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원로부터 신진 작가까지 주제가 있는 사진집… “사진, 편식하지 마세요”

 

이미지 가공이 범람하는 시대에 ‘기록과 재현’이라는 사진의 본질에 충실한 미공개 신작 중심의 사진집 ‘눈빛사진가선’ 1차분 10권이 출간됐다.

사진전문 출판사인 ‘눈빛’이 펴내는 ‘눈빛사진가선’은 원로부터 신진 작가까지 각자 일관된 주제 아래 작업한 작품 50여점을 싣고, 사진비평가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 필자들의 해설을 수록한다.

​1차분은 구본창의 ‘DMZ’(해설 신수진), 김금순의 ‘동해남부선’(이광수), 김문호의 ‘온 더 로드’(최옥정), 김병훈의 ‘산책이 그리운 이유·동물학’(진동선·박영택), 김지연의 ‘삼천원의 식사’(김영춘), 민병헌의 ‘잔설’(김화자), 변순철의 ‘전국노래자랑’(최범), 신은경의 ‘가마미해수욕장’(송수정), 임재천의 ‘소양호 속 품걸리’(강영숙), 임재천의 '소양호 속 품걸리'(강영숙), 전민조의 '손에 관한 명상’(미재 김원숙)이 나왔다.

눈빛의 이규상 대표는 “사진계가 디지털 사진문화의 거대 소비집단이 되고, 현대미술에 매몰돼버린 상황이지만 오늘도 사진 본질을 구현하는 열정적 작업을 하는 사진가들의 작품세계를 널리 알리고, 용기를 주고 싶다”며 “유명 사진가 몇명에게만 관심을 두는 대중의 ‘편식’을 변화시키는 데도 사진가선이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진출판의 어려움이 가중되지만 보다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사진집 단가는 낮추고, 사진의 질적 수준은 높이려 했다”며 “사진가선이 향후 100권, 200권을 넘어서 한국 사진사의 1차 사료이자, 사진에 대한 개념과 사진미학의 재정립에도 이바지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각권 110쪽 내외·1만2000원.

 

[경향신문]


민병헌展 / MINBYUNGHUN / 閔丙憲 / photography
2014_0913 ▶ 2014_1214 / 월요일 휴관

 

 

민병헌_DeadPlants_젤라틴 실버 프린트_1996~8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20317d | 민병헌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4_0920_토요일_03:00pm

관람료 / 5,0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 행사 일정에 따라 휴관하거나 관람 시간이 변경될 수 있으니방문 전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MIMESIS ART MUSEUM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53

Tel. +82.31.955.4100

mimesisart.co.kr

 

 

온전히 자유롭게 사물을 바라볼 때 사물은 보여지는 게 아니라 자신의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나에게 사진은「다른 눈目」이다. (민병헌 작가 인터뷰 中) 민병헌은 어느날 우연히 동생이 Nikon F3 카메라 한 대를 건네받아 사진작가의 삶을 1984년 시작한다. 35mm Lens를 끼운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도시의 변두리를 빈둥거리며 뒷골목의 전봇대나 불도저가 쓸고 지나간 자리를 찍어대곤 했다. 이 시기 발표한 「별거 아닌 풍경」과 「잡초」 연작에 대해 작가는 ‘하루 종일 라면 한 그릇 먹고 땅바닥에 고개를 처박고 다닌 시절이 있었다. 현실적 곤란과 불확실한 미래, 내 재능에 대한 불안감. 그 불편과 불안이 살아 있는 꽃이 아닌 죽은 풀들에 투사된다’고 말한다.

 

민병헌_SKY_젤라틴 실버 프린트_1994~8

 

 

땅바닥만 쳐다보던 그가 하늘로 렌즈를 돌린다. 허공을 바라보듯 회색빛 하늘을 담으며, 그의 사진은 사색하기 시작한다. 사진 속 하늘은 깊은 잠에 빠진 듯 적막감이 에워싼다. 하늘을 떠도는 공기의 어떤 분위기 또는 결을 미세하게 인화한다. 이미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옅은 회색의 고른 톤은 다름 아닌 카메라의 피사체가 남긴 빛의 잔해일 뿐이다. 그의 풍경 사진은 거의 추상에 가깝게 변화한다. 그것은 멋지고 미묘한 흑색과 회색이 거의 단색조로 전개된 평면이다. 불현듯 나타나는 한 점의 빛, 나무 잎새 혹은 파도의 가장자리, 다리, 제방, 언덕 위의 경계선 등이 풍경의 추상적 면을 구성한다. 새벽의 안개 속에 잠겨버린 풍경을 응시하노라면 그것이 가리고 있는 세계의 저편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을 드러낼 것 같은 예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하늘과 인화지가 감당할 수 있는 백색의 극한을 실험하는 듯하다. 민병헌의 사진은 관념적이다. 작가에게 중요한 것은 마음이고 생각이며 감성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정지한 것이거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과정으로 현재 진행형이다. 그래서 움직이고 변화한다. 회화적 사유를 한다. 사진적 추상이다. 그 사진 속의 형식은 무엇인가 보여준다는 도해적 의미에서 추상되어, 즉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산만하고 습한 빛들로 가득 차 있는 새벽녁, 반투명의 하늘은 빛과 그림자의 차이를 줄이고 공간을 부드러운 밝은 빛으로 균일하게 번져 나가게 한다.

