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동자동사랑방’에서 세월호 리본을 만든다는 연락이 왔다.
조그만 도움이라도 될까해서 방문을 나서니, 옆방의 전씨가 ‘어디 가시냐?“고 물었다.
세월호 리본 만들러 간다니까, “삼년이 지난 세월호 리본을 왜 만드냐?”고 재차 물었다.
그러면서 옛날에는 사람이 죽으면 삼년씩 가기도 했지만, 요즘은 대개 49제로 끝나지 않느냐는 것이다.

전씨는 세월호 리본을 상주들을 상징하는 그런 표식으로만 알고 있었다.

오래 전부터 노란리본은 돌아오길 바라는 상징으로 사용했다며,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라 말했다. 침몰하는 세월호에 갇혀 울부짖었을

그 아이들을 어찌 잊을 수 가 있겠냐고 했더니. ‘안 잊으면 어쩌겠다는 것이냐?’며 쏘아 붙였다.

누구도 구하려 하지 않았던 사실을 비롯하여 수많은 의혹을 풀어야하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더니, 말없이 자기 방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순간적으로, 전씨는 세월호 리본을 정치적 색깔로만 판단하는 거 같았다.

대개 보수성향의 사람들이 세월호 리본에 과민하게 대응하는 것도 다 그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지하철에서 박사모 노인이 세월호 리본을 단 여대생에게 빰을 때린 적도 있었다.
요즘 보수단체의 시위장에 세월호 리본을 달고 가서 봉변당하는 일이 허다하다.
사진 찍는 입장에서 시비에 휘말리면 아무 일도 되지 않아 가방에 달린 리본을 호주머니에 감출 때도 있다.

애도하며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 정치적 색깔로 이용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임시 공작소로 사용했던 동자동 ‘식도락’에 갔더니,

용산416연대 이미진씨의 도움으로 여러 명의 주민들이 모여 세월호 리본을 만들고 있었다.

김정오씨는 제단을 했고, 강병국씨 등 여러 명은 그걸 접어 접착제로 붙여 고리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다들 처음 만들어 보았지만, 간단한 일인지라 잘 만들었다.

그 자리에서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는 엽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세월호 리본을 많이 만들어 동자동 주민뿐 아니라 온 국민이 다 달았으면 좋겠다.


“박근혜를 구속시켜, 세월호의 진실을 밝혀내자.”

사진, 글 / 조문호

















‘만화인행동’과 ‘연극미래행동네트워크’가 주최하고 ‘416연대’가 주관한
세월호 참사2주기, ‘세월호 그림그리기’가 지난 4월9일 오후1시부터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진행되었다.

만화인들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304점의 세월호 그림그리기는
준비된 4절 켄트지와 크레파스. 마카 등의 재료가 사용되었다.

이 날 행사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여 그 날의 아픔을 화폭에 새겼다.

옆 자리에는 세월호 참사 2주기, 희생자들을 ‘잊지 않겠다.’라는
뜻을 담은 ‘약속콘서트’도 준비되고 있었다.

‘기억하자 4·16 투표하자 4·13’이라 쓴 팻말도 등장했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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