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식展 / CHUNGCHUNGSIK / 鄭正植 / painting
2019_0626 ▶︎ 2019_0702


정정식_우주중심_캔버스에 유채_90.5×50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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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9_0626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H

GALLERY H

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10 3층 제1,2관

Tel. +82.(0)2.735.3367

blog.naver.com/gallhhongikgalleryh.modoo.at



한 알의 딸기에서 우주를 보다 ● 보이지 않는 소실점을 향하여 무한대로 뻗어나간 스트라이프 무늬같은 기하학적 토대, 그리고 바다와 사막, 또는 우주를 배경으로 과일이 행성이나 항성, 위성처럼 두둥실 떠 있는 정정식의 그림은 극대세계와 극소세계, 견고함과 취약함 등을 대조시키는 가운데, 만물이 엮여지는 상보적이거나 대칭적인 결합관계를 표현한다. 화면 안에 인간이나 인간의 자취는 없으며, 인간을 기준으로 한 규격이나 차원 역시 무시되고 있지만, 대개 화면 앞쪽이 수직으로 절단되어 흘러내리는 물, 또는 모래들로 인해 그림은 관객을 향해 펼쳐진 광대한 무대 같은 느낌을 준다. 사진과 유사한 정밀한 재현기술을 구사하는 방식은 세계를 들여다보는 창이라는 고전적인 회화의 역할에 충실하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자신의 상상세계를 관객 앞에 가져다주며, 관객은 투명한 창을 통해 그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그의 상상은 광활한 시공간을 다루고 있지만, 작품의 구성요소는 매우 구체적이다. 상상이라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보여주기 위해 대상은 보일 듯이, 잡힐 듯이 구체적이어야 했다.


정정식_전망대_캔버스에 유채_50×100cm_2017

정정식_한국현대사B_캔버스에 유채_60×120cm_2019


그는 작가 노트에서 '현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상상의 공간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재현은 어떤 대상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관념이나 개념도 재현될 수 있다. 인물, 정물, 풍경 등 화가로서 갈고 닦은 기본기는 상상의 재현을 위한 중성적인 수단이 되었다. 정정식의 작품을 특징짓는 명약관화한 가시성은 비가시적 세계의 투사물이다. 외부를 향하든지, 내부를 향하는지와 관계없이, 창으로서의 미술의 역할은 각종 인터페이스를 채우는 하이퍼 리얼의 세계가 도래했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정정식의 작품에 있는 초현실주의의 코드는, 가령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이 그러하듯이, 비가시성이 가시성에 비해 반드시 더 난해하거나 심오한 것은 아님을 예시한다. 초현실주의는 정정식의 작품에 면면히 존재해 왔다.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 담긴 80년대의 작품조차 그러했다. 요즘 작품들은 정물이나 인물, 풍경 등의 기본기가 충실하게 내장되어 있는, 극사실과 초현실의 경계에 서 있다.



정정식_행성탐험_캔버스에 유채_65×117cm_2018

정정식_관계_캔버스에 유채_50×100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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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손도 부지런한 몽상가이다. 많은 시간을 상상하는데 보내지만, 자신만의 엉뚱한 상상력을 그럴듯하게 재현하는 기술력의 터득과 그것의 발휘에 게으른 작가는 아니다. 가령 딸기 형태가 남성의 생식기처럼 변모해 있는 한 작품을 보면, 우주의 격세 유전적인 생식력을 과일로 표현한다는 내용은 실제의 딸기나 남성의 골반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재현 기술을 통해 설득력을 발휘한다. 그의 상상풍경에는 인체 해부학과 정물, 풍경이 모두 들어가 있다. 상상이 적극적으로 개입되는 지점은 대상의 규모와 차원의 변주이다. 상상은 대상의 상식적인 기준을 뒤집는다. 대상의 구체성은 남겨두고 차원과 규모만을 뒤 틀은 형식적인 특성으로 인해 그의 작품은 대중성을 확보한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생명과 사물, 우주의 이치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2010년에 열린 개인전 부제 '신비한 과일가게'처럼, 관객으로 하여금 과일가게 들른 듯한 가벼운 태도를 권한다.


정정식_들판위의 포도_캔버스에 유채_60×120cm_2010

정정식_사랑스러운관계_캔버스에 유채_75×161.5cm_2010


딸기는 그의 '과일 가게'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다. 작품 「삼각관계+탐험」(2011)에서, 구름층으로 표현된 우주를 마주한 대기권에 딸기 셋이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다. 작품 「삼각관계」(2010)에서 인간세계를 상징하는 기하학적 무늬 위에 딸기 셋이 놓여 있는데, 짝을 이루지 못한 딸기 하나는 터져나간다. 작품 「해변의 딸기」(2010)에서는 옅게 칠해진 해변 풍경 위에 여자 하체 모양의 딸기가 떠있다. 그의 작품에서 씨를 밖으로 다 내보이는 불그레한 딸기는 욕망의 상징이며, 그것들이 자리하는 우주 역시 욕망이 지배한다. 작품 「행성」(2010)은 호수의 물이 화면 경계로 쏟아지는 가운데 거대한 복숭아 하나가 칠 흙 같은 우주에 다른 작은 행성들이 같이 떠 있다. 포도는 다수의 소우주로 이루어져 우주에 대한 풍부한 상징이 된다. 작품 「떠다니는 포도」(2010)에서 공중에 붕 떠있는 포도 알 하나는 푸른색 지구로 변모한다.