 

민병헌_강_젤라틴 실버 프린트_2012
 
 

그의 이미지를 보면 우리는 사진과 사진의 관념을 망각하는 상태에서 아주 천천히 이미지 속에 잠긴다. 마치 깊은 사색에 빠지듯. 그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다. 안개 속에 쌓인 세계의 비밀에 살짝 다가선 듯 말이다. 사진 속 세계는 단지 침묵하고 있음에도 결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의 사진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무언가 속삭이고 있는 것이다. 그는 마치 구도자처럼 아주 내밀한 길을 따라 나아간다. 구도자에게 세계는 아주 조금씩 자신의 비밀을 풀어놓는다. 민병헌의 사진은 명상하는 자의 내면 풍경이다. 인화지 위엔 언제나 하얗게 바래진 사념의 앙상한 절대만이 가까스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지워지고 생명 현상의 실존만이 처연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민병헌_Snowland_젤라틴 실버 프린트_2010
 
 

사진이 사실 진술과 기록의 기능을 멀리 벗어나 전혀 다른 세계로 진입하지 오래되었다. 기술과 예술의 해묵의 논란도 아주 오래전 일이다. 사진은 현대의 예술을 특징하는 미적 주제로 다뤄진다. 아마도 우리 시대의 가장 섬세한 사진술을 민병헌에게서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 젤라틴 실버프린트Gelatin Silver Print는 휘발성 있는 디지털 인화 사진과는 차별되는 은염을 이용한 전통적 사진 인화 방식이다. 민병헌은 젤라틴 실버프린트 작업은 늘 절제되고 균형 감각을 잃지 않는 작가만의 조형성을 자랑한다. 이와 함께 극단적으로 밝은 톤으로 연회색의 농담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반대로 진한 회색 혹은 갈색 톤으로 일관함으로써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분위기와 독특한 촉각성을 자아내는 그 미묘한 계조의 프린트는 그만의 독특한 미학이 되었다. 그가 담아내는 회색조의 풍경들은 원경과 근경 모두 다양한 시각이지만 하나같이 절제된 언어와 균형미를 갖고 있다.

 

민병헌_mg_젤라틴 실버 프린트_2010

 

 

먼 곳 풍경이나 풍경 속 사물들로 이루어진 그의 작품 속의 많은 피사체들과 달리, 민병헌의 「mg」 연작은 대체로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본, 심지어 극단적인 접사에 가까운 신체의 부분들로 이루어져 있다. 완벽하게 질감이 재현된 모델의 살결과 체모들, 노출된 성기의 적나라함은 시선과 욕망의 위치가 거의 동일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민병헌_Wall_젤라틴 실버 프린트_2004
 
 

이번 전시에서는 관념적 사진, 회화적 사진이라는 민병헌적 사진에서 벗어나 콘트라스트가 강한 다큐멘터리 사진들이 함께 소개된다. 미발표작이었던 「Wall」연작은 2003-4년 제작되었다. 재개발을 위해 철거되는 잠실 시영아파트. 건설 당시인 80년대의 벽지 패턴이 주는 시각적 재미, 장롱 자리를 뺀 나머지 벽에만 벽지를 발랐던 삶의 흔적 따위가「Wall」연작에, 동일한 구도로 담긴다. 이 15점의 연작 옆에는 한 장의 사진이 함께 전시된다. 이 벽들이 찍힌 시영아파트 한 동이다. 이 건물은 폐허 속에 마지막 한 동으로 우두커니 서있다. 사회적 메시지가 강할 수 있는 이 사진 연작을 작가는 동일한 구도로 아름다운 회색 톤의 미묘한 변화들로 포착한다. 철거를 기다리는 아파트의 빈 벽을 차지하는 빛바랜 꽃무늬 벽지, 그리고 꽃이라는 자연이 인간의 삶과 어우러진 소재를 통해 적극적으로 발현되고 있다.

