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엔 서둘러 공원에 나갔다.
남의 밥그릇 뺏는 일이라
몇 주째 빵 배급을 놓쳤더니,
뱃속을 비우는 경우가 잦다.
천성이 밥하는 것을 싫어하는데다,
혼자 사먹기도 그러니, 어쩌랴?
아슬아슬하게 받은 번호표가 199번,
한 장이라도 남았으니, 다행이다 싶다.
갑자기 자괴감이 밀려온다.
착한 아내 버려두고, 왜 여기 왔나?
뭘 위해, 도대체 누굴 위해 사는 것이냐?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를 위해 사는 것 같았다.
엊 저녁엔 노을조차 심상찮았다.
마치 날 비웃는 것 같았다.
이제 그만 끝내라고...
사진,글/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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