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동에 사는 김문환(76)씨는 담배와 더불어 산다.
한 평 남짓한 쪽방에서 기초생활 수급비로 사는데,
하루에 세갑을 피우니, 담배 값으로 한 달에 40만원이 날아간다.
담배 값에다 방세 제하면 아무 것도 남는게 없으니, 어떻게 살란말가?
그 분의 생각은 담배도 음식이라 생각하니,
밥 반찬과 담배공초 담긴 큼직한 재떨이 두 개가 함께 공존한다.
그럴 수 있는 것은 담배가 그 분의 유일한 낙이기 때문이다.
아흔이 넘은 골초 할매들이 건강하게 잘 사시는 분들을 시골 장에서 더러 본다.
정영신의 사진처럼 담배 피우는 모습에 진한 삶이 묻어난다.
구름과자 한 대에 서러움 배고픔 다 날려버린다.
담배는 돈 있는 사람은 오래살고 싶어 절대 피우지 않는다.
힘도 돈도 없고, 명예마저 없는 불쌍한 서민들이 피우는 한숨이다.
그 분들 피 빨아 엉뚱한데 생색내야 하나?
혈세로 잘 사는 놈 더 잘살게 만들어야 하나?
골초들이 담배 한 값에 만원을 한들 피우지 않겠느냐?
배고픔은 참고 넘길 수 있지만, 담배 없이 못 사는 분이 동자동에 수두룩하다.
그런데, 한국당 패거리에서 먼저 내리라니, 정말 세상 좆 같다.
그렇다고 똥을 옥으로 보진 않지만, 계산된 잔머리라도 고마운 것은 고마운 것이다.
“담배 값부터 빨리 내려라. 이 나쁜 놈들아”
사진, 정영신, 조문호 / 글.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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