 

민병헌_군산_젤라틴 실버 프린트_2014

 

 

내가 50년대 태어나고 자란 서울의 모습들이 군산에는 현존한다. 일제강점기의 건축물에 60-70년대 난개발 문화가 더해진, 시간 멈춰버린 풍경은 언제나 나를 매료시킨다. 사진을 처음 배웠을 때로 돌아가, 군산의 다큐멘터리로 내 사진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 (민병헌 작가 인터뷰中) 이번 전시는 올해 작업을 시작한 「군산」연작 40점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20여년의 양수리 작업실을 정리하고 군산으로 이전한 민병헌은 오래된 소도시의 독특한 매력에 한껏 매료되어 있다. 텅 빈 화면, 고요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의 명상적인 느낌으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자연에 대한 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신작에서 작가는 렌즈를 대상에 적극 투입시켜 촬영한 콘트라스트가 강한 다큐멘터리 사진을 소개한다. ■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시시때때로 변하는 자연광의 향연과함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빛으로 미술관」으로, 계절에 따라 관람 시간이 변합니다.

 

 


한국 아날로그의 현재

한국근대사진과 현대사진의 만남 Ⅱ展

2014_0110 ▶ 2014_0304 / 월요일 휴관


 

정해창_뒷모습여인_젤라틴 실버 프린트_1995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14_0110 ▶ 2014_0128

참여작가 / 정해창_구본창

 

2014_0206 ▶ 2014_0304

참여작가 / 서순삼_민병헌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트렁크갤러리

TRUNK GALLERY

서울 종로구 소격동 128-3번지Tel. +82.2.3210.1233

www.trunkgallery.com

 

