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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귀천’ 골목 깊숙이 자리 잡은 음식점 ‘지리산’이 돈에 밀려났다.

얼마 전부터 문 닫힌 지리산을 철거하기 위해 가림막을 쳐 놓았는데, 며칠사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그런데 놀부집 같았던 지리산 한옥이 사라지니,

그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천도교 중앙대교당'의 서쪽 면이 훤하게 드러난 것이다.

다시 신축건물이 들어서면 볼 수없는 진귀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왼쪽에는 박정희정권 때 세운 수운회관이 천도교당을 위협하듯 내려다보고 있는데,

수운회관 건물은 이곳에 들어설 수 없는 높이의 건물이었다.

역사의 흐름을 증언하는 두 건물이 대비를 이루고 있으나, 돌이켜보면 참 혼란스러운 역사였다.

천도교중앙교당은 일본인 건축가가 설계했다는 이유로 푸대접을 받기도 했으나,

기울어 진 교세와 함께 건축물의 가치까지 기울어진 셈이다.

 

그런데, 지리산이 철거된 자리에는 어떤 건물이 들어설까?

이곳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면 천도교 중앙대교당은 다시 가려 보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점점 변해가는 인사동의 현실이 암담할 뿐이다.

하기야! 인사동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게 바뀌는 게 세상이치가 아니겠는가?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14일 인사동 ‘지리산’에서 ‘인사모’ 송년회가 있었다.
‘인사모’는 인사동을 사랑하는 분들이 매월 만나 술 한잔하는 모임이다.
‘통인가게’ 김완규씨의 연락으로 모이는데, 좌장으로 민건식 원로변호사가 계시다.






오랜 세월 만나 왔건만, 작년 9월 모임 후 처음이었으니, 일 년도 더 되었다.
그 때 민건식회장께서 ‘장기집권하면 박정희처럼 총 맞아 죽는다’며
그만두신다고 하셨고, 김완규씨는 ‘인사모 회장직은 종신제’라며 말렸던 기억이 난다. 



 


그 후 동자동에 들어 간 후로 참석하지 못했는데, 모처럼의 만남이라 반가웠다.
그 자리에는 민건식 회장을 비롯하여 박일환, 선우영, 김완규, 윤경원, 강봉섭,

박원식, 강윤구, 전국찬, 송재엽씨 등 열 명이 자리했는데, 안 나온 분들도 많았다.






다들 법조계나 경제계나 사회 상위층에 계시지만,
한 번도 더러운 정치이야기나 돈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 점잖은 분들이다.






그런데 민회장님께서 다시 회장직을 맡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동안 모임이 소원했던데 따른 결단으로 보였다.
회장 자리 운운하는 것은 웃으려고 한 말씀이지만, 좀 자주 만나자는 이야기다.






그 날은 박일환씨가 양주를 한 병 가져오셨고,
박원식씨는 정력가인 정주영씨가 즐겨 마셨다는 인삼주를 한 병 가져왔다.
이 술 저 술 섞어가며 마셨는데, 소주보다는 훨씬 부드럽게 넘어 가더라.
나야 개털이라 얻어먹는데 이골 났지만, 이런 호사를 해도 되나 싶었다.






뒤늦게 전국찬씨가 나타났다.
이 분은 사업장이 지방이라 영월에서 오셨는데,
둔내에다 멋진 흙집 찜질방을 만들어 놓았다며 자랑했다.
가까운 기차역 주변에 자동차를 맡겨 둘 테니 언제든지 이용하란다.
남는 게 시간뿐인 민회장님이 제일 귀가 솔깃한 것 같았다.






자리가 끝난 후, 모처럼 만난데다 망년회를 겸한 날이라 노래방에 가자고 했다.
난 이가 빠져 돼지 목 따는 소리조차 할 수 없는 처지라 슬그머니 빠졌다.
이제부터 망년회가 시작되었으니, 살아남으려면 몸 사려야 한다.





노는 자리라면 물 불 가리지 않던 그 객기는 다 어디 갔는가?
이것이 늙어가는 징조일까...



사진, 글 / 조문호

























인사동에 맛있는 밥집들이 많으나 꼭 알아두어야 할 맛 집들이 더러 있다.
먹거리 분야별로 선정하기는 했으나, 대개 인사동 토박이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을 골랐다.

맛도 있고 부담이 덜한...  

 

 

그리고 대부분의 식당들이 골목에 있다.

찾을 때는 골목 입구에 붙은 도로번지 이정표를 참조하면 찾기 쉽다.  

 

 

 

 

개성식 만두국과 조랭이 떡국으로 유명한 ‘궁’


 

 

개성식 만두국과 조랭이 떡국이 유명한 인사동의 이름난 만두집이다. 개성만두국과 조랭이떡국이 주 메뉴이지만, 감자전, 녹두전, 파전, 모듬전 등의 전도 있다. 만두 내용물이 실하면서 맛은 담백하다. 식사 시간이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려 점심 시간을 피하는 것이 좋다.

 

 

수도약국 옆 길인 석정길로 조금 가다 왼편의 경인미술관 방향으로 들어가면 경인미술관 바로 앞에 있다. 전화 (02)733-9240

 

 

 

생대구탕이 시원한 ‘부산식당’

 

 

부산식당은 시원한 생대구탕으로 소문이 나 인사동을 찾는 술꾼들이 많이 몰린다. 특히 인사동의 갤러리들이 오픈하는 수요일 저녁은 예술가들 뒤풀이로 북적여 자리 얻기가 힘들다.

