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날씨가 서늘해지니,

봄이 찾아온 것 보다, 더 반갑다.
올 여름 쪽방 더위는 지긋지긋했다.
이보다 지독한 여름은 없었다.

날씨 덕에 노숙인의 발걸음도 한결 가볍다.
깔판을 등짝에 붙인 노숙인의 패션도 재밋다.
쿠숀이 있어 노숙하기 안성마춤인데,
몇 겹으로 접을 수 있어 옮기기도 편하다.

옛날 거지는 얻어먹을 밥통이 필요 했지만,
요즘 거지는 자리 깔 박스용 판지가 필요하다.
무소유를 실천하는 노숙인은 빈 몸으로 떠돌아,
자리 깔려면 그 흔한 박스조차 찾기가 쉽지 않다.

복지, 복지, 입이 아프도록 나팔 불어대지만,
노숙인을 위한 복지 한 번 생각해 본적 있는가?
그들을 위한 물품 보관소 부터 만들어주라.
폐품을 사용하는 노숙자라 사람도 폐품이던가?

제발, 인간 폐품도 재활용 방법 좀 연구하라.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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