2014년 트렁크갤러리는 이제 7주년을 맞는다. 앞만 바라보며 Contemporary Art 만으로 사진의 현재를 대변하겠다는 트렁크갤러리의 의지가, 오늘 여기에 이렇게 이르게 되었습니다. 지난 7년을 뒤돌아보면서 미술시장이 갖는 사진에 대한 편견과 몰이해에 도전하겠다는 그 의지의 미숙함에 스스로 부끄럽지만, 그 겁 없음으로서 오늘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아직 할 일들이 많아 기쁘게 생각한다. 2013년에 이어『한국 근대사진과 현대사진의 만남』展, 그 두 번째 전시를 또 진행하게 되었다.『한국 아날로그사진의 현재』라는 소주제로 사진 3세대, 구본창과 민병헌의 아날로그 프린트 사진전을 기획하였다. 한국미술시장에서 아날로그사진의 컬렉션문화, 그 싸늘함의 원인을 잘 모르지만 그래도 그 이유를 찾아내 보려 한다. 그 간 "Contemporary Art"로의 사진과 우리시대의 PhotoArtist들에 대한 지지와 지원만이 관심이었던 트렁크갤러리가 아날로그 프린트의 소중함을 호소하고 새롭게 관심을 모아보기 위해서다. 급속한 사진산업의 디지털 프로세스화된 오늘, 아날로그로 프린트된 여러 작가들의 작품들에 대한 소중함을 새롭게 일깨워 내는 것도 트렁크갤러리의 할 일 같아서다. 사진선배들의 Photo Art Work을 재조명 한다는 것, 우리시대의 아날로그 PhotoArt Work들을 선보인다는 것, 다시 말해 우리의 사진1세대와 사진2세대를 거처 사진3세대로 불리는 작가 두 분의 작품, 아직도 아날로그작업을 꾸준히 해 온 바로 사진3세대 두 분의 Art Work을 자랑하며 1세대와 3세대의 만남 전을 하려 한다. ● 어제는 오늘의 표본이다. 어제 없이 오늘을 이루어 낼 수 없었다는 것 그 것은 너무 당연한 생각이다. 그 것은 1세대사진가들이 당대에 어떠한 상황에서 작업해 왔는가를 살피며, 이제 3세대는 그들과 어떻게 다른 사유체계 갖고 있는지를 살피며 그 차이들을 비교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할 것 같아서 이다. 이 차이의 비교는 오늘의 과제를 새롭게 받아들이는데 또 다른 창의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들의 선배인 1세대들은 오늘에 비해 모든 것이 풍부하지 못하였지만 당대에 최대의 창의력 주체들 이였다. 부단한 노력으로 풍성하지는 못하나 극한 의 노력으로 해 낸 작업들일 것이다. 그런데 그 작품들이 제대로 보존되어지지 못해 겨우 일부만의 유작이 보존되어 있다는 것만을 다행으로 감사 할 뿐이며, 또 그 시대 창작활동이 어떠했나를 감지 해볼 수 있다. 그리고 지금도 미처 인식하지 못해 오늘의 컬렉션문화에서 소외 되어지고 있는 아날로그사진 그 Photo Art Work들을 자랑하고 싶다. 우리의 근대사가 복잡했었기에 1세대의 작업이 잘 보존되지 못 했음을 반성하며 아날로그사진들을 위한 보존의 소중함을 더더욱 강조하며 컬렉션문화에 새로운 과제, 바로 "한국 아날로그사진의 현재"가 바르게 소통되어지기를 희망 한다. ● 오늘 사진산업은 아날로그사진을 위한 모든 미디어들이 완벽하게 무너져 가고 있다. 필름도, 인화지도 그리고 약품들까지 그 생산이 미미하다. 우리들에게 오늘의 디지털이미지시대를 가능하게 한 바로 그 아날로그이미지로의 미디어들에 대해 감사와 예찬을 말 해 보지도 못한 체 묻혀버릴 것만 같아 트렁크갤러리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생각이다. 한국의 모던한 Photo Artwork들이 아직도 각 작가들의 Photo Box에서 깊은 잠을 자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세계적 옥션들에서는 아날로그사진의 컬렉션이 활발하다. 그런데 우리 미술시장의 컬렉터들은 잠잠하다. 이해가 부족해서 인지 반응이 너무 냉랭하다. 수공이미지로의 회화에 대응해 발명된 화학이미지로의 아날로그사진, 그에 대한 예찬이 있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갈 길, 그 앞이 안보인다. "한국 아날로그사진의 현재"라는 전시는 그래서 또 다른 도전이 된다. ● 트렁크갤러리는 2013년 1월에 민충식과 현일영에 강운구와 주명덕을 조우 시켜내었다. 한국사진 1세대가 어떤 2세대를 배출 해 냈었나를 살폈던 것 이다. 이제 2014년 1월은 정해창과 구본창의 "정물"에 대한 사유의 비교와 작업의 형식차이를 살펴볼 수 있고, 2월은 서순삼과 민병헌의 '누드'에서도 역시 서로 다른 두 세대가 여성의 몸에 대하는 사유와 작업의 형식의 비교는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사진작품을 아직도 아날로그프린트를 고수하는 작가 구본창과 민병헌은 작업의 본질, 내용과 이미지로의 효과를 위해서 아날로그 인화지가 주는 그 깊은 맛을 포기할 수 없다고 고집한다. 이 작가가 작품을 통해 전하고 져 하는 '멋'을 그래서 더 자랑하고 싶다. 지금 오늘의 현실에서 너무나 귀한 아날로그사진. 그 컬렉션에 대한 바른 질문을 유도하려는 의도에서 이기도 하다. ■ 박영숙

 

 

구본창_Breath 01_젤라틴 실버 프린트_1995

 

 

구본창_Object 07-1-C_젤라틴 실버 프린트_2004

 

2014 / 01. 정해창 : 구본창의 '정물'사진 조우 ● 트렁크갤러리에서 2014년 1월전으로는 정해창의「인형의꿈 (1),(2)」그리고「정물 (1),(2)」를, 구본창의「정물」시리즈를 조우시켜 내려 한다. 정물이란 본래 한 개인이 한 사물에 대한 사유에서 시작된다. 작가가 그 오브제에서 느끼게 되는 어떤 상징적 너레이티브를 읽어 내어, 그 이야기를 이미지로 표현 해 내고 싶은 충동이 곧 '정물'작업이다. 그 대상과의 사유에서 말 하지 않는 대상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는 작가가 있는가 하면, 또 다르게는 작가의 정신세계나 은밀한 내면세계를 반영하듯 그 작가와 작품이 등가적으로 느껴지는 은밀함이 정물사진의 큰 묘미로 흥미로운 지점이다. 우리민화들에서 활용되는 오브제들은 기원의 상징체계로 이미 깊게 자리 맥임 하고 있음도 미학적 관점에서 받아드릴 수 있어 '정물'작업의 본질을 읽게 한다. "...예술사진 운동시대(1920~1940)의 작가 정해창의 작업은 "우리문화가 온통 외래문화홍수에 허우적 거릴 때 사진을 통해서 진정 우리체질에 맞는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실험하고 표현하려 애썼다..." (박주석, 새롭게 태어난 근대작가 5인의 사진세계 한미출판 글에서) ● 정해창의 "인형의 꿈"은 그 시대의 불가능을 가능으로 읽어내려 한 정해창의 꿈, 그 것 이었다 싶다. 반면 구본창의 '정물' 시리즈는 그가 유럽유학시절 만났던 벼룩시장의 오브제들로 작가의 정서, 또는 그 감각반응을 읽어내게 한다. 작가 만의 내면세계, 그 비밀스러운 세계를 캐어 내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로울 수 있어 즐겁다. "죽음 앞에 힘겨워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보며 '숨'이라는 단어를 떠 올렸다. 나는 사멸 될 수 밖에 없는 모든 것들을 기리며, 이 시리즈를 제작했다. 스페인 여행 중 벼룩시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시계, 망가진 시계이지만 그 가냘픈 시계바늘이 내 시선을 끌었다." (구본창)

