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동자동의 쪽방은 잠긴 방이 더 많다.
거리에서 노숙을 하는지, 물가로 갔는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내가 사는 광주식당 건물 4층은 절반 넘게 자물쇠가 잠겨있다.
하기야 잠자리가 자유로운 자들이 푹푹 찌는 쪽방에서 버틸 필요가 없다.


그런데 우리 층에 남은 네 사람은 왜 떠나지 못했을까?
관리인 정선덕씨야 건물 관리 때문에 어쩔 수 없겠지만,
맞은편의 김응수, 최성길씨는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을까?
찾아 올 사람은 없으나, 나가기조차 귀찮은 모양이다.
왜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해야 하는지 눈물이 난다.

그리 말하는 난 왜 나가지 않느냐고 되묻고 싶다.
사실, 컴퓨터가 없으면 사진정리는 물론,
세상과의 소통이 되지 않아 쪽방을 뜨지 못한다.
핑게 없는 무덤이 없으나, 컴 중독 증세에 가깝다.


8월5일이 울 엄마 제삿날이라 7월말에 정선가기로 했으나
일이 생겨 또 이틀간 연기 했다.

오늘은 찍은 사진 정리도 미룬 채, 보따리를 쌌다.
사진이고 컴퓨터고, 모든 걸 접어버렸다.
벌써 마음은 정선 만지산에 가 있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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