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룩스갤러리에서 육명심선생님을 뵙기로 했다.
오랫동안 연락을 못해 정초에 인사도 드릴 겸, 장터사진집 출판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서다.
지난 2월7일 오후3시무렵 약속장소인 '룩스'갤러리를 갔더니 제주 돌담 풍경을 소재로 한  

고남수씨의 사진전이 전시되고 있었으나,  갤러리의 주인도 작가도 없이 작품만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시된 돌담 사진들은 괜찮으나 프린트가 좀 어둡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공감하였다.
이름 모르는 미모의 큐레이트가 끓여 주는 쌍화탕 한 잔으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는데,

장터 작업이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아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수가 없었다.
3월 말 쯤에 다시 찾아뵙기로 하고, “민사협” 진로에 대한 문제나 내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릴  

선생님의 대규모 기획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요즘 선생님께서 너무 잘 나가시는 것 같다.

류가헌에서 열리고 있는 ‘작가의 방’에서부터 크고 작은 강연이나 출판 준비로 쉴 틈이 없단다.
지금쯤은 편안하게 쉴 연세인데도...

늙어 마누라에게 구박받지 않으려면  잘 하라는 충고이겠지만,  

현 세태를 풍자한 우스게 소리에 한 참 웃었다.
선생님 사모님께서는 몇 년 전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임하셨는데, 오랫동안의 교직생활  

후유증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왠 만한 집안  일은 선생님께서 도와주신다고 말씀하셨다.
아침 일찍 일어나 손수 쌀을 씻어 밥을 안쳐놓으면, 사모님께서 나와 반찬을 만든다고 하셨다. 

두 내외분이 맛있게 식사를 한 후 선생님께서 정중히 말씀하신단다.

“사모님 잘 먹었습니다. 설거지는 소인이 처리하겠으니 그냥 방에 드십시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아무렴요”

 

아무튼 두 분 선생님,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바람이 지나는 길, 제주돌담'전
(제주=연합뉴스) 제주 출신 사진작가 고남수는 오는 4일부터 서울 인사동 갤러리 룩스에서

'바람이 지나는 길, 제주돌담'전을 연다. 사진은 제주돌담을 촬영한 고씨의 작품. 2014.2.3

                                                                          << 고남수씨 제공·지방기사 참조 >> atoz@yna.co.kr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제주의 돌담은 '흑룡만리'라 불린다. 거대한 흑룡의 형상을 닮은 제주의 시커먼 돌담을 모두 이으면 10만리가 된다는 말이다.

지난해 국가 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으며 이제 세계농업유산 등재를 바라보고 있는 제주돌담. 돌담과 바람이 지나는 돌 사이의 구멍, 담 주변의 농작물이나 주변 환경을 통해 제주인이 살아온 척박한 삶의 방식을 담은 사진 작품이 전시된다.

제주 출신 사진작가 고남수는 오는 4일부터 서울 인사동 갤러리 룩스에서 '바람이 지나는 길, 제주돌담' 전을 연다고 3일 밝혔다.

고씨는 "이번 사진은 특히 제주돌담만의 특징인 돌과 돌 사이의 구멍을 중심으로 조형적인 면에 주안점을 두고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앉은 자세 정도의 높이에서 촬영을 함으로써 돌담이 밭의 경계임을 표현함은 물론 밭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잠시 고개를 들었을 때 보이는 시각의 느낌을 표현하려 했다고 그는 전했다.

빛의 방향은 대부분 해를 마주 보고 촬영했다. 돌담에 있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또한 사진은 대부분 해질 무렵 촬영됐다. 고씨는 "어렸을 때 집에 부모님이 안 계시면 밭으로 찾으러 가곤 했는데, 언제 집에 가느냐고 물으면 해가 저 돌담 너머로 가야 한다고 했던 생각이 떠올라 해질 무렵 주로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이번 작업은 친숙한 대상을 표현한 작업이었기에 결과에 대한 부담을 비교적 덜 가졌고, 시간을 들여 사물을 찬찬히 들여볼 수 있었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예술의 목적이 세상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내는 것에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일까지. 문의: ☎02-720-8488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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