정정식_신의 테이블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10~9


작품 「행성의 나들이」(2010)에는 수평선 아래의 부드러운 모래 마루들 위에 거대한 포도송이가 있으며, 가지로부터 떨어져 나온 포도 알은 푸른 빛 행성이 된다. 작품 「행성탐험」(2012)에서 푸른빛 지구 위에 포도송이의 알들이 행성처럼 배열된다. 단자(monad)적 우주는 포도나 딸기 한 알에도 내재해 있다. 작품 「레몬」(2010)은 광대한 시공간의 지평에서 한 쌍의 레몬이 쌍둥이 행성이자 빵빵한 젖꼭지처럼 보인다. 과일가게에 서로 다른 과일들이 배열되어 있듯이 서로 다른 세계와 그 세계가 가능하기 위한 각각의 기준들을 인정하자고 제안한다.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은 바람이나 동물을 매개로 번식을 한다. 특히 과일은 그 안팎에 씨를 내장하며, 동물을 유혹하여 과육을 먹게 하고 소화가 되지 않는 씨앗은 배설을 통해 번식한다. 이렇게 다른 것을 통한 매개로 이동하는 식물의 전략은 우주적 차원에 까지 이른다. 우주에 항성처럼 둥둥 떠 있는 과일들이 의미하는 바가 그것이다. 그리고 번식력 강한 그것들은 우주처럼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정정식_옛날 옛적에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19


정정식의 작품에서 여성, 또는 남성의 하체와 중첩되곤 하는 불그레한 딸기는 다수의 씨를 밖으로 드러내면서 다산의 생식력을 뽐낸다. 행성 같은 무기물질로 변모하는 딸기는 어느 과일보다도 쉽게 물러지고 상한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다. 그래서 과일은 바로크 시대 유럽의 정물화에서 덧없음에 대한 알레고리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는 과일에서 덧없음이나 죽음에 대한 경고보다는 우주의 생성과 소멸에 대한 상징을 본다. 정정식의 작품에서 광물질적인 영원성은 유기물의 순간성과 중첩된다. 그는 한 알의 모래에서 우주를 보고, 찻잔 속에서 폭풍을 발견하는 낭만주의 시인, 또는 자연에서 프랙탈이나 카오스 현상을 연구하는 과학자의 비전을 가지고 있다. 화실 안에 떠도는 먼지나 안드로메다 성운과의 차이는 없다. 그의 화실에서 본 미완성 작품에는 한 화면에 빅뱅과 딸기가 공존한다. 작가는 '하나의 딸기는 한 번의 빅뱅의 결실물'이라고 말한다. 거리가 먼 대상, 또는 범주 간의 교통은 그의 작품에서 흔히 일어난다.



정정식_우주 탄생_캔버스에 유채_65×117cm_2017


공간적으로 거대세계와 미소세계가 중첩되듯이, 시간적으로 영원과 찰나가 중첩되는 것이다. 순간을 고정시키는 회화는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중첩시키지만, 그 안에 압축된 시간성이 있다. 그는 양자 간의 순환을 말한다. 정교한 재현의 기술은 쉼 없는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상징하기 위한 도구가 된다. 극대와 극소의 우주 사이에 인간이 위치하지만, 인간이 직접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부분적으로, 비유적으로 나타날 뿐이다. 그는 어릴 때 보았던 녹조류 가득 낀 연못 속의 금붕어를 떠올리면서 그 한정된 우주를 전부로 살고 있는 금붕어의 인식과 인간중심주의를 비교한다. 작품 도처에서 배반되는 것은 인간적 척도이다. 인간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개념을 보다 확장하자는 것이다. 정정식은 몸이나 정신에 있어서 나 자신을 초월하는 격세유전적인 관계에 대해 말한다. 나를 '수 없이 살아간 인류의 체험의 집합체'로 간주하는 그의 생각은, 인간을 진화의 매개물로 삼는 생물학적 유전자(the selfish gene)나 인류의 체험이 전달되는 문화적 유전자(meme)의 개념과 유사하다. ● 조상의 체험 또한 유전자에 입력되어 나에게 반복된다는 가설은 윤회적 사고에 닿아있다. 윤회적 사고에 의하면,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다른 삶과 체험의 시작이다. 육신과 정신은 돌고 돈다는 사상은 종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격세유전적인 상징은 신비하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자연의 법칙에 내장되어 있다. 모든 것이 돌고 돈다면, 모든 것이 크기도 순환할 것이다. 가령 미세한 딸기에서 우주가 생성될 수도 있고, 우주가 소멸 할 때 과일 한 알 같이 작은 것으로 소멸될 수 있다. 시초와 끝을 가지는 직선적이고 단선적인 시간-역사관은 부정된다. 그의 작품에서 시간의 개념도 인간이 만든 상대적인 것에 불과하다. 그는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시간은 그대로이고 지구, 행성, 인간이 흘러갈 뿐이다. '1초나 억만년이나 인간의 잣대'에 불과하며, 찰나와 무한은 하나이다. 순간을 고정시켜 영원화 하는 영원한 현재에 대한 비전은 초현실주의적인 그의 작품에 가득하다. ■ 이선영