이 식당은 갓 지은 밥도 일품이지만, 밑반찬으로 나오는 콩나물이 고소하고 맛있다. 생대구탕 2인분에 10,000원이고 내장을 추가하면 3,000원이다. 그 외에도 된장찌개, 김치찌개, 삼치구이는 각각 7,000원이고 제육, 오징어 뽁음은 14,000원이다.

 

 

위치는 서인사마당 주차장으로 가는 인사동11길로 70미터쯤 진입하면 오른편에 있다. 전화 (02) 733-5761

 

 

 

 

만두전골로 유명한 ‘사동집’

 

 

이북식 만두로 유명한 집이다. 큼직한 만두에는 10가지가 넘는 야채가 들어가 일반 만두와는 다른 맛을 내고 있다. 만두국이나 만두전골은 맑고 깔끔한 국물 맛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만두뿐 아니라 다양한 음식들이 있고 2층에는 4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연회석도 있다.

 

 

위치는 ‘인사아트프라자’ 옆 골목인 인사동5길로 들어가면 나온다. 전화 (02)735-7393

 

 

 

41년 전통 삼계탕의 본가 ‘무교 삼계탕’

 

 

41년의 오래된 전통을 가진 삼계탕전문집으로 세월의 관록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밑반찬으로는 깍두기와 김치외에 고추장으로 무친 마늘이 있는데, 은근히 닭과 궁합이 잘 맞는 반찬이다. 삼계탕외에도 닭곰탕과 감자전도 있는데, 삼계탕은 13,000원, 닭곰탕과 감자전은 모두 5,000원이다.

 

 

위치는 인사동사거리에서 오른편 '인사동5길'로 가서 우리은행 건물을 끼고 돌면 바로 나온다. 전화 (02) 734-4635

 

 

 

 

쫄깃한 수제비가 일품인 ‘인사동 수제비’

 

 

항아리에 담겨 나오는 인사동수제비는 얼큰 수제비와 들깨 수제비(각 6,000원)로 구분되어 있다. 굴이 들어간 국물 맛도 좋지만 쫄깃한 수제비 맛이 일품이다. TV에 맛집으로 소개되어 점심 식사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5,000원하는 동동주를 절반도 팔아 반주 한 잔씩 곁들여도 좋다. 골뱅이(11,000원)와 해물파전(9,000원)도 있고, 여름철에는 냉콩국수(7,000원)도 판다.

 

 

위치는 인사아트프라자 옆에 있는 ‘인사동8길’ 골목으로 진입해 60미터쯤 가다 왼편으로 돌아 10미터 전방 오른편 구석 집이다. 전화 (02) 735-5481

 

 

 

싱싱한 남도 제철음식으로 유명한 ‘여자만’

 

 

'여자만'은 여자들만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여수와 고흥 사이에 있는 만 이름이다. 싱싱한 남도 제철음식으로 유명한 이곳은 특히 양념꼬막이 맛있다. 죽, 샐러드, 두 가지 전, 생선, 불고기 뚝배기, 간장게장, 김, 맑은 순두부탕과 밥이 제공되는 한정식 외에도 단품 메뉴들이 다양하다. 안쪽에는 3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연회석용 큰 방이 있다.

 

 

위치는 인사동 14길 골목으로 100미터쯤 들어가면 ‘귀천’ 맡은 편에 있다. 전화 (02) 723-1238

 

 

 

석쇠 불고기가 맛있는 "이모집"

 

 

인사동 터줏대감들이 꼽는 맛집으로 게장백반이 대표 메뉴이다. 석쇠 불고기와 낙지볶음도 맛있다. 들어앉은 한옥집이라 집처럼 편안하게 먹을 수 있어 오래된 단골들이 많이 찾는 집이다. 음식들은 모두 맛있지만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다.

 

위치는 '인사동3길'로 들어가 가회라는 집 옆, 골목 끝집이다. 전화 (02)720-4688

 

 

 

청국장으로 유명한 ‘일미집’

 

 

갓 지은 고슬고슬한 밥과 담백하고 고소한 청국장은 그 특유의 냄새가 적어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청국장으로 잘 알려진 일미식당은 6개 남짓의 테이블 뿐인 작고 허름한 백반집이지만 일본관광객들까지 선호하는 맛 집이다. 점심식사 시간은 언제나 손님들이 줄을 서 있었다. 청국장, 된장찌개, 김치찌개가 모두 7000원이고, 오징어볶음·제육볶음 2인분 1만6000원, 더덕구이·해물파전 1만원이다.

 

위치는 인사동사거리에서 낙원동방향으로 가면 ‘낙원악기상가’지하148호에 있다. 전화 (02) 766-6588

 

 

 

 

나물 위주의 웰빙 한정식집 "지리산"

 

 

나물 중심으로 상을 차려내는 한정식집이다. 다양한 나물과 더덕, 버섯, 콩비지, 시래기 등의 웰빙 음식과 톳, 굴비 등 해산물로 상을 차린다. 환경 친화적인 음식 재료여서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다. 지리산 정식은 1인분에 13,000원이다.

 

 

위치는 ‘인사동3길’로 끝까지 들어가, 신궁장에서 왼쪽으로 돌아서면 보인다. 전화 (02)723-7213

 

 

 

 

된장비빔밥이 별미인 ‘툇마루’

 

 

된장 비빔밥으로 유명한 집이다. 잡곡밥에 부추와 상추 그리고 참기름과 반찬으로 나온 열무김치를 넣어 비벼먹는 음식이다. 비벼먹는 강된장이 별미인데 가격은 7,000원이다. 그리고 녹두전과 가자미식혜도 유명하다. 지하와 2층으로 식당이 나뉘어져 있는데 지하는 마루고 2층은 테이블이다.

 

 

위치는 인사 길인 ‘갤러리 서호’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나온다. 전화 (02)739-5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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