나라는 대개 생활전선에서 쫓겨 난 부랑자들이다.

사회로부터 외면당하는 그들은 국민이 아니고, 사람도 아닌가?

 

온 세상이 다 보는 서울역 광장 상황을 정치인들이 몰라서 방치할까?

알고도 외면한다면 간접 살인이나 마찬가지다.

기초생활수급자 규정을 보완하여 그들도 쪽방에서 살게 하라.

 

여러분들도 거리에서 노숙하는 사람을 만나면 관심 좀 가져주세요.

하나님과 부처님께 바칠 돈 삥땅쳐서라도 그들에게 적선하세요.

하나님도 부처님도 그걸 원할지 모릅니다.

 

그리고 직업처럼 손벌리는 앵벌이는 물론

술에 절어있는 알콜 중독자에게는 절대 돈 주지 마십시요.

알콜 중독자에게 돈을 주는 것은 빨리 죽게 만드는 일입니다.

 

그들은 강제 수용시켜 치료받게 해야 합니다.

보건복지부 담당자는 즉각 그들을 수용하여 치료하라.

 

다들 무슨 전생의 죄가 그리 많아 짐승보다 못하게 사는지 모르겠다.

신이시여! 제발 세상 조율 좀 해주세요.

 

사진, 글 / 조문호

 




동자동에 사는 김문환(76)씨는 담배와 더불어 산다.
한 평 남짓한 쪽방에서 기초생활 수급비로 사는데,
하루에 세갑을 피우니, 담배 값으로 한 달에 40만원이 날아간다.

담배 값에다 방세 제하면 아무 것도 남는게 없으니, 어떻게 살란말가?






그 분의 생각은 담배도 음식이라 생각하니,
밥 반찬과 담배공초 담긴 큼직한 재떨이 두 개가 함께 공존한다.
그럴 수 있는 것은 담배가 그 분의 유일한 낙이기 때문이다.





아흔이 넘은 골초 할매들이 건강하게 잘 사시는 분들을 시골 장에서 더러 본다.
정영신의 사진처럼 담배 피우는 모습에 진한 삶이 묻어난다.
구름과자 한 대에 서러움 배고픔 다 날려버린다.





담배는 돈 있는 사람은 오래살고 싶어 절대 피우지 않는다.
힘도 돈도 없고, 명예마저 없는 불쌍한 서민들이 피우는 한숨이다.
그 분들 피 빨아 엉뚱한데 생색내야 하나?
혈세로 잘 사는 놈 더 잘살게 만들어야 하나?






골초들이 담배 한 값에 만원을 한들 피우지 않겠느냐?
배고픔은 참고 넘길 수 있지만, 담배 없이 못 사는 분이 동자동에 수두룩하다.

그런데, 한국당 패거리에서 먼저 내리라니, 정말 세상 좆 같다.
그렇다고 똥을 옥으로 보진 않지만, 계산된 잔머리라도 고마운 것은 고마운 것이다.






“담배 값부터 빨리 내려라. 이 나쁜 놈들아”


사진, 정영신, 조문호 / 글.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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