 

Vol.20190626j | 정정식展 / CHUNGCHUNGSIK / 鄭正植 / painting


2014 南·北·中 평화·상생·공존展’ 개막식이 지난 17일 오후6시 인사동 ‘아라아트’ 전시실에서 출품 작가를 비롯하여 여태명, 정정식, 최효준, 이강군, 허성훈, 김명성, 김기만, 정병국, 최석태씨 등 많은 분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정전협정 61주년을 맞아 사단법인 한민족미술교류협회(이사장 정정식)가 마련한 이 전시는주태석ㆍ차일만ㆍ한만영을 비롯한 한국 미술가 72명, 김기만, 정영만, 최명수등 북한의 32명, 중국의 15명 등 119명의 120여점이 전시되었다. 김기만 조직위원장(우석대 교수)은 “북한 미술에 밝은 이광군 중국 루쉰대 교수의 도움을 받아 북한 작가 32명의 작품이 평양에서 직접 공수되어 서울로 왔다”고 했다. 특히 북한화가들은 전통 한국화에 서양화의 기법인 빛을 넣은 새로운 장르 ‘조선화’도 만나볼 수 있었다.

이 전시는 23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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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南·北·中 평화·상생·공존展’ '아라아트'에서 9월 17일부터 23일까지

 

북한 화가 정영만의 조선화 ‘금강산’. 북한 화가들은 한국화와 서양화의 표현 기법을 결합해 조선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 한민족미술교류협회 제공

 

 

한반도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올해로 61주년을 맞았다. 남북한 긴장관계가 풀리지 않는 가운데 남북한 예술가는 물론 중국 예술가들이 문화를 통해 화해와 협력, 평화를 이야기하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한민족미술교류협회는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아라아트센터 미술관에서 ‘2014 남·북·중 평화·상생·공존’전을 갖는다.

지난해 남북 작가의 작품만 모아 전시한데 이어 올해는 중국 작가의 작품까지 가세했다는 점에서 외연이 확장됐다. 특히 북한 작가의 작품은 지난해의 경우 국내 종교단체의 소장품만으로 전시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직접 북한에서 작품을 공수해와 북한의 생생한 당대미술을 엿볼 수 있는 드문 기회라고 협회 측은 밝혔다.

북측 작가들의 작품 공수를 위해선 절차상의 문제 때문에 중국 루쉰대학교 이광군 교수가 크게 기여했다. 전시에 중국 작가들이 옵저버로 참여한 배경에는 이런 사정도 작용한다. 이 교수는 중국에서 태어난 재중동포 2세로 1983년부터 루쉰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한·중 기획전을 여는 등 양국 문화교류에 힘써왔다.

이번 전시엔 북측 작가 32명이 36점의 작품, 남측 작가 72명이 72점을 작품을 선보인다. 중국 작가 15명도 16점을 전시한다. 특히 북한이 새롭게 구축한 ‘조선화’도 만나볼 수 있다. 북한은 전통 한국화에 서양화의 기법인 빛을 넣어 ‘조선화’라는 장르를 만들었다.

조선미술가동맹 위원장을 지내는 등 북한 미술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정영만의 조선화 ‘금강산’ 등을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뛰어난 공훈으로 북한 정부가 인정한 창작 1급 화가 최명수의 작품 ‘설경’도 전시된다.

남한 작가로는 위안부 소녀 조각상으로 유명한 김운성 김서경 부부 작가, 융합적인 화면의 ‘라캉의 욕망’을 출품한 권여현 작가 등이 눈길을 끈다. 빛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차일만 작가의 ‘여름향기’, 동서양의 유명 회화를 차용한 한만영의 ‘시간의 복제’ 시리즈 중 하나인 ‘호랑이’도 볼 수 있다. 중국 작가들도 구상에서 추상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정정식 이사장은 “7, 8년 전 서울과 일본에서 남·북 작가전을 진행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 전시처럼 대규모로 진행된 것은 이례적”이라며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작가들이 한국화부터 현대화까지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만 조직위원장(우석대 교수)은 “우리가 가장 만나기 어려운 동포는 바로 북한 사람”이라며 “종교나 이념을 초월할 수 있는 문화를 매개로 남북 교류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재원이 확보되는 대로 이번 전시를 내년 통일의 상징인 독일 베를린에서도 가질 예정이다. 이번 전시의 판매 수익금은 남북 작가 창작 및 교류 촉진 지원 등에 쓰인다.

국민일보 /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정정식(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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