 

서순삼_누드_젤라틴 실버 프린트_1950년대

 

2014 / 02. 서순삼 : 민병헌의 '누드'사진 조우 ● 서순삼 선생님은 1903년 생으로 1928년 평양사진조합을 창설하고 서울에 결성된 경성사지협회의 회원들과 교류를 활발히 했었다. 1930년에 평양에서 개인전을 한, 그는 정해창 다음으로 그 시대에 개인전을 한 작가였다. "많은 작품이 지금 보존 되어지지 못해,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없어 안타깝다. 릴리프기법 또는 고무인화기법, 브롬오일 인화들 다양한 사진기법적 실험을 많이 한 작가로 직업적으로는 저널리즘을 추구하였지만 예술사진에 많은 실험들을 한 기록이 남아있고, 그의 작품세계를 대변하는 이곳 저곳에서 발견되어 서순삼의 작품세계를 대변하고 있다..." (박주석, 새롭게 태어난 근대작가 5인의 사진세계 한미출판 글에서) ● 서순삼의 '누드'와 민병헌의 '누드' 그 조우는 또 다른 차원, 사진예술에 대한 그 맥락은 다양하다. '누드'란 남성사진가들이 제일 좋아하는 작품 소제이다. 여성을 대상화 한 오브제로의 전통 또한 회화에서나 사진에서 그 양상은 다양 하다. 여성의 몸이 벗겨진다는 것은 남성들에게는 섹스에 대한 호기심에 기초하여 발생하기에 그 형식도 서로 차이가 많다.

 

민병헌_74MG187 BHM_젤라틴 실버 프린트_2010

 

민병헌_MG247 BHM_젤라틴 실버 프린트_2010

 

그런데 오늘날에는 여성의 몸, 그 것, 몸이라고 하는 대상은 같지만 'Nude' 와 'Naked'의 언어적 개념은 미학적 차이를 크게 다른 맥락으로 읽게 한다. "누드(Nude)"가 여성의 몸을 대상화 한, Sexuality와 관계 맺고 있다면. 옷을 벗은 '여체' "Naked Bod"는 Sexuality 와 관계 맺기 보다는, 몸을 통한 성 정체성이거나 정신에 대한 육체를 말하려 하는 몸, 그 몸 담론의 장 으로의 기능하는 미학적 태도로 읽히게 하는 그 차이가 크다. 두 사진가 '서순삼'의 '누드'는 다분히 여체를 탐하는 남성의 시각이 분명한데 비해, '민병헌'의 '누드'는 여체의 조형성과 그 몸에서 묻어나는 표현의 수단, 몸을 통한 감성적 표현에 호소함이 더 강하다. "...민병헌의 '누드'는 신체가 아니라 피부가 중요하다. 피부가 대지처럼 펼처져 있거나 공기처럼 흐르고 있는 사이사이에 체모나 유두가 자리하고 있다. 섬세한 피부의 질감이 더 잘 보이도록 톤을 조율했다..." (박영택, 열화당 출간 민병헌 책 글에서) ● 두 작가의 삶의 시대가 다르므로 여체에 대한 관심과 여체를 통해 표현되어짐의 그 차이가 우리들의 사유체계와 사유의 실체로 들어나, 그 다른 지점을 만날 수 있어 참 좋은 조우의 표본이었다. 두 작가 모두가 여성을 생각하는 방식, 그 여성의 몸을 다르게 읽는 차이에서 'Nude' 와 'Naked'의 그 차이를 밝힐 수 있는 이 기회 또한 좋았다. ■

      

Vol.20140110e | 한국 아날로그의 현재-한국근대사진과 현대사진의 만남 Ⅱ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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